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캄보디아 JTS 활동을 돌아보신 후 스님은 JTS 박지나 대표님과, 로타리클럽 기성종 회장님, 백성희 거사님과 함께 방콕을 방문하였습니다. 방콕 희망세상 만들기 강연 이후 방콕 정토회 신도님들과 3일만에 다시 만나게 된 것입니다. 오전 11시 반쯤 공항을 입국장을 통과해 나오신 스님은 밤 11시 10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시간 까지 남는 10시간의 귀중한 시간을 방콕 정토회 신도님들을 위해 내 주셨습니다.
버스를 대절해 스님을 맞은 저희들은 어르신에서 갓난아이까지 24분이 모였고 스님일행 4분을 합하여 총 28명이 태국의 아유타야왕조의 수도였던 아유타야로 멋진 나들이를 가게 되었습니다.
차 안에서 인사말씀을 통해 스님은 캄보디아의 오지 라타나끼리 교육사업에 대한 성과와 새로 개설한 5곳의 학교개교식 행사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2년 전 라타나끼리를 방문했던 몇 분의 신도님들은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미세먼지로 눈을 뜨기 조차 힘들었던 그곳 상황을 상기하며 스님의 노고에 새삼 존경의 마음이 더해졌습니다.
스님의 말씀에 이어 방콕 정토회를 일구신 홍정혜대표님의 인사말을 듣는 동안 점심을 해결할 휴게소에 도착한 모두는 태국식의 볶음국수인 팟타이와 란나탈레로 허기를 채웠습니다. 다시 차에 오른 일행은 홍정혜대표님의 방콕 정토회 역사에 대한 회고를 들었고 스님의 원력을 본받아 저희들 또한 다음 3년 안에 법당을 건설하는 불사의 원을 실현하자는 결의를 다지기도 했습니다. 2시반 뜨거운 한 낮에 드디어 아유타야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한동안 이상기온의 여파로 쌀쌀했던 태국이 오늘은 유난히도 뜨거웠습니다. 더위에 지칠까 염려되는 마음이 일었지만 그 더위보다도 스님과 함께하는 귀중한 시간을 갖는 환희의 마음이 더 뜨거워 한낱 더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아유타야의 많은 유적지중 제일 처음 도착한 곳은 ‘왓 마하 탓’이라는 곳이었습니다. 아유타야의 상징인 머리 잘린 부처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스님은 이곳이 두 번째 방문이셨고 신도님들 중에도 처음이신 분도 있고 여러 번 방문하신 분들도 있었지만 몇 번의 방문인지가 그리 중요하지는 않았습니다. 함께 조용히 폐허가 된 유적지를 돌며 새로운 감상을 느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머리 잘린 부처, 팔이 잘린 부처, 반 토막 난 부처, 얼굴만 있는 부처, 몸통만 있는 부처 등 사원 곳곳에 널려있는 부처상을 보며 남방의 부처님들은 한국불상에 비해 유난히 팔이 긴 것 같다는 질문에 스님은 유난히 긴 팔도 부처님의 32상중 하나라 말씀해 주셨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면 알 수 없는 것들 속에도 배워야 할 다양한 의미가 있는 듯 했습니다.
두 번째 방문지였던 ‘왓 프라 람’은 잘못된 안내로 실수를 하게 된 곳이었습니다. 원래 그곳은 왕실의 화장터로 이용되었던 곳이었으나 왕궁사원으로 잘못 안내되었습니다. 그러나 스님은 왕궁사원으로 보기 힘든 여러 가지 이유를 발견해 내셨습니다. 진행 팀의 오류로 인한 실수였지만 스님은 그저 그런 곳인가 보다라고 생각지 않으시고 사원 안의 조각상이나 양식을 통해 오류를 바로 잡아 주셨던 것입니다. 사물을 탐구하고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배우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세 번째 방문지는 ‘와 프라 씨 싼펫’으로 아유타야왕조의 왕실사원이었던 곳입니다. 지금 현재는 3개의 커다란 쩨디와 폐허화된 회랑, 법당 등이 흔적만 남아 있지만 모형으로 복원된 미니어쳐를 보니 과거의 영화가 대단했음을 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부처님의 사리탑이 그렇듯 이곳에 남아있는 3개의 대형 탑 안에는 당시 고승의 유골 등이 안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나라마다 문화적 특성상 조금씩 다른 모양을 지니고 있어도 탑이 지니는 고유의 기능들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곳에서 스님은 신도님들과의 기념촬영을 위해 좋은 위치와 각도를 알려주셨고 섬세한 배려덕분에 모두들 환한 미소로 추억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방문지인 ‘와 까이 수타람’은 42m의 와불상이 있는 곳입니다. 열반상과는 조금 다른 이곳 부처님의 모습은 남방불교 특유의 여유와 해학이 담긴듯한 새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 아유타야의 많은 유적지중 시간관계상 4곳의 유적지만을 둘러보았지만 진행 팀의 미숙으로 세세하고 알찬 안내가 이루어지진 못했습니다. 스님으로부터 중간중간 태국의 역사와 지리, 기후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 마다 사실은 제대로 된 답을 하지 못해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타국이라는 이유로 몸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학자처럼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이민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관심은 필요하다는 것을 세상에 대한 해박한 정보를 펼치시는 스님을 통해 배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두 시간이 넘는 사찰순례를 마친 일행은 저녁 식사를 위해 ‘짜오 프라야’ 강가에 위치한 ‘끼티 레스토랑’으로 향했습니다. 강가에 정박중인 유람선에 저녁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스님은 잠시 각자 미리 준비해 온 책에 일일이 저자서명을 해주셨고, 서명이 끝나자 구정 설을 앞둔 신도님들은 스님께 새배를 드렸습니다. 이에 스님은 미리 준비하신 새뱃돈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오랜만에 새뱃돈을 받아 든 어르신들도 아이들도 신나고 즐거운 행사였습니다.
준비가 다 된 유람선에 옮겨 탄 우리들은 태국전통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마침 강 주변으로 펼쳐지는 유적지 사이로 붉고 커다란 해가 떨어지는 일몰의 시간이라 더 멋진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모든 분들의 소감나누기가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바쁘신 스님인걸 알기에 우리들 모두는 비행기 연결 편 문제로 생긴 이 귀한 시간들에 감사했습니다. 한치의 여유도 없이 늘 쉬지 않는 스님이시지만 잘 쉬어 가는 것도 정진임을 알려주셨고, 그 쉬는 시간 마저 신도님을 격려하고 다독이는 시간으로 쪼개시는 스님을 생각하니 비록 적은 인원으로 움직이는 방콕 정토회지만 일당백의 정신으로 활동해야겠다는 마음이 일어 큰 힘을 얻게 된 것 같았습니다.
긴 시간을 함께 한 하루였는데도 스님께선 감기로 인해 상담을 많이 못해주신 것을 미안해 하셨고, 그럼에도 함께 하신 여러분들이 좋았다니 스님도 좋으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녁 8시 반 방콕 수와나품 공항에 도착한 후 스님은 다시 한번 방콕 정토회의 발전을 기원해 주시며 합장으로 인사를 나누셨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한국에서 인사드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