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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현지시간으로 4시 30분, 스님께서는 간단히 세면을 하시고 인도JTS 대중들과 함께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하셨습니다. 어제는 전정각산 너머의 마을을 둘러보셨다면 오늘은 수자타아카데미를 기준으로 남쪽에 위치한 라훌나가르로 가서 돌아오는 길에 만코시힐, 방갈비가, 두르가푸르, 자그디스푸르 마을과 각 마을 유치원을 순차적으로 둘러보기로 하셨습니다. 어제 함께하지 못했던 대중들도 오늘은 아이들에게 나누어 줄 사탕을 나누어 배낭에 메고 스님과 함께 6시 50분에 학교를 출발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마을 이동 중에도 활동가들과 학생들 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나누셨습니다. 한 활동가가 스님께 학생들을 감시하는 것 같다는 고민을 이야기하자 스님께서는 “초기에는 좋은 습관이 들 때까지 감독을 해 줘야 해요. 사람은 훈련을 시켜야 합니다. 어릴 때 4살- 5살부터 방 닦고 청소하는 훈련을 시키면 아이도 그걸 통해 엄청나게 배워요.
그래서 자기 삶을 자기가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게 우리의 역할이예요. 관리 감독을 해 줘서 훈련을 시키는 것이 그 아이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예요. 방치하는 것은 그 아이에게도 불행입니다. 그 아이가 언제까지나 수자타 아카데미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아이가 학교를 나갔을 때 수자타 아카데미 출신 사람들은 믿을 수 있다는 소리를 듣게 해줘야 해요. 기술력이 탄탄하든지 성실성이 있어서 사람들이 찾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자기 삶을 자기가 살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라고 하시며 활동가들이 아이들을 대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해야 하는지를 말씀하셨습니다.
라훌나가르를 지나 네이란자라 강가에 있는 나디 가섭의 수행터를 들렀습니다. 부처님 당시 네이란자라 강 위쪽에는 맏형인 우루벨라 가섭이 제자 500을 거느리고, 중간에 동생 나디 가섭이 제자 300명을, 아랫쪽에는 가야 가섭이 200명의 제자를 거느리고 수행을 하다가 후에 가섭 3형제와 그들의 제자 1000명이 함께 부처님께 귀의했다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나디 가섭 존자의 수행터에 들르기 위해 바지를 걷고 모하나 강을 건너는데 인도에서 이 시기에 이렇게 흐르는 물을 볼 수 있다는 게 대단한 운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가는 길에 이정표 하나 없어서 물어 물어 갔는데 인도 현지인들은 이 곳을 어떤 왕이 살 던 곳으로 알고 있지 부처님의 제자인 나디 가섭의 수행터인 줄을 모르고 있다고 합니다.
나디 가섭 수행터에 도착하여 참배를 하신 후 스님께서는 땅에 수자타아카데미, 전정각산, 나이란자라 강을 그려가며 활동가들에게 현재 우리가 둘러보고 있는 마을의 위치를 찍어주시고 부처님의 발자취를 일러주셨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자니 부처님의 움직임과 현재 우리의 움직임이 공존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디가섭 수행터에서 다시 라훌나가르 마을로 되돌아와 8시 30분쯤 라훌나가르 유치원(NAHUL NAGAR PRE-SCHOOL)에 도착했습니다. 라훌나가르 마을은 천민마을인데도 다른 마을보다도 교육열이 높은 편이라서 일부 학생들이 보드가야까지 공부하러 나가기도 한답니다. 오늘 방문한 학교 중 제일 나중에 만들어진 유치원이라서 그런지 다른 유치원보다 건물도 깨끗하고 디자인도 새로웠습니다. 아직 유치원 시작시간이 되지 않아 유치원 문은 잠겨있었지만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학교가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담장이 없는 유치원을 보시며 담장을 만들어 공부하기에 좋은 안정된 분위기를 만들자고 말씀 하셨습니다. 담장 하나를 생각할 때에도 유치원 아이들의 마음을 고려하시는 스님이 보였습니다. 유치원 문 앞에 잠시 앉아 쉬고 있자 금새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듭니다. 스님께서는 아이들을 불러 모아 어느 유치원 학생인지, 몇 학년 인지를 꼼꼼히 물어보시면서 가지고 왔던 사탕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라훌라가르 마을의 그릇계를 하고 있는 집으로 향하였습니다. 이곳은 그릇 개수에 상관없이 하루에 20루피를 받고 대여해 주고 있었는데 스님이 도착하셨을 때는 결혼을 하는 어느 신부 집에서 그릇을 빌려간 상태였습니다. 라훌라가르 마을 주민도 그릇계가 잘 쓰여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만코시 힐 마을의 유치원으로 향하는데 어떤 한 어머니가 아이를 정부학교에 보내려는데 아이는 수자타 아카데미만 가고 싶어 한다며 스님을 향해 이야기 했습니다.
스님과 JTS 활동가들은 9시가 넘어 만코시힐 유치원 (MANKOSHIHILL PRE-SCHOOL)에 도착하였습니다. 만코시힐 마을은 역시 천민마을입니다. 다른 학교보다 눈에 띄는 점은 교실 내부 벽면에 우리나라 가나다라같은 힌디어가 예쁘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망꼬시힐 유치원은 총 47명의 아이들이 새롭게 등록했는데 15개 유치원 중 3번째로 많은 아이들이 등록한 유치원이라고 합니다. 스님이 도착하셨을 때는 유치원 외부에서부터 선생님들이 열심히 청소 중이었고 안에서는 아이들이 모여 앉아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스님께서는 방갈비가 유치원(BANGAL BIGHA PRE-SCHOOL)을 방문하였습니다. 방갈비가 마을은 양민마을로 유치원은 현재 입학기간이라서 UKG(고학년)는 수자타 아카데미로 이동하느라 학생이 없었고 Nursery(저학년) 학급은 아직 학생이 다 모이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지금까지 총 11명의 아이들이 입학을 신청했는데 스님께서 유치원에 도착하셨을 때에는 다섯명의 아이들이 노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선생님들에게 왜 11명이라고 되어 있는데, 유치원에 온 아이는 5명 밖에 되지 않는지?등 유치원 현황과 아이들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묻고는 아이들에게 줄 사탕을 선생님께 전달하고 나와서 다음 마을인 두르가 푸르로 이동하였습니다.
두르가푸르 마을은 수자타아카데미 옆에 있는 마을로 스님께서 처음 이곳에 오셨을 때 지금 있는 수자타아카데미 터를 보시해준 사람이 두르가푸르 마을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두르가푸르 유치원은 수자타 아카데미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본교에서 제일 처음으로 분리된 유치원이기도 합니다. 스님께서 도착했을 때 55명의 아이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여기도 유치원의 담장이 없어 담장을 치도록 마을 리더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 아이들에게 사탕을 직접 나눠주고 난 후 자그디스푸르로 이동했습니다.
두르가푸르 마을과 자그디스푸르 마을 사이에 수자타 아카데미가 있습니다. 10시가 넘어서야 오늘 마지막 유치원인 자그디스푸르 유치원(JAGDISHPUR PRE-SCHOOL)에 도착했습니다. 자그디스푸르 마을은 수자타아카데미와 시작을 함께 했던 마을입니다. 수자타 아카데미를 세울 당시 11명의 두르가푸르 마을 사람들이 땅을 보시하고 힘을 모아 학교를 세웠다고 합니다. 올해 59명의 아이들이 등록했는데 15개 유치원 중 두 번째로 많은 아이들이 입학신청을 한 상태였습니다. 스님께서 유치원에 도착했을 때는 한 아이의 선창으로 나머지 아이들이 열심히 따라 외며 힌디어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수업중인 관계로 아이들에게 나눠줄 사탕은 선생님들께 건네주고 마을에서 그릇계를 하고 있는 집으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자그디스푸르에 있던 그릇계 방문을 마지막으로 11시가 다 되어 수자타아카데미로 돌아오셨습니다.
대체적으로 오늘 방문했던 유치원은 어제 방문했던 유치원에 비해 훨씬 쾌적하고 깨끗했습니다. 스님께서는 각 유치원별로 입학 등록되어 있는 학생 수가 몇 명인지, 실제 유치원에 나오고 있는 아이들은 몇 명인지, 못 나온다면 왜 못나오고 있는지, 나오고 있다면 뭐가 좋아서 나오는지, 정부학교와 비교해서 어떤 점이 좋은지 어떤 점이 떨어지는지를 하나하나 파악하셨습니다. 끈임 없이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하셨습니다. 오전에 마을 유치원 방문을 마치신 스님께서는 활동가들과 한 시간정도 티타임을 갖으신 뒤 점심공양을 하시고 바로 학교 교사들 회의를 소집하셨습니다.
수자타 아카데미를 졸업하여 활동하는 교사는 총 26인데 17명의 교사들이 오늘 회의에 참석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회의에서 반 편성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작년에 비해 학생인원이 감소한 마을도 있었고, 정부학교 학생들이 수자타 아카데미로 옮겨와서 오히려 늘어난 마을도 있었습니다. 초반에는 약간 무거운 분위기로 시작한 듯 했지만 먼저 교사들의 의견을 물으시고 거기에 대한 스님의 의견을 내시면서 상의하는 과정에 활기를 띄었고 교사들의 환한 웃음을 보니 회의 결과를 만족스러워 하는 듯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후 4시가 되어서야 회의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내일은 유치원을 어떻게 잘 운영할지, 초등학교를 어떻게 잘 운영할지, 또 유치원의 아이들과 초등학교 학생들을 어떻게 잘 가르칠 수 있을지 등을 세세하게 의논하자고 하시면서 어떻게 교육의 질을 높일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저녁공양 후 스님께서는 인도JTS 활동가 회의를 진행 하셨습니다. 병원파트, 학교파트, 마을개발 파트 담당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스님과 함께 전체적인 점검을 하였습니다. 병원파트에서는 현재 약품이 어떻게 쓰여 지고 있는지, 학교 파트에서는 교사들의 근무 상태가 어떠한지, 마을개발 파트는 만들어진 핸드펌프 상태와 유치원 수리, 시설 점검 상태를 확인 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10시가 다 되어서야 회의를 마무리 하셨습니다.
오늘 하루 스님을 따라다니면서 스님의 하루를 적다 보니 수자타 아카데미를 나서면서 하셨던 ‘관리’에 대한 말씀이 마지막에도 새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