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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오늘도 새벽 5시부터 대중들과 함께 기도하시고 발우공양하시면서 서울 공동체 대중들의 수행을 지도해 주셨습니다.
수행생활을 할 때 질서를 중요시 합니다. 단지 보기 좋아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 깨어 있어라', ’자신의 동작에 깨어 있어라', ‘정신없이 살지 말고 매 순간 깨어 있어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가 질서로 나타납니다.
‘방석을 가지런히 놓으라'는 것은 보기 좋고 사용하기 편하게 한다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고, ‘방석을 놓는 그 순간에 깨어 있어라’는 것이 그 취지입니다. ‘신발을 가지런히 놓아라’는 것도 ‘신발을 벗을 때 깨어 있어라’는 것입니다.
법당에 예불 준비하는 사람은 촛불을 켜고 부처님께 절을 하고 난 후, 불상을 가운데 두고 양쪽 촛대가 균형 있게 놓여 있는가, 향로와 공양구가 중심에 있는가, 앞에 놓인 법상이 딱 가운데 놓여 있는가, 스님 방석을 놓는다면 균형이 맞게 놓여 있는가 잘 살펴야 합니다.
발우를 놓으면서도 상석을 기준으로 하여 줄을 맞춰서 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군대식으로 선을 그어 줄을 맞추라는 것이 아니라, 수행자라면 누구든지 들고 날 때 살펴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시며 항상 무슨 일을 하든지 깨어서 살피면서 하도록 지도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스님께서 한 선방의 부목으로 살 때 선방스님들의 쓰레기통을 치우면서 쓰레기의 내용을 보면 수행자들이 얼마나 깨어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경험을 얘기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발우공양 좌석을 준비하면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을 지적해주셨습니다.
첫째, 여러분들이 항상 깨어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 살피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매사에 그렇게 해야 합니다. 이것을 지적하면 이것만 하고, 다른 것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됩니다.
연등을 달면 연등 간격이 바른지, 처진 것은 없는지, 불 꺼진 것은 없는지 등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연등에 불이 꺼져 있어도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몇날며칠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회관 옆에 부착되어 있는 현수막도 행사기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붙어 있습니다. 여기 대중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살고 있는데도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내 일이 아니라도 담당자에게 전화를 해서 처리하도록 알려야 합니다.”
나 자신만을 살피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정토회관의 여러 가지 일들도 잘 챙겨야 함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발우공양을 준비하면서 좌석을 배치할 때 유의점, 공양을 준비할 때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다시 짚어주셨습니다.
“음식을 준비할 때도 반찬에 기름이 들어갔다고 하면 숭늉을 팔팔 끓여서 내야합니다. 기름기와 고춧가루는 섞이게 되면 붉은 색깔이 잘 닦이지 않기 때문에 뜨거운 물을 부어 깨끗이 씻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얘기하면 ‘아예 기름을 쓰지 마라’고 이해하기도 하는데, 가능하면 발우공양에는 기름을 안 쓰거나 적게 쓰고, 기름을 쓸 때는 거기에 맞추어서 뜨거운 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수도 보통 때는 차게 해도 되지만, 오늘처럼 기름기가 있는 음식이 있을 때는 청수도 데워서 준비해야 합니다. 공양을 준비하는 사람이 주변을 살피고 상황을 살펴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것이 다 수행입니다. 수행을 형식화 하면 군대처럼 되기 쉽습니다. 그러면 늘 긴장해서 살아야 합니다. 군대생활처럼 외출 나오면 퍼지게 되고, 다시 복귀하게 되면 긴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명상할 때 편안한 가운데 알아차림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것은 긴장을 풀고 편안히 하라는 것입니다. 편안한 가운데 또렷이 깨어 있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일상생활에 적용되도록 해야 합니다. 편안하면 얼굴이 밝을 것이고, 긴장하면 얼굴이 굳고 건드리면 터지게 됩니다.
편안한 가운데 뚜렷이 깨어 있으면 됩니다. 여기 이곳은 우리가 계속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집입니다. 여기서 계속 긴장해서 살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생활하면서 수행자로 살펴서 사는 것이 바로 생활불교, 불교의 생활화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겸해서 정진을 해 나가시기 바랍니다.”라며 우리가 일상에서도 편안하면서 깨어 있도록 지도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참회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말씀해주셨습니다.
“대중 공사에서 참회하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하나는 내가 놓친 것을 자각해서 참회하는 것이고, 다음은 대중들의 의혹을 풀어주기 위한 것입니다. ‘내가 계율을 놓쳐서 이렇게 참회합니다.’ 그러면 대중들은 ‘저 사람은 자기가 계율을 어긴 것을 알고 있네.’ 하고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됩니다. 내가 어떤 사정이 있어서 계율을 어긴 것을 대중 참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 의혹을 해소해 주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아침에 기도하다가 갑자기 밖에 나갔다 왔는데, ‘저 사람은 왜 나가나’ 하는 의혹이 들게 됩니다. 나갔다 온 사람은 대중공사시간에 ‘내가 아침에 설사를 해서 기도 중에 나갔다 왔습니다.’고 참회를 하면 됩니다. 나갔다 온 것이 잘못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의혹이 생긴 것을 대중 참회를 통해서 풀어주고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똑같은 계율을 가지고 참회가 오늘도, 내일도 계속 반복된다면 이번 달에는 이중에 한 개는 꼭 지켜봐야겠다고 목표를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꺼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때 아닌 때 먹지 말자’, ‘비닐에 든 것을 먹지 말자’등을 이번 달에 1개를 정해서 지켜서 해보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녁예불을 빠진다고 참회를 매일 반복한다면 이번 달에는 내가 사업은 사업대로 하더라도 예불은 예불대로 꼭 지켜서 해야겠다고 목표를 세우고 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중심을 가지고 해보면 일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일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천주교에서는 12시 종을 치면 면담하다가도 ‘죄송합니다. 잠시 기다려주세요.’ 하고 그 자리에서 기도를 하고 끝나면 다시 일을 하게 됩니다. 그것을 기분 나빠 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오히려 저 사람들은 저렇게 하는구나 하고 이해하게 됩니다.
전에 아프간에서 택시를 타고 가는데, 택시기사가 가다가 기도시간이라고 택시를 세우고 그 자리에다 자리를 깔고 기도를 마친 후 다시 갔습니다. 그럴 때 그것을 미쳤다고 하기보다는 이 사람들은 이렇게 하는구나 하고 이해를 하게 됩니다.
저는 지난 1월부터 인도, 동남아 지역을 다니다 보니 남방불교의 관습대로 지금 오후불식중입니다. 손님과 저녁 일정이 잡혔어도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다. 식사초대를 해놓고 나는 안 먹으면 실례입니다. 그렇기에 가능한 저녁 식사 일정은 안 잡는 것이 제일 좋고, 어쩔 수 없다면 비록 실례이긴 하지만 내가 정한 것을 하기 위해 양해를 구하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자기 생활의 원칙을 정하고 지켜나가는 것은 업무에 방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심을 잡고 있으면 일을 훨씬 더 잘 할 수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더불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계율은 한 가지씩 목표를 세우고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계율이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면 1년에 한 번씩 건의를 하거나 또, 지역에 따라 맞지 않다면 일정기간 유보할 수도 있다고 하셨습니다.
“인도 짜이나 한국의 차처럼, 필리핀 원주민 마을에는 커피가 기호식품이 아니라 식음료에 해당합니다. 그동안 행자들은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더라도 나는 무조건 지키는 것이 방침이었는데, 필리핀의 경우 이번에 행자들까지도 커피는 마시도록 했습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수행이나 계율은 다 잘 살려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통해서 여러분들의 삶에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정토회에 살다보면 주로 행자들이 엄격하게 잘하고, 신참들이 잘 지키고, 오래된 사람들은 적당히 합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보고 나도 빨리 고참 되기를 바라기만 합니다. 계율보다 관습이 더 무섭기 때문입니다. 그런데서 여기 정토행자들은 선배도 그렇다, 법사도 그렇다고 하면서 따라하지 말고 여기에 수행하러 왔으니까, 남을 따지지 말고 나는 한 번 해본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내가 물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사람이 많아져서 분위기가 좋은 쪽으로 갈 수 있어야 합니다. 남들이 안한다고 이야기 하지 말고 내가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살피면 됩니다. 그래야 새로운 분위기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생활해 봅시다.”
스님께서는 지나온 습관대로 살기보다는 내가 새로운 바람이 되어 수행정진 해 나가기를 당부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대중들과 함께 아침 일정을 마치시고 중국 방문 일정으로 공항으로 출발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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