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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대장정 여섯째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벽 3시 20분에 기상한 청년들은 4시에 오늘의 첫 목적지인 발해진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어제 천지를 본 여운이 아직 남아있어서 인지 다들 즐겁고 밝은 얼굴들입니다. 스님께서는 아침인사를 하시면서 오늘이 벌써 역사기행 여섯째 날인 것을 확인 하시고 “처음은 하루가 긴 것 같지만 금방 지나간다” 고 말씀하시며 오늘 일정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오늘은 옛 발해의 첫 수도였던 돈화를 출발하여 발해진으로 가는 도중에 어제 보았던 강동 24석과 같은 성격의 요전자 24개석과 동북지역에서 백두산 다음으로 많이 찾는다는 경박호를 거쳐 발해진에 도착해서는 흥륭사, 상경용천부와 박물관 등을 둘러본 후 점심식사를 하고 도문으로 가서 그곳에서 다시 봉오동 전투터를 둘러보고 나서 한반도 최북단까지 둘러보는 일정이라고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광복69주년을 맞는 광복절에 스님과 함께 봉오동 전투터를 비롯한 옛 발해 유적지를 둘러본다고 생각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한시간 정도 버스를 달리니 한적한 농촌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요전자 24개석을 보러 가시면서 스님께서는 “춥지도 않고 시원한 날씨네요” 라고 운을 떼시면서 농촌치고는 깨끗한 마을이라고 주변을 둘러보시며 사뿐하게 걸어 가셨습니다.
요전자 24개석은 어제 돈화에서 봤던 강동 24개석 보다는 크기도 작고 잘 다듬어 지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첫줄 빼고는 2번째 3번째 줄 돌들은 코스모스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한 바퀴 둘러본 후 차량으로 이동하시면서 스님께서는 코스모스에 담겨있는 어렸을 때의 추억담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렸을 때 코스모스를 가지고 놀이를 즐기시는 스님의 모습을 떠올려 보니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습니다.
발해진으로 다시 출발하기 전에 잠시 휴식을 갖고 나서 흑룡강쪽으로 20분 정도 버스를 달리니 경박호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경박호는 2만년 전에 용암이 강으로 흘러내려 용암이 댐 역할을 해서 생긴 호수라고 합니다.
경박호를 지나 조금 더 차를 달리자 광활한 만주 벌판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초원을 바라보고 있자니 1300년 전에 이 초원에서 말을 달리던 발해인들과 웅장한 발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졌습니다. 그런 초원을 바라보면서 옛 발해성이 있었던 발해진으로 향했습니다.
발해진에 도착해서는 외성의 남문으로 들어가서 발해시대에 세워졌다는 흥륭사를 제일 먼저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이 절은 발해시대때 만들어 졌지만 발해가 멸망하고 나서 불에 탔던 절을 청나라때 복원하고 지금도 그 기초위에 복원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흥륭사 절에는 발해때 만들어진 석등, 석상과 함께 청나라때와 요즘 보수되어진 것까지 함께 시대의 잔상처럼 공존되어 지고 있었습니다.
흥륭사에는 입구부터 시작해서 석등이 있는 공간을 제외한 총 6개의 건물에 최근에 만든 각기 다른 상들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금강역사상을 시작으로 관세음보살상, 관음장, 복을 상징하는 포대화상, 삼전불상에 이어서 마지막 건물에는 발해시대에 만들어진 대불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이 불상은 돌로 만든 것으로는 동북지역에서 제일 큰 불상이라고 합니다. 우리 역사대장정 참가자들은 스님을 중심으로 대불상 앞에 둘러 모여서 예불과 스님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발원문에 이어서 반야심경을 봉독하였습니다. 그리고 석등 앞에서는 스님과 함께 조별로 단체 사진을 찍고 특히 스님께서는 이번 기행동안 사진 봉사를 한 청년 두 사람과 함께 개인 사진을 찍어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상경성(상경용천부) 이었습니다. 상경성은 발해가 망할 때까지 162년동안 발해의 정치, 문화, 경제의 중심지 였다고 합니다.
내성내에 있는 궁성으로 들어가기 전에 박물관에 들어가서 조감도를 먼저 보려고 했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라 개관을 안 한 상태여서 스님께서는 어화원을 먼저 둘러보자고 하셨습니다.
어화원이란 “임금님이 놀던 정원” 이라고 알려주시면서 정원안에 연못이 있는데 이 연못은 사람의 얼굴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고 설명해 주셨지만 주변이 워낙 크고 넓어서 박물관에 들어가서 상경원 왕궁터의 전체 모형을 보고 나서야 연못의 얼굴 모양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연못을 둘러보는데만 도보로 10분 정도가 소요되었으니 상경원 전체 크기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이것과 비슷한 것으로는 신라시대의 안압지를 들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화원을 둘러보고 오자 박물관이 개장을 하여서 박물관에 들어가서 간략하게 발해의 역사와 유물, 그리고 상경성의 모형과 궁전들의 특징을 살펴 본 후에 성문인 오봉루를 통해서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봉루는 성문에 문이 달려 있지 않고 성문의 양옆에 사람만 출입할 수 있을 정도의 문이 달려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것으로 봤을 때 마차는 궁성 안까지는 들어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봉루를 지나면 제1궁전을 시작으로 제5궁전까지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제2궁전에 모여 앉아서 서태지와 아이들의 ‘발해를 꿈꾸며’를 함께 들었습니다. “우리들이 항상 바라는 것, 서로가 웃고 돕고 사는 것, 이젠 함께 하나를 보며 나가요” 라는 가사말처럼 이제는 발해 시대의 광활한 영토를 꿈꿀 수는 없지만 적어도 남북한이 서로 돕고 화합해서 새로운 비전을 가진 통일한국을 이루어 내면 얼마나 기쁠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발해라는 나라가 결코 상상속의 나라가 아닌 살아있는 우리의 역사 였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은 점심을 좀 일찍 먹고 봉오동 전투터가 있는 도문으로 향하였습니다.
3시간 30분 정도 차를 달려서 봉오동 전투 전적지가 있는 도문에 도착하였습니다. 작년에 새로 만들었다는 기념탑에 모여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서 희생하신 전사자 분들에게 참배를 하였습니다. 일제의 무력 탄압속에서 한줄기 희망이 되어 들려온 봉오동 전투의 승리 소식은 당시 우리 민족에게 너무나 큰 희망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광복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되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지금의 한반도는 아직 분단 상태에 있기 때문에 아직은 진정한 광복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스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하루 빨리 통일이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보니 화창한 날씨 그리고 높고 푸르른 하늘이 오늘 광복절을 맞아 이곳 봉오동 전투 기념탑에 모여서 동북아 역사대장정을 해나가고 있는 젊은 청년들이 대한민국에 있는 한 꼭 그렇게 될 거라고 대답해 주는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 일행은 봉오동 전투터에서 발길을 돌려 한반도 최북단으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왕청과 연길 등지에서 내려오던 가야하와 부르하퉁하가 두만강과 합수하게 되는데, 이 합수목이 크게 휘어지면서 잠시 북상하는 구간이 한반도의 최북단, 즉 지도에서 토끼 머리에 해당하는 곳이 함경북도 온성군 풍서리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 ‘눈물 적은 두만강’과 강산에의 “라구요”를 다함께 불렀습니다. 북한에 있는 고향땅을 꼭 한번만이라도 가봤으면 좋겠다는 가사가 가슴 깊이 울려 퍼졌습니다.
마지막으로 연변조선족자치주 동쪽에 위치한 도문시의 조중우호다리 근방을 산책한 다음 두만강 광장로 가서 북한땅을 바라보며 사물놀이를 하며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신명나는 시간을 보내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저녁식사를 한 후 본격적인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 광복절을 맞이하여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되신 호국영령들의 왕생극락을 비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강의가 시작된 후 스님께서는 오늘 둘러본 발해의 유적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해 주시며, 발해의 흔적은 찾을 수 있지만 후손들이 우리나라 역사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 잃어버린 역사가 되어버렸다고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현재 드러난 현상은 과거의 결과이므로 지금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미래 100년이 또 불안을 겪을 수 있으므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이어서 조선시대와 구한말, 일제 강점기 시대 및 해방 후 현대사를 정리해 주시며, 현재 남북한이 모두 이념 때문에 독립운동사를 왜곡하여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우리가 온전한 독립운동사를 회복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독립운동이 이념에 관계없이 객관적이고 포용력 있게 받아들여져야 통일에 한발짝 다가설 수 있음을 강조하시며 6일차 강의를 마치셨습니다.
오늘로서 발해의 유적을 돌아보는 일정이 끝이 나고 내일은 항일항쟁유적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오늘 낮 기행부분은 오광석님이, 강의 속기는 권지현님이 수고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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