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3.1.13 전국 법사회의, 금요 즉문즉설
“학교에서 친구들이 저를 괴롭혀요”

안녕하세요. 서울 정토회관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서울은 새벽부터 겨울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오늘은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오전부터 점심까지 평화재단을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미팅이 늦어져서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약속한 회의를 30분 연기하여 오후 2시 30분에 서울 정토회관으로 돌아왔습니다.

인도 현지에서 활동가들이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여하고, 서울에서 상주하고 있는 법사단과 실무자들은 오프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성지순례 도중 둥게스와리 마을 주민 1만 명에게 만인 공양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행사장에 사용할 현수막 디자인 시안이 나와서 함께 검토하고, 빨리어로 삼귀의 오계를 독송하기 위해 사용할 음성 녹음 파일을 검토한 후, 성지 안내 법문을 미리 들을 수 있는 사이트 제작 결과를 살펴보고, 성지순례를 안내할 인솔 법사님들의 역할에 대해 점검한 후 회의를 마쳤습니다.

곧이어 오후 4시 30분부터는 전국법사회의에 온라인으로 참석했습니다. 전국 법사단이 모두 화상회의 방에 입장한 후 먼저 스님과 궁금한 점에 대해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사님들은 경전대학과 불교대학 학생들을 상담하는 과정에서 받게 되는 질문들 중에 본인이 대답하기가 어려운 내용들을 스님에게 묻고 조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즉문즉설 시간을 마치고, 전국 법사단은 2월에 예정된 정토회 선거를 어떻게 진행할지 다 함께 교육을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 7시 30분부터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5300여 명이 생방송에 접속한 가운데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지금 서울은 마치 봄비처럼 겨울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습니다. 지난 12월은 몹시 추웠는데 오히려 1월 들어 강추위가 아직 오지 않고 있네요. 다음 주에는 좀 추워질 것 같습니다. 일주일간 잘 지내셨는지요?”

짧게 인사말을 한 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다섯 명이 손들기 버튼을 누르고 스님에게 질문을 했는데요. 그중에 오늘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출연하여 각자의 고민을 이야기해서 시청자들의 많은 응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각자의 처지에 맞게 자신의 괴로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님의 답변도 큰 감동이었습니다.

먼저 아이가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저를 괴롭혀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인데요. 학교에서 여자 아이들 두세 명이 저에게 나쁜 말투로 말하고 저를 괴롭히고 왕따 시켜서 저를 곤란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항상 제 마음이 안 좋은데 저는 마음이 편한 곳에서 수업을 듣고 싶습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면 좋을지 스님한테 여쭤보고 싶습니다.”

“그 친구들이 질문자에게 구체적으로 뭐라고 그래요?”

“바보 같다, 이상하다, 더럽게 못한다…. 제가 들으면 굉장히 기분 나빠할 말들을 자꾸 해서 저를 슬프게 합니다. 저를 괴롭히는 아이가 반에서 가장 키가 크고요. 여자아이들 여러 명이 말로만 괴롭히는 게 아니라 자꾸 저를 치고 밀고하니까 제 몸을 건들까 봐 살짝 겁이 나요.”

“몸을 좀 건드리면 어때요? 친구를 놀리는 아이는 착한 아이예요, 나쁜 아이예요?”

“나쁜 아이입니다.”

“만약 '너 나쁜 아이다' 이러면 걔도 기분 나쁠까요, 안 나쁠까요?”

“나쁩니다.”

“그렇죠? 그 친구가 질문자에게 '바보야' 이러면, '남에게 바보라고 하는 아이는 착한 아이일까, 나쁜 아이일까?' 이렇게 그 친구한테 물어보고, '남을 밀치는 아이는 착한 아이일까, 나쁜 아이일까?' 이렇게 물어보면 돼요. 친구랑 같이 머리카락 쥐고 싸우는 게 낫겠어요?”

“아니요.”

“힘으로 밀치고 욕을 한다고 해서 그 친구가 우위에 있는 게 아니에요. 내가 힘이 없어서 비굴하게 있다면 그건 그 친구 밑에 있는 게 맞아요. 그런데 이렇게 물어보는 태도는 자신감이에요.

'그런 행동은 올바른 행동이 아니다. 나는 올바르지 않은 행동은 하지 않을 거야'

이렇게 생각해야지 친구가 나를 기분 나쁘게 했다고 해서 나도 그 친구를 기분 나쁘게 하면 안 돼요. 나도 나쁜 행동을 하면 그 친구와 똑같아지잖아요.

저는 질문자가 좀 당당해졌으면 좋겠어요. 두려워하면 안 돼요. 질문자가 두려워하면 애들이 그게 재미있어서 자꾸 더 놀려요. 내가 울어도 더 놀리고 내가 화를 내도 더 놀려요. 질문자가 화를 내면 그 아이들이 막 웃고 재미있어할 거예요. 그러니까 질문자가 당당하게 '친구를 그렇게 놀리는 거 아니야', '친구에게 그런 말 하는 건 좋은 게 아니야', '친구를 밀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두려워하지 말고 웃으면서 얘기해 보세요. 이렇게 한 번 말한다고 해결은 안 되지만 시간이 흐르면 개선이 돼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스님 말 듣고 용기 내서 한번 도전해 보겠습니다.”

“용기 내서 싸우면 안 돼요. 상대는 ‘이렇게 밀치면 쟤가 화를 낼 거야'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질문자가 화를 내면 그 친구가 의도하는 대로 해준 거란 말이에요. 그 친구 의도대로 해줄 필요가 없잖아요. 상대가 '내가 때려도 쟤는 가만히 있을 거야'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 친구 의도대로 가만히 있으면 놀림감이 되는 거예요. 걔가 밀치든 바보라고 하든 질문자는 '친구에게 그렇게 하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라고 한번 해봐요. 두려워하지도 말고 화도 내지 말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제가 실수로 그 여자애 책상을 건드려서 사과까지 했는데 그 애가 샤프로 제 손등을 찍어서 약간 자국이 남았던 일도 있었어요. 그 아이들은 제가 그렇게 말을 한다고 그런 행동을 멈출 성격은 아닌 것 같아요.”

“샤프로 친구를 찌르는 게 좋은 일이에요, 나쁜 일이에요?”

“나쁜 일입니다.”

“그런 행동은 본받을 필요가 없어요. 사프에 찔리면 기분은 좀 안 좋지만 큰 상처도 아니고 죽을 일도 아니에요. 두려워하기 때문에 자꾸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누가 놀리고 건드려도 '나는 너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런 마음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그 아이들도 놀리다가 그만두게 돼요. 한 번 말해볼래요?”

“네. '그렇게 친구를 괴롭히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이렇게 말해 볼게요.”

“그렇게 우물쭈물하고 움츠러 들어서 말하면 걔들이 재미있어서 더 놀려요. 정말 질문자가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해야 돼요.

'난 너희를 친구로 생각하는데 이렇게 친구를 놀리는 건 좋은 일이 아니야'

그 아이들이 '난 네 친구 아니야' 이렇게 말해도 '나는 너를 친구로 생각해' 이렇게 자꾸 적극적으로 대응해 보세요. 그러다 안 되면 선생님하고 상의해서 조정을 할 수도 있어요.”

대화를 마치고 나서 스님은 대화를 나누었던 아이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그전까지 엄마가 여러 가지 대응방법을 내줬는데, 스님만큼 좋은 대응 방법은 없었던 것 같아요. 이번에 질문하기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위축되지 말고 다음에도 또 스님에게 물으세요. 질문자는 스님이 기억을 했으니까 언제든지 질문을 신청하면 우선순위로 넣어줄게요.”

“감사합니다.”

다음은 아이의 엄마가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아이를 학대했던 과거에 대해 죄책감이 큽니다

“저는 아들 둘을 키우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남편 원망만 하다 다 보냈고 아이가 다섯 살 때는 1년간 지독히 학대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과보로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괴롭힘을 받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가 샤프로 친구한테 손등이 찍힌 게 열한 번째였는데 아이를 생각해서 그냥 넘어가고 그 아이를 용서했습니다.

친정 오빠도 어릴 적에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면서 아이에게 태권도를 꼭 가르치라 합니다. 겨울방학에 태권도 학원만 보내려고 하는데 저희 아이가 절대 못 가겠대요. 억지로 보내도 되는지 판단이 잘 안 됩니다. 제가 죄책감이 있다 보니까 관점이 안 잡혀서 어떻게 해야 될지 여쭤봅니다.”

“어릴 때는 조그마한 일도 큰 상처가 될 수 있어요. 이제는 아이가 상처를 안 입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 엄마가 고함을 치고 혼을 냈다면 아이 심리가 약간 위축이 됐을 수 있어요. 그런 원인으로 학교에 가서도 아이가 위축되어 있으니까 친구들이 놀릴 수 있습니다.

어른은 어려운 사람이 있으면 도와주는데 아이들은 철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사람을 놀립니다. 예를 들어 같은 반에 얼굴이 좀 까맣고 엄마가 동남아 출신인 아이가 있으면 애들이 놀린단 말이에요. 잘못된 행동이지만 아이들 세계에서는 어쩔 수가 없어요. 아이들이 그런 걸 다 알면 어른이죠.

그래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남을 괴롭히면 안 된다는 평등 교육을 시켜야 해요. 아이들이 싸우거나 갈등이 있으면 불러서 막 벌을 세우거나 야단치지 말고,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도록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 선생님들 중에 그렇지 않은 분들이 있어요. 막 야단치고 벌만 세워요. 그럼 애들이 더 기분이 나쁠 거 아니에요. 그럼 뒤에서 괴롭히던 애를 더 괴롭혀요. 이게 반복이 됩니다.

요즘 학부형들은 아이가 조금만 상처를 입거나 문제가 생기면 학교에 가서 선생한테 항의를 하고 상대편 학부형한테 항의를 하니까 아이들 관계가 더 나빠집니다. 조금 지혜롭게 대응하는 게 필요합니다. '내가 아이가 어릴 때 고함을 지르며 키워서 아이 심리가 억압되고 위축됐구나. 이것이 아이에게 좀 영향이 있나 보다' 이 정도로 생각하세요. 그렇다고 '내가 잘못했다' 이렇게 생각하라는 게 아니라 과거를 감안해서 아이 현재 상태를 보라는 겁니다. 그리고 치료를 해야 해요.

첫째 아동심리학을 전공한 선생님을 찾아가서 상담을 해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는데 제가 어릴 때 아이를 많이 야단쳐서 아이 심리가 위축돼서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아이하고 대화하면서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상담 치료를 해서 위축된 마음을 안정시켜 주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격려도 해주고요.

둘째, 자가 치료 방법도 있습니다. 질문자 오빠가 제안한 태권도를 배우는 것도 자가 치료예요. 태권도나 권투를 배워서 복수하게 하라는 게 아니라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없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다른 운동도 좋지만 태권도는 비교적 신사도를 가르쳐서 좋아요.

JTS에서 운영하는 인도 수자타아카데미에서도 불가촉천민 아이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어요. 천민이니까 심리가 위축되잖아요. 도시에 나가면 천민 아이들이 겁을 먹거나 위축이 된단 말이에요. 태권도를 가르치면 애들이 좀 반듯해지고 자신감도 생겨요. 학교 수업도 필요하지만 태권도나 노래, 춤 같은 이런 예체능 교육을 많이 시키는 게 좋아요. 학교 공부만 갖고는 도시 부잣집 애들 따라가기가 어렵거든요. 태권도나 노래, 춤 공연을 해서 사람들에게 굉장한 환호도 받고 하면 자신감이 좀 붙습니다. 전문 예술가나 전문 운동선수가 되라고 그런 교육을 하는 게 아니라 자존감을 갖게 하기 위한 방법이에요. 그래서 오빠 얘기도 일리가 있어요.

아이하고 한번 상의해 보세요. 태권도를 배워서 남을 때리라는 게 아니라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 하는 거예요. 태권도를 하려면 힘이 좀 들어서 그러는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아이하고 얘기를 조금 해보세요. 억지로는 시키지 말고요.

엄마가 아이에게 뭘 하라 했을 때, 아이가 하기 어렵다고 하면 가능하면 그 의견을 수용을 해주세요. 그런데 그냥 '그래, 하지 마라'라고 하는 게 아니라, 왜 안 하는 거냐고 물어보세요. 어떤 이유로 안 하려고 하는지 물어보고 아이가 할 수 있도록 해결해 주는 게 좋지 않을까요? '태권도랑은 조금 다르지만 권투를 배워 볼래? 라든지, 반애들이 안 하는 다른 걸 배워 볼래?'라든지 다른 대안을 제시해 줘도 좋고요.”

“일대 일로는 배우겠는데 친구들 있는 곳에는 안 가겠다고 해요. 그것도 들어줘야 할까요?”

“그 정도는 안 들어줘도 괜찮아요. 개인 교습은 너무 경비가 많이 들잖아요.”

“저 때문에 저런 거니까 다른 걸 줄여서라도 해 줘야죠.”

“아니, 질문자 때문에 그런 게 아니에요. 제 법문을 잘못 듣고 너무 죄의식을 갖고 있어요. 아이고! 제가 무슨 말을 못 하겠네요. 죄책감을 가지라는 게 아니라 아이가 나에게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내가 아이를 이해해 주라는 거예요. 누구 때문이 아닙니다. 그러면 제 법문을 잘못 듣는 거예요. 그럼 세상 사람들이 다 엄마 영향을 받았는데 모든 엄마를 비난할 수는 없잖아요. 지금 내가 가진 성격은 자랄 때 여러 가지 영향을 받아 형성된 거예요. 어떻게 다 엄마의 잘못이라고 하겠어요?

아이가 어릴 때 엄마가 야단을 치면 겁을 먹고 평생 심리적인 장애를 갖게 되기 때문에 너무 야단을 치면 안 됩니다. 아이들에게 지나친 관심을 갖거나, 자기 말을 안 듣는다고 성질을 내는 것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준다는 걸 알아야 해요.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어른 사이의 일이잖아요. 그런 이유로 아이한테까지 나쁜 영향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죄의식을 가지라는 게 아니에요. 아이가 저렇게 위축된 것은 엄마의 영향도 좀 있다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지금이라도 아이를 낫게 하려면 심리치료를 하셔야 해요. 심리 진료를 받아 보니 약간 불안하지만 큰 문제가 없다고 하면 태권도나 운동 같은 것을 시켜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친구랑 비교되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약간 위축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고 가계를 출혈해 가면서까지 개인 교습을 시킬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에 엄마가 좀 힘들어도 친구들이 다니지 않는 먼 거리에 있는 태권도장을 보내면 됩니다. 이런 상황을 살펴서 판단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아이에게 미안해하기보다 이 정도 수준의 엄마인데도 이렇게 자라줘서 감사하다는 마음을 가지면 될까요?”

“아이에게 엄마가 아예 없는 게 낫겠어요? 그 정도 수준의 엄마라도 있는 게 낫겠어요?”

“잘 모르겠어요.”

“좀 부족한 엄마라도 아이 옆에 있는 게 낫습니다. 자꾸 ‘엄마가 잘못했다’ 하고 죄의식을 가지면 아이의 심리가 더 위축이 돼요. 엄마가 당당해야 아이도 당당해집니다. 아이가 '엄마가 문제다' 하고 얘기를 해도 '그래도 엄마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잖아' 이렇게 웃으면서 얘기해야 합니다. 아이가 ‘엄마 싫어’ 한다고 해서 또 위축이 돼서 잘못했다고 하면서 울고 빌고 이러면 안 돼요. 그러면 아이에게 자신감이 더 없어져 버립니다.

엄마가 먼저 당당해야 합니다. 우리 집은 가난하고 어쩌고 하면서 아이가 불평을 해도 '그래, 맞다. 그래도 인도에 한번 가봐라. 우리 집보다 더 못 사는 집이 많다'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해요. 아이가 불평을 한다고 '너는 불효한 놈' 이렇게 야단치지 말고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 자신감을 가져요. '엄마가 돈을 못 벌어서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아이가 일시적으로는 좋아할지 몰라도 밖에 나가면 자신감이 없어져서 부모의 직업을 속여요. 아빠가 운전기사 하는데 자동차 운수 회사한다고 친구들한테 거짓말을 하는 일이 생기는 겁니다. 부모의 상태를 아이들한테 당당하게 보이고 얘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비판을 하면 인정할 건 인정하세요. 하지만 아이가 지나친 요구를 하면 '그건 못 들어줘. 엄마아빠가 수입이 이거밖에 없는데 그걸 어떻게 해 줘. 그건 안 돼' 이렇게 딱 잘라야 합니다. ‘네가 어떻게 이걸 해 달라고 하냐’ 하고 야단치지 말라는 뜻이지 해주라는 게 아닙니다. 엄마가 해줄 수 없는 것은 못 해준다고 편하게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정상적으로 크는 거예요.”

이어서 스님이 질문한 엄마에게 소감을 물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좀 더 당당한 엄마가 되어서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웃는 모습을 보고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시청하고 있던 분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댓글을 올려 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남편이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면 너무너무 미워지고 다툼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제가 참으면 다툼은 없지만 마음은 너무너무 힘듭니다.
  • 나이가 들수록 선택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줄어든다는 사실에, 지금이라도 전문 기술을 배워야 할지 고민입니다. 미래의 삶을 어떻게 그려나가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 저는 왜 친정엄마의 통화가 부담스러울까요? 단순히 안부를 묻는 대신 큰 숙제를 떠 안겨주시고 끊으십니다. 도무지 마음 편히 엄마의 말을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신청한 다섯 명의 질문자들과 대화를 마치고 스님은 어렵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 준 질문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끝없이 발생하는 인생의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었습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늘 생깁니다. 애들 문제도 생기고, 남편 문제도 생기고, 회사 문제도 생깁니다. 그런 문제가 없으면 정치가 마음에 안 들거나 환경 위기를 걱정합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사람이 이거 없으면 저거, 저거 없으면 이거, 늘 걱정하고 사는 거예요.

옛날에 가게 앞에 '때려주세요' 하는 두더지 기억나죠? 이거 때리면 저게 튀어나오고, 저거 때리면 이게 튀어나옵니다. 인생이 꼭 그래요. 이 사건이 없어지면 저 사건이 생기고, 저 사건이 없어지면 이 사건이 생깁니다.

이런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뭔지 알아요? 안 때리면 됩니다. 안 때리면 안 튀어나와요. 즉, 문제를 안 삼으면 아무 문제도 없어요. 문제를 삼으면 끝이 없습니다. 자꾸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말고 ‘인생을 살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구나!’, ‘이번에는 이런 일도 생기네!’ 이런 자세로 살아간다면 같은 조건에서도 조금 더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생각합니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밤 9시가 훌쩍 넘었습니다. 다음 주 이 시간을 기약하며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2차 만일준비위원회와 간담회를 한 후 정토불교대학 학생들과 즉문즉설을 하고, 오후에는 행복학교 특강을 생방송한 후 평화재단 통일의병 중앙운영위원들과 온라인으로 간담회를 하고, 저녁에는 인도 성지순례 실무준비팀과 회의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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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화행

엄마부터 당당하게 살겠습니다. 저도 죄책감을 조금 가지고 있었는데 당당한게 먼저같습니다. 당당한 엄마로 살기로!! 가뿐한 마음입니다^^

2023-02-21 16:35:30

아이엄마

이거 영상이 있을까요?
저희 아이가 같은 상황으로 너무 많이 힘들어 하고 있어요
스님의 답변이
저희 아이에게 정말 큰 힘이 될 영상 같아요.
꼭 좀 부탁드립니다.

2023-01-26 23:09:52

김경용

초등학교 시절의 일 이었습니다.제게는 국민학교 4학년 때, 시골 학교에서 약간 번화한 도시 학교로 전학을 갔지요.
아이들의 관심과 괴롭힘에 저는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이렇게 건들면 기분 나쁘겠지?
난 싸우는건 안좋아 하고 잘 못해.
그래서 니가 방심 하고 있을 때 괴롭힌거 보다 더 크게 갚아줄꺼야. 하고 경고 했지요.

2023-01-24 20:4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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