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2.11.6 청년 경주역사기행 2일째, 주말명상 회향식, 일요명상
“모든 활동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청년 경주역사기행 2일째 날입니다. 스님은 거제에서 필리핀JTS 활동가들과 모임을 가진 후 새벽 4시에 경주에 도착했습니다. 차 안에서 잠을 잔 후 곧바로 역사기행 안내를 시작했습니다.

▲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청년경주역사기행, 1박 2일 영상보기

불국사 앞 숙소를 출발하여 이동하는 동안 바다 위로 아침 해가 힘차게 떠올랐습니다.


7시 30분에 문무대왕릉 앞에 도착하여 스님의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고자 한 문무대왕

“저 앞에 섬처럼 보이는 것이 대왕암입니다.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대왕의 무덤이에요. 문무대왕은 ‘내가 죽어서 용이 되어 왜구를 막겠다’ 하며 시신을 수장하라고 유언을 남겼습니다. 용이 되면 물길을 따라서 오고 가야 하잖아요. 그래서 바위를 위에서 내려다보면 동서남북으로 용이 오르내릴 수 있도록 십자 모양으로 물길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문무대왕의 아들인 신문왕이 유언에 따라 장례를 치른 후 화장을 한 자리에는 능지탑을 세운 후, 바닷가에는 감은사지를 세우고, 이곳 바닷속에는 바위를 무덤으로 만든 겁니다.”

해가 바다 위로 힘차게 떠오르자 청년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발원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며 미움과 갈등, 원망을 해소하기 위해 8천만 민족을 대신해 참회합니다. 한 마음 일으킨 욕심이 서로를 끊임없이 갈등하고 싸우게 했습니다. 한 마음 일으킨 분노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죽였는지를 보았습니다. 한 마음 일으킨 어리석음이 우리 민족에서 얼마나 큰 불행을 가져왔는지 보았습니다.

이제 간절하게 발원합니다. 이제 한반도 평화와 생명 살림의 길을 가겠습니다. 남과 북이 서로 다른 입장에 처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의 입장만 내세우지 않겠습니다. 오늘 우리의 발원이 8천만 동포의 생명과 평화를 살리는 일에 굳건한 힘이 되기를 발원합니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시 명상을 한 후 대왕암을 뒤로하고 다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스님은 청년들과 틈틈이 조별로도 사진을 찍어 주었고, 청년들은 넓은 바다를 보며 움츠린 가슴을 활짝 폈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감은사지로 향했습니다. 높게 솟은 두 개의 탑 사이에 청년들이 모두 모이자 스님이 감은사를 세운 이유에 대해 설명해 주었습니다.

“이곳은 감은사(感恩寺)입니다. 고구려가 멸망한 이후 신라의 적은 왜밖에 없었습니다. 당나라와는 8년 전쟁 후에 화친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문무대왕은 당나라와 싸울 때 용의 덕을 봤습니다. 사천왕사에서 문두루비법을 행하자 서해에서 용이 일어나서 폭풍이 두 번이나 불어서 나라를 지킬 수 있었잖아요? 그래서인지 문무대왕은 용의 신화에 대한 믿음이 대단했던 것 같아요. 용은 팔부신장(八部神將: 불법을 수호하는 여덟 수호신)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용의 힘으로 왜구를 막고자 이곳에 절을 지은 겁니다. 문무대왕의 생전에는 이 절을 완성하지 못하고 신문왕 2년에 완성이 되었습니다. 신문왕은 삼국통일의 영웅인 아버지 부왕에게 감사한다는 뜻으로 절의 이름을 ‘감은사(感恩寺)’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대왕암에도 십자로 물길이 파여 있다고 했죠? 여기도 용이 절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절처럼 절 아래에 물이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물이 저 뒷산 기슭으로 흐르는데 옛날에는 아마 이 절 앞으로 흘렀나 봐요.”

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 금당 터를 한 바퀴 돌고 강당 터로 향했습니다. 금당의 지하에는 정말로 물길이 들어왔을 법한 배수 시설이 되어 있어서 모두 감탄했습니다.


넓은 터에서 음악 소리에 맞춰 아침 체조를 했습니다. 청년들의 활기찬 율동과 목소리가 감은사지에 크게 울려 퍼졌습니다.


이로써 청년들은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끈 주역들인 김유신 장군, 태종 무열왕, 선덕여왕, 문무대왕을 모두 만나보았습니다. 이제 청년들이 탄 버스는 불국사로 향했습니다.

불국사 일주문 앞에서 스님은 불국사의 창건 설화와 건물 하나하나에 서려 있는 불교의 세계관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일주문을 출발하여 사천왕문을 지나 청운교와 백운교 앞에 청년들 모두가 자리했습니다. 스님은 불국사의 석축 쌓는 방식, 계단을 축조한 방식이 각각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하면서 불교의 이상 세계를 건축물에 담기 위해 정교한 설계가 있었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여기 앞에 보이는 청운교와 백운교의 계단이 33개입니다. 계단을 33개 만들었다는 것은 33개의 계단을 넘어 중생의 세계에서 부처의 세계로 간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또 다른 해석으로는 도리천과 제석천을 33천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사왕천을 지나서 33천을 지나 부처의 세계로 간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정교한 설계가 깃든 불국사의 계단

그러니 계단의 개수마저도 대충 쌓지 않았다는 겁니다. 계단의 개수에 의미를 부여한 후 전체 높이를 계단의 개수만큼 나누면 한 개 계단의 높이가 나오겠죠? 그냥 쌓다 보니 33개가 된 게 아니라 이렇게 세세하게 계산을 한 후 계단을 쌓은 겁니다.

저 뒤에 가면 극락전에서 대웅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또 있습니다. 그 계단은 아미타불의 48대원(大願)을 표현하기 위해 48개의 계단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아무리 낮게 계단을 만들어도 그 정도의 높이가 나올 수 없었어요. 그래서 16개의 계단을 세 축으로 나란히 놓아서 총개수가 48개가 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아주 수리적으로 지었어요. 석굴암도 마찬가지로 배율을 수학적으로 계산해서 굉장히 정교하게 지었습니다.

청운교 다음에 백운교가 있습니다. ‘청운의 뜻을 품고’ 이런 말이 있죠? 그래서 청운교를 지나서 백운교가 나타납니다. 백운이란 무상하고 구름 같다는 뜻입니다. 청운이 지나면 백운이 나타나고, 백운이 걷히면 붉은 안개가 서려 있는 자하문이 나타납니다. 즉, 청운과 백운을 지나 부처님의 나라에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저 반대편에 보이는 것은 연화교와 칠보교입니다. 극락세계를 표현한 것인데, 연화교의 연꽃을 밟고 칠보를 거쳐 아미타불이 계신 곳으로 올라간다는 뜻입니다.

불국사의 가운데를 나누면 이쪽은 현생이고, 저쪽은 내생입니다. 욕심이 많죠? 현생에서도 복을 받고 내생에서도 복을 받기 위해서 절을 이렇게 지은 겁니다. (웃음)

현생과 내생은 모두 드러난 현상이고, 본질의 세계는 법신 비로자나불이기 때문에 불국사의 맨 뒤에는 법신 비로자나불을 배치했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연못이 있었던 자리인 구품연지에 대해 설명하고, 축대를 쌓은 방식이 의미하는 ‘모자이크 붓다’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대웅전, 다보탑, 석가탑, 무설전, 관음전, 비로전, 사리탑, 나한전, 극락전을 차례대로 둘러보고 연화교와 칠보교 앞에서 차량별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불국사 경내에서 조별로 자유시간을 가진 후 불이문으로 걸어 나와 숙소로 가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1시에 다시 버스를 타고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일화로 유명한 월정교에 내렸습니다. 월정교 앞에서 ‘원효대사’와 ‘경주 최부자’에 대한 스님의 설명을 들은 후 경주 최부자댁을 지나 향교를 둘러보고 반월성에 도착했습니다.





다 함께 숲속에 자리 잡고 앉아 청년 경주 역사기행을 마무리하며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1박 2일 동안 청년들은 스님의 안내로 삼국통일의 주역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오늘날 우리가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하는지 교훈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청년들은 스님에게 회향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청년 정토회의 미래 비전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30년 전에 저 혼자 정토회를 시작해서 30년 만에 현재의 모습이 되었거든요. 그때 저와 함께 활동했던 분들은 모두 대학생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청년들이 모여 시작한 모임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대학생들과 제가 시작했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활동 경비를 충당하여 활동을 했고, 그것이 시초가 되어서 오늘의 정토회가 되었어요.

2차 만일결사에는 청년 여러분이 주역이 되어야 합니다. 30년 전에도 저만 30대였고 나머지는 모두 20대에 정토회를 시작했어요.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2차 만일결사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하나는 청년 전법이고, 하나는 세계 전법입니다. 세계 전법은 외국어로 전법을 하는 것을 말해요. 영어뿐만 아니라 각국의 언어로 부처님의 법을 전하려고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새로운 개척 분야라고 할 수 있어요.

인류가 처한 세 가지 과제

지난 30년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정토회는 크게 세 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지금 지구적으로 가장 큰 문제는 기후 위기, 즉 환경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나친 소비주의를 극복해야 합니다. 그런데 세계는 소비주의에 중독이 되어 내달리고 있어요. 특히 젊은이는 소비주의에 중독되기가 쉽죠. 인류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소비주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인생의 성공 여부를 돈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 아직도 세계 인구의 10% 정도 되는 8억 정도의 인구가 절대빈곤의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제때 치료받지 못하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어요. 정토회에서는 빈곤 퇴치를 하기 위해 JTS를 설립해서 로힝야 난민도 돕고 파키스탄 홍수 피해지역에 활동가를 파견하여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난 피해지역에 가서 지원을 하고, 필리핀 원주민과 무슬림 반군이 활동하는 지역 등 위험한 지역에 젊은이들이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젊은이들 중에 1년에서 3년 정도 봉사 활동을 하겠다는 자원자들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근래에 와서는 젊은이들 중에 자원자가 거의 없어요. 젊은이들의 수가 줄어서 생긴 문제인지, 사회 분위기가 바뀌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대학에서도 봉사하는 분위기가 많이 없어졌다고 하고요. JTS에서는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인 둥게스와리에 학교를 세워서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에도 봉사자 수가 많이 줄었어요. 예전에는 10명 정도 파견을 나가서 봉사를 했는데 지금은 3명밖에 없습니다. 학교 담당, 마을개발 담당, 병원 담당, 유치원 담당, 회계 담당, 최소한 5명 정도는 있어야 하는데 최소 인원도 다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위기를 보여주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빈곤 퇴치 문제에 이바지하기 위해 소수이지만 노력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셋째, 한반도를 비롯하여 세계에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유럽에도 극단주의 또는 극우세력이 등장하고 있고, 미국에도 트럼프와 같은 인물이 나오고 있고, 아시아 지역에도 극단적인 지도자가 출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극단주의로 많이 쏠리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이 갈등을 점점 부추기고 있어서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해서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 하는 것이 큰 과제입니다.

이 세 가지 과제를 실현하려고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행입니다. 자기가 괴로우면 세상만사가 귀찮습니다. 여러분도 살아보면 알겠지만 자기 문제가 크면 세상이 보이지 않거든요. 그래서 자신을 스트레스 없이 행복한 상태로 만드는 수행이 모든 것의 바탕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행을 해서 우선 나부터 살 만해야 합니다. 그 바탕 위에 타인의 삶에도 조금 도움이 되는 일을 해나가는 거예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이런 생각을 하는 다른 나라의 불교인들과 교류하는 것이 INEB(참여불교세계대회)입니다. 그리고 불교인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종교에도 같은 생각을 하는 분들이 교류하는 것이 세계 종교 의회(Parliament of the World's Religions)입니다. 종교와 관계없이 NGO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까? 정토회는 이런 모든 사람들과 연대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을 조금 더 평화롭고 지속 가능하도록 하고자 합니다.

음악, 영화, 드라마 부분에서는 한류라고 해서 한국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인류가 안고 있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일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인다면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환경운동, 빈곤퇴치, 평화운동에서도 세계적인 모범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청년 여러분들에 대해 갖는 기대이기도 하고, 여러분이 정토회 활동을 하는 목적이기도 합니다.

모든 활동에 앞서서 가장 중요한 것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서는 내가 우선 스트레스가 적어야 합니다. 내 짐이 너무 무거우면 남에게 내 짐을 들어달라고 자꾸 남을 쳐다보게 되죠? 내 짐이 가벼워야 주위를 둘러볼 수 있고 다른 사람의 짐도 들어줄 수 있겠죠. 그래서 모든 것에 앞서 수행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수행만 하면 된다는 뜻이 아니에요. 수행이 출발이고 기초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다니면서 우선 수행을 연습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청년들은 대부분 직장에서 아랫사람에 속하니까 시간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친구들이 즐기는 것을 다 즐기려고 하면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인생관을 바꾸고 시간을 자기가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까지 껄떡거리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미래를 보는 눈을 갖고 시대를 앞서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여러분 세대에 맞게 공부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이상을 꿈꾸며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제가 정토회를 시작했던 30년 전에는 돈이 없으니까 별도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가며 정토회 활동을 해야 했습니다. 활동 장소가 없어서 남의 절이나 교회 사무실을 빌려서 모임을 해야 했고요. 지금은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최소한의 기초는 마련되어 있으니까 이걸 딛고 앞으로는 여러분의 시대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큰 박수와 함께 1박 2일 동안의 청년 경주역사 기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청년들은 조별로 모여 마음 나누기를 하고, 스님은 곧바로 다음 일정을 위해 반월성을 걸어 나왔습니다.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온 스님은 한 시간 동안 휴식을 했습니다. 오늘 새벽에 거제도에 다녀오느라 밤을 새웠기 때문입니다.

오후 4시 40분부터는 지난 2박 3일 동안의 온라인 명상수련 회향식을 시작했습니다. 스님의 안내에 따라 부지런히 명상을 해 온 참가자들은 화상회의 방에 모두 모여 서로의 얼굴을 마주했습니다. 먼저 소감문 발표를 했습니다. 스님은 소감문 발표를 경청한 후 정리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명상을 하며 궁금했던 점에 대해 질문도 받은 후 회향 법문을 하고 회향식을 마쳤습니다.

일요명상

해가 지고 저녁 8시 30분에는 일요 명상 생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코로나 이후 135번째로 진행되는 온라인 명상 시간입니다. 먼저 스님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저는 어제와 오늘, 이틀 동안 청년들과 같이 경주 역사기행을 했습니다. 정토회 청년특별지부에 소속된 청년들과 경전대학에 다니는 청년들, 그리고 불교대학에 다니는 청년들까지 300여 명과 함께 1박 2일을 보냈습니다.

불국사도 그렇고 경주 전역에 관광객이 엄청나게 많이 와서 주차장에 차를 댈 곳이 없을 정도로 붐볐습니다. 남부 지역은 지금 단풍이 아주 예쁘게 물들어 있어서 관광객들이 구경하기에는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어서 지난주에 영어로 올라온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두 명의 질문이 올라왔는데 그중 한 명은 명상을 통해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수 있게 되는지 질문했습니다.

명상을 통해 어떻게 욕망을 다스릴 수 있나요?

“인생에서 욕망으로 인해 괴로움이 생긴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머리로는 이해합니다. 나쁜 경험을 하면 좋은 경험을 하고 싶기 때문에 괴롭습니다. 좋은 경험을 하면 더 좋은 경험을 하고 싶고, 이 좋은 경험이 끝날까 봐 두렵습니다. 명상을 통해서 욕망을 어떻게 수행으로 다스릴 수 있을까요?”

“욕망이 충족이 되면 기분이 좋고, 기분이 좋은 것을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다 이루어질 수도 없고, 이루어진다 해도 또 원하는 것이 더 커지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분이 나쁘고, 기분이 나쁠 때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분이 좋고 기분이 나쁜 것으로 행복과 불행을 삼는다면 우리는 행복과 불행을 계속 되풀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분이 좋은 것과 기분이 나쁜 것은 자동으로 일어나는 반응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 조절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 기분이 좋은 것으로 행복을 삼고, 기분이 나쁜 것으로 불행을 삼는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기분이 좋다고 해서 그것이 지속될 수 없기 때문에 기분이 좋을 것을 행복으로 삼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조금 지나면 그로 인해서 다시 기분이 나빠지는 상황이 되풀이되기 때문입니다.

기분이 좋다고 지나치게 들뜨지 말고, 기분이 나쁘다고 기분을 가라앉히지 말고, 항상 평정심을 유지해 나가야 겁니다. 기분이 좋으면 ‘기분이 좋구나’,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쁘구나’ 하고 알아차릴 뿐입니다. 북을 치면 소리가 나듯이 기분이 그렇게 일어나는 것입니다. 기분에 들뜨거나 가라앉거나 하면 결국은 괴로움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기분이 좋으면 안 된다든지, 기분이 좋으면 괴로움이 올 거니까 두렵다든지, 이런 생각을 한다면 질문자가 지금 관점을 잘못 잡은 것입니다. 기분이 나쁘면 나쁜 줄 알고, 기분이 좋으면 좋은 줄 그냥 알 뿐입니다. 기분을 거부하지도 말고, 기분에 집착하지도 말라는 겁니다. 즐거움이 일어나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라 거기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질문자가 말하듯이 즐거움에 집착하면 다음에 괴로움이 또 일어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두려워한다는 것마저도 즐거움에 집착하고 있다는 반증입니다. ‘이래야 된다’, ‘이러면 안 된다’ 이런 판단과 의도를 가지는 게 아니고 그냥 기분이 좋으면 ‘기분이 좋구나’, 기분이 나쁘면 ‘기분이 나쁘구나’ 하고 다만 알아차릴 뿐입니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약간 들떴다가 바로 평정심을 유지하게 됩니다. 우리의 카르마에 따라서 기분이 좋고 나쁨이 일어나기 때문에 카르마의 노예가 되지 말라는 거예요. 카르마의 노예가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진정한 자유와 해탈입니다. 마음이 고요 적정한 상태, 즉 들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는 상태가 바로 열반입니다. 이것이 지속 가능한 자유와 행복입니다.”

나머지 한 명의 질문에 대해 답변을 한 후 곧바로 명상을 시작했습니다.

탁, 탁, 탁!

명상을 마치고 실시간 채팅창에 올라온 소감을 스님이 직접 읽어준 후 생방송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법사단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전법활동가 법회를 생방송한 후, 오후에는 미소원 대표님이 두북 수련원을 방문하여 대화를 나누고, 공동체 지부 공청회를 하고, 저녁에는 길벗 법회를 온라인으로 생방송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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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각

감사합니다 스님 따뜻한 말씀에 청년들이 힘을 많이 받은듯합니다 고맙습니다

2022-11-24 09:19:49

이임숙

감사합니다

2022-11-22 19:27:25

무구행

청년들에게 웅대한 꿈과 서원을 갖게하시는 스님이야말로 부처이십니다. 고맙습니다_()_

2022-11-19 07: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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