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0.3.7 농사일
“오늘도 돌을 줍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제에 이어서 농사일을 했습니다. 날이 밝자 밭으로 향했습니다.

모두가 모이자 역할 나누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뭐 하면 돼요?”

“오늘도 돌을 줍겠습니다.” (웃음)

오늘도 밭에 돌을 주웠습니다. 어제 하루 종일 돌을 줍고 났더니 오늘은 한결 일이 몸에 익어 속도가 더 빨랐습니다. 흙 사이사이에 조각 난 비닐, 부러진 플라스틱 조각, 끈 등 쓰레기도 함께 주웠습니다. 큰 돌, 작은 돌, 돌 줍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물이 잘 흘러갈 수 있도록 삽으로 수로도 뚫었습니다.

한참 동안 일이 진행되던 중 스님이 잠깐 양해를 구했습니다.

“저는 점심시간에 잠시 대구에 다녀오겠습니다.”

스님은 언론에 연일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나오자 상주 대중들이 사용하려고 남겨 놓은 마스크마저 필요한 곳에 전해주고자 대구로 출발했습니다. 필요한 곳에 잘 사용되면 좋겠다고 하면서 마스크를 전달했습니다.

“우리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기 때문에 마스크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에요. 의료진, 생산직 노동자, 장사하는 사람, 택배 노동자 등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가야 해요. 시민들이 마음을 좀 진정하고, 사회 전체를 위해 서로 양보하고 나누면 이런 마스크 대란은 오지 않을 텐데요...”

두북 수련원으로 돌아온 스님은 점심을 먹고 다시 밭으로 나갔습니다.

오후에 조금만 더 작업을 하고 나니 밭에서 돌을 골라내는 작업은 모두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밭을 갈고 고랑을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돌이 다시 나올 것입니다. 작물을 심고, 키우고, 거두는 일 외에도 해야 할 일이 참 많습니다.

돌 줍는 작업이 마무리가 되어갈 즈음 스님은 홀로 비닐하우스 측면에 있는 돌과 잡초, 쓰레기를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측면은 빗물이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햇볕이 잘 드는 땅입니다.

고추를 수확할 때 이동이 편리하도록 농사 담당자가 측면을 비우고 고랑을 만들었는데, 스님은 여러 번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측면을 통로로만 쓰기에는 땅이 아까워요. 고추를 수확하기 전에 마무리할 수 있는 채소를 한 번 심읍시다. 여기에는 채소를 심으면 잘 자라요.”

스님 혼자서 측면의 빈 땅을 깨끗하게 정비했습니다.

비닐하우스 한 편에는 밭에 심어도 될 정도로 양배추, 브로콜리, 봄배추 모종이 잘 자랐습니다. 모종에 물을 듬뿍 주었습니다.


물을 듬뿍 준 모종을 밭에 정식으로 옮겨 심었습니다.


양배추는 45cm, 브로콜리는 40cm, 봄배추는 30cm씩 띄우고 심었습니다. 심고 나서 작물 주위로 비닐에 작게 구멍을 뚫어주었습니다. 비닐 안이 너무 더워지지 않도록 통풍을 시켜주기 위해서입니다. 마지막으로 빗물을 담아 둔 물통에서 물을 떠 와 각 모종마다 흠뻑 적셔주었습니다.

지난번에 심었던 감자와 쌈채소에도 모아둔 빗물을 떠 와서 주었습니다. 아까운 물이 새지 않게 아기에게 젖을 먹이듯 구멍마다 조심스럽게 물을 주었습니다.

법사님들이 모종을 심는 동안 스님은 비닐하우스 주변을 둘러보며 보이지 않는 곳을 정비했습니다. 비닐하우스 뒤편 수로에 물이 잘 빠지는지 확인하고 물이 더 잘 흐르도록 오늘 주운 큰 돌을 보강했습니다.

“물이 계속 흐르다 보면 밭을 자꾸 침범할 수 있어서 여기에 축대를 작게 쌓읍시다.”

비닐하우스 앞에 전선은 차가 계속 밟고 지나가면 위험해 보였습니다.

“차가 지나다녀도 안전하도록 전선을 더 깊이 파묻어야겠어요.”

망치로 시멘트를 조금 깎아내고 전선을 넣은 다음 진흙으로 꼼꼼하게 덮었습니다. 처음에는 스님이 모종을 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돌아보니 필요한 일을 계속 찾아서 하는 스님의 모습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내일은 제10차 천일결사 입재식이 있는 날입니다.. 생방송을 하기 위해 다시 서울로 올라가야 해서 오늘은 어제보다 일찍 일을 마무리했습니다.

모든 일을 끝마치고 작물로 채워진 비닐하우스를 걸어 나오는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차에는 두북 수련원에서 직접 키운 무와 겨울초, 시금치를 실었습니다.

농사를 지어보니 무심코 먹던 반찬이 이제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무 4개, 겨울초와 시금치 한 봉지를 차에 정성껏 실어서 서울로 향합니다. 서울로 가는 동안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렸습니다. 도착하니 밤 9시가 다 되었습니다.

“운전하느라 수고했어요.”

운전을 해 준 활동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후 스님은 정토회관으로 들어갔습니다.

내일은 코로나 19로 인해 온라인 생방송으로 만일결사 중 열 번째 천일결사 입재식을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5

0/200

임규태

스님께 감사드리며 여러 봉사자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_^

2020-06-16 21:21:44

백미희(대구)

스님 ()()()

2020-03-27 10:34:34

하심

부처님들의 농사
감사합니다 _()_

2020-03-15 09:40:01

전체 댓글 보기

스님의하루 최신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