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5.11 JTS 침구류 및 의류 전달식, 사회활동 간담회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은데 먼저 다가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JTS 창고 앞에서 소외계층을 위한 침구류 및 의류 기증식을 한 후 서울로 이동해 사회활동기구 책임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치고 JTS 활동가들은 창고 안에서 박스를 꺼내 트럭에 차곡차곡 싣느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JTS를 통해 지역 사회의 소외 계층을 위해 침구류 및 의류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부산광역시 불교복지협의회와 인연이 닿아 창고에 잘 보관되어 있던 물품들을 필요한 곳에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JTS 창고에 잘 포장되어 있던 침구류 2500여 점과 의류와 문구류 등 460박스를 트럭에 모두 실은 후 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트럭은 곧바로 부산 개금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했습니다. 지원된 물품은 부산광역시 불교복지협의회 회원 기관인 개금종합사회복지관, 다사랑복합문화예술회관, 낙동종합사회복지관, 공창종합사회복지관 등 부산지역 30여 개 기관을 통해 배분될 예정이며, 불교 봉사단체인 사단법인 미소원 등 자원봉사 단체가 각 세대를 방문하여 배분할 예정입니다.

물품 전달식을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향했습니다. 서울로 이동하는 중에 원고 교정을 한 후 11시 무렵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 1시부터는 행복시민 활동과 사회활동기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3시간 동안 온라인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정토회의 사회활동과 관련해 최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20여 명의 책임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했습니다.

먼저 행복시민모임에서 사회 실천 활동 계획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행복시민모임에서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노인 취약 계층을 찾아 지원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활동은 JTS 공모사업으로 진행해보려고 합니다. 행복시민들이 현장조사와 개인정보 및 상황을 점검해서 사업신청서를 작성하면, 심사가 이뤄지고, JTS에서 예산을 지원합니다. 행복시민들이 집행과 모니터링, 마무리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게 되는 프로젝트입니다.”

발표를 듣고 나서 토론이 펼쳐졌습니다. 현재 전국에서 60여 개의 행복시민모임에서 사업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스님은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정말 필요로 하는 지원이라고 판단이 되면 예산을 더 늘려서 JTS에서 모두 지원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어서 사회활동 기구들의 앞으로 전망에 대해서 토론이 계속되었습니다. 먼저 스님이 말문을 열었습니다.

“전법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활동도 함께 해나간다는 것은 원래 정토회가 나아가고자 했던 방향입니다. 특히 사회활동을 전담해서 고민하기로 한 모임이 통일특별위원회입니다. 그런데 평화와 통일을 위한 사회활동을 전개하려면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기반이 필요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활동 자체보다는 대중적 지지기반을 만드는데 80%의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모순 관계에 지금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사회 실천 활동은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가

특히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활동 기구들의 활동이 거의 멈춘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 사이 행복시민모임이 많이 늘어났고, 정토회는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전법 활동에 치중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과제는 이 변화된 국면에서 사회 실천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과제는 전법활동가가 아닌 일반 회원들의 다양한 실천 활동에 대한 개발입니다. 지회별로 환경을 살리는 실천을 하든, 복지 사각지대를 돕는 실천을 하든,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실천 활동을 다양하게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행복시민들의 경우 방금 발표한 것처럼 JTS나 에코붓다, 좋은벗들과 같은 사회활동 기구들과 결합해서 공모사업 같은 것들을 해나간다면 훨씬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세 번째 과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입니다. 평화재단에서 정책적 대안을 연구하고 마련해서 국가가 그 정책을 시행할 수 있게 하려고 했지만, 초기에만 조금 성과가 있었을 뿐 보수 정권이 10년 간 집권하면서 그 길이 막혔습니다. 그래서 대중교육을 왕성하게 펼쳐나갔는데 이번에는 진보 정권이 들어서면서 곳곳에서 이런 강의들이 열리다 보니 평화재단이 갖는 장점이 줄어들었습니다. 이제 새롭게 돌파해야 할 영역은 대중이 참여하는 평화운동입니다.

2022년에는 진정으로 한반도가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해 원래 평화재단이 세운 목표대로 다시 한번 통합적인 정책안을 만들어보는 활동이 필요할 것 같아요. 통합적인 정책안이란 통일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안의 정치적 양극화와 경제적 양극화에 대한 해결책도 함께 마련해서 국가의 분열을 막을 수 있는 그런 정책안을 말합니다. 이 활동을 지금부터 1년 동안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집중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

그리고 국민들을 상대로 어떤 관점을 갖고 세상을 봐야 하는지 대중 교육을 광범위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정치적 식견이 높아져야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지, 지금 상황은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는 별로 중요한 게 아닙니다. 진보 정권의 대통령이 되든, 보수 정권의 대통령이 되든, 사회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경험을 했잖아요.

네 번째 과제는 환경 운동입니다. 그동안 너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활동에만 치우쳐서 활동을 하다 보니 환경 운동에 좀 소홀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대중들의 활동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복지 운동은 특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찾아서 도움을 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굶주리는 사람들이 극소수나마 존재할 수 있고, 열악하지만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해서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다문화 가정은 아직도 어려운 곳이 많아요. 이런 활동은 대중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인 반면 사각지대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문제가 있긴 해요. 자칫 잘못하면 더 지원을 잘해주기 위한 고급화 경쟁에 뛰어들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시골에서 노인잔치를 한번 열어주려고 해도 선물의 가격이 점점 올라가서 JTS가 주는 선물은 선물 축에도 안 들어갑니다.

JTS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고급화 경쟁에는 뛰어들지 않으려고 합니다. 차라리 돈을 지원하기보다는 농촌에 일손을 거들어준다든지, 필요한 일을 제때에 해줌으로 해서 인간적인 교류가 될 수 있게 하면 좋겠어요. 물량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스님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다시 다양한 질문과 의견들이 쏟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참석자 모두의 한 줄 소감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행복시민들이 JTS 공모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듣고 나서 JTS가 이렇게 좋은 일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굉장히 감동을 많이 받았어요. 이 활동이 에코붓다와 좋은벗들의 공모 사업으로 확대가 된다면 새로운 감동이 생길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전법을 중심으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사회활동을 고민할 때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논의 단위를 만들어주신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오늘 회의를 통해 사회활동의 큰 방향이 보여서 좋았습니다. 지금은 가치 전환의 시대인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가치관을 전환시킬지 연구하는 우리들의 활동에 자긍심이 생겼습니다.”

사회 활동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더 많은 연구를 한 후 다음 달에 다시 모임을 갖기로 하고 간담회를 마쳤습니다.

곧이어 오후 4시부터는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2시간 동안 회의를 한 후 오늘 일정을 마쳤습니다.

스님이 서울에 도착하자 여러 단위들과의 회의 및 미팅이 계속 잡혔습니다. 내일은 아침에 민족의화해와평화를위한종교인모임을 시작으로 불교계 언론 기관들과의 만남, 사회 인사들과의 만남을 가진 후 저녁에는 수행법회를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즉문즉설에서 소개해드리지 못한 질문 내용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친해지고 싶은데 내가 먼저 다가가는 것이 어렵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친해지고 싶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친해지는 것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니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고립감과 외로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나를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까요?”

“대다수 사람들이 다 그렇습니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하기보다는 상대가 나한테 와서 ‘스님, 안녕하세요. 저 스님 좋아요’ 이러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이 다 그래요. 모든 사람이 상대가 먼저 다가와 주기를 기다립니다. 그래서 사는 게 힘든 거예요.

내가 먼저 다가가서 ‘너 좋아’라든지 ‘안녕하세요.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열에 한 명도 없어요. 물론 가끔은 참 부러울 정도로 그걸 잘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 사람은 천성이 그렇든지, 그게 아니라면 그 사람도 그걸 적극적으로 연습하고 있는 사람인지도 몰라요.

저도 여러분들이 물으면 뭐든지 얘기하잖아요. 그래서 ‘스님은 참 말하는 걸 좋아한다’ 이렇게 생각하시죠? 그런데 저랑 같이 있어 봐요. 아무런 말 한마디도 안 해요. 저는 평소에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묻는데도 말하기가 귀찮다는 건 아니에요. 물으면 술술 말이 나와요.

그래서 요즘은 법문을 하기가 예전보다 어려워요. 오프라인에서 강연을 할 때는 사람들이 막 질문을 하기 때문에 말하기가 편한데, 요즘은 카메라만 보고 ‘좋은 말 좀 해주세요’라는 부탁이 들어올 때가 있어요. 얼마 전에 ‘경주시민을 위해서 30초짜리 덕담 좀 해주세요’라고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분황사 앞에 가서 녹화를 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아무 생각이 안 나요. ‘경주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하고는 할 말이 없어요. 그건 너무 짧으니 새로 촬영해 달라고 하는데 말이 안 나옵니다. 제가 경주 시민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습니까? 다 자기가 알아서 잘 사는데요.

그런데 ‘경주의 역사가 어떻게 됩니까?’ 이렇게 물으면 할 말이 막 줄줄 나옵니다. 격려해달라고 하면 ‘격려를 드립니다’ 이렇게 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그만큼 막연히 좋은 말을 하기는 어려워요.

사람들은 다 자기 알아서 잘 살기 때문에 특별히 다가갈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상대가 먼저 다가와서 말하는데 내칠 것도 없습니다. 그러니 다가가고 싶으면 본인이 다가가서 얘기하면 됩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말해야 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러니 질문자는 두 가지를 선택해야 돼요. 내가 먼저 다가가고 싶지 않다면 다가가지 않으면 됩니다. 그게 아니라 내가 먼저 다가가고 싶다면 자꾸 연습을 하세요. 그럴 때 상대가 ‘싫어’ 그러면 ‘알았습니다’ 그러고 다음에 또 얘기하면 됩니다. 상대가 싫다고 하면 ‘알았습니다. 그래도 저는 좋아요’ 이러면 돼요. 그런데 한 다섯 번, 여섯 번쯤 돼서 그 사람한테 계속 싫다는 소리를 들으면 나도 딱 싫어져요. 그럴 때 그만두면 돼요.

이렇게 연습을 하면 되는데, 스님의 말을 들어도 연습이 안 되고 계속 다가가고는 싶은데 마음은 안 다가가지면 병원에 가서 한번 체크를 해봐야 합니다. 감기 증상처럼 정신적으로도 약간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어요. 병원에 안 가도 되지만 혼자서 잘 안되면 병원에서 체크를 해보고 도움을 좀 얻으세요. 병원에 안 가려면 혼자서 적극적으로 연습을 해야 됩니다. 감기에 걸렸으니 병원에 가서 약을 타 먹든지, 병원에 안 가려면 감기 걸렸다고 걱정만 하지 말고 밥도 잘 먹고 잘 쉬고 해서 극복을 해내든지, 둘 중에 선택을 해보세요. 이걸 극복하려면 적극적으로 질문자가 먼저 다가가 보는 연습을 해보는 게 필요하고, 그게 안 된다고 하면 병원에 가서 좀 체크를 해보는 게 좋겠습니다.”

전체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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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

알아서

2021-05-28 13:55:38

감로화

감사합니다~~~
소외된 곳을 살펴주시는 스님
존경합니다🙏

2021-05-16 15:56:51

태홍

연습을 해보고 정 안되면 병원에 가라는 말씀이 참 가볍게 들립니다. 괴로워할 일은 없습니다.

2021-05-16 09: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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