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1.4.4 (오전) 영어통역 즉문즉설, 전국대의원회의 입재식
“한국의 젊은 세대가 좌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안녕하세요. 오늘 오전 스님은 영어통역 즉문즉설과 전국대의원회의 입재법문을 했습니다.

밤새 봄비가 부슬부슬 내렸습니다. 두북 수련원 운동장에 우뚝 서 있는 벚나무 아래에는 꽃비가 내렸습니다.

동백꽃은 출입문 앞을 붉게 물들였습니다.

새벽 기도와 명상을 마친 후 아침 8시에 영어통역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두북 수련원에 새로 마련된 방송실 모니터에는 미국의 코네티컷, 캘리포니아, 뉴저지, 조지아를 비롯해 베트남 하노이, 방글라데시, 캐나다 등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별도의 법회 의식 없이 편안한 음악이 흐르고 있는 가운데 8시 정각이 되자 스님이 카메라를 향해 인사말을 건넸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의 남부 지역인 경주 근교에 있습니다. 한국은 지금 봄이 한창이라서 온갖 꽃들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제가 며칠 전에 벚꽃과 진달래꽃을 촬영했는데요. 한번 보시겠어요?”

더불어 한국의 봄소식을 영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예쁘죠? 저는 어릴 때 제일 신기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마른 가지에서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땠어요? 그럼 우리 인생도 마음의 봄을 맞이하기 위해서 대화를 해보겠습니다.”

이어서 즉문즉설을 시작했습니다. 2시간 동안 4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했습니다.

  • 예전에 스님께서 '인생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우리 인생을 목적만 가지고 살 필요는 없다'라고 하셨습니다. 인생에 목적이 없다면 우리가 타인을 동정하고 도와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 제 딸은 11살인데 호기심이 많고 예술적 재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물에 직면하면 그것을 무기한 미루거나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 지난 3월 6일 미국 애틀란타의 찜질방 세 곳에서 총기난사가 있었습니다. 8명이 사망했고, 6명이 아시아 여성이었습니다. 유색인종으로써, 이민자로서, 여성으로서, 우리는 이 사건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요?

그중 마지막 질문자는 베트남 하노이에 살고 있는 남성이었는데, 자살률과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는 한국 젊은 세대의 정신적 위기의 원인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한국 젊은 세대가 좌절감을 갖게 되는 이유와 이를 극복할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의 젊은 세대가 좌절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

“The adolescent suicide rate in Korea is quite alarming and suggests that young generations of Koreans are increasingly desperate and depressed. Furthermore, marriage rates are also down, divorce rates are rising, and the Korean birthrate is well below replacement level. Taken together, this suggests that Koreansociety is facing a profound crisis of meaning. What role does late stage capitalism's obsessive focus on competition and material "success" play in the alienation and spiritual crisis facing Korea today? What might bedone to ameliorate this crisis?”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은 놀랄 정도로 높고, 이는 한국 젊은 세대의 자포자기적 심리와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게다가 결혼 비율은 낮고, 이혼율은 높아지고, 출산율은 인구 유지를 위한 출생률보다 한참 낮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볼 때, 한국 사회는 근본적으로 위기에 맞닥뜨린 것 같습니다. 오늘날 한국이 마주한 정신적 위기 속에서 경쟁과 물질적 성공에만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후기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

“이런 현상은 대한민국이 급격한 경제 발전과 사회 발전을 이룬 후유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빠르게 변화를 이루었습니다. 속도가 빠른 것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성장을 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급속한 발전을 했고, 정치적으로도 민주화를 달성했습니다. 이것이 기성세대에게는 굉장한 자부심이고 자랑이지만, 젊은이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압박이 되고 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간단한 지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1학년이었을 때 한국의 1인당 GDP가 100달러였는데 지금은 3만 2천 달러입니다. 60년 만에 320배가 늘었습니다. 약간의 기복이 있었지만 거의 지속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호롱불을 켜고 자랐습니다. 그 다음에는 램프를 썼습니다. 그 후 전기가 들어왔습니다. 또 제가 어릴 때는 나무를 때서 밥을 해먹었습니다. 조금 잘 사는 사람은 연기가 덜나게 숯으로 밥을 해 먹었습니다. 그러다가 연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석유로 바뀌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가스로 바뀌었고, 지금은 전기로 바뀌고 있습니다. 매년 월급이 조금씩 올랐고, 집도 조금씩 커지고, 이렇게 생활이 점점 개선되는 속에서 지난 60년을 살았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잠을 잘 때 한 방에서 여섯 명씩 잤습니다. 지금은 자녀들도 1인당 방을 한 칸씩 사용하는 집이 대부분입니다.

기성세대가 주는 보이지 않는 압박감

이렇게 세월이 흐를수록 늘 성장하는 것 밖에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세대는 이런 어려운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살았다는 자부심이 있는 거예요. 초등학교만 졸업하고도 돈을 벌어서 집을 사고 부모를 봉양하고 자식을 대학까지 보냈기 때문에 자녀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너는 공부할 방도 있겠다, 전기도 들어오겠다, 학원도 보내주겠다, 대학도 보내주겠다, 그런데도 도대체 너는 왜 공부를 제대로 안 하냐?’

젊은 세대들에게 이런 보이지 않는 비판과 압박감이 계속 있는 거예요. 그러나 지금 젊은 세대들은 자신의 미래가 갈수록 좋아지는 게 아니라 나빠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취업하기도 점점 어려워지고, 수입도 점점 줄어드니까요. 게다가 부모 밑에서 살 때는 큰 방을 갖고 살았는데, 결혼하면 오히려 방이 줄어듭니다. 부모 밑에서 살 때는 부모가 해주는 밥을 먹고 지냈는데, 결혼하면 자기가 밥을 해야 됩니다. 결혼을 하면 조건이 좋아지는 게 아니라 더 나빠지니까 불만족이 커지고, 그런 두 명이 같이 사니까 갈등도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내 살기도 어려운데 애를 낳아서 어떻게 키우나?’ 이런 걱정이 드는 겁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비슷한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홍콩도 마찬가지고요. 젊은이들이 자기가 돈 벌어서 집을 살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어요. 전세나 월세를 들어서 살려고 해도 서울에서는 너무 비싸서 자기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기성세대가 볼 때는 옛날에 내가 자랄 때보다는 엄청나게 세상이 좋아진 것 같지만, 젊은이들이 볼 때는 미래가 절망적인 그런 상황인 거예요.

이것은 물질적인 요인보다는 심리적인 요인이 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성세대는 자기가 어릴 때부터 노력을 해서 살았기 때문에 자생력이 있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부모가 대학까지 모든 걸 다 지원해주었기 때문에 자기 스스로는 자립하기가 어려운 거예요.

옛날에는 대학에서 배우는 지식과 기술만 갖고도 쓸모가 많아서 안전한 직장을 가질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지식과 기술을 갖고 있어도 사용할 데가 없어졌어요. 학교 교육이 사회 변화를 못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부모의 갈등 속에서 자라거나 경쟁 속에서 압박을 받고 자랐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우울증을 갖는 젊은이들의 비율이 매우 높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가치관의 재정립

이런 요인으로 인해 지금 질문자가 얘기한 그런 많은 사회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공해야 된다는 부모의 전통적 압박으로부터 젊은이들이 자유로워져야 됩니다. 출세해야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부모도 그런 요구를 자식에게 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변화하고 있는 새로운 세상에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는 훈련과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즉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측면에서 삶의 가치관이 다시 정립되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새로운 역할과 미래의 희망을 제시해야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어려움 속에서도 여기까지 버텨 온 것은 늘 희망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라를 잃었을 때는 ‘독립을 하자’ 하는 운동이 있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는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 하는 운동이 있었습니다. 독재의 억압을 받을 때는 ‘우리도 민주사회를 한번 만들어보자’ 하는 운동이 있었습니다. 고통도 겪었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희망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회는 젊은이들이 집단적으로 미래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어떤 것이 없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이 겹쳐서 지금 한국 사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겁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의 성공적 발전이 가져온 후유증입니다. 그래서 ‘과연 성공이 좋은 것인가’에 대해 재평가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여러분들도 자녀들에게 모든 걸 다 갖춰주는 게 정말 좋은 것인지, 이 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것은 마치 야생동물을 우리 안에서 너무 오래 키우면 야생성을 잃어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이런 문제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깊이 있는 답변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가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현재 한국에는 가치 재정립을 하기 위한 사회 운동을 하고 있는 단체나 정치 세력이 있습니까?”

“과거에 그런 역할을 했던 단체가 지금은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새로운 비전을 내세우는 운동도 아직 방향을 자리를 못 잡은 혼란기에 있습니다. 함께 연구하고 해결점을 찾아내서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더 질문을 받고 싶었지만 마쳐야 할 시간이 되어서 다음을 기약하고 질문자들에게 한 줄 소감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질문을 했던 남성분도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Thank you so much again for the thoughtful and in-depth response. For me it was fantastic to hear your ideas regarding realignment of values, I really think that has to happen for this generation to find their own version, their own vision of success and what it means to be fulfilled in this life. I think other questioner said it quite well. I’d very much like to share your response with my students, many of whom are Korean and I think it ’d benefit them immensely and not just them but the other students as well who often labor under the exact same pressures and expectations as the Korean students do. With your permission may I do so?”
깊은 답변 주셔서 감사하고요. 성공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나 가치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말씀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 허락해주신다면 스님의 답변 내용을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네, 허락하겠습니다.” (웃음)

마지막으로 스님은 어떻게 하면 꼰대가 되지 않고 젊은이들의 창조성을 열어줄 수 있는지 이야기하며 방송을 마쳤습니다.

“저하고 같이 사는 젊은이들이 저를 좋아할 것 같아요? 존경할지는 모르지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저희 세대는 어릴 때부터 일을 하고 살았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저녁까지 하루 종일 일을 하는 게 몸에 배어있어요. 그래서 저와 같이 살면 젊은이들이 힘들어 합니다. 자기들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저하고 같이 있으면 괜히 스스로가 게으른 것 같고, 잘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제 가까이에 안 있으려고 해요. (웃음)

꼰대가 되지 않는 방법

제가 아주 주의를 기울여도 저도 모르게 점점 꼰대가 되어가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자기를 살피고 주의를 해야 합니다. 성장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형성된 남성적인 권위주의라든지, 승려라는 기득권이라든지, 나이가 많다는 생각이라든지, 경험이 많다는 생각이라든지, 이런 생각들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존중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에 대해서 늘 점검하고 살아야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 보살펴준 것이 그때는 도움이 됐는데, 그 습관을 버리지 못하면 나중에 아이들에게 간섭이 되어 거꾸로 성장에 장애가 됩니다. 제가 가진 많은 경험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너무 좋다는 것이 절대화되기 시작하면 새로운 세대의 창조성을 막는 결과가 빚어집니다. 좋은 마음으로 했다고 다 결과가 좋은 것도 아니에요.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서 좋은 마음으로 했다고 자꾸 주장하지만, 그것만 갖고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친해도, 아무리 가까워도, 항상 한 발 떨어져서 서로를 존중하고 사는 게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나도 행복하고 남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하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스님이 합장으로 인사를 하자, 사회자가 나와서 마무리 멘트를 했습니다.

“Thank you everyone for coming today. I hope you enjoyed the talk.”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시간 되셨길 바랍니다.)

참가자들이 손을 흔들자, 스님도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습니다.

생방송을 마치자마자 곧이어 INEB(국제참여불교네트워크) 이사를 맡고 있는 안첼리 씨와 화상으로 미팅을 했습니다. 안첼리씨는 태국계 미국 시민인데 인천 공항을 거쳐 방콕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을 도울 수 있는 많은 연구와 활동을 좀 해주세요. 지금도 INEB를 통해서 미얀마 시민들을 돕고 있는데, 조금 더 확대를 하면 좋겠어요.”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님께서 니와노 평화상 상금으로 지원해 주신 동남아 여성들을 돕는 활동에 저도 같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는 임시 전국대의원회의를 시작했습니다. 스님은 두북 수련원 방송실에서 연달아 일정을 이어갔습니다.

출석 대상 209명 중 206명이 참석하여 99%의 출석률을 보이는 가운데 삼귀의 반야심경 봉독을 한 후 전국대의원회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스님의 입재법문을 청해 들었습니다.

오늘은 정토회 역사에서 마지막으로 열리는 전국대의원회의인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10년 간의 대의원제도를 통해서 대중들의 주인의식과 책임감은 더욱더 높아졌습니다. 이 성과를 토대로 온라인 정토회 논의 과정에서 공청회가 여러 차례 진행되는 등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고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 온라인 정토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10차 천일결사에는 해외에도 대의원제도를 실행하였으며 매주 주례회의가 정착되는 등 지역의 의사결정 과정을 책임지고 이끌어왔습니다.

스님은 대의원들의 노고에 대해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정토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손으로 직접 결정해서 새로운 정토회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새로운 변화로 인해 대의원의 역할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새로운 정토회의 방향을 대의원 여러분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여러분은 정토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분께 드리는 선물에 이렇게 감사의 마음을 적었습니다.

‘지난 10년간 대의원 역할을 잘해주셨고, 이제 대의원제도가 없어지지만, 그러나 여러분은 정토회의 역사에 길이 남을 겁니다. 거기에 여러분들이 큰 기여를 하셨습니다’

오늘로써 여러분들 모두가 대의원 소임을 마치게 됩니다. 이것은 마치 딸을 시집보내는 것과 똑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시원하고, 어떤 면에서는 섭섭하지만, 딸이 결혼해서 잘 살면 좋은 일이지 않습니까? 물론 아쉽기는 할 겁니다. 그러나 정토회가 더 나빠지는 쪽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해 가는 쪽으로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섭섭한 마음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계속 섭섭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은 집착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오늘 마무리를 잘하시고 이제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로운 시스템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수행자입니다. 정토회 안에서 무슨 임원을 맞는 게 보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다만 대중이 원하고 정토회가 필요하다면 나에게 무엇이 주어지든지 기꺼이 봉사를 하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나는 꼭 그 일을 해야 되겠다’ 이렇게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변화의 국면에서는 손실도 따를 수도 있고, 또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마음을 다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저항이 좀 있다고 해서 변화를 멈춰서도 안 됩니다. 변화하는 것은 이미 결정이 되었고, 우리가 가야 할 큰 방향이기 때문에 원칙대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너무 서두르거나 또는 너무 원칙적으로만 추진하게 되면 그동안 정토회에 애정을 가졌던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 수 있어요. 물론 스님이 그분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일일이 껴안아 주면 좋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 대의원 여러분들이 현장에서 그런 분들을 잘 껴안고 어려움을 함께 이겨나갈 수 있도록 해주십사 부탁 말씀을 드립니다.

새싹을 돋아나게 하는 봄비처럼

오늘 논의해야 할 안건이 너무 많기 때문에 이 정도만 말씀을 드리고 회의가 끝날 때 다시 종합적으로 여러분들이 한 얘기를 듣고 대화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하루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밖에는 지금 봄비가 오고 있습니다. 봄비 치고는 너무 많이 오고 있어요. 내일부터 날이 맑아지면 아마 잎이나 싹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피어나지 않겠나 싶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마치 봄비와 같은 역할이 되기를 바랍니다.”

입재 법문이 끝나자 대의원들은 본회의에 들어갔습니다. 오전에 심의 안건 11개에 대해 질의응답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오후에는 보고 안건 17개에 대해 질의응답과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자, 그럼 지금부터 안건 심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전국대의원들이 안건을 심의하고 있는 동안 스님은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농사일을 하기 위해 산 윗밭으로 향했습니다.

오후에는 산 윗밭에서 가시 덩굴과 잡목을 제거하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저녁에는 전국대의원회의에 다시 참석하여 회향법문을 하고, 온라인 일요명상을 생방송했습니다. 내일 이어서 소식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체댓글 57

0/200

김애자

감사합니다

2021-04-12 06:36:27

국어광

존재의참모습님은 국어는 솔직히 말해 힘들다면 본인은 공부에는 소질이 없다는것도 모르는시는것 같습니다.

블루칼라로 평생사는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뭔가요. 정말로 블루칼라가 싫으면 스님이나 목사님하면 되잖아요. 사회적 계층중 제일 꼭대기로 껑충 뛰어 오르면 되잖아요. 사회적 계층이동이 막힌것이 아니라 본인이 EQ도 없는것입니다. 답답한 얘기 그만하세요.

2021-04-11 20:04:23

희망찬내일

감사합니다(♥)

2021-04-09 11:44:49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