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7.13. 고인돌 터 가꾸기
“결혼을 앞두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연애 할 때와 말이 다릅니다.”

안녕하세요. 스님은 오늘 하루 종일 고인돌 터 가꾸기 울력을 하고 휴식하는 일정을 보냈습니다.

스님은 새벽수행과 명상을 하고 원고를 교정하면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고인돌 앞 논을 꽃밭으로 만들기 위해 일찍이 울력복으로 갈아 입고 작업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은 어제에 이어 꽃밭 울타리 만들기를 계속했습니다. 고인돌을 정면으로 바라볼 때, 'ㅁ'자 모양이 되도록 꽃밭을 조성하고 있는데, 어제는 정면쪽 화단을 완성했고 오늘은 오른쪽 논과의 경계 구간에 화단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땅을 파고 기와를 심어서 화단을 만들고, 논으로 이어지는 부분에는 축대를 만들어서 꽃밭의 흙이 논으로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려합니다.



스님은 어제 작업해둔 축대에 돌을 한 겹 더 쌓아 올려서 보강했습니다.

그런데 반듯하게 만들어둔 축대 한 부분이 자꾸 무너졌습니다. 돌을 다시 쌓고 쌓아 보아도 자꾸 무너지기만 했습니다.

“이 부분은 근본적으로 해결을 해야겠네요. 내과 수술을 해야겠어요. (웃음)”

스님은 어제 쌓아둔 것 까지 모조리 허물어서 처음부터 다시 축대를 쌓았습니다.

“행자님 물 조리개를 갖다주세요.”

스님은 완성된 축대를 조금 더 다지기 위해서 축대 위에 물을 뿌리고 삽으로 꾹꾹 눌러서 돌 사이에 있는 흙이 엉겨붙도록 했습니다.


기와로 만든 화단도 모두 작업했고, 축대 작업도 마무리 되었습니다. 반듯하게 실측하기 위해 세웠던 빨간 줄도 뽑아서 정리하니, 꽃밭이 어느정도 틀을 갖춘 모양이 되었습니다.


“자, 이제 꽃밭에 흙을 채웁시다.”

스님은 먼저 자갈흙을 퍼서 꽃밭에 채웠습니다.

그 다음 모래흙을 채우려는데 아무래도 포크레인이 필요했습니다.

“묘당법사님에게 도움을 요청해주세요.”

얼마 후, 묘당법사님이 포크레인을 가지고 고인돌 앞에 도착했습니다.


“법사님 여기 산(山)모래와 강(江)모래가 있어요.

한 화단에 산모래와 강모래가 모두 들어가도록 반씩 넣어주세요.”

“행자님, 꽃 밭에 꽃이 뿌리를 내리려면 굵은 돌이 없어야해요. 큰 돌은 모두 주워서 한 구덩이에 넣고 묻어버리는게 좋겠어요.”


포크레인이 화단에 모래를 채워 주는 동안 스님은 행자들과 함께 큰 돌을 골라 내고, 화단 안 쪽을 고르게 펼쳤습니다.



모래를 도톰히 채운 기와 울타리 화단이 완성되었습니다.

날이 더워서 작업을 더 진행하기 어려웠습니다.

“오늘 오전 울력은 여기까지만 합시다. 묘당법사님 고맙습니다. 행자님들은 내일 새벽에 두부를 만들어야하니 낮에 콩을 미리 불려주세요.”

스님은 작업도구를 정리 하고 업무를 보고 휴식했습니다.

오후 5시가 되어 다시 행자들과 울력을하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보행로 부분에 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큰 돌을 가지고 묘당법사님이 도착 해 있었습니다.

먼저 도착한 행자들도 보행로 쪽의 경계선에 돌을 심기 위해 땅을 파내고 있었습니다. 반듯하게 줄을 치고, 포크레인으로 땅을 쭉 파 냈습니다.

움푹 파 낸 땅 속으로 돌을 하나하나 심었습니다.



한창 작업을 하는 중에 동네 아주머니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나왔습니다.

“스님, 이렇게 무더운 날에 너무 고생이 많으십니다. 이것 좀 드시면서 하세요.”

“잘 먹겠습니다.”

스님은 행자들과 잠시 쉬면서 말했습니다.

“이 작은 돌 하나도 우리 셋이 들기 어려운데, 저 큰 고인돌은 어떻게 옮겼을까요. (웃음)”

스님은 다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돌을 심고 또 심고, 어느 덧 해가 뉘엿뉘엿 산 너머로 지고 있습니다.




드디어 스님도 행자들과 마지막 돌을 땅 속에 심었습니다.


돌을 심은 땅 주변을 평평하게 다지고 오후 8시가 되어서야 오늘 작업을 종료했습니다.

“모두 수고했어요. 화단을 완성하고, 보행로 축대도 만들었네요. 오늘은 이만하고 마치기로해요.”

스님은 정비를 하고 원고를 교정한 후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새벽에 두부를 만들어서 서울 공동체 대중들에게 보내고 마을사람들과 나눌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6월 즉문즉설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남자친구가 이제 와서 결혼 자금을 반반 부담하자고 합니다.

“저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입니다. 남자 친구가 연애 초부터 ‘좋은 곳에서 결혼하자’라고 여러 차례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결혼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준비하게 되자 결혼 비용을 반반 부담하자고 합니다. 신혼집 비용도 제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부담하기를 원합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서운한 마음이 계속 남아 있습니다. 이 서운한 마음을 어떻게 내려놓을 수 있을지, 또 이런 감정을 남자 친구에게 말하는 것이 좋은지 궁금합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결혼을 안 하면 돼요. 그러면 결혼 관련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 고민할 필요가 없잖아요. 이것이 제일 좋은 방법입니다.”

“그래도 저는 결혼은 하고 싶어서요.”

“음식을 먹고 싶으면 음식값을 내야 하고, 물건을 갖고 싶으면 물건값을 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결혼을 하고 싶으면 결혼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내가 결혼하기를 원한다면 절반이 아니라 전부라도 부담해야죠. 그런데 질문자는 결혼은 하고 싶고, 비용은 상대가 내기를 바라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마치 물건을 사면서 물건값을 가게 주인에게 내라고 하고, 식당에서 밥 먹으면서 식당 주인에게 밥값을 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질문자는 나이가 몇 살입니까?”

“삼십 대 중반입니다.”

“서른 중반의 나이에 아직도 본인이 먹고 싶은 밥값을 남에게 내라고 하면 되겠어요? 내가 결혼하고 싶다면 예식 비용을 내가 전부 부담할 수 있어야 하는데, 절반만 부담해도 되는 상황이라면 좋은 일 아닐까요? ‘결혼식 비용은 내가 다 낼 테니 결혼합시다’, ‘집 리모델링 비용도 내가 부담할 테니 함께 살아요’라고 말할 수 있어야 자기 주체가 분명한 사람입니다. 아니면, ‘나는 결혼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입장을 갖는 것입니다. 이 입장이라면 ‘네가 결혼식 비용을 다 내면 결혼해 줄게. 네가 집값을 다 내면 내가 들어가서 살아줄게’ 하는 태도가 되겠죠.

결혼도 물건을 사고 파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를들어 인도에서 물건을 살 때 상대가 1000루피를 달라고 해요. 그 물건이 내가 꼭 필요하면 굳이 깎을 필요 없이 사면 됩니다. 반대로 그 물건이 꼭 필요하지 않은데 상대가 계속 사라고 권한다면 처음 제시한 가격의 10분의 1 정도로 불러봅니다. 상대가 말도 안 된다고 펄쩍 뛰면 나는 그냥 뒤돌아 가버리는거죠. 그러면 상대가 쫓아와서 팔을 잡고 500루피만 달라고 합니다. 그러면 그때 150루피를 불러봅니다. 이런식으로 흥정을 이어가다 보면 1000루피짜리 물건을 200루피 정도에도 살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물건에는 본래 정해진 값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물건마다 원래 가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격’이라는 것은 ‘사고 파는 두 사람이 만족하는 적정한 지점’에서 결정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결혼을 안 해도 된다’라고 마음먹으면, 질문자는 돈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나는 이 사람과 꼭 결혼하고 싶다’라면 질문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할 각오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가 반반 부담하자고 하는 것은 오히려 질문자가 ‘감사합니다’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요. 그럼, 이제 질문자는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돈을 내긴 낼 생각이에요. 그런데 남자 친구가 계속 좋은 곳에서 결혼하자고 해서 기대하게 해놓고, 이제 와서 반반 부담하자고 하니까 조금 서운합니다.”

“그때는 남자 친구가 질문자의 마음을 얻고 싶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죠. 그런데 이제는 마음을 얻었으니 현실적으로 반반 부담하자는 말을 하는 거예요. 그렇다고 해서 남자 친구가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아갑니다. 여러분도 기도할 때 ‘부처님, 하느님. 좋은 대학에만 붙여 주시면 제가 뭐든지 하겠습니다.’ 그렇게 간절히 빌어 놓고 막상 합격하면 아무것도 안 하잖아요. (웃음)

원래 사람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온갖 말을 다 합니다. 돈이 급할 때는 ‘빌려주면 내일 바로 갚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내일 바로 갚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자도 많이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렇게까지 이자를 많이 주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돈이 꼭 필요했던 상황을 넘겼으니 이제 정상적으로 거래하자는 것이죠. 남자 친구가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에요. 그때는 질문자의 마음을 얻는 데 집중했던 것 뿐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결혼 비용을 반반 부담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그런데도 남자친구가 예전에 했던 “좋은 곳에서 결혼하자”, “내가 다 해주겠다”는 말을 계속 떠올리는 것은 질문자가 이미 지나간 말에 집착하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결혼을 하게 되면, 질문자는 연애할 때 했던 말을 결혼한 뒤에도 계속 붙들고 있어서 결혼 생활이 불행해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 상대가 했던 말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내가 지금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해 보세요. 내가 이런 상대와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핵심입니다. 본질로 돌아가야 합니다. 결혼하고 싶지 않으면 ‘나는 돈을 못 내겠어’라고 말하면 되는 것입니다.”

“네,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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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희

잘 읽었습니다. 과거의 말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지금 내가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하며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6-07-16 07:02:03

지나가다

고인돌 같은 문화재는 일반인 보다 문화재청에서 예산을 세워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한 사례도 보았구요, 잘 못 손을 쓰면 되려 문화재 훼손이 될 수 있습니다. 스님이 하시는 일에는 이유가 있겠지만요,

2026-07-16 06:52:10

정태식

“우리는 물건마다 원래 가격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가격’이라는 것은 ‘사고 파는 두 사람이 만족하는 적정한 지점’에서 결정됩니다.
결혼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결혼을 안 해도 된다’라고 마음먹으면, 질문자는 돈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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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결정 이론이 결혼에도 적용될 줄은 몰랐습니다.

2026-07-16 06:4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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