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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는 한국JTS, 에코붓다, 좋은벗들의 정기총회가 있었습니다. 각 부서의 총회의장이신 스님께서 회의를 진행하신 가운데, 각부서의 2013년 사업보고 및 결산안, 2014년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총회회원들에게 보고하고 승인 받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각 부서의 총회가 끝난 후 간단히 점심공양을 하시고 의정부로 이동하셨습니다.
오늘은 정초순회법회 16일째로 의정부, 남양주, 춘천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의 첫 법회장소인 의정부센터는 2009년에 김성훈변호사의 사무실에서 3명 정도 열린법회를 해 오다가 2013년 1월 불사 발원을 하여 7월에 센터를 개원하였습니다.
개원 후 처음 오시는 스님을 맞이하기 위해 40여명의 도반들이 가족 같은 모습으로 함께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들어오시면서 건물 곳곳을 세심하게 이것저것 둘러보시고는 자리에 앉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정초순회법회를 하는 이유를 간단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법당 구경을 못해 봐서 어떻게 사나, 어떤 분이 수행을 하나, 운영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활동하는데 어려움은 없나, 도반 사이에 어려움은 없는지에 점검해 보고자 이런 시간을 마련하셨다면서 법회를 시작 하셨습니다.
활동가들이 활동하면서의 어려움이나 궁금함에 대해 이것저것 질문이 있었습니다.
불대담당 하는데 정토에서의 봉사활동만 인정하는 이유를 묻는 분, 담당자들은 동방을 입으라는데 왜 비싼 동방을 입으라 하는지 묻는 분, 개인 기도문이 없어 어떤 기도문을 가지고 기도해야 하는지 묻는 분, 상담사 자격을 취득했는데 눈이 나빠져 점점 안 보여서 어떻게 상담을 해야 하는지 묻는 분등 다양한 질문들을 스님께 내어놓고 답을 구했습니다.
그 중에 한 질문을 올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초등학교 교사인데 학생과의 대화에 어려움을 느껴 상담사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상담실을 운영하며 학생과 학부모에게도 도움을 주었고, 박사학위도 받았습니다. 기쁨도 잠시 황반변성이라는 진단을 받고 난치성 질병으로 망막세포가 파괴되는 질병으로 모든 걸 내려놓고 수행법회 듣고 병원치료하고 참선과 절 수행을 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성취하고 난 후 허망감을 느끼는 이유와 상담을 계속 하고 있는데 눈이 계속 나빠져 어떻게 해야 할지 스님께 묻습니다.”라며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서울역에 가면 노숙자가 300명 정도 됩니다. 노숙자중 농사짓는 사람이 있을까요? 거기 있는 사람 대부분은 회사 다니다가 과장, 팀장정도 하다가 갑자기 회사가 망하든지 짤리든지 한사람이거나, 두 번째는 조그만 가게나 중소기업하다가 망한 사람이 젤 많아요. 한때 사장소리 듣고 자가용을 몰고 다니다가 빈털터리가 됐을 때 막노동 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왜냐면 우리의 고통은 항상 과거에 연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가진 것이 없었던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눈이 두 개이던 사람이 눈이 하나 다쳤다면 이 문제로 괴로워합니다. 두 눈 감고 있다 한 눈을 뜨게 되면 엄청 감사해 하겠죠? 그런데 지금 한 눈인 조건은 똑같습니다. 지금 질문자는 두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눈이 안보이게 되니 괴로운데 눈을 감고도 상담할 수 있습니다. 상담은 관상보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눈이 안보이게 되면 청각, 촉각이 굉장히 발달하게 됩니다. 오히려 경계에 끄달리지 않고 상대의 말을 아주 잘 듣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자기가 이런 상황을 겪기 때문에 인간심리에 대해 이해가 되잖아요. 심리학은 박사자격 같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가 처한 현실을 활용하면 훨씬 좋은 상담사가 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내 잘 나갔던 때를 기준으로 하면 자기는 죽을 때까지 열등의식과 고통 속에 살아야 되지만 눈을 감고도 얼마든지 상대의 심리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유리한 상태로 이해하면 어려울 것이 없습니다.
상담을 하기 위해서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데, 특히 실패의 경험이 많아야 좋습니다. 연애 실패, 사업 실패, 결혼 실패등 이렇게 실패를 딛고 일어선 사람일수록 좋습니다. 그런 사람이 상담할 때 내담자는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인생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습니다. ‘그냥 그렇구나!’하고 이해하고 ‘나도 그랬어요!’하고 공감해 주며 이런 길도 있다고 방향제시하는 정도는 편하게 할 수 있습니다.”라며 마무리 해 주셨습니다.
의정부센터에서는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 늦어져 약 2시간여 동안 법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시간이 지체 되어 남양주 법당은 10분 정도 늦게 도착해서 법회를 시작하였습니다.
남양주 법당은 2008년부터 가정법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법회를 하다 포화상태가 되어 금곡 군법당도 빌려 진행하다가 법당의 원을 세우게 되었고, 2013년 5월에 법당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법당을 개원한 후에는 도반들이 뜻을 같이 하여 매주 수요일은 300배 정진을 하고, 토요일마다 천배 정진을 하고 있으며, 매달 한 번씩 참선 정진도 하고, 또 한 달에 한 번씩 거리모금도 하고 있고 있습니다.
법당에 들어서니 70여분이 그동안에 강연을 많이 해서인지 질서 정연 하게 앉아 계셨습니다. 남양주에서는 총 5분이 질문을 해 주셨습니다.
1년 활동을 했는데 활동하면서 오는 갈등과 괴로움, 불대 다니는데 봉사도 하고, 보시도 하는데 남편이 너무 많이 하는 거 아니냐고 해서 생기는 문제, 개인의 기도문에 관한 질문, 불사에 관한 것,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는데 그것 때문에 몸도 아프고, 남편과 아이를 떼어놓고 나와서 봉사를 해도 되는 것인지에 관한 질문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질문인 아이가 지적장애가 있는데, 아이를 돌보는 것과 정토회 활동과 어떻게 병행해나갈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장애의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로 인식이 바뀌었어요. 병도 마찬가지에요 병은 개인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집에서 애를 3명 낳으면 혼자 책임져야 하는게 아니라, 이제는 국가가 공동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사회보장제도가 점점 잘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런 건 공동 책임이 커진다는 것이고 수익이 많은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것입니다. 사회주의는 이걸 똑같이 해버리지만 우리는 많이 번 사람이 세금을 많이 내지만, 가지는 돈도 많이 가지니까 괜찮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공유하는 장애우를 엄마가 돌보는 거 자체가 봉사입니다. 내 아이인 동시에 우리 모두의 아이이기 때문에 딴 봉사를 안해도 당신은 봉사자다 라고 말할 수 있어요. 이거는 모두에게 있어서 봉사이기 때문에 봉사점수를 주어야 합니다. 장애우를 키우는 것은 내 가족인 동시에 봉사에 속한다고 생각하셔야 됩니다. 너무 바깥에서 하는 것만 봉사다라고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또한 장애우를 돌보는 부모 역할은 그 아이가 커서 자기 인생 살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대학, 유학, 옷 같은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얼마나 잘 살아갈 수 있느냐는 것을 부모님한테 배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엄마가 모범을 보여야죠. 초등학교 다닐 때는 무조건 다 엄마가 해주면 자립심이 없어집니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공동작업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잘못하더라도 ‘하지마’라고 하는 것이 아니고 공동작업을 해서 자부심을 키워줘야 합니다. 엄마가 대신해주면 아이가 나중에 제대로 혼자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장애우를 가진 부모는 첫째, 이것은 신이 나에게 준 선물이다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둘째 자기 없어도 할 수 있도록 끝임없이 자립심을 키워줘야 합니다.
모든 부모는 이치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나라도 고쳐서 모범을 보여야 아이를 고칠 수 있습니다. 자기를 변화시키는데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꾸준히 문제의식을 갖고 수행해야 고쳐집니다.”라며 부모가 먼저 변화하려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말씀과 함께 다음 장소인 춘천센터로 자리를 옮기셨습니다.
춘천센터는 2009년 가정법회를 시작했으나 장소가 여의치 않아 어린이 도서관, 여성회관, 사무실, 다시 개인 아파트를 전전하다가 2013년 3월에 개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불교대 역시 다른 법당을 빌려 춘천에서 40분 거리인 화천에 사시는 분이 영상도구를 싸들고 다니면서 개설하기도 했고, 몇 안되는 활동가들이 맘 편하게 예불 드릴 공간마련에 뜻을 같이 하여 센터를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센터 개원 후에는 한사람 한사람이 주인정신으로 적극참여 하는 활기찬 분위기가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법당에 들어서니 아담하고 조그마한 법당이 꽉 차서 더 이상 들어설 수 없이 많은 분(70여분)들이 오셨습니다.
스님 법당 들어오시자 “예쁜 법당 얻었네요.” 라고 환한 미소로 말씀을 해 주시면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총무소임을 맡고 있는데 32년 교사 생활을 했던 업식이 지시 일변도라 총무일도 지시만 하고 함께 한다는 관점을 놓치지는 않을지 우려가 됩니다. 또 하나는 수행 정진한다 하면서도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한테는 여전히 화내고 짜증내고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깜냥으로 총무 소임을 잘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수행과 활동을 해야 할까요?”라고 스님께 질문을 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우선 깨장 갔다 오고 좋았어요?(네) 누가 선전하라는 게 아니라 마음에 저절로 우리 남편도, 아들도 갔다 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예) 이게 전법입니다. 자기가 불교대학 다닐 때 좋았어요? (좋았어요) 이렇게 기뻐하는 것이 최고의 전법입니다.
옛날부터 자기 변화를 가져오려면 삼년 기도 즉, 천일기도는 해야 된다 이렇게 말합니다. 불신도 신뢰도 오래 지나면서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 년 꾸준히 정진해야 되는데 해보면 잘 안 되니까 하다 그만두게 됩니다. 백일하다 그만두고, 이백일 하다 그만두고 돌아갑니다. 꾸준히 해나가야 합니다.
가족한테는 방심하게 됩니다.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까 마음속에 있던 감정이 밖으로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누구나 다 가까이 있는 사람한테는 짜증을 내거나 잔소리를 많이 합니다. 안 되는 것이 수행에서는 좋습니다. 안 됨으로써 내가 안 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발전의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정진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안되는 모습을 보면서 수행의 과제로 삼아 해보도록 알려주셨습니다.
또 다른 질문은 “불대 담당자인데, 결혼 8년 만에 아이를 낳아서 스님 말씀대로 세 살까지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보살피고 키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가 안정적이고 편안하다는 얘길 듣습니다. 여기에 아이를 더 잘 키우고 싶은 욕심에 티비도 없애고 했는데, 스마트 폰이 생기면서 남편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으로 보여주자 하고 나는 그것도 안좋은 것 같은데, 그러다 보니 아이에게 스마트폰 보여줬다가 안 보여줬다가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 지 고민입니다.” 라며 아이를 더 잘 키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스님께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스마트폰을 보여줘서 생기는 피해가 10이라면, 남편하고 싸워서 생기는 피해는 100이 됩니다. 남편이 하자는 대로 하는 마음을 내는 게 좋습니다.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남편한테 자신의 의견을 내놓고 남편이 동의하면 그렇게 하고, 동의하지 않으면 안 하면 됩니다. 엄마가 남편한테 대들고 화내면 아이가 그대로 녹음되듯이 그렇게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중요한 건 남녀평등을 논하면 안 돼요. 아이가 본받습니다.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준다면 불평등도, 불이익도 받아 들여야 합니다. 그런 문제가 발생하면 의견은 내되 그걸 갖고 싸워서는 안 됩니다. 그런다고 무조건 시키는대로 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이 ‘소를 몰고 지붕 위에 올라가라’라고 한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 라고 하지 말고 소를 지붕 아래까지라도 몰고 가서, ‘안 올라가는데요’. 하는 자세여야 합니다. 스마트 폰을 보느냐 안 보느냐는 핵심이 아닙니다.
우리같은 사람은 지금도 스마트 폰 줘도 안 써요. 훨씬 불편해요. 어릴 때부터 써봐야 기계를 쓸 수 있어요. 그래서 줘야 된다는 게 아니라, 나중에 배워도 되고 일찍 배워도 상관없는데, 부부가 같이 살면서 뜻을 맞춰서 문제를 푸는 게 교육에 좋습니다. 아무리 좋아도 싸워 가면서 내 식대로 하는 건 교육에 좋지 않습니다. 의견을 개진하되 성질내거나 싸우면서 하면 안 됩니다.”라며 다시한번 아이 키우는 엄마의 자세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외에도 지역 아동센터 일을 하면서 중학생 아이들이 뭐든지 하기 싫어하고 숨만 쉬고 싶어하는데,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인 분, 어머니와 아내 사이의 갈등으로 고민인 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틱틱거리기만 해서 고민인 분, 통일은 언제쯤 될 것인지 스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한 분들이 질문하였습니다.
이렇게 질문을 받고 자세히 답을 해주시다 보니 역시나 오늘의 마지막법회도 예정돈 1시간 30분을 넘어 2시간이 지난 9시가 넘어서야 마치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바로 서울로 이동하셨습니다.
내일은 분당, 광주, 안성, 평택 법회가 있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