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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30분에 두북을 출발해서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조찬회의에 참석하셨습니다.
아침 7시 30분부터 평화재단에서 평화연구원과 평화교육원 원장님 두 분과 평화재단 이사님들, 그리고 헌신적으로 참여하고 계시는 연구위원님들이 함께 통일 문제를 어떻게 적극 풀어나갈지 논의하는 조찬모임이 있었습니다.
정부의 통일 정책방향이 빠른 속도로 변해가는 시기에 민간부문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할지, 그 가운데서도 평화재단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집중 논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연구원과 교육원, 통일운동 각 영역에서 앞으로 집중적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가닥을 잡는 한편, 평화재단에 국한하지 않고 우리 시민사회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해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말씀들 중에 특히 "지장보살에게 있어 정토란 지장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고 있는 지옥이, 통일운동가에게 있어 통일이란 완성된 통일 국가가 아니라 통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금 바로 여기"라는 스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 "통일된 뒤에 뒤늦게 통일국가 체계를 만들려고 하지 말고, 지금 우리가 먼저 통일에 대비한 국가체제를 정비하고 남한부터 먼저 시행을 하다가 북한이 함께 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남한의 국가운영체계를 북한 주민들이 보고, 아 저 정도면 우리가 남한하고 합쳐도 되겠다 이렇게 선택할 수 있도록 그런 준비를 해나갑시다"는 말씀대로, 평화재단에서는 앞으로 남북한 주민이 합의할 수 있는 통일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될 것 같습니다.
10시 30분에서는 민화협 홍사덕 의장을 만나서 북한 비료지원과 강원도에 남아도는 감자를 어떻게 북한에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JTS사무실에서 JTS 자원활동가들과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JTS 활동가들의 어려운 점, 궁금한 점들을 즉문즉설로 진행했습니다.
JTS 자원활동가들은 통일이 되면 북한에도 활동가들이 파견될텐데 파견원칙이 어떻게 되는지, 해외에서 구호사업을 하고 있는데 구호대상자와 대상지가 어떤 정도로 목표가 달성되어야 철수를 하게 되는지, 해외파견자들에게 현지주민들과의 의사소통 방법, 건축에 따르는 제반 실무능력 등 실질적인 교육을 해주면 좋겠다는 등의 질문들을 스님께 하였습니다.
“JTS는 다른 구호단체와 하는 일은 비슷하지만 일하는 원칙은 다릅니다. 모 단체가 정토회여서 불교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지만 종교 전파가 목표가 아니라 보편적 인류애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은 수행을 기본으로 하고 어려운 이들을 돕기 때문에 수행의 관점을 종교에 관계없이 가져줘야 합니다. 해외에 파견되어 생활할 때 기분대로 살면 안됩니다. 짜증나고 불만이 생기는 것은 내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리는 수행자적인 자세와 원칙을 가져야 합니다. 생활도 현지주민들과 너무 차이나면 안되고 비슷하게 맞춰줘야 합니다.
JTS는 100% 자원봉사자들로 운영이 되고 있습니다. 장점은 후원금의 95% 정도가 현지 주민에게 구호의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라면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점이 과제로 늘 있습니다. 사람이 자꾸 바뀌고 하니 행정절차가 미비한 점이 있습니다. 이런 단점들을 보완하려면 자원봉사자 여러분들이 책임감 있게 일해야 합니다. 그만두더라도 미리 얘기하고 인수인계가 잘 되도록 해야 합니다. 자원봉사자란 내 맘대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주일에 하루를 나오더라도 출퇴근 시간을 정하고 정확하게 자원봉사시간을 지켜줘야 합니다. 자율적으로 그러나 책임감 있게 해줘야 자원봉사로 구성되지만 시스템으로 운영이 될 수 있습니다. 1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이렇게 짜임새 있게 시스템으로 운영되면 10명의 상근자가 일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자원봉사시스템을 어떻게 갖추느냐가 미래사업의 승패를 가르게 될 것입니다. 1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100명의 상근자가 있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더욱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일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자원활동가들이라더라도 책임지는 자세로 일하도록 일러주셨습니다.
4시에는 힐링캠프의 최영인 CP와 만나서 해외 100강을 기획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스님의 해외 100강 일정은 어느 정도 확정되었지만, 이것을 어떻게 영상을 만들고 스님의 일정을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알릴지 등에 대해 아이디어를 내고 의논하였습니다.
김제동씨는 며칠전에 허리를 다쳐 약속된 시간보다 조금 늦게 와서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스님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식사를 마친 후 스님께서는 간단히 외부인과 미팅을 가진 후 7시 30분부터는 평화재단 3층 강당에서 10기 평화리더십아카데미 입학식에 참석하셨습니다. 41명의 수강생 중에 38명이 출석한 입학식에서 스님의 환영 및 축하인사가 있었습니다.
스님을 보러 왔다는 몇몇 수강생들의 자기소개를 듣고 조금 부담스럽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습니다.
“경험의 공유가 중요합니다. 우리 대부분은 지금까지 개인의 출세나 이익을 위해 살았고 어느정도 성취하지 않았습니까? 자본주의사회에서 개인은 재능, 지식, 기술을 돈을 받고 팝니다. 판다는 것은 나의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기생은 돈을 받고 노래와 춤을 팔지만,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노래와 춤을 돈을 받고 팔지 않습니다.”
그동안 성공이나 출세를 위해 살아왔다면 이제는 대가와 무관하게 진짜 나의 것을 위해 조금 봉사하면서 사는 것이 어떠하겠냐는 말씀이셨습니다.
“돈 받고 일하는 것은 남의 살림살이라는 뜻입니다. 통일을 포함해 사회문제에 역할을 하는 것은 돈이 오고갈 일이 아닙니다. 일제 강점기에 농사꾼이나 의병들은 나라를 위해 나섰지, 대가를 바라고 움직인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전지구적으로는 환경문제, 인류애적으로는 제3세계 빈곤문제를 과연 내문제로 보고 함께 해결해 나갈려고 하는지요? 한국 지성인들의 세계 시민의식, 공공성이 조금 아쉽습니다.”
도움을 받아야 했던 과거에서 이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대한민국에 살면서 GDP 성장이 다가 아니라는 말씀을 덧붙이셨습니다.
“대한민국 성장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모방으로 이만큼 성장했지만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한계를 극복하려면 첫째, 창조성으로 승부를 걸어야하는데 질적인 전환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어렵습니다. 둘째, 분단국가해소를 통한 북한개발이라는 방법이 있는데 단순한 양적 팽창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합니다. 통일한국은 분단이전 국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더불어 새로운 나라를 세우는 것입니다. ”
단순히 남과 북이 합쳐지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나 복지가 더욱 향상되고 경제민주화도 실현되는 새로운 비전의 국가를 제시하셨습니다. 새로운 나라를 수립하는데 국민이 주체가 되어야 국민이 주인인 진정한 대한민국이 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에게 경험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공부와 공유, 중지를 모으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정치적 편향에서 벗어나 통합적 관점을 갖는 것, 북한을 포용하는 식견을 가질 것, 동아시아공동체를 지향할 것으로 이시대 지성인의 방향을 제시하셨습니다. 특정 종교나 특정 정치색깔에서 자유로울 것을 당부하시며 인사말씀을 마무리하셨습니다.
입학식을 마치고 다시 평화재단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신 후 11시 30분경에 회관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내일은 대중부 행정처 임원진들과의 회의외에도 몇몇 만남이 예정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