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미주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워싱턴 D.C.를 방문하는 3일째 날입니다. 스님은 미국 국무부를 방문하여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영어 통역으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새벽 5시에 기도와 명상을 한 후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에서 미팅을 하기로 한 날인데, 어젯밤 자정에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시작되었습니다. 공무원들이 모두 무급 휴무에 들어가게 되어 어젯밤부터 국무부와 소통하면서 미팅이 가능한지 계속 확인했습니다. 다행히 미팅은 일정대로 진행된다고 해서 9시에 국무부로 출발했습니다.
미국 연방 정부는 10월 1일 0시 1분을 기해 업무의 일부가 정지되는 ‘셧다운(Shutdown)’에 돌입했습니다. 2026년 미국 정부의 회계는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9월 30일까지입니다. 이번 셧다운은 2026년 회계 연도 예산안 및 임시 예산안이 의회에서 기한 내 통과되지 못하면서 발생했습니다. 2018년 트럼프 1기 당시 35일간 이어진 셧다운 사태 이후 7년 만에 다시 발생했습니다. 의회 승인 없이는 연방 정부 대부분의 기관에서 예산 집행이 불가능해졌고, 국가 안보·치안·필수 의료 인력을 제외한 수십만 명의 공무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공무원들이 출근하지 않으니 차가 막히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평소 50분 정도 걸리는 거리를 1시간 10분이 걸려 제시간에 도착했습니다. 국무부 건물에 도착하자 정문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습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백악관 앞에는 일상적으로 시위가 있지만, 국무부 앞에서 시위가 일어나는 것은 자주 보지 못했습니다. 작년 5월 방문 때에도 가자 지구 폭격을 반대하는 시위를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실제로 가자 지구에 울려 퍼지는 것과 똑같은 공습 경보를 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미국 국무부 건물 안은 비교적 한산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한국과 직원이 마중을 나와 스님에게 다시 찾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수속을 밟고 바로 동아시아·태평양국(EAP)으로 이동했습니다.
세스 베일리(Seth Bailey) 차관보 대리와 한 달 전에 부임한 마이크 플로레스(Mike Flores) 한국과 과장이 자리한 가운데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미팅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북한이 최근 밝힌 입장을 전했습니다.
“북한이 공개적으로 자기들의 의사를 이미 표현했기 때문에 제가 새롭게 덧붙일 말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예전처럼 북한이 대화 자체에 매달리는 태도는 보이지 않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지만, 그 출발점을 비핵화가 아니라 북미 관계 정상화에 두고 있습니다. 미국이 비핵화를 전제로 삼고, 북한은 이를 거부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대화가 진전되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서 현실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타협점은 핵 동결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핵화는 장기적 목표일 수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핵 동결을 매개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스님은 북한이 원하는 것이 단순한 경제 제재 해제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북한은 경제 제재 해제보다 군사적 압박의 완화를 더 원합니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면, 대화를 하자고 하면서 목에 칼을 겨누고 목을 조르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칼을 겨눈다는 것은 전략 자산을 동원하는 공격형 군사 훈련을 말하고, 목을 조른다는 것은 경제 제재를 뜻합니다. 즉, 북한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군사 훈련과 전략 자산 전개이며, 이것이 협상의 주요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협상을 시작하는 방식에도 유연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한국을 방문한 김에 원산 리조트를 잘 꾸려 놨다는데 한번 들러 구경해 보자.’ 이런 식의 접근이 훨씬 수월할 수 있습니다. 꼭 회담이라는 형식을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된 내용을 기반으로 관계 개선을 하자고 하면 대화가 가능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표현했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만이 한반도의 전쟁 위험을 막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기회입니다. 2,500만 북한 주민이 30년 동안 고통을 겪어왔습니다. 국제사회가 인도적 지원을 했지만 그것은 아주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부 주민들의 고통을 강조하며 전쟁 발발 시 어떤 지역보다 더 큰 참사가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세스 베일리(Seth Bailey) 차관보 대리는 스님의 의견을 경청하면서 북한이 과거보다 강한 위치에서 협상에 나서는 것은 사실이며, 그것이 오히려 솔직한 대화를 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목표가 변하지 않았으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군사 훈련과 제재는 북한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방어적 조치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과 다시 만날 의향이 있을 수 있다고 하면서, 다만 북한은 더 이상 모호한 태도가 아니라 명확하고 직접적인 의사 표시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북한의 조건과 미국의 전략, 인도적 지원 문제를 두고 깊은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미팅 중간에 이번에 만나려고 했던 케빈 김(Kevin Kim)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선임 국장(SBO)이 찾아왔습니다. 그는 바쁜 일정으로 인해 스님과 미팅을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책을 총괄하는 세 분에게 스님의 저서를 선물했습니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캐런(Karen) 님에게는 지난번에 미국 JTS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 철회를 하는 것이 좋은지 문의했습니다. 캐런 님은 현재 상황에서는 미국 JTS에서 제안한 대북 인도적 지원 내용은 철회하고,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제출해 달라고 대답했습니다.
정문까지 배웅을 나온 캐런 님은 자신들도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곧 좋은 소식을 전해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합장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국무부 미팅을 마치고 미주 정토회관으로 돌아오니 오후 1시가 되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한국과 소통하며 업무를 보았습니다. 오후 4시가 되어 강연을 하기 위해 볼티모어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강연이 열리는 곳은 존스 홉킨스 대학교(Johns Hopkins University) 홈우드 캠퍼스에 있는 길먼 홀(Gilman Hall)입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는 1876년 상인 존스 홉킨스의 유산으로 설립된 미국 최초의 연구 중심 대학교입니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연구 기금을 받는 교육 기관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스님은 그동안 워싱턴 D.C.에 위치한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학 대학원(School for Advanced International Studies)을 방문하여 강연을 했습니다. 볼티모어에 위치한 홈우드 캠퍼스 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오늘 강연을 준비해 주신 인류학과 김수정 교수는 뉴욕에서 대학원생 시절 맨해튼 법당 행사에서 법륜스님을 처음 만났고, 2021년에 발간된 법륜스님과 정토회에 관한 북 챕터를 쓴 저자이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교수님이 가르치는 세미나 수업 시간에 정토회와 법륜스님에 대한 소개를 하기도 했습니다.
강연장인 길먼 홀(Gilman Hall)은 홈우드 캠퍼스에서 가장 상징적인 건물로 시계탑이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띄었습니다. 스님이 강연장에 도착하자 국제지부 봉사자들이 반갑게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저녁 6시가 되어 김수정 교수의 사회로 강연을 시작했습니다.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큰 박수와 함께 스님이 무대 위로 올라왔습니다. 스님이 웃으며 인사말을 했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강연하는 것은 처음이네요. 워싱턴 D.C.에 있는 존스 홉킨스 대학 국제학 대학원(SAIS)에서는 북한 문제를 주제로 여러 차례 강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과 주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대화를 하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질문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문제들에 부딪치지요. 때로는 해결하기도 하고, 때로는 해결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어떤 일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어떤 일은 의문을 갖기도 합니다. 삶에서 부딪치는 이런 문제들에 의문을 제기해도 좋고,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여러분이 이야기하고 싶은 소재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 즉문즉설입니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요?”
이어서 한 시간 반 동안 열 명이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한 명은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걸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늘 불안을 느낀다며 어떻게 하면 이 불안을 줄일 수 있을지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My question is a follow-up to one of the questions earlier about feeling anxious about achievements, results, and grades. For me, the main source of anxiety isn’t the results themselves, but the fear that I might not be trying my best. Even when I decide to give my best effort, I worry that I may not actually be reaching my full potential. For example, while preparing for an exam, I often felt anxious about whether I could push myself harder. If I decided to stop studying for the day, I would question whether I should have kept going. This thought—that I might not truly be giving my best—creates a lot of anxiety for me. So what do you think about how to alleviate the sense of anxiety that comes from worrying about not doing my best?”
(제 질문은 아까 나왔던 성취, 결과, 성적에 대한 불안감과 관련된 후속 질문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불안의 원인은 결과 자체가 아니라, 제가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을 때조차도, 과연 내가 정말 내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는지 걱정이 됩니다. 예를 들어, 시험 준비를 할 때 저는 더 노력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자주 느꼈습니다. 오늘 공부를 멈추기로 하면, 계속 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자꾸 되묻게 됩니다.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저를 매우 불안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여쭤보고 싶은 것은,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걱정에서 비롯되는 불안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요?)
“첫째, 현재의 삶은 그 순간순간 우리가 최선을 다해 온 결과입니다. 스스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과에 따른 해석일 뿐입니다. 사실 우리는 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둘째,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세상에 최선을 다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누구나 더 할 수 있었던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느낍니다. 결국 모두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느끼기 때문에, 내가 그렇게 느끼는 것 역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현재 이 순간, 우리는 항상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공부도 해야 하지만 연애도 하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고, 놀러도 가고 싶은 마음이 있는 상황에서, 그만큼 공부에 최선을 다한 것입니다. 시간이 지난 후 ‘내가 술도 마시지 않고, 여행도 가지 않고, 놀지도 않고 공부를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생각하니까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오는 거예요. 이런 심리 상태에서는 어떤 시험에 떨어진 후에도 계속 그 시험을 또 치고 또 치면서 같은 일을 되풀이할 위험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본인이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내년에 최선을 다하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하지만 내년에도 마찬가지예요. 지나고 나서 보면 또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이렇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 시도해서 안 되면 한 번 더 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그만두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의 조건 속에서 하고 있는 것이 이미 최선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일을 끝낸 뒤 늘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든다면, 그것은 심리적으로 불안이나 결벽 성향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이런 정신적 어려움을 참고 견디다 보니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정신 상태가 건강하다면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공부 자체가 힘겹지 않아야 합니다. 공부 때문에 불안하지 않아야 합니다.
이곳에 유학을 와서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은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좋은 조건에 있는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안해하거나 힘들어하고 있다면, 여러분이 욕심을 내고 있거나, 자기 상태를 잘 모르고 있거나, 아니면 무엇을 해야 된다는 심리적 압박감에 짓눌려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여러분에게 고통을 주고 있습니다. 그러니 자꾸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냥 대강 가볍게 하세요.
여러분이 논문을 잘 쓰려고 하니까 오히려 논문을 쓰지 못하는 거예요. 스스로 생각해 보세요. 지금 여러분은 논문을 잘 쓸 실력이 안 되잖아요. 그럼 일단 대충 써야 합니다. 그런 다음에 다시 읽어 보고 부족하면 수정하는 거예요. 교수님한테 제출했다가 다시 돌아오면 또 수정하세요. 이렇게 하면 일단 부족한 대로 쓸 수 있게 됩니다. 대부분 처음부터 너무 잘 쓰려고 하니까 첫 페이지를 못 넘기는 거예요. 써 놓고 지우고 써 놓고 지우고 하다 보면 6개월이 지나도 계속 같은 자리에 있게 됩니다. 특별한 실력이 없으면서 논문을 잘 쓰려고 하니 그런 거예요. 실력이 없으면 없는 대로 쓰면 됩니다.
여러분이 아무리 논문을 못 쓴다고 한들 초등학생보다는 잘 쓰고 대학생보다는 잘 씁니다. 그러니 일단 쓰세요. 욕심 때문에 일이 안 되는 겁니다. 저는 여러분처럼 심리적 부담을 안기 싫어서 대학을 안 간 거예요. (웃음) 시험도 치지 않고, 테스트를 받지 않아도 되니까 제가 원하는 대로 공부를 할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좋아서 공부를 하면 기억력도 높아지고 학습도 효과적이에요.
공부는 억지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그 학문이 정말 좋아서 전공을 하고 있습니까? 정말 궁금해서 공부하고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겁니다. 어쨌든 학위가 필요하니까 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거예요. 그래서 공부가 심리적 압박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더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힘든 것을 참고 견딜수록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해치게 되니까요. 부모님이 돈을 보내 주면 더욱 심리적 압박을 받게 될 겁니다. 공부에 집중이 안 되면 마치 부모님을 배신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냥 대충 하세요. 그런 가벼운 마음을 가질 때 오히려 수업이 재미있을 수 있습니다. 호기심과 관심이 있으면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집중력이 높아지면 기억력도 좋아지고, 창조성도 커집니다. 현실과는 잘 맞지 않는 이야기로 들립니까? 그러나 질문자처럼 심리적 압박감이 큰 경우라면 제 얘기를 참고해서 마음가짐을 바꾸어 보세요.
‘3개월 쉬고 다시 공부하겠다.’ 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됩니다. 그건 3개월의 유예 기간일 뿐입니다. 조금 쉬어 가면서 공부를 하고 싶다면, 쉬는 시간에 막노동을 해야 됩니다. 한 학기를 쉬고 어디 가서 막노동을 한번 해보세요. ‘공부도 힘들지만 이건 더 힘들구나. 이 일보다는 공부가 낫다.’ 이런 생각이 들면 공부가 쉬워집니다. 그냥 쉬는 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건 잠시 회피하는 것이고, 다시 돌아오면 또 같은 압박을 느끼게 됩니다.”
“Thank you. I got it.”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대부분이 한국계, 중국계, 베트남계 등 아시안들이 많았지만 간혹 비아시안계 학생들도 참석했습니다. 강연은 예정 시간을 10분 넘겨 1시간 4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이 학생들을 격려하는 말을 해주었습니다.
“저는 학위보다 여러분 한 명 한 명의 건강과 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고통을 이겨내며 억지로 공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공부를 즐길 수 있는 좋은 조건에 있습니다. 공부도 하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으면 함께 하면 됩니다. 데이트하면서 같이 공부를 하세요. 공부도 하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다면 친구와 술을 마시면서 공부 이야기를 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공부를 아예 포기하지 않는 이상 공부라는 목적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공부를 중심에 두고 다른 일을 함께 하면 됩니다.
지나고 보면 공부하는 기간은 인생의 황금기입니다. 여러분의 인생에서 밥 먹고 공부만 하는 한가한 시기는 다시 오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를 하고 싶어도 돈을 벌어야 해서 못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밥 먹고 공부만 하고 있지 않습니까? (웃음)
제가 이렇게 억지스러운 말을 하는 것은, 여러분이 조금 더 즐겁게 공부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저는 농사를 아주 즐겁게 짓습니다. 여러분도 공부를 즐겁게 하세요. 만약 전혀 재미가 없다면 그만두어도 됩니다. 나 자신도 재미없는 학문을 연구해서 어떻게 세상에 도움이 되겠습니까? 내가 너무 궁금해하고 즐겁게 연구해도 세상 사람들이 별로 관심을 안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좀 더 가볍게, 즐겁게 공부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빠르게 뒷정리를 한 후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초청해 주신 김수정 교수께 사인한 스님의 저서를 선물하고 교수님의 가족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이어서 학생들이 스님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다며 길게 줄을 섰습니다. 특히 동사모아(Eastern Samoa)에서 남매가 유학을 왔는데 스님과 사진을 찍고 싶다고 해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어머님이 매일 법륜스님의 유튜브를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고 하면서 꼭 스님께 감사 인사를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스님이 이곳까지 온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강연장을 나와 다시 미주 정토회관으로 돌아오니 밤 10시가 되었습니다. 스님은 늦은 시간에 간단히 저녁 식사를 하고, 내일 일정을 논의한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워싱턴 D.C.를 출발하여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로 이동한 후 시카고에 사는 한국 교민들을 위해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
다음 글이 없습니다.
이전글“뉴스만 보면 불안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