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복지
폭싹 속았수다
2025년 두북 어르신 가을 나들이

길었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막 시작되는 날, 10월 27일. 한국 JTS와 부산울산지부 수영, 남울산, 해운대 지회 회원들이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두북 어르신 가을나들이’에 함께했습니다. 어르신 140여 명, 봉사자 30여 명이었습니다.

나들이가 시작될 경주 운문사에 도착하니 쌀쌀한 가을 공기에 코끝이 찡했습니다. 두북 수련원 근처 13개 마을의 어르신들을 모신 버스가 경주 운문사에 도착했습니다.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이 갑작스러운 추위에 괜찮을지 걱정했는데 다행히 내리는 분들의 표정이 밝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리는 어르신과 봉사자들
▲ 버스에서 내리는 어르신과 봉사자들


어르신 부축하는 봉사자
▲ 어르신 부축하는 봉사자

어르신 맞이하는 봉사자
▲ 어르신 맞이하는 봉사자

어르신들은 운문사 일정 전에 화장실을 먼저 이용하시고, 봉사자분들은 걷기 불편하신 어르신을 부축해 함께 갔습니다. 봉사자의 안내로 운문사 대웅전으로 향했습니다.



어르신 봉사자 함께 걷는 모습
▲ 어르신 봉사자 함께 걷는 모습

대웅전으로 들어와 법륜 스님께서 여는 말씀을 해주셨고, 화광 법사님께서 축원 기도를 올려주셨습니다.

대웅전 화광법사님
▲ 대웅전 화광법사님

대웅전 내부
▲ 대웅전 내부


대웅전 어르신 얼굴
▲ 대웅전 어르신 얼굴

수영지회 김경혜 님
▲ 수영지회 김경혜 님

그동안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봉사자 수영지회 김경혜 님을 인터뷰했습니다.

“정토회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경전대학 마치고 이제 모둠에 함께 합니다. 두북 어르신들 모시고 청도 운문사 나들이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어르신들 만나서 얘기 들어보면 배울 점도 많을 것 같아 참석했습니다. 차를 타고 오면서 차창 밖 산이 파헤쳐지고 나무가 벤 모습을 보시고 한 어머니가 말씀하셨어요. “산을 집적거리면 안 되지. 산에도 다 신이 있고 풀잎 하나에도 신이 다 있는데.” 이 말씀이 법문같았습니다. 오늘 하루, 어르신들과 흥겹게 춤추면서 즐겁고 흐뭇한 날이 되도록 힘을 다할 생각입니다.”

김경혜 님의 가볍고 밝은 마음이 그대로 느껴진 소감이었습니다.

대웅전 앞에서 기념 촬영
▲ 대웅전 앞에서 기념 촬영

설명 하시는 학인 스님
▲ 설명 하시는 학인 스님

대웅전을 나와 대웅전 앞에서 기념 촬영 후 운문사 학인 스님이 운문사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곧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열릴 선열당으로 향했습니다.





어르신 부축하는 봉사자
▲ 어르신 부축하는 봉사자

봉사분들이 어르신 분들을 부축하기도 하며 함께 발걸음했습니다.

수영지회 노진희 님
▲ 수영지회 노진희 님

가는 길에 봉사자 수영지회 노진희 님의 목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지난주에는 통일 축전을 갔다 왔고, 이번에는 제가 직접 모둠장에게 요청해서 왔습니다. 제가 맡은 소임은 어르신들이 차에서 내리시면 화장실 안내하고, 점심시간 뷔페에서 11호 테이블 어르신들 드실 음식이랑 음료 나르는 역할 맡았습니다. 처음에 어르신들 뵀을 때 느낌이 젊었을 때 노동을 많이 하셔서, 몸이 불편해 보이고 걷는 거나 어딜 이동하는 게 힘들어 보였습니다. 저희 어머님 아버님이 아니지만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제가 나이 들었을 때 모습까지 상상해 보았어요.”

잠시 일을 쉬는 기간을 이용해 봉사를 하신다는 노진희 님의 마음이 가을 단풍 색처럼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선열당 내부
▲ 선열당 내부

수영지회 배은경 님
▲ 수영지회 배은경 님

선곡하고 있는 배은경 님
▲ 선곡하고 있는 배은경 님

선열당에서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이 진행되는 동안 밖의 봉사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봉사자 수영지회 배은경 님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오늘 맡은 소임은 차량 봉사였는데 어르신들 이동할 때 부축해 드리는 것, 그리고 외부 화장실 안내와 여흥 시간에 노래 선곡하시면 유튜브로 노래 반주를 찾는 게 제 소임입니다.
예전에 한 번 두북 어르신들 모시고 나들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하지 않던 춤도 추고 어르신들하고 눈 맞추며 즐거웠던 기억이 마음을 행복하게 하더라고요. 이번에도 가을 나들이에 어르신들과 같이 하면 행복하고 좋은 추억 만들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했습니다.”

배은경 님의 웃는 모습에 마음까지 환해집니다.

운문사에서 이동하기 위해 안내하는 봉사자
▲ 운문사에서 이동하기 위해 안내하는 봉사자

이동하는 모습
▲ 이동하는 모습

선열당에서 즉문즉설 후 점심식사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식사 장소는 운문사에서 한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식사 장소에 도착해 어르신들과 봉사자들 모두 점심을 먹었습니다. 봉사자들은 김밥을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는 어르신들과 봉사 중인 봉사자
▲ 점심을 먹는 어르신들과 봉사 중인 봉사자

봉사자들은 자리도 안내하고 어르신 테이블에 필요한 게 있으면 더 갖다 드리는 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습니다. 점심 식사를 다 하고 곧 여흥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포항지회 이지은 님
▲ 포항지회 이지은 님

그동안 포항지회 이지은 님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두북 수련원 실행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가 평상시에 JTS 어르신 돌봄 사업을 늘 하고 있습니다. 청소, 목욕, 봉사, 반찬, 간식 배달을 하면서 인근 마을의 어르신들하고 얼굴을 많이 익혀 놨어요. 그래서 아시는 분들이 이 나들이에 많이 오셨어요. 오늘은 차량 꼭지 소임으로 참여했습니다.

평상시에 JTS 어르신 돌봄 사업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부모님을 많이 이해합니다. 어르신들이 나이를 먹어가면서 여러 가지 생활하는 방법이나, 사고가 점점 쇠퇴하는 모습을 봅니다. 가정에서 시어른이나 친정 부모님과 이런저런 일이 있어도 어르신 봉사를 한 덕분에 그분들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습니다.

스님 법문에서 듣던 노인의 특징을 내 부모한테 적용할 때는 내가 애착이 있어서 잘 안 되는데, 이렇게 남인 어르신한테는 적용이 됩니다. 거기서 느꼈던 바로 내가 부모님께 집착 없는 마음으로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는 게 저는 참 좋아요. 부모님을 이해하는 폭이 커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봉사하면서 깨달은 점이 일상에서 나이든 부모님을 이해하는 마음으로 이어졌다는 이지은 님의 소감이 마음에 남습니다.

해운대지회 김종숙 님
▲ 해운대지회 김종숙 님

다음은 봉사자 해운대지회 김종숙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복지 다문화 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날씨도 좋고 운문사가 평지라 걷기 편해서 좋았어요. 식사 잘 드시니까 참 보기 좋고요. 참석하실 어르신으로 130명 정도 예상했는데 그보다 많이 오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시니까 이렇게 올 수 있는 거니까요. 그리고 저희들이 두북 어르신 청소 봉사를 가거든요. 그때 뵀던 어르신들도 여기서 얼굴 보니까 반갑습니다.

소임하면서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스님이 항상 해마다 ‘한 사람 한 사람 안 보인다’ 이렇게 말씀하시면 연세 많으신 분이 돌아가신 경우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아직 그런 분이 안 계셔서 감사하고, 다행입니다.
어르신 계시는 11개 마을 회관을 돌면서 ‘가을 나들이를 가겠습니다.’라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회관에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포스터도 붙였고요. 스님 100일 법문 때문에 봄에는 나들이를 못 갔는데, 이번 가을에는 나들이를 해서 어르신분들이 좋아하셨어요.”

이 행사의 준비 과정을 들으니, 봉사자들의 노고가 더 깊게 느껴졌습니다.

여흥 시간에는 어르신들이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추며 즐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태기 님의 사회, 선곡 배은경 님 흥 돋우기 소임을 맡은 봉사자들 외 모든 봉사자들이 즐겁게 여흥을 즐겼던 시간이었습니다.



그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한 어르신이 <묻지 마세요>라는 노래를 부를 때였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 보고 왔는데 지나간 세월에 서러운 눈물’이라는 가사에 뭉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자식 키우며 앞만 보고 오신 어르신들의 마음이 담긴 노래였습니다. 어르신들께서 그동안 정말 수고 많으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종영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가 생각났습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의 희노애락이 잘 담겨 있는 작품입니다.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 방언으로 ‘매우 수고하셨습니다.’라는 의미입니다.



여흥을 즐기는 어르신과 봉사자
▲ 여흥을 즐기는 어르신과 봉사자

수영지회 김혜경 님
▲ 수영지회 김혜경 님

흥을 북돋아 주셨던 봉사자들 중 수영지회 김혜경 님을 인터뷰해 봤습니다.

“어르신들 마을에 가서 모시고 오고, 흥 돋우기 소임을 맡았습니다. 지회장 요청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했습니다. 적성에 잘 맞고, 작년 지회 행사에서 율동을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어 참가했어요. 뒤에 계신 어르신까지 챙겼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무대와 뒤에 계신 어르신의 거리가 멀어 뒤쪽에 자리 잡은 어르신들이 잘 즐기셨을지 걱정하는 마음이 참 다정하게 느껴졌습니다.
여흥까지 마친 후 어르신들과 봉사자들은 두북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두북수련원에서 실천 활동 팀장 소임을 맡고 있는 홍순연 님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경주 운문사에서 홍순연 님
▲ 경주 운문사에서 홍순연 님

“부산울산지부 실천 활동 팀장 맡고 있는 홍순연입니다. 복지 다문화 담당 맡고 있는 김종숙 님이 많이 애를 써 주셨습니다. 이번에 가까운 운문사가 여정지라 조금 수월했고요.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봉사자를 예전보다 적게 배치한 점이에요. 운문사가 평지라서요. 그런데 어르신들이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챙길 분들이 점점 늘어나네요. 다음에는 봉사자를 더 배치해야겠어요. 오늘 또 별일은 없었지만, 움직이는 게 힘드신 분들이 많아서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도 두북 마을 어르신들은 1년에 두 번씩 스님과 함께 즉문즉설도 하고 같이 어울려 놀면서 다른 지역보다 행복도가 조금 더 높지 않나 생각해요. 또 다음에는 좀 더 세세하게 소임을 나누어서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봉사 마음 내주고 마지막까지 즐겁게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봉사자 단체 사진
▲ 봉사자 단체 사진


두북 수련원 운동장에서 봉사자들이 모여 평가 회의를 하고 ‘법륜 스님과 함께하는 두북 가을 나들이’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도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으면 있는 대로, 모자이크 붓다로서 각자의 역할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봉사자들이 여기저기 잘 배치되어 어르신들께서 즐겁게 가을날을 즐기신 것 같아 취재하며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을 시작을 단풍처럼 빛나는 분들과 함께했습니다. 어르신, 봉사자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글_구설희(부산울산지부 금정지회)
사진_구설희, 박세윤,이태기, 윤미자(부산울산지부)
지원_장수린(인천경기서부지부 인천지회)
편집_권효정(인천경기서부지부 광명지회)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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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주심

행복하고 즐거운 나들이셨네요. 모두 감사합니다.

2025-11-28 08:56:37

고원향

폭싹 속았수다. 고맙습니다 🙏🩵🌈

2025-11-28 08:10:16

김경해

글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2025-11-28 07:3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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