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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아침예불과 청소, 아침공양을 인도 대중들과 함께 하시고, 9시 30분부터 초등학생들 법회와, 1시 중학생 법회를 진행하셨습니다.
쁘락보디 홀에서 진행된 초등학생 법회는 초롱초롱 고운 눈망울의 2학년부터 제법 의젓해진 5학년까지 320명의 초등학생을 위해 스님께서 새학기를 맞이 하여 한 법회였습니다. 1학년은 아직 등록기간이고 정식으로 입학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은 학생입니다.” 라고 시작하신 스님의 법문은, 살아가면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놓칠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 습관에 대해, 요모조모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말씀해 주시면서 아이들의 “예스”라는 대답을 계속해서 이끌어 내셨습니다. 법문이 진행되는 동안,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스님과 공감대가 형성되었고, ‘따라 해보세요.“ 라는 스님의 말씀에, 맑고 우렁찬 목소리로 스님의 말씀을 하나하나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 무조건 어른들을 따라 흉내를 낸다고, 평소에 늘 법문을 하셨던 것처럼, 스님께서는 오늘 피부색도, 언어도 완전히 다른, 낯선 나라 먼 인도의 아이들에게, 따라하는 아이들의 특성에 맞춰 눈높이 법문을 해 주셨습니다.
법문이 진행되는 한 시간 내내, 아이들은 스님의 말씀을 따라하고, 또 따라하고.......스님의 질문에 “예스” “예스” “예스” 라고 계속해서 답을 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예스”라는 대답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왜 공부를 하고, 왜 청소를 하고, 왜 정리정돈을 해야 하며, 왜 정직하고 성실해야 하는지?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인 5계를 지켜야 하고, 여자와 카스트와 종교와 피부색에 따라서 차별하지 않아야 되고, 모든 사람은 평등하며, 왜 구걸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어렴풋이 느끼며 인간으로 살아가면서 꼭 해야만 되는 일들과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했겠지만, 법회 시간 내내 계속 된 “예스”라는 아이들 스스로의 대답을 통해 쉽고 재미있게 와 닿았던 스님의 법문은, 아이들의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남을만한 법회였습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법회시간중에 한국에서 온 성지순례 객들이 뒤에서 스님께 삼배를 올렸습니다. 스님께서는 초등학생을 위한 법회를 마치자마자 성지순례객들에게 가셔서 수자타 아카데미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습니다. 성지순례객들은 경남 하동에 있는 성불사와 대비암에서 방문하신 지견스님과 서봉스님을 비롯하여 약 20여명의 신도님들이 함께 오셔서 수자타 아카데미 학생들을 위해 초코파이 30박스(540개)와, 문구류 다수를 보시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한국에서 온 쵸코파이를 초등학생, 중학생, 스텝들, 노동자들에게 한 개씩 나눠주셨습니다.
오후 1시부터 진행된 중학생 법회는, 초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정성을 들이신 선생님들 덕분에 바른 자세로 의젓해진 119명의 학생들과 함께 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전 초등학생때 와는 다르게 학생이며 동시에 리더가 되는 6학년이상의 학생들에게
“5학년까지는 도움을 받고 자랐습니다. 6학년부터는 도움을 받으면서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어른은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주는 사람입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더 이상 어린이날 대상자가 아니지만 또한 어른도 아닙니다. 어른이 되는 과정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게 중학생입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학생들에게 “나는 리더다!” 라고 따라하게 하시면서, 그동안 도움을 받기만 했던 어린이의 삶에서, 이제부터는 도움을 주면서 살아가는 어른의 삶을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해가 될 수 있도록 자상하게 웃는 모습으로 안내하는 법문을 하셨습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오전에는 남을 돕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하여 흔쾌히 “예스”를 할 수 있도록, 수자타 아카데미가 설립되던 20년 전, 교육이 전무했던 둥게스와리 지역의 상황들을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JTS의 창립 이념인 ‘아이들은 제 때 배워야 합니다.’ 라는 취지에 따라, 이곳에 수자타 아카데미 초등학교를 설립했다는 것을 설명하셨습니다.
그리고 초창기 수자타 아카데미의 선배들이, 초등학교를 어렵게 졸업을 했지만, 졸업한 뒤에 정부학교에 갈 수 있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중학교에 갈 수 없었던 선배들이, 얼마나 간절하게 배움을 열망했는지? 또 얼마나 중학교를 만들어 주기를 스님께 간절하게 요청했는지? 선배들의 배우고자하는 그런 간절함이, 중학교를 개설하게 했다는 학교 역사를, 가슴 찡한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마음과 마음의 울림으로 전해주셨습니다. 학생들은 스님의 법문을 통해 중학생이 되면서, 스스로가 후배들의 교육을 도와주며, 중학교 과정을 배워나가는 수자타 아카데미의 진정한 리더, 곧 어른으로서의 자발적인 마음이 깨어나도록 해주셨습니다.
6학년이 되었지만 패스를 못해, 유급 처지에 놓였던 6학년 20명과, 7학년 25명에게는, 현재 그들의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3개월간의 공부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서 패스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법을 제시함으로서 동기부여를 하셨습니다. “리더라고 하는 것은 남을 돕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내 공부가 부족한 사람은, 남을 돕는 것보다 내가 더 급합니다. 원래 남을 돕지 않으면, 수자타 아카데미의 중학생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선생님들과 제가 의논을 해서, 3개월 동안 공부만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줄 테니까, 열심히 해서 다 패스합니다. 알았습니까?” 성적이 나빠서 그만 유급위기에 처했던, 기죽은 45명의 아이들은 스님의 말씀에, 법당이 떠나갈 듯 “예스”라고 대답을 하며, 패스를 약속 했습니다.
선생님중의 한 분이 만약 이 아이들 중에 다음학년으로 패스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스님께서는 “그것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면 이 학생들이 모두 패스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죠? 모두들 열심히 공부해서 다음 학년으로 패스 할거죠?”라고 물으니 중학교 학생들은 모두 크고 우렁찬 목소리로 “예스”라고 답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이렇게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스스로 자긍심을 가지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스님은 법회 하시는 동안 내내, 사람으로서 살아가면서 꼭 해야 될 일과, 반드시 하지 말아야 될 일들에 대해, 한결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또 카스트 때문에 아주 천하게 여겨서,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화장실 청소에 대해서는 아주 특별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남녀차별, 계급차별 등, 인도에서 전통적으로 계속되었다 하더라도 옳지 않다면, 그것은 개선되어야 하는 일을 예로 들으시면서, 그와 같이 개선되어야 하는 일이라면, 우리가 먼저 개선해 나가야 된다는 것을, 학생들 스스로 인정하게 하셨고, 그것과 마찬가지로 화장실 또한, 우리가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이렇게 똥이 나와요. 누구나 뱃속에 똥이 있어요? 없어요? 똥이 더럽다면 우린 다 더러운 사람이에요. 다 뱃속에 똥이 있잖아요. (아이들 웃음) 화장실 청소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학생 될 자격이 없어요. 화장실은 깨끗이 청소해야 되요. 알았어요?” 라는 스님의 자상한 말씀에, 학생들은 법당이 떠나가도록 “예스”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후의 뜨거운 인도의 태양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들의 배움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감동적인 청소년 법회를 이끌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4시부터는 석가족의 아쉬니지 고등학교 교장선생님과의 미팅이 있었습니다. 가야의 석가족이 마을 청년회를 조직해서 기독교의 주일학교처럼, 일요일에 보드가야의 스님을 모셔다가 법문을 듣는 등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데, 법륜스님께서도 꼭 한번 법문을 해 달라고 요청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석가족의 분포도와 불교부흥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를 말씀해주시면서 함께 얘기 나누었습니다.
미팅이 끝나고, 석가족과 함께 저녁예불을 드리신 뒤, 바르샤(이은숙) 보살님께서 끓여주신 수제비로 저녁 공양을 드셨습니다.
저녁 8시부터는 한국인 활동가들과 마지막 회의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학교를 둘러보면서, 또 선생님들과의 회의에서, 스텝들과의 회의등에서 나온 얘기들을 종합해서 한국인 활동가들과 함께 학교 운영, 상급생들의 업무 배치, 교사, 상급생들의 관리 원칙, 지바카 병원의 운영, 그 외에도 학교시설 보완등 그동안 얘기되었던 문제들에 대해 함께 의논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지막으로 한국인 활동가들에게 “여기 계시는 분들은 수행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합니다. 이제 곧 날씨가 더워지면서 땀나고 짜증이 나게 됩니다. 그러면 수행은 온데간데 없고 조그마한 일에도 토라지고 짜증내게 됩니다. 이렇게 토라질 때 딱 정진을 해야 합니다.
일도 잘 해야 하지만 일보다는 항상 수행이 먼저입니다. 마음이나 생각이 한쪽으로 빠져서 좁아지면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이 좁아지고, 그러면 다른 사람의 충고도 들리지 않습니다. 마음나누기 할 때 도반들 마음나누기를 귀담아 들어줘야 하는데 마음이 틀어지면 그게 잘 들리지 않습니다. 여기까지 와서 다 함께 고생하면서 사는데 이 안에서 토라져서 그러면 정말 힘들어집니다.
사람이 서로 뜻만 맞으면 바깥의 일은 아무리 힘들어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뭉쳐서 힘이 나게 되는데 내부의 적은 사람을 맥 빠지게 만듭니다. 만사가 귀찮아지고 때려치우고 싶은 심리가 일어납니다.
꾸준히 수행정진을 해야만 이런 상황을 이겨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정진이 필요합니다. 수행정진을 놓치지 말고 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라며 한국인 활동가들이 이렇게 해외에 나와서도 자기수행을 놓치지 말고 생활 해 나가기를 당부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내일 아침부터 마을 리더들과 회의를 한 후 한국으로 출국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