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2.12. 대전정토회, 계룡센터, 부사법당

오늘은 정초 순회법회 10일째입니다. 오전에는 대전, 오후에는 대전 인근 지역인 충남 계룡에서, 저녁에는 대전부사에서 법회를 하였습니다.  

오전 10시에 진행된 대전정토회 정초 순회법회에는 약 200여 명의 정토회 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대전정토회는 3년 전에 대전의 중심지인 둔산동에 개원하여 지금은 운영이 안정되었고  중부권에 위치하여 정토회 전국행사, 교육, 회의 등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하고 있습니다.  

스님께서는 설은 잘 쇠셨습니까? 정초기도도 잘 하셨나요하시며 대중들께 인사를 하신 후 한 해를 시작하면서 하는 정초기도를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 ‘첫 단추를 잘 끼워야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어떤 일을 할 때 맑은 정신으로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느냐 아니면 얼떨결에 준비 없이 시작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매우 달라집니다 

하루를 시작할 때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한 시간 기도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과 짜증을 내가며 일어나서 시작하는 것은 같은 하루이지만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한 시간 기도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자는 것입니다. 이 한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서 나머지 시간을 굉장히 효율적으로 보낼 수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기도를 하면서 맑은 정신으로 올 한 해의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다짐을 한 후 이렇게 한 해를 시작하면 그렇지 않은 일 년과는 많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정초기도를 해왔습니다  

그러데 기도라는 것을 능력 있는 자에게 원하는 것을 빌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라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데 실제로 빌어보면 이루어질 때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매달리면 기도가 성취가 되었다, 안 되었다하며 웃었다가, 인상을 찌푸렸다가 하는데 부처님의 가르침에서 보면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것을 행복또는 이라 하고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불행’, ‘라 하는데 우리 인생이 늘 이렇게 고락이 반복되는데 이것을 윤회라고 합니다.  

고는 괴로움이고 낙은 즐거움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중생의 생각이고 큰 틀에서 보면 이 고락이 되풀이 되는 것이 괴로움입니다. 그래서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길은 고가 낙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고락의 윤회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이것을 해탈이라고 말합니다  

중생이 추구하는 행복은 행과 불행이 있는 것 가운데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고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붓다가 되는 길 열반이라는 것은 고락의 사슬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것 해 주세요’, ‘저것 해 주세요해서 원하는 것이 설령 다 이루어졌다 해도 윤회의 사슬 가운데 낙이 좀 많은 경우일 뿐이지 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고 복을 비는 것을 윤회의 씨앗을 심는 것이다라고 표현합니다.”  

해탈의 길에서 보면 복을 비는 종교는 윤회의 씨앗을 심는 것입니다. 해탈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수행이라고 합니다.  

수행을 올바른 기도라 합니다. 만약 기도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이라면 정법의 불교에서는 기도라는 용어를 안 써야 합니다. 종교라는 것을 정확히 얘기하면 마루 종가르칠 교으뜸 되는 가르침입니다  

으뜸 되는 가르침이라는 것은 자유로워지는 가르침, 행복해지는 가르침, 자신이 주인 되는 가르침을 의미합니다. 불교에서는 아무리 그 분이 위대해도 그 분의 종이 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나도 그 분처럼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수행적 관점을 가지고  해탈열반의 기도를 해야 합니다.  

우리 속담에 일은 사람이 하고 뜻은 하늘이 이룬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은 내가 이만큼이나 했는데 왜 안 되나 하는 것이 아니라 되든 안 되든 결과에 연연해 하지 않고 그 길이 옳다면 나는 최선을 다해 갈 뿐이다라는 뜻입니다. 되든 안 되든 상관하지 않고 대충 한다는 의미와는 다릅니다  

그래서 불교신자라면 인연 따라 이루어지는데 다만 나는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기독교 신자들은 이럴 경우에 주여 뜻대로 하소서라고 합니다. 이것이 자신을 내려놓는 수행자이고 진실한 기도입니다. 그러니 올 해는 이런 저런 일이 일어나도 여여한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바다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이 아니라 파도가 치면 파도가 쳐서 좋고 고요하면 고요해서 좋은 사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렇게 나아가는 것을 정진이라 합니다. 이것은 단박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해나가야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만 할 뿐이다라고 합니다. 넘어지면 일어나서 또 하고 하며 안 되는 현실에 두발을 딛고 되는 목표를 두 눈으로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이 수행자입니다.  

그런데 목표만 바라보면 조급해지며 나는 아무리 해도 안 되네하며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안되는 현실에 안주하면 사람이 다 그렇지하며 자기 합리화를 합니다. 그러니깐 불법 만나기 전보다는 좋아졌으니 뒤를 돌아보고 제법 왔네하며 자기를 격려해 주고 앞으로 목표를 보면서 아직도 멀었네하면서 다시 일어서서 가야 합니다.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출발점과 목표를 동시에 보는 것을 통찰, 지혜, 중도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은 늘 부지런히 정진을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안 되는 현실을 괴로워하지도 않고, 옛날 보다 나아졌지만 교만하지 않고, 멈추지 않으며 올 한 해도 정진을 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스님께서는 기조법문을 마치시고 질문을 받으셨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도반들께 부탁하는 것이 부담이 되는 JTS 담당자, 아들은 깔끔한데 딸은 지저분해서 고민이신 보살님, 아내와 헤어진 후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괴로운 가을 불대 거사님, 79세의 친정 어머니와 관계가 불편해서 힘들어 하는 보살님, 정토회에 오기 전에 성당에 오랫동안 다녔는데 이것으로 마음이 불편한 보살님 등 다섯 분이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 질문 중에 돼지 저금통 수거와 거리모금 등을 하면서 도반들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는데 늘 빚지는 마음이 들고 눈치를 보며 저에 대한 평이나 말에 신경이 쓰인다는 JTS 담당자의 질문에 스님께서 이렇게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질문자에게 질문자는 돼지 저금통 좀 수거해 주세요’, ‘거리모금에 함께 합시다’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 주세요할 때 자기 이익을 위해 하나요? 아니면 자기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가요?”하시며 물으셨습니다.  

질문자는 저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자 스님께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것은 거지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자신을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달라 하지 않고 비록 걸식을 하더라도 달라 하지 않고 밥을 주던 안 주던 감사 합니다하며 그냥 서 있었습니다. ‘밥 좀 주세요하면 거지입니다. 
 

그런데 질문자가 하는 일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고 남을 위한 일이니 주세요해도 거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질문자께서 눈치를 볼 필요는 없습니다. 미안해 할 필요도 없습니다. 왜냐면 나를 위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님께서 질문자에서 미안해하는 것을 보니 혹시 남을 위한 것이 아니고 자기가 다 가지려고 했나요?” 하시며 가볍게 되물으시니 대중들이 큰소리로 웃었습니다.  

질문자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므로 빚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첫째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 안됩니다.  

둘째는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이지만 상대편이 볼 때는 질문자를 믿고 도움을 주는 것이고 불쌍한 인도 북한 아이들을 대신해서 요청하는 것이므로 겸손해야 합니다. 또한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고 큰소리치면 안되고 그들의 고통을 대신해서 내가 비는 것이므로 공손해야 합니다.  

마음 속으로는 당당해야 하나 밖으로는 겸손하고 공손해야 합니다. 왜냐면 빌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를 딱 지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므로 도움을 청할 때 위축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자는 자신을 위해 비는 것처럼 미안해하며 눈치 보고 또 반대로 내꺼 아니니까 하며 상대한테 공손히 안하면 다른 사람들이 비난을 합니다. 겸손해야 될 때 교만하고 당당해야 될 때 비굴 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나의 제자들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라’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라하셨는데 질문자는 비굴한 것과 교만한 것을 헷갈려 하는데 앞으로 이것을 기준으로 모금을 수행 삼아 해보야야 합니다.  

이것이 잘 안되는 것은 질문자께서 지금껏 살아온 것이 한 편으로는 비굴하게 살아왔고 한 편으로는 목에 힘주고 큰소리 치며 살아온 자신의 습관 때문에 그렇습니다. 상대편이 문제가 아니라 내 까르마가 문제임을 알고 바꿔야 합니다. 비굴한 까르마를 당당함으로, 교만한 까르마를 겸손하게 바꾸는 이것이 수행입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질문자는 네에 알겠습니다대답하며 자리에 앉자 대중들은 격려의 박수를 크게 쳤습니다  

이렇게 대전법회를 마치시고 스님께서는 외부 손님과 점심공양을 드시면서 얘기를 나누고 난 후 곧바로 계룡법당으로 이동하셨습니다.

계룡법당은 군부대가 많은 충남 계룡시에 위치하고 있고 지난 해
4월 달에 개원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수행법회와 불교대학을 개설하여 차츰 운영이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가을 불대에도 10명이 입학을 하였습니다. 이번 정초법회에는 32명 함께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시청 앞 좋은 위치에 법당을 잘 구했네요. 이 지역의 군인 분들이 마음 든든히 국가에 봉사할 수 있도록 군인 부인 분들께서 이 법당에 와서 법문도 듣고 수행도 하며 봉사를 하면 좋겠네요. 그리고 오늘은 살림살이가 어떤지 보러 왔어요.”하시며 대중들에게 인사를 한 후 법회 담당 봉사자 분들에게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씀을 하셨습니다. 불교대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하셨습니다.  

인사를 마치시고 수행을 하면서, 법당을 운영하면서, 도반들과의 관계 속에서 겪는 어려운 점에 대해서 질문을 받고 답변을 하신 후 스님께서는 내가 85년도에 처음 법당을 구한 것과 크기가 비슷하다하시며 격려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정성을 기울여서 하면 됩니다. 스님도 통일기도 많이 하지만 원칙은 비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첫째 내가 최선을 다해서 하고 둘째 주어진 인연은 그냥 받아들인다입니다. 불교 용어로 하면 인연따라 다만 최선을 다 할 뿐입니다라고 하지요.“라고 하시며 처음 법당을 운영하는 어려움에 공감을 하시면서 계속 꾸준히 나아갈 것을 당부하셨습니다.  

이렇게 법회를 마친 후 스님께서는 공주지역과 금산 지역에 수련원을 한 만한 땅이 있다고 해서 바쁘게 두군데를 둘러보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저녁 법회가 있는 대전부사법당으로 이동하셨습니다. 부사법당에 도착하니 법회 15분 전이어서 간단히 저녁공양을 하셨습니다.  

대전부사 정초법회에는 부사정토회 분들과 대전정토회 저녁반, 대전청년 정토회, 세종시에서 법당을 준비하는 분들 등 100여 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스님께서는 인사 말씀을 하신 후 7차 천일결사 3년 동안 법당 운영을 했던 봉사자 분들을 일일이 대중들께 소개를 시키며 수고하셨다고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정리말씀을 하시며 34일은 불교대학 입학식이 있으니 자기뿐만 아니라 남도 행복할 수 있도록 하고 324일은 8차 천일결사 1차 백일기도가 시작되니 다시 발심해서 수행정진 할 수 있도록 당부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유기견을 키우면서 동물학대가 가정폭력, 학교폭력, 사회폭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고 끝까지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데 자신이 너무 유난을 떠는 것인지 고민하는 분, 마흔 넘어서 결혼했는데, 결혼할 때 남편과 3가지 약속 - 3잔 이하로 마실것, 서로 존중하며 살것, 월급을 제가 맡아서 할 것 - 을 했는데, 지키는 않는 남편과 이혼을 해야할지 고민하는 분, 큰아이 자퇴하고 식사시간을 제외하고는 방에서 안나오고 사람들과 관계를 하지 않고 있는데, 정토회 인도가는 프로그램 서류접수했는데, 면접도 탈락한 후 방황하는 아이에게 어떻게 대해줘야 하는지 고민인 분, 불대다니면서 기도도 하고 앴는데, 어느순간부터 집중도 안되고 기도도 안되어서 혼란스럽고 답답하다고 하시는 분, 47살에 이혼하고 호주에서 아들 하나와 살면서 건축사로 살고 있는데, 현재 62살인 거사님은 먹고 사는 건 해결했는데 너무 외국에 오래 살아 외롭고 앞만 보고 살아온 거 같은데, 지금이라도 결혼을 해야 하는지. 그냥 살아야 하는지 고민을 스님께 내어 놓고 답을 구했습니다.  

오늘은 3곳에서 법회를 했지만, 중간에 수련원 부지를 보러 다니다 보니 여전히 쉴틈없이 바쁜 하루였습니다.  

내일은 정읍, 전주, 천안, 청주에서 법회가 이어집니다.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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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자

"마음 속으로는 당당해야 하나 밖으로는 겸손하고 공손해야 합니다"거리모금 봉사자의 자세 스닙 법문 잘 들었습니다^^

2014-02-14 17:39:41

봄선

좋고 희망적인 일들이 다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_()_...

2014-02-14 10:34:16

문승렬

"나의 제자들아! 교만하지 말고 겸손해라. 비굴하지 말고 당당해라" 명심하겠습니다.가르침에 고개숙입니다

2014-02-14 09: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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