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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오늘 9시부터 예정된 10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의 강연을 위해 입학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는 용인의 대웅경영개발원으로 출발하셨습니다. 이틀전 목요일에 입학식을 마친 10기 평리아 수강생들은 잠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금요일 늦은 오후부터 1박 2일 워크숍에 참여 중이었습니다.
총 43분 중 38분이나 참석하는 놀라운 출석율로 그 열정을 가늠할 수 있었는데 졸업하신 동문 10 여분도 함께 한 가운데 친교의 시간을 통해 어색함도 걷어버리고 조민 원장님의 강연을 통해 앞으로 12주 과정을 통해 모색해 갈 새로운 화두를 얻기도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룻밤을 같이 보내서인지 서로 친해져서 서먹서먹하고 긴장감이 흘렀던 입학식날과는 다르게 모두 환한 표정으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행복한 삶을 꿈꾼다"는 주제로 가볍고 유쾌하게 시작된 강의는 2시간 동안 이어졌지만 조는 사람 없이 모두 경청하면서 차분하게 진행되는 스님의 말씀에 따라 웃고 고개를 끄덕이거나 필기를 하면서 서로 공감이 이루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행복으로 가는 데 있어서 남이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것은 중생심, 즉 잘못된 생각입니다. 누구도 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고 내가 스스로 행복해야 합니다. 내가 스스로 깨달아서 행복으로 가는 것 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함께 깨닫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의 길입니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는 백이면 백, 다 남의 탓입니다. 그러므로 내가 행복하려면 남을 고쳐야 하는데 남은 고사하고 자기가 낳은 자식은 물론 정작 자신조차 내 마음대로 고쳐지지 않습니다. 그러니 친하기로 따지면 세상에서 가장 친한 부부도 싸우고, 원으로 보면 세상을 버리고 구도를 하겠다는 가장 큰 원을 세운 스님들도 서로 갈등합니다. 어쩌면 인간이 서로 갈등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조목조목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니 모두 웃으면서도 공감이 많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갈등은 없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는데 부부나 스님들이 갈등하는 것을 보면서 인간사의 갈등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씀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행복을 향해 찾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은 마치 마약하는 세계에 태어나서 더 좋은 마약을 구하려면 죽기살기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비유를 통해 개인적인 삶에 갇혀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 권력의 모습은 피라미드 형태여서 중간 이하에서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지만 피라미드의 꼭대기인 왕의 자리에 가면 부모자식도 용납이 안 되는 모순을 알게 된다는 점과 세상에서 돈을 갖고 싸우는 것은 일면 돈만 있으면 해결될 것 같지만 돈이 우리가 사는데 필요할 뿐 집과 돈이 행복의 전부는 아님을 국내 최고 재벌의 형제간 싸움을 적나라한 사례로 들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나의 불행에 대한 책임 회피의 도구로서 인도에서는 전생, 중국에서는 사주팔자, 그리고 기독교 문화권에서는 하나님의 뜻으로 핑계대는 것이고 결국 남을 고칠려니 전지전능한 힘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인류문화적 측면에서 봤을 때 어떤 종교를 막론하고 전지전능한 신에게 의지하게 되는 사유체계로 흘러왔으나. 이 방식으로는 인간의 고뇌가 해결될 수 없음을 지적하셨습니다.
"마약을 하는 사람들은 그 쾌락을 얻기 위해서는 계속 더 많은 양의 마약을 투여해야 되고 욕망의 충족에서 얻는 만족의 기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큰 욕망을 일으켜야 합니다. 그러니 욕망으 충족으로는 궁극적으로 인생의 문제가 해결이 안 됩니다. 해결하는 방법은 욕망을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오래 달리면 걷고 싶고, 오래 걸으면 서 있고 싶고, 그러다 앉고 싶고, 눕고 싶어집니다. 어디선가에서는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세상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은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이지만 끝이 없기 때문에 절제가 필요하고 충족과 절제의 조화가 필요합니다. 절제는 욕망을 억압하는 것이므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완전한 행복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이제는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할 때가 되었고 인류문화사를 공부해야 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생각을 움켜쥐고 있는 한은 행복해지기는 어렵습니다. 여러분들은 보금자리만 원하고 속박을 싫어합니다.
부부지간에도 같이 있으면 귀찮아 헤어지고 싶고 헤어지면 외로워 합니다. 보금자리와 속박은 동전의 양면이므로 이 두가지를 다 인정해야 합니다. 문제는 어느 것이 옳다가 아니라 둘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 양면성을 꿰뚫어 봐야 합니다."
이렇게 강연 전반부에서는 세상에서 말하는 불행의 원인과 개인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시고 후반부에는 개인의 목표와 공동체의 방향이 합치되는 삶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평화재단에 와서 세상공부도 해야 하지만 삶에 대해서 탐구를 해야 합니다. 여기 왔으면 천하를 거스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이 필요합니다. 천하 사람들이 뭐라해도 지구가 돈다고 이야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삶이 지나놓고 나면 뿌듯해집니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남은 인생은 허전할 일만 남았습니다. 젊을 때 이런 이야기를 듣고 미리 앞을 보면 좋은데, 그때는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습니다. 있을 때는 이미 세월이 지나간 다음입니다. 그러므로 나이와 관계없이 알아차릴 때가 바로 시작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20대 초반에 고시에 패스하여 성공일로를 달리던 검사가 8·15 해방되던 날 갑자기 친일매국노로 실패한 인생이 되어 버린 사례를 들어 이 사람의 삶은 윤리, 법률, 신앙적으로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개인의 삶과 시대적 과제의 방향이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금 우리 시대의 시대적 과제는 남한만 보면 경제적으로는 복지사회 건설, 정치적으로 민주화의 심화, 즉 분권을 이루는 것인데, 분단 상태에서는 이미 성장의 한계에 다달았고 더 이상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가지기 어렵다며 갈수록 심화되는 미중의 경쟁 구도 속에서는 통일만이 살길임을 설파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삶이 무엇이든 개인의 직업이 무엇이든 시대적 과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삶이 나아갈 때 세상을 위해서 헌신하자 이런 말이 아니라 나의 성공을 완성시켜주는 것이 됩니다. 나를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완성시켜고 성취시켜주는 길입니다."
마지막으로 수강생들에게 자원봉사를 통해 정신을 건강하게 하고 민족 공동체를 위해 민족통일, 인류공동체를 위해 제3세계를 돕고, 지구 공동체를 위해 지구환경보존을 가족공동체를 위해 가족을 보살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시고 평리아 3달 과정을 통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자신의 문제에만 낭비적으로 쓰지 말고 사회를 위해 쓰여지면 좋겠다는 당부의 말씀으로 강연을 마무리하셨습니다.
2시간 동안 같은 자세로 서서 지친 기색도 없이 물 흐르는 듯한 강연을 마치시고 통일이 이루어졌을 때 우리 사회가 통일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아서 답변을 해주셨습니다.
"통일비용 때문에 통일이 망설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아이들의 교육 비용을 소비로 보지 않고 투자로 보듯 통일 비용은 소비적 비용이 아니라 투자 비용으로 봐야 합니다. 또한 병든 할머니를 치료하는 것은 경제적 효용가치를 따지지 않는 것처럼 통일도 공동체적 관점에서는 경제적 효용 가치로만 따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돈으로만 따져도 투자하는 것이 매우 효율적이라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나라 사람들은 월 최소 150만원은 줘야 일을 하지만, 북한사람들은 그 10분의 1을 주지 않고도 일을 합니다. 지금 북한에 나무를 심는다고 하면 일당 2-3천원, 묘목비 몇 백원이면 됩니다. 북한주민들에게 나무를 심도록 하는 일을 지금 하면 식량도 지원하고 나무도 심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면서 통일이후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억지로 통일하려고 하면 전쟁이 날 수도 있는 일이니 피해도 크고 경비도 많이 듭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무너뜨리려고 할 게 아니라 함께 가다가 저쪽이 무너지면 어쩔 수 없이 같이 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독일 사람에게 통일을 왜 그렇게 갑자기 준비없이 했냐고 물어보니 총 들고 넘어오면 총으로 막으면 되지만 숟가락 들고 넘어오는 것은 못 막는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서독이 동독에 엄청난 지원을 해주면서 통일을 이루었는데 지금은 독일 통일이 유럽공동체에서 심장의 역할을 하며 유럽과 독일 모두에게 이득이 되고 있고 독일은 유럽의 중심국가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북한과 주변국가에 이득이 되는 통일을 지향해야 합니다. 인도적 지원 역시 통일비용을 줄이는 것입니다. 북한이 무너지면 수용할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일부러 무너뜨릴 필요는 없습니다.
흡수통일도 합의통일도 아닌 북한 주민이 선택하는 통일이어야 합니다.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남한의 정책이 변화되어야 합니다. 남한사회를 정의롭고 복지국가를 실현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길 입니다. 남한의 발전이 곧 통일을 가져오는 것이고 통일이 곧 남한의 발전을 가져오는 것입니다."
나무심기나 인도적 지원 등을 지금 하면 통일 비용을 훨씬 줄일 수 있다는 말씀에 속이 시원하고 한편 지금 민간에서 일어나는 인도적 지원의 움직임이 성과를 이루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또 한분이 질문을 하고 싶어했지만 일정상 하나의 질문에만 답변하시고 서둘러 강연장을 빠져나가셨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스님께서는 용인지역에 있는 수련장 부지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의 땅들도 다니면서 둘러보았습니다.
이번 8차년도부터는 교육수련을 위한 공간마련이 시급한데, 스님께서는 바쁜 가운데서도 틈만나면 수련장 부지를 보러 다니십니다.
오늘 둘러 본 용인 근처의 땅들은 지금까지 둘러 본 곳 중에 수련장으로 하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생각되지만 땅을 구입하고 설계를 내는등 수련장을 지어야 하는 긴 과정들이 남아 있습니다.
수련장 부지를 여기저기 둘러본 후에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칼국수로 점심공양을 하시고 이후에는 정토회관에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내일은 제8차 천일결사 제1차 백일기도 입재식이 있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