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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께서는 오전8시 세계미래포럼에서 주최한 강연회에 참석하셔서 ‘인생수업’을 주제로 강연을 하셨습니다. 참석자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대표자분들이였습니다. 스님께서는 기업인들에게 ‘무엇이 진정한 성공인지’ 강조해 주셨습니다.
“일제 시대에 태어난 한 어린아이가 소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1등을 하고, 경성에서 학교를 다니고 검사를 패스하고 30살에 부장검사가 되었다면 성공한 케이스죠.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해방이 되었습니다. 그러면 이 청년은 어떻게 되나요? 친일매국노가 됩니다. 이 청년의 성공이 왜 하루아침에 실패가 되었을까요? 개인의 성공이 반드시 지속적인 성공이 안 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는 구성원 전체가 이익 되는 목표가 있습니다. 공동체의 이익과 개인의 이익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개인의 성공이 공동체의 이익이 되고 지속적인 성공이 됩니다. 일제 강점기 때는 ‘나라의 독립’ 이라는 시대적 과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의 이익은 나라의 독립과 반대선상에 있었습니다. 의사든, 기업인이든 관계없이 우리 모두는 공동체의 시대적 과제를 파악하고 그 선상에서 보조를 맞추고 살아야 합니다. 농사꾼이라면 독립운동가는 못되어도 1년에 쌀 한말은 제공할 줄 알아야 합니다. 검사가 되어도 독립운동가가 잡혀오면 자신의 역량 안에서 봐줄 줄 알아야 합니다. 승려든, 목사든, 기업인이든, 우리는 시대적인 과제에 조금이라고 기여하는 쪽으로 개인의 사업과 삶이 이뤄져야 합니다. 오늘의 시대적 과제는 통일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개인의 인생이든 세상에 대해서든 당장 눈앞의 것만 보지 말고 이런 통찰력이 있어야 합니다.”
강연이 끝나고 질문을 받았는데 “시대는 빨리 변화하는데 종교는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 라고 묻는 분이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종교의 울타리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종교는 대중들이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한 차원 높은 삶을 사는 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며 기복적인 신앙의 문제점을 명확하게 짚어주셨습니다.
오전10시에는 평화재단으로 다시 들어오셔서 정토회 해외지부 담당자들과 함께 화상통화로 회의를 하셨습니다. 비록 멀리 떨어져있지만 이렇게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회의를 하니 무척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낮12시에는 오늘 오후 2시부터 함께 토크콘서트를 같이 하게 될 아리아나 허핑턴씨와 점심식사를 같이 하셨습니다. 아리아나 허핑턴씨는 뉴욕타임즈보다 10배 많은 페이지뷰를 자랑하는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의 회장입니다. 2005년에 창간된 허핑턴포스트는 이용자 중심으로 운영되는 뉴스사이트로 주로 블로거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매달 9,500만명의 방문자가 찾고 있으며 지난 2012년 온라인 매체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미국과,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 전세계 11개 국가에서 발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리아나 허핑턴씨는 스님을 뵙자마자 “오늘 스님과의 만남이 가장 설레이는 한국 일정”이라며 스님과의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했습니다.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눈 후, 오후 2시부터는 농협NG아트홀에서 아리아나 허핑턴씨와 토크콘서트를 함께 하였습니다. 한겨레TV와 미디어Daum에도 인터넷으로 생중계 되어 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스님께서 먼저 여는 강연을 20분 해주셨고, 이어서 아리아나 허핑턴씨가 30분 정도 여는 강연을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여는 강연에서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지 ‘긍정적 사고’와 ‘통찰력’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어제 제가 지방에 강연을 갔다가 남자 화장실에 갔어요. 소변기 앞에 아주 멋있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챔피언이란, 누군가를 이겨서 최고가 된 사람이아니라 최고가 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글귀가 멋있지요? 우리는 늘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가 달성돼야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정을 무시하고 누군가의 도움을 빌어서 목표에만 도달하려고 해요. 공부는 못하는데 좋은 대학 가고 싶다, 실력은 없는데 높은 지위에 오르고 싶다, 케이블카를 타고 높은 산에 오르고 싶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그게 안 되니까 누군가 힘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돼죠. 하느님 부처님 찾으면서 제발 나 그렇게 되게 해주세요 합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행복일까 성공일까 하는 문제입니다. 모든 것이 다 이루어져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행복을 향해서 최선을 다할 때 그것이 행복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에도 이런 구절이 있어요. “보디사트바에게 있어서 정토란 이미 완성되어있는 세계가 아니라 완성을 향해서 보디사트바가 활동하는 국토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이 어떤 목표를 세우고 열심히 일을 해서 목표가 달성되어야 행복한 것이 아니고 그 목표를 향해서 여러분이 최선을 다할 때 그때가 행복이고 그것이 성공이라는 의미라 할 수 있겠습니다. 잘 살펴보면 화장실에서 쓰여진 문구에서도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똑같은 현상을 보고 긍정적으로도 볼 수 있고 부정적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부정적으로 봅니다. 제가 자녀 때문에 고민하는 분들 얘기 들어보면 “우리 아이가 공부를 못해요.”, “어느 정도 하는데?”, “중간밖에 못해요.”, 그러면 저는 “중간이나 하네요.” 그럽니다. “꽁지해요.” 그러면 저는 “그래도 학교는 다니네요.” 그럽니다. 똑같은 말이지만 꽁지 한다는 것은 학교는 다닌다는 거죠. 학교를 안 다니면 꽁지를 할 수 없죠. 똑같은 현상이지만 꽁지한다 볼 수도 있고 학교는 다닌다 이렇게 볼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긍정적으로 보면 자신의 마음이 가볍고 아이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게 돼요. 어떤 사물을 부정적으로 보면 자기도 괴롭고 자기 자녀를 자기가 부정하는 일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나를 해치고 내 자녀도 해치게 됩니다.
여러분들이 자신이나 세상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본다면 지금 바로 행복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느냐? 그런 건 아니에요. 그런 긍정적인 에너지 위에 여러분이 추구하는 이상을 향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라는 거예요. 불만 속에서 여러분들이 세상을 바꾸려고 하면, 첫째 자기가 괴롭고 세상에 대해서 폭력적으로 파괴적으로 자신의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그런데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는 위에 변화를 시도하면 자신이 행복하고 또 세상의 변화를 건설적으로 유도하게 됩니다.
저는 늘 토끼나 다람쥐를 봅니다. 산에 가면 어떨 땐 앉아서 유심히 봐요. 다람쥐가 도토리를 까먹는데 그 다람쥐는 ‘나는 왜 도토리만 먹어야 되나’ 불평하는 건 본 적이 없어요. ‘나는 왜 맨날 계곡을 건너야 되나, 높은 나무를 올라야 하나’ 이러지 않아요. 다만 주어진 대로 높은 데 오를 일이 있으면 오르고 건널 일 있으면 건넙니다. 미물인 다람쥐도 괴롭다고 자살한 다람쥐는 못 봤어요. 다람쥐도 나름대로 삶을 사는데 왜 우리 젊은이들이 이렇게 삶이 괴롭다 하면서 아까운 생명을 끊고 이런 일이 생겨날까요? 이것은 돈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지위 문제도 아니고 인기 문제도 아니에요. 결국은 우리의 정신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는 자기 마음을 어떻게 가질 것인가 이 문제를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여러분이 힘들 때 마다 얼마나 사람이 힘들면 나는 새를 부러워하고 산짐승을 부러워합니까.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더 보람 있게 살수가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지나친 욕심과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우리가 스스로 우리를 괴롭힙니다. 쥐가 쥐약을 먹듯이 물고기가 낚싯밥을 물듯이 우리가 행복을 향해서 나아가는데 결과는 늘 불행으로 귀착이 된다는 거예요. 행복하기 위해서 결혼했는데 불행이 되고 행복하기 위해 자식을 낳아 길렀는데 자식 때문에 괴로워한다면 이것은 전생의 죄도 아니고 하나님의 징벌도 아니고 사주팔자도 아닙니다. 뭔가 우리가 잘못된 생각과 잘못된 목표를 설정하고 가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느냐. 이런 데서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 뿐만이 아니라 많은 갈등과 모순, 사회적 병폐들도 우리가 바른 지혜로 살아간다면 얼마든지 극복 가능한 것 아니냐. 이것을 우리가 함께 풀어갔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고통은 무지, 어리석음에서 발생합니다. 무지를 깨뜨리는 걸 지혜라고 하는데 지혜가 뭐냐? 그것은 통찰력입니다. 통찰력에 반대되는 건 편견이에요. 우리는 늘 사물의 앞만 보지 뒷면은 보지 않습니다. 위만 보지 아래는 보지 않아요. 어떤 단면만 보고 전모인 양 알고 있기 때문에 그건 잘못된 거예요. 이 단견이나 편견을 버리고 전모를 파악하면 괴로움이 사라지게 돼요. 전모를 파악하는 걸 통찰력, 지혜라고 말할 수 있어요. 여러분들의 삶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합니다.”
스님의 짧고 간명한 강연에 많은 분들이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이어서 아리아나 허핑턴씨가 ‘제3의 잣대’ 라는 주제로 강연을 해주었습니다. 허핑턴씨는 2007년 4월 과로로 쓰러지면서 그것을 계기로 그동안 살아온 여정을 돌아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음을 깨닫고 제3의 잣대라고 불리우는 네 가지 기둥을 생각해냈다고 합니다. 첫째, 건강을 유지하는 것, 둘째 명상 즉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시간, 셋째 아주 평범한 것의 경이로움을 알아차리는 것, 넷째 베푸는 것, 이렇게 네 가지 기둥을 이야기해 주며 행복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스님께서도 아리아나 허핑턴씨의 강연을 열심히 귀담아 들으셨습니다.
이어서 두 분의 본격적인 대담이 펼쳐졌습니다. 사회를 맡은 손미나씨가 스님과 허핑턴씨에게 번갈아 질문을 하며 토크콘서트를 이끌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아리아나 허핑턴씨의 강연을 듣고 난 소감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저는 허핑턴 회장님께서 어떻게 세속에 사는 사람이 저런 제 3의 다른 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을까 궁금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시길 ‘몸이 아프면서 모든 것이 무의미해졌다’ 그러셨는데, 저는 그게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뒤돌아보지 못하고 달려오다가 몸이 아파버렸잖아요. 자기 삶을 강제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죠. 몸이 아프다는 건 나쁜 일이지만 만약 안 아팠다면 가던 길을 계속 갔을 것 아니겠어요? 그런데 아픔으로 해서 오히려 진실을 발견하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실패가 꼭 나쁜 게 아니고 재앙이 꼭 나쁜 게 아니에요. 재앙이 축복인 줄 알아차리는 것, 재앙이 복인 줄 알아차리면 인생에서 모든 건 다 축복이 됩니다. 불행이 도리어 행복의 출발이 되는 것이죠. 우리도 어떤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것을 불행이라 보지 않으면 오히려 이것 때문에 내가 행복의 길로 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현대인들은 대부분 바쁘게 사는데 이 현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돈과 성공을 넘어서서 우리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금융 자본주의의 무한 질주로 인한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요?” 등등 여러 가지 질문들에 대해 스님께서는 막힘없이 답변을 이어가셨습니다. 그 중에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 드립니다.
“젊은이들의 특징이 뭘까요? 좋은 점은 용기이고 부족한 건 서투름이에요. 경험이 없으니 서투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너무 잘하려고만 하면 용기가 안 생기고 도전을 못하게 됩니다. 서투른 건 당연한 거예요. 서투름을 극복하려면 연습을 여러 번 해야 되잖아요. 실패라 보지 말고 연습이라 보면 돼요. 농구 연습을 할 때 골대에 들어가도 받아서 던지고 안 들어가도 받아서 던지잖아요. 그것처럼 그냥 하나의 연습일 뿐이지 않느냐. 실패를 해야 연구를 하잖아요. 그런데 한번에 성공을 하면 연구할 필요가 없으니 능력을 키울 수 없죠. 실패야말로 새로운 발견의 원천이지 않느냐. 연습 삼아 도전해보고 실패하면 거기서 교훈을 얻고 다시 시도를 해보고 다시 교훈을 얻어서 시도해보고 이렇게 연습이다 하는 마음을 가지면 두려움이 적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들이 삶을 좀 가볍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너무 의미부여를 많이 하지 말고 가볍게 시도하면서 새로운 걸 발견하고 연습도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실패의 두려움이 작아지지 않겠나 생각해요.”
가볍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에 많은 청중들이 박수로 공감해 주었습니다. 허핑턴씨도 스님의 말씀을 귀기울여 경청하며 깊이 공감한 듯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시간 반 동안의 토크콘서트가 끝나고 무대 위에서 간단한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선정된 몇몇 분들에게 책 사인을 해준 후 스님께서는 다시 평화재단으로 들어오셔서 업무를 보셨습니다.
저녁7시에는 아리아나 허핑턴씨의 책 ‘제3의 성공’ 출판회에 참석하셔서 허핑턴씨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허핑턴씨는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중 한명으로 선정된 분인데, 이 분이 갖고 있는 인맥이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오늘 만남을 계기로 스님의 활동이 해외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을까 기대를 해 봅니다.
내일은 장수 죽림정사에서 용성스님이 행하신 독립운동의 뜻을 기리는 3.1절 기념행사가 있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