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8.16. 발해의 왕궁, 상경용천부, 독립운동의 첫 승전지 봉오동전투터

새벽 3시에 출발하여 5시 30분에 발해의 첫 수도였던 동모산에 도착하였습니다. 올라가보지는 못하고 대석하를 앞에 두고 바라다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라보이는 동모산성은 발해의 웅장한 규모를 생각해 보면 매우 작은 산성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바라보이는 산은 비록 작아 보이지만, 산성에 올라가보면 주위가 한눈에 들어온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마 여기를 처음 수도로 정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돈화 시장에서 아침을 간단히 먹고 난 후 발해에만 있는 강동 24개석을 보고 발해진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옛날 발해왕이 다니던 주작대로를 따라 흥륭사로 가서 공양을 올리고 예불을 올렸습니다. 스님께서는 남북통일, 이산가족 상봉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해주셨습니다. 흥륭사에는 발해시대의 석등, 석불좌상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석등은 현무암으로 되어 있으며 웅장하기는 하지만 정교함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상경용천부로 이동했습니다. 상경용천부는 발해의 3번째, 5번째 수도였습니다. 거대한 왕성의 기단만이 남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상경용천부는 모두 5개의 궁궐로 되어 있었고, 각 궁전은 회랑으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도문의 봉오동 전투터로 이동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2시간정도 늦어져서 봉오동 전투터에서 제사는 간단히 올렸습니다.

청년대표 2명이 우리민족의 독립을 위해 사라져간 독립투사들에게 잔을 올렸습니다. 비가 오는 관계로 서서 절을 하고 묵념을 하는 것으로 그들의 넋을 기렸습니다.



서둘러 북한의 온성쪽을 바라보며  두만강을 따라  올라갔으나, 가는 중간에 날이 어두워져서 두만강과 건너 북한의 산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계속 되는 비로 공사중인 도로를 제대로 통과하기가 어려워서 차를 돌려 바로 연길로 향했습니다.

이번 역사기행은 계속해서 비를 몰고 다니는 것 같습니다. 조금 개다가 비가 내리거나 구름이 덮히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오늘은 이동하는 중에 청년들이 적어낸 질문을 가지고 즉문즉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청년들은 그동안 공부했던 역사나 사회문제, 그리고 개인의 문제등을 질문하였습니다. 

환단고기가 위서라고 하는데,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 환단고기에 신교라는 것이 나오는데, 증산교와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 하는분, 동북공정, 서북공정, 서남공정에 대해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 다른 사람들에게는 잘하는데, 가족에게는 짜증이 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인 분, 똥고집과 신념을 구별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분. 하고 싶은 일이 많아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인 분, 금방 흥미를 잃어버리는 편인데, 스님처럼 집중해서 뭔가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분, 생각이 많아서 고민인 분등이 스님께 답을 구했습니다.

스님께서는 환단고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씀해 주셨숩니다.

“환단고기는 환웅시대와 단군시대의 옛날이야기라는 뜻입니다. 고구려 시대에 배달 유기 100권이 있었다고 하지만 전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문진이 신집오권을 썼다고 하지만 전해오지 않고 있습니다. 고구려 멸망이후 사료들이 유실되고 고려시대때의 기록이 일부 남아 있었습니다. 조선조 말엽에 와서 삼국시대때 기록의 일부와, 고려시대때 고기 일부가 개인에게 전해오던 것을 모아서 책으로 묶어 내었습니다. 그것이 일제 강점기때는 묻혔다가 1970년대 후반에 다시 나왔으나 사람들의 관심이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일본에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일본은 천황의 뿌리를 찾고 있었는데, 환단고기를 보니까 이것이 천황의 옛 뿌리이겠다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우리나라도 먹고사는 것이 나아지면서 환단고기가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은 한권으로 된 책이 아니라 환웅시대의 이야기, 단군시대의 이야기, 북부여의 이야기, 삼한시대 이야기 등 따로따로 내려오던 것을 모아서 한권으로 묶은 것입니다. 삼국유사에도 단군신화를 기록하면서 ‘고기에 의하면’ 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내용을 보면 누군가 가짜로 만들었다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나 방대하고 그렇게 쓰기가 어렵습니다. 옛날에 내려오던 기록물이나 구전들이 모아져서 만든 것이 아닌가 합니다.

환단고기에 보면 백두산이 울고 천지가 넘쳤다는 내용이 있는데, 아마도 이것은 백두산이 폭발해서 천지의 물이 넘쳐 흐르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5개의 별이 일직선상에 있었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검증해 나간다면 좋은 사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하문명에서 나온 제단, 여신상등도 환단고기와 맞춰보며 검증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이 다 맞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나씩 검증해 나간다면 우리 옛기록물로 아주 소중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길이 막혀 돌아오기도 하고 길을 잘못 들기도 해서 밤9시가 되어서야 저녁을 먹었습니다. 저녁식사 자리에는 발해사를 60여년간 연구해 오신 방학봉 교수님이 오셔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방학봉교수님께서는 동북아 대장정을 하는 청년들에게 “사람이 살아가는 데 먼저 뜻을 세워야 하고 반드시 무엇을 하겠다고 결정을 했으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합니다. 반드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먹을 것, 입을 것, 자는 것을 모두 다해가면서는 할 수 없습니다. 밤에 발 뻗고 잘 수 없을 정도로 해야 합니다. 국가의 인재가 되기를 부탁합니다. 미래는 여러분들에게 있습니다”라며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방학봉교수님께서는 청년들과 인사를 나눈 후 자리를 뜨셨고, 이어서 스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늘 우리는 눈으로는 멀리보고 희망을 가지되, 두발은 현실속에 딛고 있어야 합니다. 현실을 부정하면 허황된 사람이 되고 현실만 생각하면 안주하게 됩니다. 

우리가 과거 역사를 둘러보는 것은 과거의 지식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과거를 봄으로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길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이럴때 승리한 것만 좋은 것이 아닙니다. 과거 실패경험도 굉장히 좋은 것입니다. 과거역사속에서 실패한 것 보면 앞으로 되풀이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거는 실패든 성공이든 지나간 일이고 그것을 통해서 앞으로 닥칠 미래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참고가 되어야 합니다.  

 

명나라가 중국 천하를 지배하고 있었을 때. 한때 명나라의 부는 세계전체의 60%까지 될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미국의 군사력은 세계 절반으로 강대합니다. 우리는 미국의 보호를 몇십년을 받으면서 미국에 저절로 기대게 되었고, 미국이라는 선진국에게 주눅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물며 조선시대는 어떠했겠습니까? 자금성을 봤을 때 얼마나 주눅 들었을까요? 그러니까 조선이 명나라에 사대를 취했고, 명나라가 자기 부모같다는 생각을 가졌던 것입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어 명나라 시대가 지나자 우리 밑에 있던 여진족이 청나라를 세워 우리보고 ‘야 내가 형님 할게, 네가 동생해라’ 하니 기분 나빴던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명나라하고 외교관계 끊으라고 하니 우리는 명나라에 반역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의 제안을 거부하고 저항하다 결국은 청나라 태종의 침입을 받고 임금이 삼전도에 가서 무릎 끓고 신하되기를 맹세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국가의 종주권을 청나라에 잃어버렸던 것입니다.

 

우리는 역사적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 생각에 사로잡혀 주권을 잃어버리는 고통 겪었던 것입니다. 또 그런 강대한 청나라를 상전으로 모시고 200년 이상 살다보니 일본이 급성장을 해서 뜨는 해가 되고 오히려 청이 지는 해가 되었을 때 우리는 어느것이 지는 것인지, 어느것이 뜨는 것인지 몰랐던 것입니다.  

지금 남북관계는 남한입장에서는 이제까지 미국에 의지해 와서 안보를 지키고 경제를 성장시켜 왔습니다. 모든 기득권 세력들은 미국이 영원할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미국이 아직 강력한 나라이지만 지는 해입니다. 아직 중국은 미국보다 약하지만 결국 10~20년 후에는 힘의 균형점이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국제정세에 자주적이어야 하고 자기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소중히 생각해야합니다. 개인인생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운명이라는 것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나라가 성장하면 그 속에 사는 국민 개개인도 같이 성장하게 되고 나라가 내리막길로 가면 국민 개개인도 내리막길로 가게 됩니다.”

 

이렇게 역사기행을 통해서 자기의 미래도 교훈을 얻지만 국가의 미래도 교훈을 얻어 우리민족의 미래를 우리가 결정해서 새로운 백년을 맞을 수 있기를 당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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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과거는 실패든 성공이든 지나간 일이고 그것을 통해서 앞으로 닥칠 미래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참고가 되어야 합니다.&gt;<br />&lt; 우리는 역사적 변화를 읽지 못하고 과거 생각에 사로잡혀 주권을 잃어버리는 고통 겪었던 것입니다&gt;<br />&lt;우리가 국제정세에 자주적이어야 하고 자기입장이 분명해야 합니다.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소중히 생각해야합니다.&gt;<br />비도오고 길도막히고 험한길 돌아 길을 잘못들기도하시고..ㅠ고생길 험한길이셨네요 ㅠ..<br />가시는 중요 곳곳마다 제 올리시고..ㅜ아마 조상님들께서 감탄하시고 많이 흐뭇해하셨을거 같습니다..

2013-08-23 23:03:49

홍한종

방교수님의 말씀이 생생하네요 ㅠㅠ

2013-08-19 08:15:12

권용혜

참 대단하고 감사한 청년들의 모습을 보니 감격입니다. <br />부디 앞으로는 우리의 힘들고 부끄러운 역사이지만 <br />침략과 굴종의 역사를 알고.. 다시 힘든 과거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br />국민들이 깨어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2013-08-19 05: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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