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8.12. 동북아 역사 대장정 사흘째 날 - 국동대혈, 광개토대왕릉, 비, 장군총, 환도산성, 국내성



오늘은 청년대학생 동북아 역사 대장정 3일째 날입니다.  




 

새벽 4시에 기상, 4시 반에 출발하여 버스 안에서 스님께서는 오늘의 일정에 대해 설명해 주셨고, 청년들은 압록강을 바라보고 저 멀리 강 건너 보이는 북한 아이들과 주민들을 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첫 목적지는 국동대혈로 고구려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이었습니다. 국동대혈로 올라가는 산길에서 길 옆에 난 앵두, , 칡꽃, 다래, 장뇌삼 등에 대해 재미나게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청년들은 가는 곳마다 걸음을 멈추고 식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새삼 자연 곳곳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스님은 요즘 청년들이 소소한 것에는 관심이 없다며, 사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세심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가셨습니다.  

     

국동대혈 밑에 위치한 관음굴 앞에서, 모두 함께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스님께서는 참가자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셨습니다. 유리왕의 황조가 전설이 서린 사랑바위를 구경하고 새로 만들어진 전망대에 오르니 저 멀리 북녘 땅의 드높은 산과 압록강이 보였습니다. 드디어 뜨거운 태양 빛이  동굴 속으로 비추는 환상적인 곳, 국동대혈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천 삼백여년 만에 찾아온 고구려의 후손으로서 참배를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민족은 하늘의 자손으로서 앞으로 민족의 통일과 평화를 위해 이곳에 왔으며, 우리 청년들이 나라를 이끌어 갈 주인으로서, 고구려의 왕처럼 우리가 왕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제를 올려야 합니다.”며 청년들의 가슴에 열정과 숭고함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또한, 이번엔 특히 최초 여성 제주라서 시대가 변했음을 알리며 특히나 여성 참가자들이 환호하였습니다.

 

다음은 광개토대왕릉비를 방문하였습니다. 광개토대왕비는 장수왕 때 만든 것으로서, 장수왕은 비석에 그의 아버지가 이룬 역사를 기록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돌이 자연스럽게 다듬어졌고 글자를 새겨 자연미를 그대로 나타내면서도 웅대한 느낌을 준다며 비석을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비석에는 네 면 모두 글자가 새겨져 있으며 모두 1,775자가 쓰여져 있다고 하는데 막대한 군사력과 통치력으로 광개토대왕은 국민적 지지를 받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비석으로부터 약 500m 떨어져 있는 웅대한 광개토대왕릉을 향하였습니다. 긴 네모꼴 돌덩어리를 쌓아 올린 돌무덤은 규모가 산에 비교될만큼 거대했고 돌무더기 가운데는 기와조각도 있었습니다. 그것은 무덤 꼭대기에 기와건물이 있었다는 의미였습니다.

     

버스를 타고 스님께서는 고구려의 피라미드, 장군총으로 청년들을 안내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주변 환경과 장군총이 세워진 역사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셨습니다. 특히나 국내성의 위치는 북 우산, 동 용산, 서 칠성산, 남 초산에 둘러있어 풍수지리로 배산임수라며, 고구려의 수도를 졸본에서 집안으로 수도를 옮긴 이유를 설명하셨습니다. 무덤의 양식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돌이 밀려나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아랫 돌에 홈을 만들어 윗돌을 끼어서 쌓는 들여쌓기와, 강돌과 진흙을 섞어서 쌓음으로서 지진에 견딜 수 있게 했다며 고구려 조상들의 지혜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고구려의 성 쌓기 기술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고유한 것이었다며, 고구려의 대표적인 산성, 환도산성으로 청년들은 안내하셨습니다. 환도산성은 비상시에 군사들이 가서 방어를 하고 임금이 피신해 있으면서 저항했던 곳으로, 궁성의 역할을 한 곳입니다. 청년들은 눈으로 고구려 산성의 특징인 계단식 쌓기와 개이빨식 쌓기 기술로 만들어진 긴 성을 바라보며 감탄하였습니다. 무엇보다, 환도산성은 높은 산을 두르고 있고, 지세가 좋고 자연조건이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참가자들을 2개 팀으로 나누어 각각 조춘호 가이드님과 이승용 국장님이 설명을 하는 동안 스님은 조금 위쪽에 있는 왕궁터에 올라가 보셨습니다. 잡풀과 쑥대가 사람키만큼 자라 있었지만 주춧돌이 잘 보존되어 있었는데 다음번 기행때 참가자들이 올라가보게 할 것인지 확인하시기 위해 둘러보셨습니다.

   
 

환도산성 아래쪽에는 크고 작은 무덤 떼가 분포되어 있었습니다. 무덤 떼 주변을 돌며 청년들은 잠시 명상의 시간을 가진 후 아름다운 피리소리를 들으며 조상들의 훌륭한 지혜와 국토를 지켜주신 희생정신을 떠올리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고구려인의 생활모습을 생생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벽화가 있는 5회분 5호묘로 향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실제 무덤 벽에 그려진 거북이, 용 그림을 보며 감탄했는데 특히나, 연꽃그림을 보며 고구려인들도 불교를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같은 민족, 같은 믿음을 가졌다는 사실에 감동하였습니다. 120여명이 한꺼번에 고분에 들어가 벽화를 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번에는 4팀으로 나누어 고분 벽화를 보고 나온 참가자들에게 스님께서는 벽화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셨습니다. 일신과 월신의 모습, 고구려인들이 씨름을 하는 모습, 여인들이 춤추는 모습, 나무아래에서 기도하는 모습 등 고구려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스님께서는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나, 동굴 속에 곰이 그려져 있고 호랑이는 화살에 맞아 도망가는 그림을 설명하며 우리가 알고 있던 단군신화는 고려의 일연스님이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5세기 그림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 민족의 전통 설화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다음으로 고구려의 두 번째 수도, 국내성으로 향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스님을 따라 북동쪽 성벽부터 시작하여 북쪽 성벽, 서쪽 성벽을 따라 걸으면서 국내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많이 허물어진 상태이지만 환도산성처럼 국내성도 복원 작업을 하면 웅장한 규모의 성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성을 쌓으려면 많은 인력, 수레, 식량 등이 필요한데 그만큼 당시 고구려인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았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들여쌓기 기술과 성벽 주변에 쌓은 치의 형태를 보며 고구려인들의 훌룡한 방어 전략을 설명하였습니다. 또한, 서쪽 성벽의 치는 적의 공격 뿐 아니라 홍수에 대비한 것이고 성내의 물이 빠져나가고 역류되지 않도록 큰 돌로 막아놓은 배수구를 설명하시며 고구려인들의 지혜를 이야기하셨습니다.

     

국내성 남쪽, 압록강을 따라 걸으며 스님께서는 북한돕기운동을 하게 된 계기를 이야기하였습니다. 95년 역사기행 때 북한에서 대홍수가 일어났고, 평양을 갔다 온 지인으로부터 북한 주민이 굶어 죽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스님은 그 사실을 믿지 않는데, 96년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배를 타고 압록강을 따라 만포까지 가서 북한 주민들의 처참한 실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실제로 굶주리고 있는 북한 어린이를 만났고, 불러도 고개를 숙이고 대답 없는 아이를 보면서 가이드는 조선 아이들은 구걸할 자유도 없다고 했답니다. 스님이 배를 가까이 대라고 하니까 국경이라 댈 수 없다는 가이드의 말에 과연 국경이란 게 무엇이고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는 회의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 뒤 주변의 만류에도 북한돕기운동을 시작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며 참가자들은 압록강 저 건너편 북한을 향해 연민과 쓸쓸함을 느끼면서도 미래 통일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다짐하였습니다.

     

압록강변에 있는 식당에서 즐겁게 저녁식사를 하고 숙소로 가 스님께 고구려의 역사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오늘까지 3일 동안 우리는 웅장한 고구려의 기백과 기상을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고구려의 문명은 배달문명으로부터 계승됐습니다. 조선 나라는 배달 나라의 문화를 계승했고 고구려의 건국 이념 자체가 잃어버린 옛 조선의 영토를 되찾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역사 기행을 통해 본 것은 두 가지, 성과 무덤입니다. 성을 봤다는 것은 어떻게 국가를 지켜냈는가 즉, 국가 안보와 관계되는 것입니다. 무덤을 봤다는 것은 그들의 정신세계, 영혼,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가에 대한 문제와 관계되는 것이죠. 고구려는 독창적이고 정교한 기술을 가지고 돌로 산성을 쌓았습니다. 그런데 5천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요하문명은 산성을 쌓고 무덤을 7단까지 쌓았는데 이것은 장수왕, 광개토대왕릉과 유사한 모습입니다. 또한 손이 곰 앞발 모양인 여신상이 발견되었고, 역시 고구려 벽화를 보면 신단수 아래에 곰이 나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 역사를 보완하기 위해 배달 문명의 후예인 동북아 대륙에 살았던 북방민족 전체에 대한 유물과 문화를 종합적으로 연구할 것을 제시하셨습니다.

고구려의 뿌리는 배달민족이고 요하문명입니다. 우리에게 전해온 역사뿐만 아니라 유물과 유적이 연관성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는 배달문명을 더 이상 전설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일부의 오류로 전체를 부정해서는 안 되고 우리의 역사라고 해서 지나치게 과대하게 주장해도 안 되고 사대주의에 젖어서 역사 자체를 부정해도 안 됩니다. 새로운 인류 문명을 창조하고자 한다면 진실에 근접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려면 유적, 유물뿐만 아니라 몽골, 거란, 선비, 여진의 설화, 역사, 유물, 언어를 종합적으로 조사함으로써 우리나라 역사 연구를 보완해야 합니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내가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것을 바탕으로 민족의 시원, 계승을 알아나가야 합니다. 문명을 어떻게 계승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도대체 어디서 왔느냐? 어디로 흘러갔느냐라는 것을 통해 역사를 알아야 해요. 그 국가의 문명 주도 세력이 누군지, 무덤양식은 얼마나 본받았는지, 그 뿌리가 어디냐, 뿌리를 따져보면 계승이 확실해요. 중국이 고구려를 중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논리를 갖고 접근해야 합니다.”

     

계속해서 오늘의 핵심 주제인 고구려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셨습니다.

고구려는 부여를 계승했습니다. 고주몽은 북부여를 계승해서 옛 조선의 땅을 되찾겠다는 이념에서 시작했습니다. 2대 유리왕은 수도를 국내성으로 옮기고 내부를 정비하고 나라를 안정시켰습니다. 광개토대왕은 19살에 왕위에 올라 5년째 되는 해 백제를 복속시키고 대제국을 건설하게 됩니다. 그 뒤를 이은 장수왕 때 백제가 다시 고구려에 도전하였는데, 당시 고구려는 중국의 516국을 통일한 북위와 화친을 맺었기 때문에 북쪽이 안정되어 남하 정책을 펼치게 됩니다. 그 결과 하남 위례성을 완전히 파괴하였으며 개로왕을 죽였습니다. 지금의 경기도를 다 차지하고 충청북도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이어서 고구려의 멸망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후 100년 이상 평화시대를 가다가 550년 즈음 북위가 다시 분열되어 고구려와 갈등을 일으키고 돌궐족이 고구려와 충돌을 일으켰고 고구려는 다시금 서북에 신경써야 했지만 내부는 계속된 평화에 안일함에 빠졌습니다. 그 틈을 타 백제와 신라가 한강 유역을 차지했어요. 신라는 법흥왕 때 가야와 합병하면서 영토를 넓히고 인재를 양성하였습니다. 신라와 동맹이었던 수나라는 고구려에게 신라에 대한 공격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고구려가 이를 듣지 않자, 30만 대군으로 침략했지만 실패했고 그 후 113만 대군을 데리고 갔는데 을지문덕에게 참패했습니다. 수나라가 멸망한 후 당나라의 태종은 10만 대군을 끌고 쳐들어와 요동성을 함락시켰습니다. 그러나 안시성의 양만춘은 성을 지켜냄으로써 당나라의 1차 침략을 막아냅니다. 백제가 멸망하자 당나라가 그 지역을 차지하였고 662년에 당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했지만 실패하였으나, 666년에 연개소문이 죽은 후에 아들 간에 권력 투쟁이 일어나 결국 668년에 고구려는 멸망하고 신라는 8년 간 당나라와의 전쟁을 벌이다 화친을 통해 676년에 삼국을 통일하게 됩니다. 고구려 멸망 30년 만에 고구려 유민들이 대조영을 중심으로 발해를 건국하면서 고구려 유민들을 다 발해로 흡수하게 되었습니다. 700년의 고구려 역사가 종결되고 그것을 발해가 계승하게 됩니다.”

     

오늘도 고구려 역사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해 주신 스님께 참가자들은 힘찬 박수로 감사의 뜻을 전했습니다.

이렇게 동북아대장정 3일째 밤이 깊었습니다. 내일은 림강에서 압록강 상류를 따라 올라가며 강 건너 북한 땅과 주민들의 모습을 보고 발해의 영광탑을 참배하는 일정입니다.

     

오늘 낮 기행부분은 김유정님이, 강의 속기는 송리라님이 수고해 주었습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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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젊은이들에게 바른 역사를 가르쳐 주시는 스님에게 공경의 합장 올립니다..._()_...

2014-08-14 10: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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