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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임원들이 모두 모여서 하루 종일 합동회의를 하는 날입니다.
스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두북 수련원 대중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한 달 동안 인도와 부탄을 다녀온 스님에게 대중들도 삼배로 인사를 했습니다.
오전 9시에는 두북 수련원 방송실에서 정토회 합동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정토회 합동회의는 대중부, 공동체, 사회활동위원회를 비롯해 정토회 산하에 모든 단체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각 단위 사업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회의입니다. 참석자들은 사전에 자료를 충분히 검토한 후 오늘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스님이 입재 법문을 했습니다.
“1차 만일결사는 한국어를 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모든 사업이 진행되었다면 2차 만일결사는 한국어를 쓰지 않는 사람, 즉 외국어를 쓰는 사람들도 이 좋은 법을 만나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뜻의 세계 전법이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여러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세계 전법이 활기를 띠기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올해는 정토회가 세계 전법으로 나아가는 길목에 해당하는 첫 번째 해로서 청년 전법에 먼저 힘을 쏟았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서 청년들의 수가 적어지는 것도 문제이지만, 청년들의 활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사회 문제로까지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정토회가 청년 전법에 힘을 쏟아 사회적으로 청년들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도와주는 역할도 하고, 내부적으로 청년들의 수가 줄어들어 세대 간의 단절이 올 위험을 막아주는 역할도 할 것입니다. 물론 모든 세대에 평등하게 전법을 해야 하지만 올해는 특별히 청년 세대를 위해 여러 가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어 전법을 해서 청년들이 활력을 갖도록 해주면 좋겠습니다.
또한 올해는 한국 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측이 됩니다. 한국은 4월에 총선이 있어서 국내적으로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한편 남북한의 갈등은 점점 고조되고 있습니다, 또 곧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만약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이 된다면 국제사회에서 외교적인 변화도 매우 클 것입니다. 국제사회에서의 분쟁도 더 확대될 것이고, 기후 위기는 점점 심해질 것입니다. 자연재해가 곳곳에서 크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긴급구호에 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이런 국내외의 갈등과 분열을 막기 위해서 정토회에서는 국민 통합과 국가의 발전을 기원하는 대법회를 6월 13일에 열고자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는 평화재단 창립 20주년이 되기 때문에 다양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고, 작년에 하지 못했던 JTS 30주년 기념행사도 마련해서 정토회의 사회적인 역할을 우리 사회에 알려나가는 일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니 지난해 연습한 경험들을 기초로 해서 일을 조금 더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잘 정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정토회 내부적으로 제일 중요한 일은 책임 봉사제의 정착입니다. 봉사자들이 와서 효율적으로 봉사할 수 있게 하고, 으뜸절에 회원들이 자유롭게 와서 신앙생활과 실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올해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도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 수행자의 본분을 지켜가면서 이 세상에 필요한 곳에 잘 쓰이는 복 짓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어서 정토회 대표님이 개회를 선언하고 2023년 사업보고와 2024년 사업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청년특별지부, 국제특별지부, 행복운동본부의 사업보고와 질의응답 시간을 연달아 가졌습니다. 여러 가지 질문, 건의,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다음은 청년전법, 외국어전법, 지역실천, 행복시민운동, 정토행자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활동, 온라인정토회 소임자 역량강화, 부탄 지속가능한 개발 아이디어 등 다양한 주제로 모둠별 토론을 한 후 다 함께 토론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긴 시간 토론을 마친 후 오후 4시 20분부터는 스님과 궁금한 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토론 과정 중에 생겼던 다양한 의문들을 스님에게 질문했습니다.
대중들은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의문점을 해소한 후 다 함께 스님에게 회향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봉사하는 삶이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정토회 임원들이 올바른 수행적 관점을 갖도록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장시간 회의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우리는 지금 일반적인 사회통념과 다르게 살아가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내가 뭔가 타인을 위해서 일을 하고 나서 그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받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정토회에서는 그런 활동에 대한 보상 시스템이 없습니다. 일반적인 사회 시스템과 다르다 보니 여러분들도 활동하면서 가끔은 회의가 들거나 물러서는 마음이 들 겁니다. 특히 여러분들의 가족이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를 못 하겠다’ 하고 말하기가 쉽습니다. 내가 약간 회의가 들어도 주위에서 좋은 일 한다고 칭찬이라도 해주면 쉽게 극복이 되는데, 내가 회의가 드는데 옆에서 바보 같은 짓을 한다고 말리면 쉬이 그 말에 귀가 솔깃해지기가 쉽습니다. 내가 확신이 있어서 밀고 나갈 때는 주위에서 뭐라고 해도 별로 신경이 안 쓰이지만, 내가 약간 회의가 들어서 멈칫할 때는 주위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기 이익을 삶의 동력으로 삼아서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익을 뛰어넘는 이런 봉사 활동은 어디서부터 비롯되는 것일까요? 나라를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거나 남을 위해서 자기를 희생하는 마음은 도대체 어떤 정신적인 작용에 해당이 될까요? 제가 이것을 깊이 연구한 것은 아니지만, 학계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은 두 가지 본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첫째,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려고 하는 개체 보존의 본능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해치려고 하면 방어를 하거나 대항을 하거나 도망을 가거나 해서 자신의 생명을 보호합니다. 대항을 한다고 용맹한 것도 아니고, 도망을 간다고 비겁한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자기 생명을 보존하는 방법이에요. 대항을 하는 게 자신의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면 대항을 하는 것이고, 도망을 가는 게 자신의 생명을 보존할 수 있다면 도망을 가는 겁니다.
둘째, 종족 보존의 본능입니다. 어린 새끼가 다른 생명으로부터 해침을 받을 때 이것을 내버려 두면 결국 종족이 사라지니까 어린 새끼가 클 때까지는 어미가 보호를 하는 본능을 갖고 있습니다. 닭이 일상적으로는 사람이 가까이 가면 도망을 갑니다. 그러나 알을 품고 있을 때나 병아리를 데리고 있을 때 가까이 가면 도망을 가지 않고 새끼를 자신의 품에 넣고 깃털을 세우고 아주 무서운 행태로 소리를 지르고 덤빕니다. 이것이 바로 종족 보존의 본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본능은 병아리가 어느 정도 커버리면 어미에게서 사라져 버립니다. 병아리를 잡아가든지 말든지 어미는 아무 상관을 안 해요. 그것은 새끼가 어릴 때만 자동으로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본능이 있기 때문에 종족이 보존되는 겁니다. 그런 본능이 없는 종은 이미 소멸해 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주의가 개체 보존의 본능에서부터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면, 누군가를 보살피고 보호하는 모성애와 같은 마음은 종족 보존 본능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나라를 지키려고 하는 것도 종족을 보존하려는 것이고, 가족을 지키려고 하는 것도 종족을 보존하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성애와 같은 종족 보존의 본능이 우리가 타인을 도울 때 기쁨을 갖게 되는 심리의 근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낳아서 키울 때 힘만 들지 본인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잖아요. 그런데도 부모는 자식을 키우면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나중에 자식으로부터 이득을 봐야 한다는 생각은 이기심이 결합해서 발생한 겁니다. 만약 아이가 세 살 때 죽었다고 하면 더 고생을 안 해도 되니까 기분이 좋아야 하지만, 부모는 절대 그렇지 않죠. 왜 고생하는 것이 더 보람 있을까요?
어미가 아이에게 갖는 모성애는 자연스러운 유전인자의 영향이 크다면, 우리가 타인을 도울 때 삶의 보람이나 만족감이 일어나는 것은 어쩌면 생명적인 원리나 인간 심리의 본질적인 것과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보호할 때 어쩌면 자기를 보호하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좋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맛있는 것을 해줘서 그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보는 것이 훨씬 더 기쁠 때가 있잖아요. 그런데 현대 사회는 개인주의적인 성향만 너무 강화되어서 원래 우리에게 있던 베푸는 정신 작용이 굉장히 축소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고 살지만 지나 놓고 보면 다 손해를 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각박하다’, ‘공멸한다’ 이런 얘기까지 하지 않습니까?
정토회가 하는 일은 인간에게 원래 있던 모성애와 같은 심리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자비심’이라고도 표현합니다. 불교의 가장 중요한 사상은, 첫째, 사물을 있는 그대로 아는 지혜입니다. 둘째, 모든 사람이 함께 이익을 갖도록 하려는 자비심입니다. 이기주의가 극성을 부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원래 인간이 갖고 있던 모성애와 같은 자비심을 다시 일으켜 내어서 진정한 삶의 보람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정토회가 하는 일입니다. 세상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본래 마음을 되찾아서 삶의 보람과 자존감을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수행입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에 여러분들은 이기적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나 불법을 공부하고 나서 조금 마음이 열렸고 그래서 봉사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봉사에 또 집착해서 힘들다고 아우성을 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면 봉사에 회의가 들어서 일을 그만두는 사람도 있지만, 열심히 봉사를 하기는 하는데 자기를 괴롭히면서 봉사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를 괴롭히면서 일을 하면 그 일은 지속 가능하지 않습니다. 힘이 들면 언젠가는 지치게 됩니다. 항상 입에서 ‘그만둬야지’ 이런 말을 하게 됩니다. 여러분 중에 ‘한 달만 봉사하고 그만둔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근본적으로 아직 수행의 관점이 안 잡혀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누군가를 위해서 일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대가를 받아야 하는데 못 받고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아직도 기저에 깔려 있기 때문에 기분이 나쁘거나 힘들 때마다 그만둔다는 말을 자꾸 하게 되는 거예요. 반대로 누군가 알아주고 위로해 주면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봉사를 하게 되죠.
자기를 희생하는 것은 세상에서는 칭찬받을 일이지만 저는 불행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세상이 안 알아주거나 희생에 대한 보답이 안 생기면 어디 가서 보상을 받습니까?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희생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만약 여러분 중에 ‘나를 희생해서 세상을 돕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길에서 큰 불행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법륜 스님을 원망할 수도 있고, 부처님을 원망할 수도 있습니다. ‘나를 평생 부려먹고 내 공로도 몰라준다’ 하고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이것은 지극히 세속적인 관점입니다. 그때그때 대가를 안 주더라도 언젠가는 목돈을 한꺼번에 주지 않겠나 하는 기대를 갖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도 대가를 못 받으면 인생을 낭비했다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 저 멀리 인도, 필리핀, 아프가니스탄, 시리아에 있는 주민들까지 도우면서 가까이에 있는 우리를 왜 희생시킵니까? 수행을 놓치지 말라는 말은 자기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엄마가 아이를 돌볼 때 힘은 들지만 보람을 느끼듯이 우리는 세상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고 살아가는 거예요. 이런 관점을 분명히 가져야 우리들의 관계가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잘못하면 우리들의 관계는 원수가 되기 쉽습니다. 활동을 하다 보면 좀 힘들 수가 있습니다. 저도 잠을 안 자고 일하다 보면 몸이 힘들 때가 있습니다. 힘든 것과 괴로운 것은 다릅니다. 힘들지만 필요한 일은 우리가 해나가는 거예요. 힘들 때 조금 쉬는 것은 괜찮지만 적어도 자기를 괴롭히는 그 삶을 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꾸 ‘돈도 안 받고 내가 뭐 하는 짓이냐’, ‘열심히 일하는데 아무도 안 알아주네’ 이런 생각이 드는 사람은 내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생각은 자신을 괴롭힐 뿐만 아니라 나중에 우리들의 관계를 원수로 만드는 인연을 짓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항상 자기 수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겁니다. 자신의 삶이 누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존엄해져야 합니다. 지금 그렇게 안 되더라도 그렇게 되는 쪽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돈과 칭찬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람과 자기 존엄을 느끼며 정토회 활동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수행입니다.
동시에 모든 인간은 누군가 나를 알아주는 것을 좋아하고 칭찬해 주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타인에 대해서는 항상 노고를 알아주고 가끔은 가벼운 칭찬도 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관계가 원활해집니다. 아내는 남편이 퇴근해 오면 ‘오늘 하루 직장 생활한다고 힘들었죠?’ 이렇게 인사를 해주어야 합니다. 남편도 집에 있는 아내에게 ‘집안일한다고 힘들었지’ 이렇게 인사를 해주어야 해요. 서로의 노고를 알아줄 때 고생이 싹 사라집니다. 본인은 수행을 통해서 해탈하는 관점을 갖고, 타인에 대해서는 이해와 자비를 베풀 때 인간관계가 깊어집니다. 반대로 타인에게 이해와 자비를 구하면 결국 원한에 사무치기가 쉽습니다. 적어도 정토회 임원이 된 여러분은 자기 수행을 놓치지 말고 해나가야 합니다. 타인을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가 가장 보람된 인생의 길을 가는 것입니다. 그런 정토행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사홍서원으로 정토회 합동회의를 마쳤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실내에서 원고 교정과 여러 가지 업무들을 본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뉴욕정토회와 뉴저지정토회, LA정토회의 법인 이사회에 온라인으로 참석한 후 오후에는 산윗밭에 올라가서 올해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살펴보고, 저녁에는 서울로 이동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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