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03.13 베트남 방문 3일째 (호찌민 불교대학 방문, 정토회원들과 저녁 식사)
“저에게 집착하는 상대와 모임에서 마주치게 될까 불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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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오전에 수행법회를 하고 오후에는 불교대학교를 방문한 후 저녁에는 정토회원들과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숙소에서 공양을 하고, 실무자들과 곧 다가올 부탄 일정에 대해 회의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베트남 시간으로 오전 8시, 한국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수행법회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정토회 회원들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하자 스님이 인사말을 했습니다.

“저는 지금 베트남 호찌민시에 와 있습니다. 호찌민은 마닐라보다 더 남쪽이라서 그런지 날씨가 훨씬 더 덥네요. 지난주에는 필리핀 민다나오에 장애인 학교와 원주민 학교를 짓기 위해 답사를 했고,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바로 베트남으로 왔습니다.

올해는 필리핀 민다나오 부키드논주 교육청에서 요청이 있었습니다. 각 군마다 장애인 학교가 필요하고, 원주민 마을에 학교가 필요한 곳도 40여 곳이 된다는 것입니다. JTS 활동가들이 일일이 다 학교를 지을 수가 없기 때문에 JTS에서는 모든 자재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학교 건축은 군청에서 책임질 수 있는지 이번에 답사를 다니며 의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군청에서 건축을 책임질 수 있겠다고 수락한 곳만 우선 군수의 약속을 받았습니다. 이번 답사를 통해 장애인 학교 4개와 원주민 학교 5개, 총 9개의 학교를 짓기로 했습니다. 거기다 한 개를 더 추가해 총 10개를 지을 계획을 세우고 왔습니다.”

이어서 지난주 으뜸절에서 회원들의 실천활동 모습과 스님이 지난주에 필리핀 민다나오 답사를 다녀온 모습을 영상으로 함께 보았습니다.

▲ 영상 보기

영상이 끝나고 스님이 설명을 이어나갔습니다.

“필리핀 답사가 끝나자마자 저는 바로 베트남으로 왔고요. 베트남 중앙상가위원회의 초대를 받아서 왔기 때문에 곳곳에서 아주 열렬한 환영을 받았습니다. 법사양성 대학원을 비롯하여 스님들의 교육 현장을 둘러보고 대화를 나누고, 베트남의 큰 절에서 대중들 수천 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베트남은 각 절마다 청년들도 많았으며 신도들도 많았습니다. 현재 베트남은 경제도 부흥하고 있지만 불교를 믿는 신도와 스님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한국처럼 불교 신자가 줄어드는 것에 대한 대비책은 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승려 수도 줄고 신도 수도 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그에 대비할 방안에 대하여 대화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불교가 젊은이들에게 다가가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많은 대화를 나누었는데요. 우선 꼭 종교적인 내용이 아니더라도 문화적인 방식으로 청년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베트남 불교가 복을 비는 기복적 신앙보다는 좀 더 수행 중심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대화도 나누었고요. 또 여러 가지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과 결합하여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때 불교가 젊은이들에게 좀 더 지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느냐 하는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여기까지 현장 소식을 전한 후 사전에 질문을 신청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세 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는데요. 그중 한 명은 7년간이나 자신에게 집착했던 상대를 모임에서 만나게 될까 봐 불안한 마음이 든다며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습니다.

저에게 집착하는 상대와 모임에서 마주치게 될까 불안합니다

“정토회에서 만난 한 남자 청년 활동가가 7년간이나 저에게 집착했던 일이 있습니다. 현재는 지역을 옮겨서 마주칠 일이 없습니다만 지금도 그 기억에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 정토회에서 전국 단위의 모임을 할 때면 혹시 그 사람과 마주치게 될까 불안합니다. 당시에 더 강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나 자신을 탓하는 마음도 있는데, 제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요?”

“상대방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신의 사랑을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일을 일컬어 스토킹(stalking)이라고 하고, 그런 사람을 스토커(stalker)라고 부릅니다. 옛날에는 좋아서 집착하는 일도 ‘사랑’이라고 순화해서 표현했다면, 요즘은 상대방이 싫다고 하면 스토커라 부르며 나쁜 사람이라고 취급합니다. 같은 대상도 시대에 따라 보는 관점이 이렇게 다릅니다.

옛말에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좋아하는 사람의 집 앞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거나 아침마다 꽃을 들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고 그저 열렬한 사랑의 표현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러나 요즘 시대에는 상대방의 동의 없이 그렇게 행동했다가는 경찰에 잡혀갈 수가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서 행동을 평가하는 관점이 달라져서 그래요. 이전 시대에는 그런 사람을 두고 사랑을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면, 지금 시대에는 상대방을 괴롭히는 나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해외토픽에서 중국의 한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 집 앞에서 무릎을 꿇고 하루 종일 꽃을 들고 기다렸대요. 예전 같았으면 열렬한 사랑의 고백으로 표현되면서 이슈화되었을 일이 지금은 스토커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어마어마하게 달려 이슈화가 된 일도 있었습니다.

질문자는 지금 그 사람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싫다는데 지속적으로 반복하니까 더 싫어하는 감정이 생겨나서 이제는 싫은 감정이 두려운 감정이 되어버린 겁니다. 질문자가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질문자 자신의 자유이듯이, 그 사람이 질문자를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나를 좋아해 주는 일이 어찌 보면 고마운 일이라고 여길 수도 있습니다. 먼저 이런 관점을 가지고 고마운 마음을 내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커피를 벌써 두 잔을 마셨는데 누가 커피 한 잔 더 마시겠냐고 권한다면 뭐라고 말하겠습니까? ‘싫어 저리가! 안 먹어!’ 이렇게 말하겠습니까? 권유해 주는 것은 고마우니 ‘땡큐’ 하고 말하지만, 그러나 이미 두 잔을 마셔서 나는 더 원하지 않으니 ‘노’하고 말하면 됩니다. 그래서 고맙지만 사양한다는 표현으로 ‘노 땡큐’라는 말이 있습니다. 단지 ‘노’라고만 한다면 상대방의 정성을 외면하는 일이 됩니다. 그래서 뒤에 ‘땡큐’를 붙여줘야 되는 거예요. 상대의 제안이나 마음은 고맙지만 나는 싫을 때, 상대의 뜻은 받아들이되 나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방법이 바로 ‘노 땡큐’라는 표현입니다. 우리나라 말로는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하고 말하면 됩니다.

지금 상황을 두려워하거나 스트레스받을 것이 아니라 웃으면서 ‘노 땡큐’라고 말해보면 좋겠어요. 그렇게 생각할 때 질문자의 두려움이 사라지고 트라우마도 없어집니다. 상대방을 다시 만나는 일이 생기더라도 분명한 어조로 ‘노 땡큐’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으면 두려워할 일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세 번 이상 지속된다면 부드러운 어조로 그러나 단호하게 말해야 합니다.

‘표현하는 것은 당신의 자유이지만 내가 싫은 의사를 분명히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니 저는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에 접근금지 신청을 하겠습니다.’

이렇게 법의 보호를 받는 일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을 다시 만나게 될까 봐 벌벌 떨면서 두려워하는 것은 수행자로서 올바른 자세가 아닙니다.

질문자가 겪은 일이 불안하고 두려워할 일이 아님을 알아도 계속 그 일이 마음에 걸리고 신경 쓰인다면 병원에 가보는 게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행동도 예전에는 사랑이라 표현하고 넘어갔던 일을 지금은 정신적인 문제로 보고 치료를 하듯이, 질문자 또한 트라우마가 되어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상태일 수 있습니다. 먼저 수행으로 극복을 해보고, 그래도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피해의식으로 인해 지나치게 신경이 흥분되어 있는 상태일 수 있으니 의사와 상담을 해보기를 바랍니다.

상대방을 다시 만나게 된다고 해서 절대로 두려워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 상황을 직면한다 해도 웃으면서 ‘우리는 수행자입니다. 당신의 호의는 고맙지만 저는 싫습니다’ 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성질내면서 악에 받쳐서 얘기하면 오히려 그 모습이 좋다고 더 따라다닐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정신이 그렇게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은 화를 내면 화내는 모습이 더 예쁘다는 식으로 받아들입니다. 그 사람이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눈에는 내가 화내는 모습까지도 좋게 보이는 거예요. 그러니 오히려 웃으면서 의사를 분명하게 얘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노 땡큐’라고 말하고, 그래도 지속된다면 ‘법에 저촉되니 접근금지 신청을 하겠다’라고 말하면 됩니다.

두려워서 기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과 같습니다. 나는 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도 만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몸입니다. 그런데 어떤 한 사람으로 인해서 모임에도 못 나오고, 다시 그 사람을 만나게 될까 두려워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서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지면 그때는 정토회에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미 수년 전에 벌어진 일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선입관에 해당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이미 변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 번의 잘못으로 그 사람을 범죄인으로 낙인찍는 것도 옳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다시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 사람에게는 ‘노 땡큐’라고 얘기하면 됩니다. 그래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정토회에 먼저 이야기하여 법회 참가를 못하게 하거나 모임에 나오지 못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게까지 조치를 취했는데도 그 사람이 말을 듣지 않으면, 그때는 경찰에 신고하여 접근금지 명령을 내려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알기로는 정토회에서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단계까지 가면 대부분 더 이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토회에서 요청을 했는데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신질환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께서 따뜻하게 말씀해 주셔서 굉장히 위로가 된 기분입니다. 그것 때문에 정토회 활동을 할 때마다 마음의 걸림이 있었는데 수행정진하면서 좀 더 가볍고 편안한 수행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나는 절하기가 싫어서 정토회에 가기 싫다, 싫어하는 남자가 자꾸 추근대서 정토회에 가기 싫다, 이런 문제들은 사실 작은 문제입니다. 그러니 거기에 너무 연연해하지 말고 수행자로서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노 땡큐’라고 의사 표현을 해보세요. 만약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토회와 의논하면 됩니다. 정토회에서는 세 가지를 금지하는 원칙이 있습니다. 누가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신고하면 됩니다. 누가 물건을 사달라고 하면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신고하면 됩니다. 내가 싫은데 자꾸 연애하자고 접근하면 고민할 필요 없이 신고하면 됩니다. 정토회에서는 ‘사적 모임을 갖지 말라’ 하는 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원들이 이런 문제들을 맞닥뜨려서 신고를 하면 정토회는 언제든 규칙에 따라 회원들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너무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제가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고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정토회에서는 상대가 싫다는데 연애하자고 접근하는 것, 돈 빌려달라는 것, 투자 요청이나 물건 사달라고 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가 금지되어 있습니다. ‘도반이 어렵다고 하니 돈을 빌려줘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신고를 하면 됩니다. 앞으로는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질문들에 대해 답변을 다 하고 나니 법회를 마쳐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음 주에는 한국에서 수행법회를 생방송하고요. 그 다음주에는 부탄에서 수행법회를 생방송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수행법회를 마치고 법문을 하기 위해 불교대학교로 이동했습니다.

숙소에서 약 1시간 10분을 이동하여 불교대학에 도착했습니다.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는데 학교 내부가 조용했습니다. 접견실로 이동해 기다리고 있으니 곧 불교대학 부총장, 총서기장, 교육부장 스님이 와서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스님,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2025년 베삭 행사(석가탄신일 국제행사)를 베트남에서 개최하기로 하면서 호찌민시 불교대학이 행사 장소로 선정됐습니다. 오늘은 예상치 못하게 정부 관계자들이 사전답사를 위해 방문했습니다. 이로 인해 불교대학 스님들 대부분이 감사에 참석하게 되어 저희 세 명만 스님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 상황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양해를 구합니다. 저희에게 스님과 정토회에 대해 소개해주시겠습니까?”

“네, 저는 한국에서 온 법륜입니다. 선종 소속이지만 종파와 관계없이 대승과 소승 선불교를 모두 공부합니다. 수행뿐만 아니라 전법, 그리고 환경, 평화운동과 같은 사회실천 활동을 중시합니다. 정토회는 의식이나 복을 비는 행위 대신 회원들의 회비를 바탕으로 운영됩니다. 코로나 이후에는 온라인 시스템으로 전환해 각자의 집에서 법회를 듣고 수행할 수 있는 ‘개인 법당’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온라인으로 법회와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틱낫뚜 스님과 틱티엔논 스님을 만나고, 이들을 한국에 초대한 후 오늘 이곳까지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전 세계 실천불교활동가들과 네트워크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스님의 소개를 듣고 부총장님이 호찌민 불교대학에 대해서도 소개해주었습니다.

“호찌민 불교대학에는 두 개의 캠퍼스가 있으며, 현재 계신 곳은 2016년에 착공하여 2022년에 완공된 제2캠퍼스입니다. 2천여 명의 학생이 이곳에서 생활하며 공부합니다. 베트남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이 대학은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과 신뢰받는 교수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사부터 박사과정까지 학점제로 운영됩니다. 온라인 수업도 가능하나, 시험은 대면으로 치러야 합니다.

대부분의 교수진은 해외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으며, 학생들은 전통 수행 생활을 병행하면서 공부합니다. 모든 학생과 스님은 계율을 엄격히 지키며, 개인 외출은 제한됩니다. 총장님은 항상 '스님이라는 본분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십니다. 호찌민 불교대학은 졸업하는 승려가 사회와 중생을 위해 모범이 되도록 지도합니다.”

“불교대학을 자세히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모든 곳을 다 보지는 못했지만 지금까지 본 곳 중에 가장 큰 불교대학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대형 사찰이라 해도 200명에서 250명 정도인데, 여기는 그 10배에 달하네요. 최근 한국에는 승려 수가 급감하여 많은 전통 강원 대학이 문을 닫는 상황입니다. 반면 베트남은 여전히 많은 젊은이들이 승려가 되고자 하니, 좋은 현상입니다.

제가 북한이나 중국과 교류를 해 본 경험이 있어서 공산주의 사회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늘처럼 급하게 국가적인 일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합니다. 너무 염려하지 마세요. 베삭행사는 국가적인 행사이고, 정부의 지원과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 정책에 협력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방문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제 일정에 참여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베트남 불교대학의 구조와 교육 방식을 차근차근 둘러보고 돌아가겠습니다.”

"오늘 오후에는 어디로 가실 예정이십니까?"

"저녁 6시에 각오사를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스님, 시간이 넉넉하시다면 호찌민 불교대학의 현대적인 도서관과 베트남에서 가장 소박한 공양간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네, 좋습니다. 사실 오늘 일찍 와서 1,500명의 발우공양을 직접 보고 싶었어요. 저는 여러 나라의 불교대학을 방문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많은 곳에서 지식적인 내용은 가르쳤지만, 승려 계율을 지킬 수 있는 교육 환경은 드물었습니다. 이곳은 승려가 되기 위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출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네요. 불교대학에서 지식만을 가르치면 승려의 본질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그렇습니다. 단순히 지식만 가진 강사가 아니라 수행 경험이 풍부한 스승을 찾기가 어렵습니다만, 다행히 베트남의 승려들은 출가 후 불교대학에 입학하기 전 5년에서 7년까지 자신의 은사 스님 밑에서 충분히 배울 기회가 있어 승려로서의 품격과 본질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현대적 방법으로 전법을 하더라도 승려 교육은 전통적 방식을 따라야 합니다. 그러나 승려의 지식수준이 재가 신자보다 낮다면 그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재가 신자들에게 지식적인 부분도 설명하고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자연과학, 사회, 역사, 그리고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 등에 대한 지식도 필요합니다. 단순히 마음을 깨닫는 것만으로는 전법을 하는데 부족합니다. 또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일정 수준 상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각종 지식을 부처님의 가르침과 결합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세속적인 심리 상담사와 다를 바가 없으니까요. 불교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지식을 부처님의 가르침과 잘 결합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합니다.”

대화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고 접견실을 나와 불교대학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법당을 참배했습니다.


법당을 나서니 정면에 캠퍼스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다음은 도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도서관에는 비구, 비구니 스님이 나뉘어 공부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 계시는 분들 중에 사미, 사미니도 있습니까?”

“없습니다. 정식 승려 계를 받은 비구, 비구니, 식차마나만 불교대학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회의실도 현대식으로 매우 잘 갖추고 있었습니다.

다음은 2천여 명이 공양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공양간을 보았습니다. 부엌, 식당, 창고가 모두 깨끗하고 정갈했습니다.


“이곳에서 1,500여 명이 동시에 발우공양을 하나요?”

“그렇습니다.”

한 번에 2천 명의 공양을 짓는 공양간 내부로 들어가 보니 밥솥이 마치 냉장고처럼 생겼습니다. 국통과 국자의 크기도 매우 컸습니다.




저온고에도 식량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학교를 다 둘러본 후 스님은 안내해 준 스님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스님은 숙소로 가면서 실무자에게 각오사의 상황을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각오사에서 틱낫뚜 스님과 만나기로 했지만 베삭 행사로 많이 바쁘신 것 같네요. 각오사에 미리 연락을 해서 일정을 무리하게 잡지 않도록 해주세요. 각오사 일정이 취소되면 호찌민 정토회원들과 함께 저녁 공양을 합시다. 저녁 공양은 간단히 쌀국수 한 그릇을 먹으면 좋겠습니다.”

각오사에 연락해 보니 스님의 예상대로 틱낫뚜스님과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정토회원들과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하고 각려효 스님과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지난 3일 동안 베트남어로 법문을 통역해 준 각려효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한국에서 베트남 불자들을 위해 함께 일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오후 5시에 스님은 호찌민의 정토회원들을 만났습니다. 동네 쌀국수집에서 쌀국수를 먹으며, 지난 베트남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작년 5월에 만난 회원들도 있었고, 올해 새로 회원이 된 분들도 있었습니다. 쌀국수를 다 먹고 스님은 회원들에게 한국에서 가져온 단주를 선물했습니다.

"이번 베트남 방문에서 만난 분들께 드리고자 가져온 선물입니다. 수량이 제한되어 있으니, 최근에 오신 분들부터 드리겠습니다."(웃음)

단주를 선물하고 식당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후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틱낫뚜 스님 등 사무국 스님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연짝 공단을 둘러본 후 저녁에는 호찌민 교민들을 위한 즉문즉설 강연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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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두려워서 기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은 자신의 자유를 스스로 포기하는 일과 같습니다. 나는 이 세상 어디든 갈 수 있고, 누구도 만날 수 있는 자유가 있는 몸입니다. 그런데 어떤 한 사람으로 인해서 모임에도 못 나오고, 다시 그 사람을 만나게 될까 두려워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는 것과 같습니다."

2024-04-03 16:42:53

보각

감사합니다

2024-03-26 10:50:00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4-03-18 12: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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