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8.1. 실무자 안거 수련 회향


 

오늘은 스님과 함께하는 실무자 안거 수련 3일째입니다. 오늘로써 지난 710일부터 시작된 실무자 안거 수련이 모두 끝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은 스님께서 단식을 하신지 24일째 되는 날입니다.  

     

새벽430분부터 명상과 천일결사 기도를 마치고 두북정토수련원 둘레 텃밭에 잡초 뽑는 일을 간단히 한 후, 아침730분부터 다시 연찬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께서 경주 황남빵을 사 오셔서 인도인 활동가인 쁘리앙카 법우가 끓여준 짜이와 함께 아침 간식도 맛있게 먹고, 활기차게 수련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는 새롭게 제안된 아이디어들에 대해 주로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는데, 오늘은 스님께서 각 부서별 2015년 사업 계획을 점검하는 것이 더 급한 것 같다고 제안해 주셔서 부서별 사업부터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북정토수련원의 시설 보완과 농장 운영, JTS 창고 정리를 어떻게 할지, 2015년에는 어떤 내용으로 책을 출간할지, 평화재단 교육원에서 진행되는 강의를 정토회 회원들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홍보하는 게 적절한지, 11월에 있을 평화재단 10주년 기념행사를 어떻게 준비할지, 청년정토회와 청년포럼, 청년리더십아카데미 3개 단위가 어떻게 서로 협조하며 시너지 효과를 낼지, JTS의 해외 사업장에 파견되는 인력에 대한 관리 방안...

     

그리고, 갈수록 늘어가는 외국인노동자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지원 대책, 올해 겨울에 있을 인도성지순례 준비 방안, 2015년 동북아 역사기행 개선 방안, 용성조사 기념사업 개선 방안, 인터넷방송 준비 방안, 실무자들의 행자교육 방안, 문경 수행공동체 운영을 위한 원칙과 기준, 늘어나는 여행 업무를 전담해줄 부서 신설에 대한 검토, 각종 여행 사업 진행 시 안전요원의 배치 문제 등...

     

스님께서는 실무자들이 질문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정성을 다해 방향을 일러주시고 관점을 바로 잡아 주셨습니다. 오전 730분에 시작된 연찬은 오후5시가 되어서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저녁을 간단히 먹은 후, 저녁630분부터는 지난 23일 간의 실무자 안거 수련을 마무리하며 각자 소감문을 작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소감문 발표를 모두 들으시고, 스님께서는 앞으로 사무실로 돌아가서도 어떻게 일상에서 마음 수행을 계속 해나갈 수 있을지 회향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여러분들 이야기 듣고 참 좋았습니다. 어떤 분은 따로 시간을 내어 108배를 더 하겠다고 하고, 어떤 분은 명상을 매일 40분씩 더 하겠다했는데, 공동체에서 정해준 수행만 하지 말고 개인적으로 따로 시간을 내어 수행을 더 해보면 좋겠습니다. 정해진 것만 하면 소극적이 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해보는 것이 작지만 삶을 더 적극적으로 만듭니다.

실무자들 건강이 늘 걱정이었는데, 다들 건강이 좀 회복된 것 같아서 좋네요. 의견 발표할 때 또박또박 얘기하는 분들을 보면서도 좋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자기 의견을 얘기할 때 조금 들뜨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자기 의견이 있을 때 내가 말해서 뭐해이렇게 하시지 말고, 의견을 또박또박 표현해 보는 게 좋습니다. 자기 의견을 가볍게 내고, 다른 의견이 나오거나 비판이 있어도 가볍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꾸준히 하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평화재단 사무국 사람들은 스님을 만나러 오는 손님들이 너무 많아서 접대 한다고 애 많이 쓰셨어요. 이 자리를 빌어서 감사드립니다.

서로 좋아서 결혼한 부부도 의견이 안 맞아서 싸웁니다. 그러니 우리들도 같이 살다보니 의견 다툼이 있는 게 너무나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은 아무런 사심이 없지 않습니까. 돈 벌려고 여기 들어온 것도 아니고, 출세하려고 여기 들어온 것도 아닙니다. 주어진 일을 잘하려다 보니까 충돌을 하는 건데, 그럴 때 조금 더 큰 목표를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의견이 서로 다른 것을 조율하고 맞춰가는 것이 수행입니다. 아집을 내려놓는 연습입니다. 자기 의견을 고집해서가 아니라 이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는 더 많은 설명과 설득을 해내야 합니다. 그런데 큰 목표를 놓치고 작은 문제에 사로잡히면 그렇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자기 사업을 할 때도 전체 사업이 잘되는 것 안에서 자기 사업이 잘되어야 합니다. 아직 정진 중이니까 개인 간에 충돌이 있을 수 있지만 항상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합니다. 말투도 지역 따라 다릅니다. 말을 직설적으로 해서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것은 본인도 고치려고 해야 하지만, 도반들도 그런 성질을 받아들이고 수용해줘야 합니다.  

공동체 안에서 살다가 나중에 늙으면 어떻게 될까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여기 있는 35명이 힘을 합해 살면 설령 최악의 경우가 생겨도 먹고 사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전체 사업은 시간이 흐를수록 잘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문명적인 비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환경파괴, 인간성 상실, 구호문제, 평화문제 이런 것들을 다 담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어떤 사회에서도 항상 진보의 방향에 놓여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이런 사회를 개선해나갈 역량이 얼마나 되느냐의 문제입니다.

욕구를 억압하지 않되 우리가 지향하는 이상에 맞게 우리의 욕구를 절제해야 하고 혐오를 뛰어넘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여기에서 억압받지 말아야 해요. 그런 면에서 마음을 편안하고 가볍게 했으면 합니다. 눈치 볼 필요가 뭐가 있나요? 좀 더 자유롭게 살았으면 해요.

다만 몇 가지 정한 원칙이 있습니다. 생활의 원칙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중간층 이하로 살자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하층으로 살아야 전 세계적으로 중간층 정도가 됩니다. 특히 젊은 대중들은 욕망대로 살아야 하는데, 여기 와서 절하면서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꿈을 향해 사는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우리들의 인생이 행복해지고 사회가 진보하는 쪽으로 온 역량을 쏟으며 함께 살아가 봅시다.”

   
  

스님께서 해주신 회향 법문을 끝으로 지난 710일 시작한 23일 간의 실무자 안거는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실무자 상근자 모두가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참 감동이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실무자들은 안거를 만들어주고 서로 탁마해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시고 무엇을 성찰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주신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정성껏 삼배를 올렸습니다.

     

이어서 간단히 다과를 하며 못 다한 이야기를 더 나누며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내일 새벽부터 서울에서 일정이 빡빡히 잡혀 있으셔서, 다과회에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시고 휴식을 취하신 후 새벽 3시 경에 서울로 출발하셨습니다.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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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긍정

감사합니다.<br />잘 읽었습니다..

2015-05-10 09:31:13

봄선

다만 몇 가지 정한 원칙이 있습니다. 생활의 원칙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중간층 이하로 살자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하층으로 살아야 전 세계적으로 중간층 정도가 됩니다. 특히 젊은 대중들은 욕망대로 살아야 하는데, 여기 와서 절하면서 살아가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결국 꿈을 향해 사는 것으로 바꿔치기 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어요. 우리들의 인생이 행복해지고 사회가 진보하는 쪽으로 온 역량을 쏟으며 함께 살아가 봅시다...나무석가모니불!

2014-08-04 09:21:39

일체유심조

스님꺼 삼배를 올립니다, 일과 수행을 균형있게 하는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열심히 정진하여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2014-08-04 05: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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