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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일 새해, 새벽이 밝았습니다. 아직 세상은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무렵, 부울지부 7개 지회 회원은 대형 버스를 타고 새해맞이 통일 기도처로 향했습니다. 도로는 이미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동해안으로 달리는 차들로 가득했습니다. 수많은 자동차 불빛을 뒤로하고 도착한 곳은 신라 사람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간절한 마음을 모았던 호국의 성지, 경주 사천왕사지입니다.

경주 사천왕사지는 부울지부 7개 지회 정토회원이 지난 10여 년 동안, 매주 일요일 새벽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우리 민족의 평화 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선조들의 얼을 이어온 곳입니다. 1,300년 전 나라를 지켰던 신라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져 오늘의 평화 통일을 바라는 정성으로 거듭거듭 피어나고 있습니다.
사천왕사지는 칠흑 같은 어둠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미리 도착해 행사 준비하는 봉사자들은 연이어 모여드는 회원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이날 기온은 영하 9.9도까지 떨어졌고, 탁 트인 절터에는 유난히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추위를 막기 위해 모자와 목도리로 온몸을 감싸 얼굴조차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지만, 정진을 준비하는 도반들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단단했습니다.


현장에는 56명, 온라인으로 60명이 참여하여 한마음으로 정성을 모았습니다. 아침 6시, ‘통일 발원문’을 낭독하며 본격적인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차갑고 딱딱한 땅에 이마를 맞대며 올리는 500배는 자신을 낮추는 수행이자, 남과 북으로 갈라진 우리나라를 하나로 잇는 간절한 몸짓입니다. 처음에는 추위에 몸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한배 정성을 다할 때마다 마음속 번뇌는 새벽 공기 속으로 흩어지고 평화를 향한 일념만 남았습니다.
쉬지 않고 절이 이어지는 동안, 저 멀리 남산의 능선 위로 2026년의 첫 태양이 저녁노을처럼 붉게 물들이며 피어올랐습니다. 해돋이 명소의 환호성은 없었지만, 고요한 절터에 남아 있는 초석 사이로 스며드는 첫 햇살은 그 어떤 빛보다 밝았습니다. 유가승 12명이 신라를 지켰듯 이곳에서 흘린 땀방울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소중한 씨앗이 되기를, 새해 첫날 새출발의 마음으로 간절히 소망했습니다.


현장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났습니다. 집전을 맡은 남울산지회 이순연 님, 온라인으로 참여한 해외지부 호주유럽지회 영국모둠의 이순조 님, 남울산지회 이귀남 님 세 자매입니다. 이들의 통일 기도 정진은 영국에 있는 큰언니 이순조 님이 먼저 시작했습니다. 영국에서 온라인으로 자주 함께해 온 이순조 님의 감회는 남달랐습니다. 지난 2024년 6월 13일, 만인 대법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이순조 님은 처음으로 동생들과 현장에서 함께 기도했고, 그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고 합니다. 세 자매의 통일 정진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첫째, 호주유럽지회 이순조 님의 통일 정진 소감입니다.
“6.13 만인 대법회 참석을 위해 한국에 왔을 때 동생들과 처음으로 현장에서 기도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우리나라를 위한 기도가 제 마음의 그릇을 키웁니다. 결국 나에게 제일 큰 이로움을 주는 기도입니다. 언젠가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어 통일된다면 어려움에 부닥친 북한 주민들을 도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둘째, 남울산지회 이순연 님입니다.
"영국에 있는 언니가 통일 의병 교육을 받을 당시 사천왕사지 기도에 참여하고 싶다며 온라인 주소를 물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울산에 사는 동생과 매주 일요일 기도에 동참했습니다. 처음에는 절이 힘들었고, 오늘은 집전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긴장했지만, 멈추지 않고 기도하는 도반의 힘과 응원 덕분에 마음이 점차 편안해지고 무사히 행사를 마쳤습니다.”
셋째, 남울산지회 이귀남 님의 소감입니다.
“통일 기도를 꾸준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함께 하는 도반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천왕사지에서의 여름은 더위에 지친 동포가 생각나고, 겨울은 추위에 떠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제일 크게 감동했던 때는 작년 8.15 광복 통일 기도입니다. 함께 기도하고 강강술래를 할 때, 통일된 우리 민족이 손에 손잡고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쳐 통일의 믿음도 굳건해지고 깨달음도 있습니다. 그때의 감동이 오랫동안 남습니다.”

세 자매는 멀리 떨어져 있어 온라인으로 참여도 하지만,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현장에서는 목소리를 듣고 얼굴을 보며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한 목소리로 불렀습니다. 그렇게 모든 정토회원이 하나로 이어져 새해 아침을 맞았습니다. 이들은 사천왕사지 통일 정진을 통해 개인의 수행을 넘어 민족의 미래를 그려갑니다.

현장에는 새로운 정진의 주역도 함께했습니다. 전법 교육 중인 사하지회 서영준 님의 활기찬 새해 다짐을 짧게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날은 어둡고 너무 추웠지만, 절을 하니 해가 떠오르듯 제 마음이 밝아지고 몸과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덕분에 올해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이 생겼습니다."

어두웠던 주변이 서서히 밝아지고, 어느새 꽁꽁 얼었던 몸이 녹듯, 남과 북의 얼어붙은 관계가 따뜻하게 녹아 함께 웃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1,300년 전의 호국 정신은 오늘날 부울지부 회원과 그 속에서 함께 정성으로 기도하는 세 자매에게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한반도의 새벽을 따뜻하게 밝혔습니다.

올해는 병오년 붉은 말의 해입니다. 달리는 말을 떠올리면 고구려의 광개토태왕이 연상됩니다. 백두산을 넘어 중국 요동을 지나 넓은 대륙을 내달렸던 기상은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정신 속에 깊이 깃들어 있습니다. 언젠가 철갑을 두른 견고함과 유연함이 문화의 힘으로 찬란히 빛나, 민족의 통일과 동북아의 평화를 넘어 세계 평화를 이끄는 대한민국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글_신정순(대경지부 경주지회)
사진_신정순(대경지부 경주지회), 이두남(부울지부 중울산지회)
편집_황재윤(대경지부 포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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