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4.2.11. 순천법당, 여수법당, 목포법당, 광주정토회

오늘은 정초법회 9일째로 남쪽지방인 순천, 여수, 목포, 광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의 첫 법회장소인 순천법당은 은 201110월부터 2년여동안 가정법회를 해오다가 작년 10월 법당을 개원하여 이제 100일 남짓 지났습니다. 불사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협력했던 그 힘을 모아서 300배 정진도 하고 주·야간 수행법회와 불교대학이 열리고 있습니다. 개원 후 처음 오시는 지도법사님을 설레이며 기다렸다는 봉사자들과 법당을 가득 메운 60여명의 도반들이 밝은 모습으로 스님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정초 입춘 기도로 새봄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씀으로 법회를 시작하셨고, 입정이 시작되면 누구도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과, 자리에 앉을 때는 앞자리부터 앉아야 하고, 법문 중에는 들어와서 삼배를 하거나, 앞으로 나와서는 안된다는 법회 예절을 말씀해 주시고 난 후 질문을 받았습니다.  

두분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세 살 된 딸을 키우는 마흔 다섯살 엄마가 늦은 나이에 엄마가 되니까 가끔 낯설기도 하고 불안할 때가 많았는데, 아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스님 법문을 들으면서 많이 편안해졌는데, 요즘 욕심이 생겨서 아이를 어떤 마음으로 키워야 할 지 고민이라는 분, 육체는 태어나서 죽으면 내 몸의 물질이 에너지가 되어 또 다른 생명체로 환생한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의 영혼도 그와 똑같이 환생하는지 궁금하다는 분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짧은 질문이었지만 스님께서는 두시간에 걸쳐 모든 대중들에게 도움이 될 자세한 설명으로 답해 주시느라 점심공양도 못드신 채 1시 법회 예정인 여수법당으로 향하셨습니다.  

다행히 늦지 않고 도착한 여수법당에서는 50여명의 도반들이 모여서 막 반야심경을 봉독 중이었습니다. 2010년에 가정법회로 시작했다가 문지순 보살님의 개인 작업실에서 2년간 법회를 진행해오다가 작년 3월에 여수시청 옆에 법당을 차려 나온 여수법당은 센터로 출발했다가, 불대와 천일결사자. 정회원이 늘면서 작년 10월에 정토법당으로 승격하였습니다. 적은 수의 활동가로 봄·가을, ·야간 불교대학과 주·야간 경전반 수행법회까지 꾸리느라 일당백의 몫을 해내며, 여수불자들의 수행공간으로 자리매김해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스님께서는 정토회가 처음 시작할 때 작은 법당에서 적은 인원으로 시작한 법회가 씨앗이 되어 지금의 정토회가 된 역사를 들려주시며, 너무 조급해 하지 말란 당부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너무 욕심내지마세요. 욕심 내지 말고 항상 기쁜 마음으로 하세요. 한명이 오든, 두명이 오든 많이 오든, 적게 오든 기쁜 마음으로 하세요. 시간은 좀 걸리지만 조급해 하지 마세요. 그리고 정토회에 사람이 많이 올 이유가 없어요. 장소가 넓은 것도 아니고, 스님이 계시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스님이 법문하는 것도 아니고 영상으로 하잖아요. 사람들은 영상으로 볼 바엔 뭐하러 가노?’ 그렇게 생각하는데 진짜 마음공부해서 행복해지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것입니다. 여러분들 배고플 때는 음식을 먹어야 해요? 무슨 음식이 있는지를 알아야 해요? 밥에 대해서 백가지를 안다고 배가 불러요? 안불러요?(안불러요.) 그거보다는 감자, 고구마 하나 먹는 게 더 낫지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슬프고 힘들고 괴로운 것은 마음이 아픈 병이에요. 정상적인 사고에는 괴로움이 없어요. 괴로움이 있다는 것은 마음에 병이 있는 것입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긴 것이나 마찬가지에요. 프로그램에 오류가 생기면 백신 프로그램을 깔아서 고치듯이 마음에 병이 생긴 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필요한 것입니다. 스님은 부처님으로부터 백신 프로그램을 받아서 여러분들께 까는 중이에요. 백신 프로그램을 줬는데도 안까는 사람들은 치료가 안되고, 까는 사람들은 치료가 됩니다. 그런데 이 치료라는 것이 삶에 대한 지혜를 갖게 하는 것입니다. 지혜가 없기 때문에 무지 상태로 괴로움이 생깁니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결혼할 때, 살기 싫은데 결혼해요? 같이 살고 싶어서 결혼해요?(같이 살고 싶어서요) 그런데 같이 살아 보니까 괴롭죠  

그것을 치료 하는 것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부처님의 말씀은 지혜의 말씀입니다. 지혜를 증득하고 이치를 깨달아야 합니다. 항상 지금 여기 자기 상태를 점검하면서 행복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여수법당에서도 두분의 질문을 받았습니다.

일반사찰에서 불대공부를 마치고 정토회에 왔는데, 많은 공부가 되어 부부가 함께 나오고 있다는 어느 거사님은 명상법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처음엔 명상시간이 거의 잠을 자는 수준이었으나, 차츰 조는 시간도 줄고 어떤 현상들이 오는 걸 느낄 수는 있는데, 그런 현상들이 올 때 호흡을 관하고 있으면서도 몸이 들뜨거나 하는 현상들이 있어서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질문하셨습니다.  

또 한 분은 법당에서 봉사하는 많은 분들의 희생과 봉사로 불대과정을 마치게 되었는데,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서 이 빚을 어떤 마음으로 후배들에게 갚아야 할지 물었습니다.  

스님께서는 두 번째 질문에 대해 오기만 해도 감사합니다. 당신이 즐거우면 우리도 즐겁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다들 자기 좋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빚진 마음을 갖지는 말아요. 내 할 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도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법당을 운영하려면 봉사도 필요하지만 돈도 필요해요. 만원 낼 것을 이만원 내고 그러면 됩니다.  

두 번째는 봉사를 해야 합니다. 봉사는 시간이 많은 사람들이 하면 됩니다.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건 죄가 아니에요. 우리가 돈을 빌리면 갚아야 하지만 아무 것도 갚을 거리가 없다면 죄가 안됩니다. 그래서 빚을 지고 괴로워할 필요는 없어요. 다 벗어 줘버리면 됩니다. 그럼 빚쟁이가 와도 할말이 없어요. 돈이 없다 그러면 시간이 있으니 봉사를 하고 가진 재능이 있으면 행사 있을 때 도와주세요. 정토회는 한사람 한사람이 다 봉사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정토회의 자랑이기도 합니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보시와 봉사로 갚도록 조언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여수법당에서의 법회를 마무리 한 다음 목포법당으로 서둘러 떠나야 했습니다.  

목포법당은 광주까지 불대 경전반을 다니던 조희옥법우님의 원력으로 2009년 영암 삼호 가정법회를 만들었고, 목포에서 삼호까지 법회를 다니던 도반들의 염원으로 2011년 목포법당을 개원한지 2년여가 되었습니다. 역사도 짧고 상근 봉사자도 귀한 법당이지만 불대 3개반, 경전반 1개반, 주야간 수행법회를 꾸리며, 인근지역에 기획법회도 열면서 불교신자가 귀한 호남땅에 법을 전하는 수행공간으로 뿌리를 내리느라 정성을 다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정초기도와 수행에 대한 법문으로 시작한 스님께서는, 아무래도 열악한 호남지역 법당이어선지 봉사자들의 힘든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가정법회를 열다 막상 법당을 열었는데도 오히려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수 있다고 하시며, 괴롭지 않을 지혜를 설해 주셨습니다.

좋으라고 법당을 냈는데 힘들어 하면 이럴 땐 문을 닫아버리는 게 가장 좋습니다. 이 법당 없어도 목포시민은 잘 있었고 잘 살았어요. 그러니 골칫거리 없애버리면 됩니다. 법당이 없어서 아쉬우면 광주까지 가면 됩니다. 그러나 법당이 가까이 있으니까 좋잖아요. 내가 좋은 마음으로 하면 다 좋아집니다.  

사람들이 법회에 스님 오실 때만 온다.’가 아니고, 스님 오실 때라도 오니 얼마나 고마워요? 초파일만이라도 와서 인연을 맺어주니 얼마나 고맙냐며 이렇게 좋아해야 합니다. ‘와주니 고맙다.’ 이런 마음을 내세요. 부담스러워하면 안됩니다.

  두 번째는 일거리가 많으면 일거리를 나누면 됩니다. ‘방석 좀 깔아주세요. 제가 내일 못 나오는데 문만 열어주면 돼요. 그러면 문 연 김에 청소도 좀 해줘요. 기왕 하는 거 사시불공도 드리면 더 좋겠네요.’  어쨌든 내가 기쁘고 오는 사람도 부담스럽지 않고 법문만 들어도 좋다고 생각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일하면 좋습니다. 아무도 일할 사람 없으면 문 잠가 놓으면 됩니다. 너무 그렇게 힘들게 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존 회원들의 참여도 저조하고 법당 운영이 좀 어렵다.’ 이런 걱정하지 말고 어딜 가도 생글생글 웃고 다녀야 합니다.” 라며 초창기 법당을 운영하면서 겪는 문제를 가볍게 받아들이도록 말씀해 주셨습니다.  

목포법당에는 약 30여명이 참석하여 5분이 질문을 하였습니다.

어른들이 참견하면 유독 화가 난다는 보살님,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려워하고 주눅 들어 하는 아이엄마, 백일출가를 하고 싶은데 나이가 많아서 면접을 통과 못할까 걱정인 분, 명문대를 졸업한 아들이 취직은 했지만 오락에 빠져 있어 걱정인 엄마, 한약도매상을 하다가 지금은 건강원을 하는데 계를 어기는 것이 마음에 걸려 있다는 질문이 있었고 스님께서도 가볍게 답해주셨습니다.  

부총무님이 임시지부장 소임을 맡아서 회의에 가시고 안계셨음에도, 모두가 주인이 되어 정초법회를 잘 치러 준 목포법당의 앞날이 밝아 보였습니다.  

광주법당에는 좀 여유있게 도착하셔서, 저녁공양도 드시고, 급한 원고도 보시다가 법회를 시작하셨습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구도심의 허름한 목욕탕 건물 4층에 위치해서인지 활성화가 될듯 될듯 탄력이 붙지 않는 광주법당은 작년부터 신도심으로 이전불사를 계획하고 있지만, 여러 여건으로 성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도법사님께서 오시는 오늘은 그동안 법회에 오시지 않던 오래된 얼굴들이 많이 보여서 반가웠습니다. 김밥과 색색의 꿀떡과 주황색 밀감이 놓인 뻥튀기 접시까지 깨끗이 먹어버리는 저녁공양 시간동안 여기저기서 정담을 나누는 모습에 8차년도 광주정토회의 밝은 기운이 느껴져서 흐뭇한 시간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기도에 대한 말씀으로 법회를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활동해온 활동가들을 소개한 후 질문을 받았습니다.  

7~8명의 질문자가 손을 들었지만 질문은 3명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에 청년대학생정토회가 출발해서인지 청년들의 질문이 2명이나 이어졌습니다.

    

정토를 나오고부터 예전보다 솔직해지면서 알아차리긴 하지만 화를 내고, 내 꼬라지대로 나타나는 이 변화가 자연스러운 것인지 궁금하고, 도반들을 보면서 타 종교인보다 이기적이라 느낄 때가 있으며, !하고 합니다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하고, 스님이나 법사님들께는 예!하고 합니다가 잘 되는데, 연령대 비슷한 도반들에게는 옳고 그름을 따지게 된다는청년과 조계종 법회 의식과 왜 다른지, 조계종과 같은 반야심경만이라도 운율이 같을 순 없는지, 정토회 안에서도 반야심경이나 참회게의 운율이 제각각인데, 같아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통일되면 좋겠다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묻는 활동가, 청년법회 참석 인원이 적고 관심도도 낮아서 어려운 점이 많다는 청년 정토회 활동가의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법회 의식에 대한 스님의 한시간여의 답변을 간추려 정리해 보았습니다.

전문적으로 염불이나 목탁을 익히고 연습한 스님들이 계시는 일반 사찰도 예불하는 방식은 해인사 다르고, 통도사 다르고 비슷한 것 같지만 사찰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법당 사정에 따라 집전에 관심 있는 신도들이 맡아하기 때문에 곡조가 잘 맞지 않는 것도 현실입니다. 곡조를 맞추는 것이 좋긴 하지만, 한꺼번에 모여서 오랜 연습을 하지 않는 한 맞추기는 어렵습니다. 개선해보려고 하지만 다른 일들에 밀려서 안되고 있고, 많은 시간을 들여서 연습해야 할만큼 중요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정토회 초창기에는 한글 예불, 반야심경으로 법회를 했습니다. 정토회의 원을 담은 삼귀의나 사홍서원도 따로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사찰과 문화적으로 같은 것이 너무 없어, 신도들이 다른 사찰에 가서 예불할 때 따라는 할 수 있도록 예불문과 삼귀의, 반야심경, 사홍서원은 조계종 형식대로 하고 있습니다.  

의식을 통일시키는 것보다,  불법을 공부해서 자기 해탈하는 쪽에 중심을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또 정토회에 맞는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야겠지만, 운율은 좀 틀려도 가르치는 내용과 종지는 조계종과 분명히 같습니다. 선종의 종지는 불립문자입니다. 지식을 통해서는 해탈과 열반에 이를 수 없다는 뜻입니다. 지혜를 증득해야 해탈 열반에 이른다는 뜻입니다. ‘직지인심 견성성불손가락으로 탁 가르키듯이 마음이 일어나는 지금 여기에 깨어 있고, 지금 상태를 알아차리는 것이 부처되는 지름길입니다. 괴로움이 없는 해탈하는 사람에 이르는 가장 지름길입니다. 이것이 선의 종지입니다. 마음과 마음으로 법을 전했지 말로 전한 것이 아닙니다.

    

정토회는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심을 두고 형식은 좀 자유롭게 하면서 교회나 성당이나 다른 사찰을 다녀도 정토회에 나올 수 있도록 합니다. 다만 여기서는 마음 공부를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종지에 대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습니다. 종지를 흐트리는 행동은 안됩니다. 유연한 것 같지만 종지에 대해서는 엄격한 곳이 정토회입니다.”라며 정토회가 기존 조계종과 형식에서는 약간 차이가 있지만 근본 내용에 있어서는 오히려 더 엄격할 수 있음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질문하지 못한 분들은 3월에 있을 시민강좌에서 질문하기로 하고 두시간의 광주법회를 마치고

스님께서는 한시간여 동안 손님과 대담을 나누시고 대전으로 향하셨습니다.  

내일은 대전, 계룡, 대전부사에서 법회가 이어집니다.

전체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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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자

스님 법문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_()()()_

2014-02-13 18:15:15

봄선

종지에 대해서는 절대로 타협하지 않습니다...말하자면, 정체성이지요...확고한 바른 마음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것 같습니다..._()_...

2014-02-13 10:03:56

감사합니다

오늘도 귀한 법문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만 본문 중 '직지인성'은 '직지인심'의 오기로 보이니 확인해보시고 수정 부탁드립니다. 새해의 시작을 순회 정초법회로 열어주시는 스님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입니다.

2014-02-13 01:4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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