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4.03.12. 베트남 방문 2일째 (콱안카이투옹 절, 호이칸 절, 크메르 소수민족 절 방문)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왜 사는지 회의가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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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베트남 방문 이틀째입니다. 콱안카이투옹(Quoc An Khai Tuong) 절 방문, 호이칸 절의 법회 참석, 그리고 크메르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절을 방문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호찌민시를 벗어나 한국에서 초청한 인연으로 알게 된 스님들과 콱안카이투옹 절에서 인사를 나누고, 이어서 호이칸 절과 크메르 소수민족의 사찰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스님과 일행은 동쪽 고속도로를 통해 약 1시간 30분 동안 이동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고속도로에서도 오토바이 운행이 가능하여, 이에 따라 최고 속도가 80km/h로 제한됩니다. 가는 길에 동나이강을 지났습니다. 강의 폭이 넓고 깊어 마치 바다 같았습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강 주변에서는 선박 운행이 활발하고, 따라서 유통업이 잘 발달해 있습니다.

8시 30분에 콱안카이투옹(Quoc An Khai Tuong) 절에 도착했습니다. 콱안카이투옹이란 ‘나라의 은혜를 감사히 생각하며 지은 절’이라는 뜻으로 한자로는 국은계상사(國恩啓祥寺)라고 부릅니다.

이 절은 베트남 중앙승가위원회 회장 틱티엔논 스님이 최근에 개원한 절입니다. 틱민안 스님(Thich Minh An)이 주지스님으로, 틱푸옥응우엔 스님(Thich Phouc Nguyen)이 고문으로 계시며, 두 분은 모두 지난가을에 한국 방문을 통해 인연을 맺은 스님들입니다. 법당으로 들어가자 틱티엔논(Thich Thien Nhon) 큰스님이 환영해 주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북쪽은 너무 춥고 남쪽은 너무 덥죠?”(웃음)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큰 불사를 하셨네요”

"오늘은 법륜 스님과의 세 번째 만남입니다. 정토회 방문을 계기로 베트남과 한국 불교 간의 교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같아요. 앞으로는 교육, 포교, 홍보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더 깊이 있는 교류를 이어가길 바랍니다. 교육 분야에서는 틱낫뚜(Thich Nhat Tu) 스님과 각오사(Giac Ngo), 불교대학과 협력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포교 및 홍법 부분은 홍법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통신과 정보 분야에서는 틱민난(Thich Minh Nhan) 스님과 협력하면 유익할 것입니다. 또한, 유적과 역사에 대해서는 틱후에통(Thich Hue Thong) 스님이 주지인 호이칸(Hoi Khan) 사찰에서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2025년 5월에 베트남이 부처님 탄생을 축하하는 베삭 행사의 주최국이 됩니다. 이 행사에 법륜스님도 참석하셔서 두 나라 간의 교류를 더욱 강화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국 불교의 주요 행사에 베트남이 초대된다면, 우리 역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이번에 베트남 중앙승가 대표 스님들이 정토회에 방문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그 덕분에 우리가 정토회와 한국 불교에 대해 더 알게 되어 감사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스님은 우리를 너무 잘 챙겨주었는데, 이번에 우리는 너무 부족하게 스님을 맞이하게 되어 죄송합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스님 말씀하신 대로 각 분야를 담당하는 스님, 사찰들과 의논해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직접 친견할 수 있도록 시간 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틱티엔논 스님은 제자 스님들에게 사찰을 안내하도록 했습니다. 틱 티엔논 큰스님의 미소가 따뜻했습니다.

스님은 대화를 마치고 틱민난, 틱민안, 틱푸옥응우엔 스님들과 함께 콱안카이투옹 사찰을 둘러보았습니다.

먼저 대법당으로 향했습니다. 대법당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보기에도 거대한 불상이 중앙에 위엄 있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법당의 벽을 따라 배치된 도금된 여러 조각상들이 중앙의 불단을 둘러싸고 있어, 그 장엄함을 더했습니다. 스님은 삼배를 올리고, 이어서 법당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습니다. 안내를 해준 스님이 한국에서 온 기술자들이 도금한 조각상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법당을 나오니 대형 탑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탑의 꼭대기에 올라간 후, 옥상에서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았습니다.



탑의 1~2층에는 아미타불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옥상을 내려오는 길에 2층에서 아미타불상을 바라보며 절의 경내로 돌아왔습니다. 이 장엄한 아미타불상은 주지스님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한국의 에밀레종을 연상시키는 큰 종이 걸린 종각도 있었습니다. 종에는 만개의 부처님이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었습니다. 안내하는 스님이 종을 세 번 치도록 권유해서 함께 종을 쳤는데 소리가 크고 아름다웠습니다.


절을 모두 둘러보고 다시 법당으로 이동했습니다. 틱티엔논 큰스님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차 한잔하시고 공양도 하고 가세요.”

큰스님은 차담을 나누며 베트남을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죽림선방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죽림선방은 베트남 불교를 대표하는 중요한 선원 중 하나로, 다양한 선수행 방식과 뚜렷한 선 사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큰스님은 마치 보따리를 풀어헤치듯, 베트남 불교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스님도 큰스님께 상의를 드렸습니다.

"스님, 제가 드리고 싶은 제안이 있어요. 베트남에는 아직 젊은 불자들이 많은데, 앞으로 10년이 지나면 그 수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빈쯩성 공단지대에 한국과 베트남 불교가 함께 문화센터를 건립해서 불교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어떨까요? “

"맞습니다, 그것은 매우 합리적인 제안이네요. 오후에 호이칸 사찰에 가보시죠? 호이칸은 베트남 불교와 민족 문화가 결합된 곳으로, 불교문화유적지이자 역사유적지입니다. 거기서 틱후에통 스님과 만나 이 계획을 논의해 보면 좋겠습니다."

큰 스님이 준비해 주신 점심을 맛있게 먹은 후 호찌민 북쪽에 있는 호이칸 절로 출발했습니다.

큰스님은 스님이 떠날 때까지 일행을 지켜봐 주셨습니다.

호이칸 절에 도착하자, 틱후에통 스님이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주었습니다. 정통 의례를 따라 법회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약 300명의 대중이 모여 있었습니다.



틱후에통 스님은 법회 시작 전에 대중에게 법륜스님을 소개했습니다.

"지난가을, 법륜 스님께서 우리 베트남 승가를 한국에 초대했습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정토회와 한국불교에 대해 많이 배웠고, 법륜스님과 정토회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법륜스님은 국가, 민족, 성별 그 어떠한 경계에도 걸림 없이 오로지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오늘 법륜스님을 여기 빈쯩성에 초대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우리 모두 따뜻한 환영으로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겠습니다. “

이어서 스님이 법상에 올라 법문을 했습니다. 스님은 먼저 한국과 베트남의 활발한 교류, 현대 사회에 불교의 비전과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역사상 오늘날만큼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가 활발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것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한국과 베트남은 지리적으로는 많이 떨어져 있지만 비슷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동아시아에는 중국이라는 큰 나라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지역에서 중국에 흡수되지 않고 독자성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민족성을 지키면서 고유한 문화를 유지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과 베트남입니다. 또 근래에는 한국은 일본의 침략에, 베트남은 프랑스 등 서구의 침략에 저항해서 끝까지 나라의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가 활발한 이유

그래서 한국과 베트남의 불교인들은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해 독립운동을 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저의 3대 스승과 2대 스승님은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독립운동과 불교를 민중들에게 널리 전하는 새로운 불교 운동, 두 가지를 함께 하셨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호찌민을 방문했을 때 틱광득 스님이 순교하신 자리를 방문하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이런 위대한 스승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날 한국과 베트남의 번영과 만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틱후에통 스님께서 저를 좀 과분하게 소개했는데, 저는 한국에서 수행하고 전법하고 여러 실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은 전통문화가 많이 무너지고, 서구 문명이 대세가 되어 있으며, 종교도 기독교가 더 많습니다. 또 요즘 들어서 젊은이들은 종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불교가 과거의 방식으로만 대중에게 접근해서는 부족합니다. 개개인의 인생의 고뇌를 해결하는 데 좀 더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가르침이 되어야 합니다. 한국은 경제적으로는 잘 살지만 세계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습니다. 특히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매우 높습니다. 그래서 저는 절에서만 젊은이들을 기다릴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여러 대학을 다니면서 청년들과 대화를 나누고, 시청 강당을 빌려 누구나 올 수 있도록 즉문즉설을 열고 있습니다. 불교는 우리가 갖고 있는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가르침이기 때문에 불교 신자냐 아니냐를 떠나서 모든 사람들이 이 가르침을 배우면 자유롭고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즉문즉설은 자신의 고민을 드러내고 그것을 대화로 풀어나가는 자리입니다. 요즘은 온라인상으로도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속하여 즉문즉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람들의 고뇌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우리는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복을 빌어서 물질적인 것을 얻는 것이 불교가 아닙니다. 괴로움에서 벗어나서 열반을 증득하는 것이 불교입니다. 지금 이 세상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정말로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면 잘 사는 것으로 생각하고, 많이 생산해서 많이 소비하는 것이 잘 사는 것으로 여겼습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오늘날 지구에 기후 위기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검소하게 살면서도 행복한 새로운 인생의 길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붓다가 가르친 길입니다. 우리 모두 그 길을 향해 함께 나아가 봅시다.”

이어서 궁금한 점에 대해 질문을 받고 즉문즉설을 했습니다. 누구든지 자유롭게 손을 들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열 명이 연속해서 스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중 한 명은 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어 왜 살아야 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며 어떻게 수행을 해나가야 하는지 질문했습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왜 사는지 회의가 듭니다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그리고 가정과 사회에서 일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때는 SNS 댓글로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떠오르고 ‘내가 왜 살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어떻게 수행하면 좋을까요?”

“내가 왜 사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는 것은 자살로 갈 위험을 스스로 떠안는 행위입니다. 여러분은 생각하는 것과 살아있는 것 중에 무엇이 먼저인 것 같습니까? 살아있으니까 생각하는 걸까요, 아니면 생각하니까 살아있는 걸까요?

우리는 살아있으므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일어난 생각이란 것이, 전자인 삶에 대해서 ‘왜 살까?’라고 묻는다면 말이 안 되는 일이지요. 그 고민의 끝은 ‘뭐 의미가 없네, 그럴 바엔 죽는 게 낫겠다’라는 생각으로 귀결됩니다.

우리 모두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다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가 눈앞에 놓입니다. 괴롭게 살 것인지, 괴롭지 않게 살 것인지 하는 문제 앞에서, 우리는 대부분 괴롭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실상은 늘 이런저런 일로 괴롭다고 아우성칩니다. 괴롭지 않기를 바라는데 우리는 왜 괴로운가 하는 문제를 당면하게 됩니다.

도대체 왜 괴로울까요? 이것을 깊이 탐구한 사람이 바로 붓다입니다. 붓다는 괴로움의 원인을 탐구해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을 제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괴로움의 원인이 뭘까요? 전생으로부터 온 것도 아니고, 생년월일에서 이미 정해진 것도 아니고, 신이 준 것도 아니에요. 우리가 욕망을 쫓아가기 때문입니다. 욕망이 괴로움의 원인인 줄 모르고 욕망을 쫓아가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욕망이 괴로움의 원인인 줄을 바로 알아서 괴롭지 않은 길로 가도록 우리는 늘 깨어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붓다가 제시한 여덟 가지 바른 길인 ‘팔정도(八正道)’입니다.

이렇듯 붓다의 가르침은 아주 심플합니다. 여러분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내가 왜 스트레스를 받을까?’ 하고 스스로 되물어야 합니다. 만약에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공부를 안 하면 됩니다. 그러면 여러분은 ‘공부를 안 하면 나중에 뭐 먹고사냐’ 하고 되물을 거예요. 공부 안 해도 살 수 있습니다. 공부를 안 하면 못 먹고사는 게 아니라, 공부하면 더 잘 먹고살 수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 그런 이유로 공부를 하는 거예요. 더 좋아지려고 공부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공부하는데 괴로울까요? 노력은 하지 않고 결과만 얻으려고 하니까 스트레스가 생기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욕심입니다.

공부는 안 하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싶고, 일은 안 하면서 돈은 많이 벌고 싶고, 실력은 없는데 승진하고 싶은 마음이 바로 욕심입니다. 욕심을 내기 때문에 괴로운 거예요. 욕심을 내려놓으면 괴로울 일이 없습니다. 욕심을 내려놓으라고 해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에요. 인연과보(因緣果報)를 생각하라는 말입니다. 만약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돈은 빌리고 싶은데 갚기는 싫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마음을 탐구해서 괴로움의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괴로움의 원인을 알아서 괴로움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을 제시하는 것이 불교입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계속해서 질문들이 이어졌습니다.

  • 아미타불은 베트남 불교의 정법에 속하지 않는 부처님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스님도 임제종 스님이고 저도 임제종 승려입니다. 임제종의 득도 방법은 무엇입니까?

  • 근본불교, 대승불교, 선불교, 새로운 불교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 일상생활을 하면서 괴로울 때가 많습니다. 어떻게 괴로움을 풀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한국불교의 발전 역사가 궁금합니다.

  • 진짜 부처님은 어디에 계시는 부처님입니까?

  • 탐진치 삼독의 마음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 ‘아’는 무엇입니까? 어떻게 하면 ‘아’를 없앨 수 있을까요?

두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대중의 환호 속에서 법회를 마치고 틱후에통 스님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 다음 일정은 어떻게 되시나요?"

"지난 방문 때 만난 크메르 소수민족 스님의 절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그 절로 가는 길에 제가 운영하는 절이 있어요. 잠깐 들러서 참배만 해주시겠어요?"

"물론이죠. “

스님은 틱후에통 스님이 운영하는 절(Chua Buu Phuoc)에 들러 정성스럽게 참배를 했습니다. 참배를 마치고 스님은 틱후에통 스님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스님, 제가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이곳 빈쯩성은 공단이라서 젊은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들었습니다. 나중에 베트남 청년들과 한국 청년들이 교류할 수 있도록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도모해 보면 좋겠습니다.”

“네, 스님이 하시는 일이라면 함께 하고 싶습니다.”

벌써 날이 어두워지고 있었습니다.

“늦었지만 약속을 했으니 크메르 소수민족인 절에도 들러봅시다.”

오후 6시 즈음 크메르 소수 민족의 절(Tong Kim Quang)에 도착했습니다. 절에 도착하자, 차우오 호 아이타이(Thirasilo Chau Hoai Thai) 주지스님과 전통 탈을 쓴 아이들이 명랑하게 춤을 추며 스님을 법당으로 안내했습니다.


단정하게 차려입은 크메르 민족들이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다른 화려한 법당들과 달리, 이곳 크메르 민족의 법당은 사방이 열린 단순한 건축물이었는데, 소박하면서도 아름다웠습니다.

스님 일행을 위해 준비된 공연이 끝나자 주지스님이 크메르인의 삶과 이곳에서의 불사 과정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불사를 이제 시작해서 사정이 어렵다는 주지스님의 말이 끝나고 스님이 격려의 말을 전했습니다.

“지난번에 베트남 중앙승가위원회에서 정토회를 방문했을 때 차우오 호아이 타이(Thirasilo Chau Hoai Thai) 스님을 처음 만났고, 그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이 크메르족 불자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다고 해서 제가 조금 지원을 해드렸는데, 그 후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서 한번 찾아왔습니다.

절이 작지만 예쁘게 꾸며놓고 살고 있네요. 절을 크게 지어야만 좋은 게 아닙니다. 조금씩 조금씩 절을 지어가는 것이 더 재미가 있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위해서 직접 음식을 만들 때도 아주 기쁩니다. 그것처럼 크게 지어진 절만 좋아하지 말고 여러분이 지금 힘닿는 데까지 조금씩 절을 지어가는 것을 기쁘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크메르인들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지켜나가는 절

문화는 사람에게 생명과 같습니다. 그래서 자기 민족의 문화를 지켜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분들은 자기 민족의 문화를 잘 지키고 있다니까 반갑습니다. 자기 민족의 문화를 잘 지켜나갈 때 자존감이 생깁니다. 오늘날의 세상은 ‘세계화’라고 하면서 모든 문화가 서양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소수민족의 문화는 점점 없어져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런 큰 파도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 민족의 문화를 소중하게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문화에는 음식도 있고, 옷도 있고, 집 모양도 있습니다. 말도 있고, 글도 있고요. 또 자신들의 신앙이나 여러 가지 예술도 있고요. 이런 문화를 여러분들이 잘 지켜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절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래서 내가 위안을 받고 행복해지는 수행의 장소입니다. 나아가 이 절이 여러분들의 문화를 지켜나가는 장소이기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도 능력보다 더 크게 하려고 하면 욕심이 됩니다. 욕심을 가지면 괴로워집니다. 부처님은 욕심을 버리라고 했습니다. 욕심을 버리라는 것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천천히 자기 능력에 맞게끔 하라는 뜻입니다. 여러분 자신의 생활도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려운 가운데도 조금씩 보시하고 봉사해서 아름다운 크메르 절을 만들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저도 작은 힘이나마 조금씩 보태겠습니다.”

격려 말씀을 마친 후 스님은 주지스님의 안내로 절을 세심하게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준비해 온 선물을 주지스님께 건넸습니다. 주지스님이 말했습니다.

"저는 스님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수행하여 좋은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스님은 일행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오늘 크메르 민족의 절을 방문하길 정말 잘했어요. 우리의 방문이 주지스님과 신자들에게 큰 힘이 되었을 겁니다.”

빈틈없는 하루를 보내고 깜깜한 밤이 되어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수행법회를 한 후 불교 대학교를 둘러보고 각오사에서 스님들을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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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하이

그런데 왜 공부하는데 괴로울까요? 노력은 하지 않고 결과만 얻으려고 하니까 스트레스가 생기는 겁니다. 그것이 바로 욕심입니다."

2024-04-03 16:06:16

보각

감사합니다

2024-03-26 10:22:13

김종근

감사합니다

2024-03-18 11: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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