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6.30 결사행자 및 기획위원 공청회
“온라인 세상이 되면 대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될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결사행자 및 기획위원 공청회가 있는 날입니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공청회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정토회가 크게 방향을 전환을 하려다 보니 의견 수렴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밤새 비가 내리더니 아침이 되자 구름 사이로 햇살이 비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스님은 기도를 하고 밭으로 나갔습니다. 오늘은 들깨 모종을 심고 서울에 가져갈 야채를 수확했습니다. 농사일을 마치고 공청회에 참석하기 위해 두북 수련원으로 내려왔습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좀처럼 끝이 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은 10시부터 결사행자 회의 및 기획위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결사행자 60여 명과 기획위원 4명이 모두 화상 회의 방에 입장한 가운데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 한 후 공청회를 시작했습니다.

“모두 입장하셨나요?”

“네.”

최광수 기획위원장의 사회로 공청회가 진행되었습니다. 먼저 스님에게 입재 법문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지금까지 두북특별위원회 운영 경과를 간단히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하루 종일 회의를 해보겠습니다. 지난 100일 동안 공동체 소속 법사님들이 많은 준비를 했습니다. 100일 정도면 어느 정도 완성된 결과물을 발표할 수 있지 않겠나 생각했는데, 다른 업무들도 함께 해나가야 하다 보니 매일 회의를 할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 100일이 되었지만 아직 종결을 짓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7월 20일까지는 1차적으로 완성시켜보겠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에 대한 공청회입니다. 발표 내용을 다 들어보시고, 이후 결사행자 회의를 따로 소집하면 그때 최종 결정을 한 후 전국대의원회의에 제출하겠습니다.

가장 많은 진척이 있었던 것은 온라인 정토회 운영 방안입니다. 가을불교대학과 경전반은 대다수가 온라인으로 전환해서 가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봄불교대학의 경우 11개 정토회만 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하고, 18개 정토회는 온라인으로 전환해서 가자는 쪽으로 논의가 되어 있는 상황이고요. 온라인으로 전환했을 때 무엇을 보완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과제들이 조금 남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가 있었는데, 오늘 그 내용을 모두 발표해 드릴 테니 잘 듣고 자신의 의견을 제출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두북특별위원회에서 분과별로 논의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 개원법회, 정토대전, 의식, 교육연수, 공동체와 수련, 세계 전법, 불사, 사료편찬위원회까지 총 9개의 주제에 대한 발표가 계속되었습니다. 방대한 분량이었지만, 법사님들은 문서를 보기 좋게 만들고, 핵심을 요약해서 발표해 주었습니다.

“온라인 정토회 운영 방안에 대해 발표하겠습니다.”

“개원 기념법회에 대해 기획해 본 내용에 대해 발표하겠습니다.”

“정토대전 편찬 계획에 대해 발표하겠습니다.”...


발표를 마친 후 모둠별 토론을 시작했습니다. 총 5개의 모둠으로 나뉘어 각각 화상 회의 방을 만들어서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둠 토론을 마친 후 스님과 함께 하는 공청회 시간을 가졌습니다. 5개의 모둠이 차례대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고, 다시 토론하는 시간이 계속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불교대학을 온라인으로 전환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습니다.

“온라인 불교대학은 조장의 역할이 중요해집니다. 조장을 맡을 활동가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주말 실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활동가들이 주말에 시간 내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대의원 제도를 비롯한 대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스님은 대의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의 장점을 결합한 방식에 대해 제안했습니다.

온라인 세상에서 대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될까요?

“요즘 200명 이상이 접속하는 온라인 공청회를 보면서 대의 민주주의에 기반한 대의원 제도가 직접 민주주의로 변화해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이 온라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가는 상황에서 간접 민주주의인 대의원 제도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궁금합니다.”

“저도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궁금합니다. (웃음)

우리도 더 연구를 해야 합니다. 앞으로 1000명 내지 2000명, 더 나아가 1만 명까지 동시에 화상 회의를 할 수 있게 되고, 온라인 투표도 할 수 있게 되면,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해지는 게 사실입니다. 적어도 1만 명 정도 단위까지는 직접 민주주의가 가능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나 수백 만 명이 되었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지는 더 고민해봐야 하는 이슈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민주주의라고 해서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60명이 참여하는 결사행자회의에서는 모두가 다 스님의 제안에 동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수의 인원이 모여서 회의를 할수록 반대 의견을 내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1000명을 대상으로 직접 민주주의를 하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결사행자회의보다도 반대 의견이 많이 나옵니다. 그러나 투표를 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다수의 의견대로 대부분 통과가 됩니다. 왜냐하면 반대 의견이 있어도 그 반대 의견이 다수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참여하는 사람 수가 많기 때문에 토론이 제대로 되기가 어렵습니다. 이렇게 되면 형식은 민주주의 형식인데, 대부분 초안이 통과되는 방식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입니다. 숫자가 많으니까 충분한 토론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직접 민주주의가 초기에는 개인의 의견이 반영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좋은 장점이 느껴지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과연 민주적인 토론에 의해서 운영된다고 할 수 있느냐’, ‘오히려 의도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지 않느냐’ 하는 우려가 나타나게 됩니다.

반면에 대의 민주주의의 가장 큰 약점은 대의원이 회원의 의사를 대변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투표하고 행동한다는 겁니다. 각 법당의 회원들의 의사를 대변해야 하는데 자기 생각으로 한다는 것이 대의 민주주의가 갖는 한계입니다. 대신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적기 때문에 충분한 논의가 가능하고, 그런 이유로 민주주의의 가치를 더 잘 실현해줄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정토회에서는 실험을 해보고 있는 중입니다. 예를 들어 정회원이 4000명이라면, 4000명의 의견을 온라인 방식으로 모두 청취하는 겁니다. 온라인 방식을 활용하면 전체 회원들의 의향이 어떤지 여론 조사가 가능합니다. 이때 3분의 2가 넘었다는 이유로 바로 결정해 버리는 게 아니라 모두의 의견을 수렴하되 그 결과를 참고해서 대의원들이 최종 결정을 하도록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는 여론 수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대의원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갖고 결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론 수렴 과정은 직접 민주주의로 하고, 최종 결정은 대의 민주주의로 하고, 이렇게 두 가지 방식을 겸하면, 대의 민주주의도 보완이 되고, 직접 민주주의가 갖는 허점도 보완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는 앞으로 더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온라인 방식이 전면 도입될 경우 법당이라는 공간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그래도 법당은 있어야 하나요?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법당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가끔 수행 법회에서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활동가들은 상실감도 느껴지고 신명이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온라인으로 전환할 때 정토회는 어떻게 바뀌게 되는지 그 방향이 궁금합니다.”

“법당이 없어진다는 얘기를 한 적이 없어요. 어디서 그런 소문이 자꾸 나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만약 정토회가 온라인으로 전면적인 전환을 하게 된다고 가정하면, 불교대학과 경전반 수업을 진행해오던 법당의 역할이 필요 없어집니다. 법당의 역할이 없어지는데 굳이 월세를 내는 법당 건물을 갖고 있을 이유가 있겠느냐는 문제가 제기가 되겠죠. 그런 상황인데도 법당을 계속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면 그건 결국 집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지금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문제는 법당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 자기 집이 법당이 된다는 개념입니다. 법문 듣고, 수행하고, 기도하고, 행사하는 걸 다 개인 법당에서 온라인으로 참여하게 되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현재 법당이라는 공간이 쓰임새가 없어집니다. 그러나 사무실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면 사무실로 쓰기에 적당한 크기의 규모를 마련해서 유지를 하면 됩니다. 코로나 때문에 지금 대중이 거의 법당에 나오지 않는데 굳이 월세를 매달 내면서 법당을 유지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은 당장 법당을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우선 가을 불교대학과 경전반부터 온라인 방식으로 운영해보자는 겁니다. 봄 불교대학도 일부는 온라인으로 운영해 보고요. 수행법회는 지금도 이미 온라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수도권에 있는 사람들은 법당에 나갈 일이 거의 없어지게 됩니다. 그런데도 월세는 몇 백만 원씩 계속 내는 상태에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법당을 없애거나 크기를 줄입시다’ 이런 제안들을 대중이 하게 될 겁니다.

법당의 용도가 있는데 대중이 없애자고 하면 그대로 두라고 하면 되고, 용도가 없는데 법당을 갖겠다고 하면 그건 집착이라고 알려주면 됩니다. 지금까지 논의한 바로는 모둠이 5개 이상 되는 지역은 사무실 정도의 공간은 있어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런 작은 공간은 법당이라고 부르지 말고 ‘센터’라고 부르면 좋겠다는 제안도 있었어요. 법당은 최소한 시도별로는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습니다. 여기까지가 의논된 내용입니다.

어떤 것도 결정된 것은 없어요.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면 법당은 어떻게 될 것 같은지에 대한 얘기가 오갔을 뿐입니다.”

이 외에도 모둠에서 제기된 다양한 의문점들을 질문했고, 스님은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나갔습니다. 궁금증이 시원하게 해소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 질문까지 답변하고 나니 벌써 4시간이 지나 마칠 때가 되었습니다. 오늘 공청회를 하며 소감이 어땠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분 한 분의 얼굴이 모니터에 나타나고 각자 짧게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정말 방대한 분량의 발표를 듣고 놀랐습니다. 앞으로 정토회의 모습이 더 기대됩니다.”

“궁금증이 모두 해소되어 속이 시원했습니다.”

“온라인으로도 하루 종일 회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심층 토론이 좀 아쉬웠습니다. 앞으로는 결사행자 모두가 관심 있는 분과를 하나 선택하게 해서 심화된 논의와 토론을 이어가게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많은 자료를 주셨는데 검토할 시간을 짧게 주셔서, 문제의식이 있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충분히 검토할 시간을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결사행자들은 ‘이 많은 자료를 다 읽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반응이어서 재밌었습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

소감을 다 듣고 나서 마지막으로 스님에게 닫는 말씀을 청했습니다. 스님은 정토회가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려면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강조했습니다.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할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해서 가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드린 겁니다. 여러분은 수행자이자 전법사입니다. 수행자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사람이고, 전법사란 남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온라인으로 전환이 되면 수행은 내 법당에서 하게 되는 겁니다. 내 방이 법당이 되는 거예요. 이런 제안은 정토회를 시작할 때부터 잡고 있었던 방향입니다. 내 방을 수행 도량으로 만들어서 모든 수행은 내 방에서 하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의 활동 공간은 이 세상입니다. 보살이 활동하는 국토가 바로 정토입니다. 지금까지는 법당에 모여서 행사를 했는데, 이제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지역에 모여서 지역 활동을 하게 되는 겁니다. 독거노인도 돕고, 환경실천 캠페인도 하고, 이렇게 내가 사는 지역을 위한 활동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거예요.

‘나는 수행자이다.’
‘나는 전법사이다.’
‘내 방이 법당이다.’
‘내가 사는 지역이 보살이 활동하는 공간이다.’

앞으로는 이런 관점을 확실히 갖고 활동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사람이 모였을 때는 농사를 짓는다거나 폐품을 재활용한다거나 하는 실천 활동을 더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이렇게 온라인으로 가게 될 때 그에 따른 보완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우리의 연구 과제입니다. 가능하면 기존에 갖고 있는 장소를 활용해야 합니다.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기보다는 공간은 최소화하는 게 좋습니다. 가정집이나 공공장소 등 이미 있는 공간을 활용해야 합니다. 에어비엔비에서 이미 지어진 집의 빈방을 활용하듯이 정토회도 이미 있는 공간을 활용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해요.

경주 남산 순례도 몇 백 명이 한꺼번에 가는 게 아니라 조별로 가서 온라인으로 설명을 듣고, 즉문즉설도 다 모일 필요가 없이 온라인으로 접속해서 하고, 이런 방식으로 바꾸어가는 게 필요합니다. 백중기도, 정초기도, 동지기도 이런 행사들도 온라인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전부 개발해 나가야 합니다. 숙박이 필요한 행사라면 개인 텐트를 쳐서 참여하도록 하고, 이렇게 저비용 친환경 생활 방식을 적극 도입하고, 거기서 생긴 수입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겁니다.

우리가 이런 방식으로 방향을 잡는다면 오히려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겁니다. 당장 그렇게 가자는 것이 아니에요. 큰 방향을 그려놓고 할 수 있는 만큼 하나씩 구현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사홍서원으로 공청회를 모두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다 함께 단체사진을 찍었습니다.


공청회가 끝나자마자 예불을 드린 후 곧바로 두북 수련원을 출발해 서울로 향했습니다. 밤 11시 30분에 서울 정토회관에 도착한 후 일정을 마쳤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병원 검진을 받은 후 점심에는 손님과 약속, 오후에는 행정처장, 통일특위 위원장과 회의를 연이어 가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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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숙여래심

이 곳에서도 가을 불대와 경전반 주축은 온라인수업이며 실천수행적 부분은 오프로 나눠 진행되는 쪽으로 방향 잡습니다

2020-07-26 23:08:15

정지나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속에 여러가지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려는 여러분과 스승님에 모습이
참 감동입니다 지꾸 움추려드는 나를
다시 자각하고 한발 아니 반발을 앞으로 걸어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2020-07-13 22:10:47

김애자

‘나는 수행자이다.’
‘나는 전법사이다.’
‘내 방이 법당이다.’
‘내가 사는 지역이 보살이 활동하는 공간이다.’

2020-07-11 06:3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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