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복지
영양꾸러미 지원 사업의 탄생

한국JTS는 2016년부터는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저소득 결식아동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기간에는 영양꾸러미 지원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챙겨주는 영양꾸러미 지원사업에 대해서 취재해 보았습니다.

영양꾸러미 전달
▲ 영양꾸러미 전달

JTS(Join Together Society) 소개

JTS는 국제 기아·질병·문맹 퇴치를 목적으로 활동하는 NGO입니다. 법륜스님이 1991년 인도 콜카타 거리에서 아이 우윳값을 구걸하는 젊은 여인과 둥게스와리 마을 200여 명의 아이가 일제히 길에 늘어서서 구걸하는 모습을 보고, 이들을 돕는 것이 곧 인류의 양심을 지키는 일이라며 간절히 발원하여 국제구호 활동을 시작한 것이 JTS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JTS의 설립이념은 부처님이 남기신 마지막 유훈을 그대로 옮기되 시대에 맞게 변형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쿠시나가라 성 밖의 사라수나무 아래에서 열반에 드실 때쯤, 아난다가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 어떻게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 공덕을 지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여래가 없는 세상에서 여래에게 올리는 공덕과 똑같은 공덕 4가지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배고픈 자를 먹여라. 병든 이를 치료해라. 가난한 자를 도와라. 외로운 자를 위로해라. 그것이 바로 부처님을 섬기는 일이다.”

▲ 법륜스님의 부처님 이야기 11. 복을 짓는 네 가지 행위

JTS는 이러한 부처님의 말씀에 따라 굶고 병들어 죽는 사람, 가난해서 자식을 학교에 보낼 수 없는 사람, 세상의 가장 가난한 자를 돕자는 취지로 설립되었고, 주로 북한, 인도, 필리핀 등 제3세계의 극빈층을 대상으로 구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JTS 국내사업 소개

JTS는 인도 둥게스와리와 필리핀 민다나오 섬 등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도움이 필요한 극빈계층을 위한 구호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우리 나라의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돕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JTS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매년 봄·가을에는 노인과 장애인, 다문화인들과 함께 나들이를 하고 잔치 마당을 엽니다. 안산에는 다문화센터를 설립하여 소외된 다문화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적장애인 시설인 거제도 애광원의 나들이는, 2003년 태풍 '매미'로 남해안이 큰 피해를 보았을 때 피해복구 지원을 하면서 인연이 되어서 지금가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시설 거주인들이 바깥 나들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JTS 봉사자들이 봄·가을 두 차례씩 나들이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2015년 8월에는 외국인 노동자 밀집 지역인 안산에 다문화센터를 설립하여, 소외된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다문화 가족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6년부터는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저소득 결식아동 등 지원이 필요한 취약계층을 발굴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영양꾸러미를 지원하는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피해가 컸던 삼척 신남마을을 찾아, 이틀간 100여 명의 봉사자가 긴급구호단을 꾸려 복구를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태풍 미탁 복구 지원
▲ 태풍 미탁 복구 지원

우리나라 아동의 20%, 3시간 이상 방과 후 나홀로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의 약 8%가, 먹을 것이 떨어졌는데도 살 돈이 없는 식품빈곤을 경험한 가정에서 살고 있습니다. 기초수급가구나 차상위가구는 식품빈곤 경험의 빈도가 더 심해서 각 약 45%와 36%의 아동이 그런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품빈곤 때문에 균형잡힌 충분한 영양섭취를 못한 경우는 전체의 약 9% 정도입니다. 이 경우에도 기초수급가구와 차상위가구는 그런 경험 비율이 현격히 높습니다. 기초수급가구의 약 50%와 차상위가구의 약 40%가 식품빈곤으로 인해 영양섭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층별 식품미보장 실태,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 계층별 식품미보장 실태, 2013년 아동종합실태조사

방과 후 아동이 부모님이나 돌봐주는 어른 없이 혼자 지내는 빈도나 시간을 살펴보면, 우리나라 아동의 20.6%는 방과 후 혼자 집에 있는 날이 3일 이상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아동 10명 중 1명 이상(10.5%)은 거의 매일 혼자 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과 후 나홀로 시간도 전체 아동의 20% 이상이 한 번에 3시간 이상 혼자 집에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소득이 낮을수록 한부모 및 조손가족 아동의 방과 후 나홀로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2013년 조사 이후, 아동 돌봄 관련 정책이 시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18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결식아동은 28만 명에 달합니다. 음식을 살 돈이 없어서 혹은 밥을 차려 줄 사람이 없어서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우리 주변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도움이 필요한 지점입니다.

JTS사무실에서(왼쪽부터 김기연 님, 정영미 님, 강은경 님)
▲ JTS사무실에서(왼쪽부터 김기연 님, 정영미 님, 강은경 님)

JTS 영양꾸러미 사업 소개

JTS는 이런저런 이유로 국가 지원을 받지 못하는 취약계층 결식아동에게, 햄, 참치, 반찬류, 견과류, 간식 등 방학기간에 아동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소박한 식품으로 구성된 영양꾸러미를 제공합니다.

방학 기간 아동들에게 제공되는 영양 꾸러미 물품
▲ 방학 기간 아동들에게 제공되는 영양 꾸러미 물품

JTS 국내복지 담당자 강은경 님
“엄마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에 엄마가 출근하면 아이는 방치됩니다. 학교 다닐 때는 급식이라도 먹는데 방학 때는 그마저도 어렵습니다. 영양꾸러미는 아이가 혼자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아이에게는 쌀이나 식자재를 주는 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혼자 조리하기도 어렵고 안전 문제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혼자서 불을 쓰지 않고도 차려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참치 캔을 사더라도 아이들이 다치지 않게 뜯기 쉬운 포장을 고릅니다. 최근에는 유통기간이 3~4개월 정도 되고 전자레인지에 데울 수 있는 떡볶이가 냉장제품으로 나왔더라고요. 이런 물품을 받으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하겠죠?”

영양꾸러미 사업은 2016년, 2017년 초기 2년은 민관협력 형태로 진행했습니다. 관에서는 관할지역의 지원 대상자를 선정하고 JTS 자원봉사자들이 식품을 고르고 구입한 다음 총 1,000개 꾸러미를 만들어서 관에 제공하는 형식이었습니다. 2018년부터는 지원 대상 선정부터 꾸러미 포장, 전달까지 사업 일체를 JTS와 지역 정토법당이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영양꾸러미 준비로 분주함
▲ 영양꾸러미 준비로 분주함

JTS 사무국장 정영미 님
“JTS에서 지원할 때 큰 원칙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느냐 하는 것입니다. 직접 만나서 상황이 어떤지를 살펴보고, 지원하고 나서 정말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습니다. 봉사자가 직접 전달하면서 반응도 살피고 잘 쓰였는지 물품에 대한 피드백도 받아야 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부분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못했습니다. 사업을 해나가면서 소중한 후원금을 헛되이 쓰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부분이 중요하더라고요. 직접 가서 보면 살림살이가 굳이 필요하지 않아 보이고, 꾸러미도 반가워하지 않았던 경우도 있습니다. 또 지역에서 이웃 중에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서 돕자는 취지에도 맞도록,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대상이나 기준을 정하기보다 지역 법당에서 상황에 맞게 지원 대상을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이 길러지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두북에서는 어르신들의 반찬 봉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파주에서는 꾸러미 전달하러 갔다가 방범창이 없어서 힘들어하는 고려인 가정에 비용을 모금해서 설치해도 되냐는 문의도 있었습니다. 부천에서는 어려운 가정에 한의사를 소개해 준 적도 있습니다. 안산에서는 사업을 확장해서 가정마다 필요한 것들로 꾸러미를 만들어서 개별적으로 보낸 경우도 있고요.”

영양꾸러미 사업은 한국JTS와 정토회 각 지역법당이 역할을 분담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역법당의 JTS 영양꾸러미 담당자가 지자체나 기관을 통해, 혹은 개인적으로 알게 된 지원 대상을 발굴해서 신청하면, 정토회 행정처에서 대상자를 취합 검토한 후 한국JTS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합니다. 한국JTS에서 준비된 영양꾸러미 물품을 법당으로 보내면, 지역법당에서 꾸러미 포장과 전달, 모니터링을 담당합니다.

영양꾸러미 사업 진행 과정
▲ 영양꾸러미 사업 진행 과정

정토회 행정처 자원활동국 사회활동팀장 김기연 님에게 사업진행의 어려움에 관해 물었습니다
“지역 법당의 JTS 활동가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대상을 추천 받으려고 기관에 상담을 하러 가면, JTS가 잘 알려지지 않아서 거절당하고 상처받는 일도 많습니다. 대상을 신청할 때 필요한 서류도 많습니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르고, 집집마다 경우의 수가 많아서 판단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이키 신발 신었는데 지원을 해줘야 하나?’ 이럴 경우 나이키 신발은 신어도 밥은 챙겨 먹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이 집은 김치 냉장고가 두 대나 있는데 도움이 필요한 게 맞나?’ 김치 냉장고는 어른들이 필요한 것이지 아이가 밥 먹는 것과는 상관이 없을 수도 있고요.

영양꾸러미 사업은 지역 법당에서 한 가정씩만이라도 시작해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사는 마을에서 내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충분한 영양 섭취는 아이들의 권리

유엔(UN)이 1989년 전 세계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유엔 아동 권리 협약’에 의하면, 이 세상 어린이라면 누구나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보호·발달·참여의 권리가 있습니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는 것은 기본적인 삶을 누리는 데 필요한 생존권에 해당 합니다. 모든 아동은 제대로 된 밥 한 끼를 먹을 권리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는 29년 전인 1991년에 이미 이 협약을 비준했습니다.

배달을 기다리는 영양꾸러미 상자
▲ 배달을 기다리는 영양꾸러미 상자

2부에서는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의 따뜻한 밥 한 끼를 챙기는 지역 법당 JTS 활동가의 실천 현장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기획•취재_인연등 (인천경기 서부지부 전문기자단)
글_박상미 (일산정토회 파주법당)
편집_고영훈 (인천경기서부)

전체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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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운

앞으로 5년후면 은퇴를 합니다 그러면 한국으로 돌아가서 봉사활동을 하려합니다

말로만 부처님 부처님 하지않고 몸으로 실천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2024-01-02 17:32:34

이충재

복짓는 방법을 배웠네요..

2022-11-09 09:04:45

정영미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과 손길로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2020-01-21 15:2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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