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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자타아카데미에서의 5일 일정 중 4일째 일정입니다.
오전 10시, 인도인 활동가와의 두 번째 미팅을 가졌습니다. 먼저 인도인 활동가들에게 필요한 법문을 하셨습니다. 그 뒤에 이틀 동안 여러 그룹들과 미팅하면서 점검된 현안에 대해서 함께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문은 인연과보에 대한 이치를 JTS가 이 마을에서 해왔던 일과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을 예시로 들어서 이해하기 쉽도록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중 일부를 옮겨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매우 쉽습니다. 그러나 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치에 맞는 말입니다. 원리를 설명한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리석어서 이치에 맞게 살지 않습니다. 원리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사는 게 힘이 듭니다.
비유를 들어서 말하면 길을 갈 때 길을 잘 알고 가면 쉽게 갈 수 있는데 길을 모르는 사람은 많이 헤매게 됩니다. 노력은 많이 하는데 결과가 잘 나오지 않습니다. 또 비유를 들어 보면 밤에는 잘 보이지 않으니까 길을 가기가 힘이 듭니다. 오늘 우리들의 인생이 마치 길을 모르는 사람이 헤메이듯이, 깜깜한 곳에서 길을 잃고 헤메이듯이 사는 게 어렵습니다. 이것을 어리석다고 말합니다. 잘못 한 게 아니라 모르고 한다는 것이지요.
내가 남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으면 내가 남을 칭찬해주어야 합니다. 내가 남으로부터 도움을 받고 싶으면 내가 남에게 도움을 줘야 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이런 이치를 말합니다. 이것을 인연과보라고 합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습니다. 어떤 결과가 있다면 그것을 일어나게 한 원인이 꼭 있습니다. 그런데 원인이 있어서 결과가 일어날 때 시차가 있습니다. 그 때문에 시차가 길 경우 원인은 있는데 결과는 없는 것 같아요. 그러나 결과는 반드시 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인용해보면 지은 인연의 과보는 피할 수가 없습니다.
둥게스와리가 잘 살게 되려면 누군가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결과가 금방 안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몇 년 일해 보다가 결과가 없으니까 포기해 버립니다. 그래서 변화가 안 일어납니다. 어떤 변화를 가져오려면 꾸준히 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안 될 것 같지만 시간이 오래 가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일정한 시간이 경과되면 갑자기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수자타 아카데미의 지난 20년이 그랬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아무 변화가 없는 거 같았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 15-24세 사람을 조사해 보면 글자를 아는 사람이 모르는 사람보다 많습니다. 글을 아는 사람의 90% 이상이 수자타아카데미의 혜택이라고 합니다. 앞으로 10년, 20년이 더 경과되면 지금 유치원 아이들이 성장하게 되면 25세 이하에 글자를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무슨 변화가 있을까요? 적어도 문맹률에는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러면 우리 사는 데는 무슨 변화가 일어날까요? 어쩌면 변화가 잘 안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둥게스와리 마을에 20대 되는 청년들이 다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그 청년들을 중심으로 다른 일을 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협동조합을 할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개인이 조금씩 사기 때문에 비쌉니다. 같이 구입하면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도, 생활 필수품도, 건축자재도, 어떤 것도 구입할 때 중간 상인의 마진이 없어집니다. 또 우리가 생산한 물건, 우유, 쌀, 감자 등의 식품을 한사람씩 가서 팔면 제 값을 못 받습니다. 잘 생산하는 것도 필요하고 다 모아서 가게에 공급하면 더 좋은 값에 팔 수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공동으로 구입하는 것을 소비자 협동조합이라고 합니다. 생산물을 공동으로 판매하는 것을 생산자 협동조합이라고 해요.
둘째, 마을에 작은 은행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일반 은행에 예금하면 3% 이자를 받고, 빌리면 10% 이자를 내야 한다면, 마을 은행에 예금하면 예금 이자도 빌리는 이자도 5%로 할 수 있어요. 그러면 일반은행보다 예금하고 받는 이자는 2% 더 높고, 빌리고 갚는 이자는 5% 더 낮아서 이익이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공동으로 이익을 만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하려면 마을 청년들이 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20년 전에도 이런 일을 생각했지만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들과 이 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마을에는 도로도 개선되어야 하고, 주택도 개량되어야 합니다. 크게 짓자는 게 아니라 작게 만들어도 생활이 편리하도록, 여성들이 집안일을 하는데 편리하고, 먼지가 나지 않고, 습기가 차지 않고, 햇볕이 잘 들도록 개량해야합니다. 여러 샘플을 지어봐서 돈도 적게 들고 가장 생활하기 편한 것을 만들어서 공급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면 변화가 눈에 보입니다. 이런 변화는 갑자기 일어나는 게 아닙니다. 아이들을 가르쳐서 커야 합니다. 지난 20년간 그 일을 꾸준히 만들어왔습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상카시아에서 청년들이 왔습니다. 그 뒤에는 가야에서, 그 뒤에는 보드가야에서 청년들이 왔습니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지금은 여러분들이 그 일을 다 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이렇게 자립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더 해야 합니다. 학교에 못 오는 아이가 한명도 없을 때까지 잘 운영해야합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우리가 기초만 놓아주고 가능한 정부가 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학교가 잘 운영되면 우리는 기술학교, 외국어학교 등 좀 더 전문적인 훈련, 교육으로 교육내용을 바꿔야 합니다.
무엇보다 마을개발이 제일 중요합니다. 생산자 협동조합, 소비자 협동조합, 마을 은행을 중심으로 해서 주택도 개량하고 도로도 닦고 나무도 심어야 합니다. 그런 변화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졌습니다. 수자타아카데미를 나온 사람들이 마을마다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 있는 사람만 해도 30명이 넘지 않습니까. 지난 20년간 해왔듯이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누군가가 해야 변화가 옵니다. 다 자기 개인 생활만 생각하면 누가 이 일을 합니까. 처음에 아무도 할 수 없을 때 기초가 형성될 때 까지는 외부에서 온 우리들이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을 기초로 해서 이제 여러분들이 여러분들의 마을과 아이들을 위해서 여러분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둥게스와리 하면 위험하고 더럽고 나쁜 곳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마을을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 둥게스와리 하면 살기 좋은 곳, 부처님이 6년 고행하신 곳, 건강한 사람들이 사는 곳, 협동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 그래서 여기 사는 것이 자랑스러워야 합니다. 여기 사는 사람들이 가야로 이사를 가는 게 아니라 가야에 사는 사람이 여기로 이사를 오게 해야 합니다.
그런 변화를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가만히 있는데 신이, 정부가, 가야 사람이, 외국인이 해주는 게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열심히 이 일을 할 때 신도 외부사람도 도와줍니다. 지난 20년 간은 그런 일을 주로 스님과 한국에서 온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서 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옛날에는 여러분들이 어렸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들은 청년이 되었습니다. 인생에 대해서도, 가정에 대해서도, 마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더 크게 가면 인도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아직 거기까지는 못가더라도 적어도 우리 마을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정부에 도로를 닦아달라고 청원도 해야 하고, 전기를 넣어달라고 요청도 해야 합니다. 주택지원금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습니다. 해주면 좋고 안 해주면 그만입니다. 정부에 요청하는 것은 인도 국민으로서의 우리의 권리입니다. 가난한 사람, 천민을 위해서 지원을 하도록 정부에서 예산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권리를 취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으로만 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도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 동네 청소는 우리가 할 수 있잖아요. 하수구를 멀리 내는 일은 우리가 할 수 있잖아요. 동네 안의 작은 골목 포장도 우리가 할 수 있습니다. 벽돌 공장에 가면 부서진 벽돌 많잖아요. 그것을 얻어 와서 메꾸면 됩니다. 큰 일은 정부가 해야 하지만 작은 일은 우리가 협력하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 자기 살기 바빠서 그런 공동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개인만 잘되려고 하면 마을에는 어떤 발전도 없습니다.
마을 땅을 외부사람한테 팔면 안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들은 그 땅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들은 더 비싸게 팔려고 하기 때문에 우리가 다시 구입하기는 어려워요. 우리가 사기에는 가격이 너무 올라버려요. 그래서 스님이 20년 전부터 동네 사람들끼리 사고 팔아야지, 외부 사람한테 팔면 안 된다고 말했왔던 거예요. 그런데 외부사람들이 자꾸 들어옵니다. 그들은 마을을 위해서 어떤 일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서만 삽니다. 둥게스와리를 아끼고 사랑하지 않잖아요. 그래서 우리가 우리 마을을 아끼고 사랑해야 합니다. 가꿔야 합니다. 그런 생각이 여러분들한테 있어야 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다는 겁니다. 우리가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생깁니다. 그러나 금방 생기진 않습니다. 시간이 좀 걸려요. 물을 데울 때도 불을 떼고 시간이 지나야 데워지듯이 언제든지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떤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에 합당한 원인을 제공해야 합니다. 나쁜 원인은 짓지 말고 좋은 원인을 지어야 합니다. 부처님은 이렇게 이 세상은 인연과보에 의해 움직인다는 이치를 가르치셨어요. 아는 것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천해야 됩니다. 여러분들 개인에게도 그렇고 우리 마을에서도 그렇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이 되고 다 알 수 있습니다. 누구나 그렇게 행하면 괴로움은 점점 사라지고 행복은 점점 늘어납니다.
우리가 몇 년 전에 함까랑게 운동 한거 기억나나요? (예) 그게 뭐에요? 내가 먼저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다른 사람 탓하지 말고, 내가 먼저 하겠다, 남보고 해달라고 하지 않고, 내가 하겠다는 거 아니에요? 나로부터 시작하는 함까렝게 운동을 다시 해야 합니다. 같이 해볼까요?”
(큰소리로 다 함께 함까랑게! 함까랑게! 함까랑게!)
이후에는 학교, 병원, 마을개발에 대해 그동안 나온 현안을 하나씩 점검하며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교 문제로는 아이들이 공부를 하게 하려면 낙제제도가 필요하다는 제안, 성적이 나쁜 아이들을 위해 기숙사에서 공부를 시키자는 제안, 유치원 수업시간을 늘리자는 제안, 중학생 중에서 가르치는 것이 어려운 사람들 문제, 초등학교 수업시간을 교사와 아이들이 맞는 시간으로 조정하는 것, 수업 안 듣고 구걸하는 아이들에 대한 보충수업 진행에 대해서, 선생님들 훈련이 필요하다는 제안, 둥게스와리에 주거가 확실하지 않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 교사의 대학 등록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안, 정부학교에 안가는 아이들을 위한 분교 운영에 대해서, 너무 가난해서 학교에도 못나오고 음식도 못 먹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대해서, 하리잔 마을에 학교를 안가는 아이가 절반이 넘어서 유치원과 핸드펌프 설치가 필요하다는 제안, 중학생 수를 제한해서 받을 때의 문제, 유치원 선생을 학생 수에 따라 고르게 배정하는 것, 분교에 점심 급식을 제공하자는 제안 등 그저께 제기되고 검토된 것을 활동가들이 모두 동의하는지 다른 의견은 없는지 일일이 확인하며 하나씩 정리해갔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또 다른 문제는 없는지 다시 묻고 수렴하며 함께 의논해가셨습니다. 유치원 간식 종류를 조정하자는 제안과 학교 급식 메뉴를 계절별로 바꾸자는 제안이 새로 있었고 의논하며 더 좋은 방안을 마련해갔습니다. 모두 얼굴이 환해지며 좋아합니다.
마을개발에 대해서도 센서스 카드 발급 문제에 대해서 새로 제안을 받고 조정해가셨습니다. 인구조사를 정확히 할 것도 당부하셨습니다. 특히 올해 가뭄으로 농사가 잘 안되었다는 말에 마을에 생길 수 있는 어려운 사람을 어떻게 챙기고 보살펴야 하는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단체로 즐기는 운동에 대해서도 물으시며 운동시설을 마련해주라는 당부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사무국장이 교장을 겸임하는데서 오는 업무과중을 해결하기 위해 교감을 4명으로 늘려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의논하셨습니다. 유치원 책임자, 초등학교 책임자, 중등부 책임자, 학교 행정 전체를 서포트하는 책임자 이렇게 4개 분야로 역할을 나눠서 운영하는 것에 대해서 제안하니 모두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모두의 축하 속에 교감 임명식을 했습니다. 유치원과 초등부는 그 동안 담당해왔던 인도인활동가가, 중등부와 전체행정지원은 이번에 새로 봉사를 시작하게 된 한국인 활동가가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 활동가들과 앞으로 새로 오게 될 봉사자들에 대해서도 한명 한명 상황을 알려주셨습니다. JTS는 봉사자로만 운영되기 때문에 장기로 있을 사람과 단기로 있을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도인 활동가들의 상황에 빗대어 설명해주셨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과 인도인 활동가들이 갖게 될 섭섭함을 달래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협력해서 잘 운영할 것을 당부하신 후 새해맞이 활동비와 선물을 나눠주시고, 기념사진을 찍고 미팅을 마쳤습니다.
미팅을 하는 내내 큰 감동과 감사한 마음에 자꾸 눈물이 났습니다. 불자들에게는 부처님이 고행하셨던 곳이기에 더없이 성스러운 땅이지만 인도인들에게는 사람이 살기에 척박하고 불가촉천민들이 사는 곳이기에 천하고 더럽고 위험하게만 여겨지는 버려진 땅 둥게스와리, 이 곳을 스스로 돕는 마을, 살기 좋은 마을, 더 나아가 그 일을 이루어가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다시 성스러운 땅으로 만들어가려는 스님의 한결같은 원과 행이, 그리고 그 길을 따라 함께 갔던, 또 지금도 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가게 될 수많은 인연들이 자꾸만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미팅을 마치고 여성 한 분과 의견을 적극적으로 냈던 분들 중에 세 분을 요청해서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스님과의 시간이 이 분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졌는지 궁금했습니다. 어땠는지, 무엇이 특히 좋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 소감과 계획을 물어보았습니다. 그 분들의 대답을 몇 가지 옮겨봅니다.
‘부처님 가르침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렇게 살면 어려움이 없을 텐데 그렇게 살지 못합니다.’ ‘스님께서 학교문제 등 하나 하나 다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것이 너무 좋았습니다.’
여성분은 시집을 가게 되면 활동하기가 어려울텐데 어떠냐고 물으니 ‘어떤 집으로 시집가느냐에 따라 달라요. 시집에서 이해해주면 지금처럼 좋은 선생님으로 활동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러나 모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남자들 모두 한결 같이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결혼해서 아내와 아이가 있습니다.’ ‘집안의 장남이고 형제가 많아서 생계를 책임져야 합니다’ ‘학업 과정에 있을 때는 가족들이 책임을 묻지 않지만 학업을 마치면 집안과 가족의 생활을 책임져야 합니다. 만약 지금처럼 활동을 하면서도 생계를 해결할 수 있다면 계속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생계가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합니다’
대답하는 그 분들의 말소리가 작고 표정이 밝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조건 때문에 살고 싶은 삶을 살기가 쉽지는 않지만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꿈을 꾸며 살아가는 사람들, 어느만큼 하다가 그만두게 될 수도 있지만 이들이 한번 품었던 마음과 경험은 이들의 자식, 손자대에 가서는 반드시 이루게 되겠구나 생각하니 슬픔 가운데 희망이 차올랐습니다.
미팅 중간에 청소년 단기 출가팀과의 기념촬영이 있었습니다. 스님은 이번 기간 내내 통역을 맡았던 쁘리앙카지에게 진행을 맡기고는 서둘러 나가서 찍으시고는 당부하십니다. 자식들 보고 싶어하는 부모들을 위해 꼭 사진을 올려주라고요.
오후에는 마을 리더들과의 미팅과 수자타아카데미 건축부 노동자들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어려움은 없는지, 건의사항은 없는지 듣고 나누었습니다. 앞에 다른 그룹들에서 논의된 것 가운데 함께 공유해야 할 사항과 할 일에 대해서도 처음 이야기하듯이 나누었습니다. 각자가 자기를 돌보고 마을 사람들을 돌보는 삶에 대해서 거듭 당부하고 나누셨습니다. 그리고 새해 용돈과 선물,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마을 주체들과의 미팅은 그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마을 리더들과의 미팅>
<건축부 노동자들과의 미팅>
저녁에는 가야로 나가 한국인 활동가들에게 저녁을 사주셨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양껏 먹으며 10년을 활동하고 돌아가게 될 분과 인사도 나누면서 그렇게 아쉽지만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다시 수자타아카데미에 돌아와서 간단한 미팅을 갖고 한국인 활동가들에게도 활동비를 나눠주신 후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그 동안의 모든 논의를 수렴하고 확정하는 인도JTS와 인도정토회의 이사회를 끝으로 5일간의 수자타아카데미 일정을 마치고 가야에서 방콕으로 이동합니다. 다시 한 번 이 길에 마음으로, 후원금으로, 재능으로, 봉사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