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6.21 샌프란시스코 버클리대학 강연

법륜스님께서는 오후 2시 30분경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셔서 마중 나온 허성호 총무님과 함께 오클랜드에 있는 한국식당 ‘오가네’로 가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샌프란시스코의 교통 체증을 몸소 경험하시면서 1시간 15분 걸려 식당에 도착하셔서 반인규 거사님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셨습니다. 식사후 5시 45분경, 버클리 대학 Sutardja Dai Hall, 강연장에 도착하셨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정토회원과 버클리 한인 학생회가 함께 주최한 이번 행사에 모든 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둘러보시고 격려 말씀도 해 주시고 책 사인회도 하셨습니다.



청중은 200여명 정도 참석하였고 대학가여서 인지 젊은 학생들이 많았고, 나이 드신 교민분들도 참석하였습니다. 강당 좌석이 150석이어서 많은 분들이 서서 듣거나 계단에 앉아서 듣기도 했습니다.

7시에 사회자의 스님 소개 후, 스님께서는 왜 ‘즉문 즉답’이라 하지 않고 ‘즉문 즉설’이라고 하는지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셨습니다.

“즉답이라 하면 질문에 답한다는 뜻인데, 지식이나 학문에 관한 문제에는 답이 있으나, 인생 문제에는 답이 없고 다만 선택이 있을 뿐이며, 선택에는 책임이 따를 뿐이라고 설명하시며 선택이 어려운 것은 선택에 따르는 결과를 받지 않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스님의 역할은 이런 선택하면 이런 결과가 나오니 이런 준비하라고 일러주어 자기 스스로 지혜로운 선택을 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므로 즉설이라고 합니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책이나 인터넷으로 알 수 있는 질문을 하기 보다는 평소 고민, 괴로움, 또는 궁금 한 것이 있다면 대화하면서 문답으로 풀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고 말씀 하셨습니다.

첫번째 질문은 이곳에 유학하러 온 여대생이었습니다. 이곳에 유학을 와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데 또 한편으로는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들 하는데 이렇게 공부하며 지내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하다고 질문했습니다.

스님께서는 “20대에 연애 못해봤다고 해서 꼭 나쁜 것이 아니고 연애를 해봤다고 해서 꼭 좋은 것도 아닙니다. 20대에 무엇 무엇을 해봐야 한다고 하는 말은 꼭 맞는 것이다고 할 수 없습니다. 성공하면 성공해서 좋고, 실패했다고 꼭 나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실패를 해도 연구함으로써 실력이 늘어 실패가 더 이로울 때도 있듯이 또 괴로움을 당해 보면서 같은 괴로움에 있는 사람을 이해하게되고 불행이나 재앙이 복 인줄을 알게 되면 모든 인생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연애 실패로 밤잠 못자고 속 쓰리는 아픔을 겪었다 해도, 긴 인생으로 볼 때 는 하등의 손실이 아니고 젊어 고생은 돈 주고도 못산다는 말도 있는 것입니다.  

밥먹고 공부만 할 수 있는 기회는 학생일 때 밖에 없는 좋은 시절임을 알고 실컷 공부 해 보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연애도 실컷 하고 공부도 실컷 하려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러나 둘 다 함께 할 수 있는 길도 있을 수 있는데,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던가, 술 마시며 함께 과제를 토론 하던가하면 됩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두번째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지금 많은 세계의 나라들이 자유와 인권을 위해 자기 목숨을 바치면서 싸우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북한은 3세대 세습, 남한은 박 대통령이 집권을 해서 한국은 세상의 흐름에 거꾸로 가는 것은 아닌가요?”

이에 대해서 스님께서는 “세상일은 좋고 나쁨이 없습니다. 리비아가 카다피 후 꼭 좋아졌다고 볼 수도 없고, 시리아, 이란, 리비아 등의 세속주의가 붕괴되자 회교도 종교 원리 주의자가 들어서고 있는 이것이 꼭 좋은쪽으로 간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어떤 사물을 볼 때 역학적인 관계를 잘보고 대처해야 합니다. 

북한의 김정은정권이 무너지고 혼란 상태가 계속 되다가 친중 정권이 들어선다면 통일에 유리한지도 검토되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울분 토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고 현실을 수용하면서 더 나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가야 합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번째 질문은 한 남학생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하며 풍족히 지내다가 이곳에 유학 와서 공부하며 돈에 쪼들리며 경제적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어렸을 때 꿈은 밀려가는 듯 하고 , 또 며칠전 교통 과속으로 $400 티켓을 받고 나니 속상합니다”라고 털어 놓았습니다.

스님께서 “티켓 $400을 아까워 하지 마세요. 교통사고로 죽을 위험을 벌금 $400로 면했으니 죽음의 대가로 ‘너무 싸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삶은 현실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두 눈은 이상을 보고 가고, 두 발은 현실에 서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 둘이 다 필요합니다. 아무리 위대한 꿈을 가졌어도 현실의 작은 일부터 쌓아 가야합니다. 그러나, 이곳에 공부하러 왔는데 돈 버느라 공부를 안 한다면 목적을 잃어버리는 것이 되므로 현실을 받아들이되 꿈을 잃지 마세요.”라고 하셨습니다.

네번째 질문은 56세 여성이었습니다. 이분은 이혼하셨고, 18세 딸과 함께 있는데,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후에 많이 좋아졌으나 아직도 남편에게 화가 나서 울기도 한다고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고, 이혼한 여자도 행복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 질문은 이혼 하기 전에 했으면 좋았을텐데. 이미 이혼해서 전 남편으로부터 독립되어 있고, 딸은 18살 대학 갈 나이여서 성인이 된 나이이니 아이 책임은 안져도 되니 내 인생일 뿐입니다. 그사람은 이미 남편이 아닙니다. 이젠 아내가 아니라 이혼한 상태에서 어느 남자를 만나도 괜찮습니다. 

혼자 살면서 딸에게 외로움을 풀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딸이 독립하기 힘들어집니다. 전 남편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참회기도 하면서 내 속의 남편에 대한 상처를 치료해야 합니다. 내 속의 상처가 남아있으면 이 남편과 다시 만나면 상처가 다시 도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 아이의 아버지로 존중 할 수 있어야 딸에게도 자긍심을 심어 줄 수 있습니다.”



다섯번째 질문은 친한 친구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는데 어떻게 해줄 수 있는지 질문한 여학생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모르면 모르는 것을 받아들이고, 말로 도움을 주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방문해서 예전처럼 즐겁게 얘기하고 그냥 들어주고 만나 주세요. 내가 친구를 도울 수 있다고 자기를 과대하게 생각하면 그렇지 못한 자기가 초라해 보입니다. 일상적으로 대해 주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좋은 인연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성숙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사소한 일에 우유부단할 때 이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스님께서는 “결정을 못 내린다는 것은 사실 어느 것을 선택하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때는 어떤 것을 선택해도 선택 후에는 늘 후회가 따르는데 선택에 따른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 기다리는 것은 오래 기다릴수록 나쁜 사람 만나기가 쉽습니다. 나이 들수록 눈 높이가 올라가 결혼하기도 어려워집니다. 괜찮은 남자다 싶으면 자랑스런 아들을 가진 시어머니와 관계도 힘들 수 있습니다. 요구 수준, 기대를 낮추면 눈에 보이는 사람도 많아지고 사는 것도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이어서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큽니다. 기대가 낮으면 만족이 큽니다. ‘행복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불행도 내가 만드는 것이네. 진실로 그 행복과 불행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니네.’ 모든 분들 행복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마무리 말씀을 하셨습니다.  

9시 45분경 법문을 마치시고 책 사인회를 하신 후에는 정토회원과 버클리 봉사자들과 함께 중국집에서 저녁식사 하셨습니다.



새벽 1시경 미타향님 집에 도착한 후, 잠간 휴식하신 다음 새벽 4시 30분 공항으로 출발했고, 5시 비행기로 시애틀로 떠나셨습니다.

꽉 짜여진 스케줄로 인해 쉴 틈도 없는데, 틈틈이 메일을 열어보고 전화를 받으시면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하지만 늘 웃는 얼굴로 뛰어 다니시는 스님을 뵈며 다시 감동을 받았습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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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혜

스님의 법문을 들을 수 있어 너무 너무 행복합니다. 건강하세요~~~~

2013-06-28 00:00:33

서정옥

스님 ! 늘 건강하시어 지혜로운 삶이 되도록
많은 이 들을 일깨워 주옵소서^^

2013-06-24 23:30:28

김민도

스님과 같은 시대에 사는 것 자체가 축복입니다<br />스님과 동역하시는 분의 숨은 헌신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2013-06-24 09: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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