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마포법당
좌충우돌 아기엄마 수행 정진

아기가 있는 가족들이 모여 수행 정진하는 마포법당,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수행 정진해 나가는 두 아기엄마의 가슴 찡한 이야기 전해드립니다. 


[서대문정토회 마포법당]

좌충우돌 아기엄마 수행정진
안녕하세요? 가족법회(구:아기엄마법회)로 소식을 전했던 마포법당입니다. 오늘은 현재 24개월 아들을 키우고 있는 김건희 보살님과 저 오선옥 보살의 좌충우돌 아기엄마 수행담을 소개합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 

김건희 : 현재 중1 딸, 24개월 아들과 육아참여도 제로인 남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2009년 불교대학, 2010년 경전반에서 공부했습니다. 2012년 인도성지순례를 다녀온 후 뜻하지 않게 아기가 생겨서 법륜스님께서 말씀해주신 ‘3년 육아’를 위해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고 있답니다.

오선옥 : 저도 똑같이 24개월 아기를 키우고 있지만, 저는 아기가 돌도 되기 전에 회사에 복직했답니다. 2009년부터 정토회에 다녔지만 지금까지 불대에 두 번 다니다 그만두었어요. 아기 낳은 후 남편과 시부모님에 대한 미움 속에 괴로워하며 많은 시간을 방황했으니 김건희 보살님과 차이가 많지요? 하지만 김건희 보살님과 저의 공통점은 8-3차와 8-4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연이어 참가하면서, 아기 낳고 오랫동안 쉬었던 정진을 다시 시작하여 꾸준히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Q2. 아기엄마라서 입재식에 가거나 새벽기도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수행을 다시 시작하게 된 계기는?

김건희 : 아기가 백일도 안 된 어느 휴일이었어요. 간밤에도 술에 취해 늦게 들어온 남편이 날이 밝자마자 취미생활인 야구를 하러 나가버렸습니다. 남편에 대한 섭섭함, 미움, 원망 등이 마구 올라오며 이대로 있다가는 남편과 대판 싸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정말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아기를 키울 날이 까마득히 남았는데 계속 이런 마음일 수는 없다는 간절함으로 스님 법문을 뒤졌습니다. 그때 찾아들은 첫 법문이 신기하게도 제 마음에 박혔습니다.  
 
"생태계의 모든 수컷은 자식을 돌보지 않는다. 남편이 도와주면 단지 고마울 뿐이다.”라는 말씀을 듣는 순간 모든 감정이 녹아내렸습니다. “그래, 내 아기는 내가 키운다!” 그렇게 해서 큰 산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스님의 법문만을 들었기에 일상의 찌든 때는 벗겨내지 못한 채 수행하기에는 시간과 에너지가 없다고 포기하고 있던 중, 오선옥 보살님이 8-3차 입재식에 가자고 여러 차례 권해서 많은 망설임 끝에 중1 딸에게 아기를 맡기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매일 하고 있는 정진은 나의 일상을 업그레이드 시켜주었습니다. 내가 힘들다는 이유로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남편을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남편에 대한 사랑과 연민도 더 커졌어요, 사춘기 딸도 마음을 내려놓고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편안한 마음으로 아기를 돌보고 있습니다. 

오선옥 : 저는 아기를 갖는 과정도, 아기를 낳고 나서도 모든 것이 다 힘들었어요. 몸이 힘든 것 말고도, 정말 무언가에 사로잡힌 것처럼, 남편과 시부모님에 대한 증오심으로 너무나도 괴로웠습니다. 나를 도와주지 않는 남편, 이해할 수 없는 시무보님. 모든 것이 육아에 지친 나를 더욱 화나게 하고 괴롭게만 하였죠. 맨날 남편과 싸우고, 시부모님을 미워했습니다. 

회사에 복직하고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것이 힘들다고 남편과 더 많이 싸우게 되면서 너무나 괴로웠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었어요. 아무리 스님 법문을 들어도, 법회에 나가도 제 괴로움은 해결되지 않았고, 당장 눈앞의 아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진짜 이래서는 내가 죽겠구나.’ 하는 마음에 새벽에 들어온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는 무작정 8-3차 입재식에 갔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맞아요, 스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 시작해보겠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놓았던 기도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마음속의 응어리가 아직 다 녹아내리지 못해서 제대로 참회는 못하고 있지만, 매일 108번씩 무조건 고개를 팍팍 숙이며 절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설픈 기도라도 꾸준히 하니, 밉기만 하던 남편과 조금씩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절대로 이해할 수 없었던 시부모님도 조금씩 이해가 되고 있답니다. 그러다가 또 마음이 해이해질 때쯤 다시 8-4차 입재식에 다녀왔고, 더욱 마음을 다잡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Q3. 정진을 지속하기 힘들 때 좋은 방법이 있다면?  

김건희 : 정진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미리 만들어놓습니다. 예전에는 딸아이에게 기도 체크리스트에 매일 체크하도록 부탁해서 약속을 지키는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싶은 자존심을 자극하기도 하였고, 지금은 오선옥 보살님과 기도를 놓치면 만 원의 벌금을 내자고 했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전기충격기처럼 나에게 안 하고는 못 배기게 만드는 것을 찾아보는 거죠. 입재식에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어떻게 하면 빠지지 않고 수행할 수 있을까?”에 대해 오선옥 보살님과 어떤 벌칙을 정할지, 어떤 시간대가 좋을지, 모닝콜은 어떻게 할지 등을 의논했답니다.

8-3차 기도는 힘들어서 하루 중 아무 때라도 하자 했는데, 8-4차에는 우리도 새벽기도를 하자고 하여 새벽 4시에 하고 있습니다. 5시가 아닌 4시인 이유는 ‘엄마가 일어나도 아기가 깨지 않을 안전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4시에도 종종 아기가 깨어 기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이 발생하기도 한답니다. 아기와 놀면서 절하고, 울면 재우고 절하고, 칭얼거리면 업고 절하고, 아기가 기도 방석을 뺏으면 수건을 말아서 절하고, 이렇게 아기랑 함께 기도한다 생각하며 다만 하고 있습니다. 

오선옥 :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모둠원들과 함께 하는 밴드 나누기입니다. 같이 기도하는 도반이 있다고 생각하면 ‘오늘도 꼭 정진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김건희 보살님이 새벽에 기도를 하자 했을 때 ‘나는 너무나도 피곤하고 할일이 많아서 절대로 새벽기도를 할 수 없다!’며 고개를 흔들었지만, 매일 한결같이 해주는 모닝콜 덕분에 조금씩 마음을 내어 새벽기도를 시작하였고, 이제는 제가 먼저 모닝콜을 해보자는 각오로 벌떡 일어나려 합니다. 아직은 작심삼일, 게으름에 빠져 정진을 며칠 놓고 있을 때도 있지만, 다시 예전의 괴로운 감정에 빠질 수 없다는 위기감에 또 다시 기도를 시작합니다. 


Q4. 아기엄마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김건희 : 아기엄마는 정진하기에 너무 힘든 상황지만, 반드시 정진해야만 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힘들고, 시간이 없더라도 아기를 위해서는 무조건 해야 합니다. 스님 말씀처럼 엄마의 마음이 행복해야만 아기가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엄마는 아기를 위해서는 죽을 수도 있는 존재라는데, 하루에 세 번도 아니고 단 한 번 기도하는 것을 못하겠나!’라고 대결정심을 내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오선옥 : ‘몸도 힘들고, 시간도 없고, 난 절대로 기도할 수 없어. 기도할 시간에 잠자고, 밥을 먹겠어!’ 저에게는 기도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었답니다. 아기를 재우고 나면 집은 폭탄이요, 몸은 천근만근이요, 술 취한 남편은 오늘도 나를 화나게 하고. 기도 따위는 도저히 할 수가 없었지요. 

하지만 ‘에라 모르겠다.’하고, 그 무엇보다도 기도를 먼저 하니, 모든 일들이 하나하나 거짓말처럼 해결이 되었습니다. 새벽기도를 못할 때는 아무 때라도 아기 재우고 옆에서 기도했습니다. 너무나도 기도가 하기 싫을 때는 스님 기도문만 틀어도 일단 반은 성공이랍니다. 

그냥 천일결사 기도문을 틀어놓고, 무조건 엎어졌다 일어났다 하는 기도라도 하다 보니 삶이 조금씩 바뀌어져 있네요. 지금도 가끔 ‘입재식에 가지 않았더라면, 남편에 대한 미움으로 거의 미친 지경이 되었을 그 때, 그 큰 화와 원망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다른 엄마들도 반드시 입재식에 참여하고 기도를 해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혹시 지금도 집에서 아기와 씨름하며 혼자라는 생각에 외롭고 괴로운 아기엄마 있나요? 저희와 함께 아기엄마정진하지 않으시겠어요? 저희 아기엄마들은 스님께서 강조하여 말씀하신 것처럼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야할 사람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Posted by 오선옥 희망리포터 


▲ 법회 후 아기들과 함께. 왼쪽 오선옥, 오른쪽 김건희 보살님~^^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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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승화

누구보다 수행이 꼭 필요한 사람이 아기엄마라는 말씀이
절절히 와 닿습니다. 저도 막내가 24개월이라^^ 꼭 저를 위한 글 처럼 느껴져요^^
도반님 글 읽으며 게을러진 나를 다잡아봅니다.
두분 대단하세요.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2015-02-27 02:34:21

지예선

저는 혼자몸도 게으름의 습에 자꾸 넘어가는데 아이까지 키우면서 수행정진 하시는 모습이 감동입니다.<br />두 보살님 화이팅입니다. 오선옥 리포터님 고마워요^^

2015-02-26 14:38:28

조성숙

저도 아기때부터 아이와 법당에 다녔기때문에 그 고충이 공감도 가고 나도그랬는데 하며 웃기도 하다가 마지막엔 눈시울이 뜨거워졌어요! 화이팅이에요! 힘들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2015-02-25 22: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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