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1.17. 수도권 가을불교대 특강 그리고 경주법당 이전개원식

오늘은 아침 8시부터 문경 정토수련원 대수련장에서 수도권 가을불교대학 특강이 있었습니다. 약 300여명이 참여해서 함께 배우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우리가 불교대학에서 꼭 해야 할 것을 먼저 일러주셨습니다.

“불교대학 교과과정은 첫 번째, 실천적 불교사상으로 불교의 첫 걸음, 불교의 핵심사상이 무엇이고 가장 기본은 무엇인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두 번째, 부처님의 일생으로 부처님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자랐으며, 어떻게 수행하시고 어떻게 교화하셨는지, 어떤 모습으로 돌아가셨는지를 배우는 것입니다.  

세 번째, 그 분의 가르침의 요지를 근본교리라고 합니다.  

네 번째, 이것이 2600년의 역사속에서 각 나라로 전파되면서 여러모습으로 변했습니다. 이것이 불교의 역사, 불교의 변천사입니다. 그것을 우리가 공부해야 합니다.  

나만 옳다하면 폐쇄적이 되고 정체성이 없으면 와해됩니다. 나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면서 다른 것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있어야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불교대학 교과과정인데 여러분들은 아직 학기초라 신출내기에 속합니다. 좋게 말하면 한참 신심이 많은 때이고, 나쁘게 말하면 온갖 것이 다 의심스러운 시기입니다.  

보통 불교대 수업에만 안빠지면 졸업하는 줄 알아요. 그것만이라면 바쁜 사람들을 굳이 한 장소에 모여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터넷을 통해서 하면 되죠. 

여러분들 중에는 자기 마음을 내놓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의 감정, 느낌을 내어 놓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서툽니다. 그리고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힘도 굉장히 약합니다. 이것들을 여기 불교대학에 와서 자꾸 연습을 해야 합니다. 이것이 나누기입니다.  

이것이 어느 정도 되면 봉사활동을 해야 합니다. 법당에 오게 되면 누군가 청소를 해야 하고, 누군가 방석을 깔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금 필리핀에서 많은 사람이 죽고 이재민이 많이 발생했는데, 이럴 때 모금을 함께 해보는 것입니다. 해보면 약간 부끄럽고 어색하게 여겨집니다. 모금을 하게 될 때 사회적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은 사람들이 더 부끄러워 합니다. 그 이유는 돈이나 지위로 나를 삼기 때문입니다. 인기가 추락하고 돈 있는 사람이 돈이 없어지고 지위가 있는 사람이 지위가 떨어지면 더 힘들어 합니다. 이럴 때 자기를 봐야 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공부하는 것은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자는 것입니다. 너무 가난해도 너무 부자여도 여기에 오기가 어렵습니다. 여기 온 사람들은 모두 고만고만한 사람들입니다. 이 사람들이 깨닫기가 제일 쉽고 진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들입니다.  

길거리에서 팜플렛을 주면 안받습니다. 안 받는게 당연한데, 안 받으면 손이 부끄러워지죠. 그리고 모금한다고 있으면 맛있는거 사먹으면서도 아이들이 굶어 죽는다고 해도 천원을 안내면 얄미워 집니다. 그때 그 사람들을 미워하는 나를 봐야 합니다. 아무리 법문을 들어도 지식에 불과하고 현실에서 그런 마음이 드는 자신을 봐야 합니다. 이런 것이 다 교과과정에 들어있습니다. 수업 70%이상 수강, 봉사시간 40시간이상 완수해야 졸업이 되는 것입니다. 

근데 여러분들은 그 시간에 법문이나 좀 더 들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스님의 법문을 듣는 것은 이치를 아는 것이고 봉사는 직접 체험해 보는 것입니다. 

 

불교대학 끝나면 끝이 아니고 경전반이 있습니다. 경전반은 대학원과 같습니다. 그것까지 공부해야 불교가 이런 것이구나하고 알 수 있습니다. 스님의 즉문즉설은 불법의 토대위에 불교용어를 쓰지 않고 일상생활 용어로 쓰는 것입니다. 핵심적인 내용을 가장 쉬운 언어로 하는 것입니다. 즉문즉설을 하다보면 개인에 따라 주제가 흩어지니 생활적인 것은 좋은데 깊이 못 들어갑니다. 불교대는 내용을 깊게 들어가서 배우는 것입니다. 그것을 기초로 해서 즉문즉설을 하면 훨씬 쉽게 되는 것입니다.” 

라고 하시면서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꼭 해야 할 3가지 첫째, 수업을 안 빼먹고 다녀야 하고, 둘째 나누기를 꼭 해야 하며, 셋째 봉사를 해야 한다고 하시면서 정토회가 추구하는 것이 단순 지식이 아니고 함께 실천하는 삶임을 다시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불교대학을 공부하면서 든 의문들에 대해 답을 해주시면서 마무리 하였습니다. 

특강을 마치고 문경 수련원에서 점심을 먹고 난 후 경주로 이동해서 4시부터 스님께서 경주법당 이전개원식에서 법문을 해주셨습니다. 

스님께서는 먼저 이전개원을 축하하면서 처음 경주법당 처음 내던 때를 떠올리며 시장통 낡은 건물에서 그동안 이끌어 오신 분들에게 수고하셨다고 격려를 해주시면서 오늘 참석한 60여분의 대중들에게 불자들이 지켜야 할 계율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불교 신자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입니다. 남방불교에서는 불법승 삼보에 귀의를 세 번 하고 오계를 낭송하는 게 예불입니다. 귀의는 믿음이고 오계는 행동지침으로 오계를 지켜야 불자로서의 인격이 나오게 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계정혜 삼학을 닦는다고 말합니다. 계정혜 중 첫 번째가 오계입니다. 첫 번째 계라는 것은 계율을 청정히 지키는 것을 말하고, 두 번째는 마음을 고요히 하고 선정을 닦는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지혜를 증득한다입니다. 이것이 부처님이 초기 말씀 중에 기본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불자가 될 때 항상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를 지킬 것을 약속하는 게 수계 의식인 것입니다. 그리고 불자가 된다는 것은 부처님 제자가 된다는 뜻도 있고 나도 부처님처럼 된다고 원을 세우는 자, 이것을 보디사트바, 보살입니다. 부처로 나아가는 자입니다. 그래서 대승불교에서는 네가 부처가 되겠다고 원을 세웠기 때문에 지금은 부처가 아니지만 미래세에 부처가 되리라며 수기를 줍니다.  

보디사트바는 삼보에 귀의하고 계정혜 삼학을 닦는 자입니다. 삼보는 삼종삼보라 하는데, 첫째 스스로 깨달아서 붓다가 된 이를 붓다, 불, 부처님이라 말합니다. 둘째는 그 부처님이 깨닫지 못한 이를 깨달음의 길로 인도하는 가르침을 담마, 번역하면 법이라 합니다. 깨닫지 못한 이를 깨닫게 해주는 가르침이라야 담마입니다. 셋째는 상가, 승, 이것은 그 깨달은 이의 가르침, 붓다의 담마를 듣고 자기도 깨달은 이, 이것을 상가, 승이라고 합니다. 부처님 말씀 듣고 깨달은 이를 아라한, 스스로 깨달은 이를 붓다, 세존이라 부를 뿐이지 다 깨달은 이입니다.

 

불법승 삼보는 스스로 깨달은 이, 붓다에 귀의하고, 깨달은 이의 가르침인 담마에 귀의하고, 붓다의 담마를 듣고 깨달은 이, 상가에 귀의해서 우리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교의 기본원리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삼보에 귀의해야 합니다. 적어도 수행자들이 모인 단체에서의 행사는 반드시 삼보에 귀의하고 오계 지킬 것을 약속하고 시작합니다. 근데 이 불법승 삼보를 다시 세가지로 나눕니다. 첫째가 동체삼보, 둘째가 별상삼보, 셋째가 주지삼보입니다. 동체삼보란 것은 불법승이 다 하나라는 뜻으로 내 마음 깨치면 붓다이고, 내마음 고요하면 담마이며, 내마음 청정하면 상가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수행적 관점입니다.  

제가 서암 큰스님께 우리 불교가 썩어빠져서 이게 뭐냐고 항의성 질문을 두시간 넘게 했는데, 다 들으시고 딱 한마디 하시는 말씀이 ‘여보게 어떤 사람이 논두렁에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중이네. 그곳이 절이야. 이것이 불교라네.’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내가 스님께 막 항의할 때는 가사장삼 입은 사람이 스님이다라는 생각으로, 내가 말하는 절이 문제라는 거는 기와집 말하는 것으로 이런 상을 가지고 불교가 잘됐다 잘못됐다 하는데 큰스님은 마음이 청정하면 수행자고 그런 자가 머무르는 곳이 절이고 이게 불교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나는 전혀 불교가 아닌 것을 가지고 잘못됐다 개혁해야 된다고한 것입니다. 이런 나의 잘못된 생각을 여지없이 깨뜨리며 수행적 관점에서 정확하게 하신 말씀입니다.  

제가 서암 큰스님의 가르침에서 깨우친 것은, 마음이 청정한 자가 스님이라면 여러분이 다 스님이예요. 그러니 굳이 승속을 따질 필요가 없고, 승속은 마음이 청정하냐 안하냐로 구분하면 되지, 껍데기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식당이든 집이든 앉아서 법을 논하면 그곳이 절인 것입니다. 그 가르침이 오늘날 정토회가 이렇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즉문즉설이 그냥 얘기하는 것 같지만 고집멸도의 원리로 얘기하는 것입니다. 사성제가 설해지는 곳이기 때문에 그곳이 절이 되는 것입니다. 그 문답이 교리이고 그렇게 깨달은 사람이 수행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절이 왜 시장통에 있느냐 할 필요 없이 아주 좋은 절이 되는 것입니다. 꾸몄다고 법당이 아니고 여기 와서 기도하던지 법을 나누면 절이고 여기 와서 시비를 하거나 노상 돈타령하면 절이 아닌 것입니다. 기와집에서도 돈타령 하면 절이 아니고 가정집에서도 마음을 바르게 하면 절이 되는 것이 바로 수행적 관점입니다. 이것은 큰스님의 말씀만이 아니라 동체삼보로 불법승 삼보가 하나라는 말입니다.

   

그 다음 교리의 관점에서는 별상삼보로 불법승이 다 서로 다른 모양입니다. 법신, 보신, 화신이 불입니다. 청정법신, 원만보신, 천백억화신이 불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인 교와 이치인 리와 부처님의 행과 신통력인 과 즉, 교리행과가 법입니다. 부처님의 설하신 말씀외에 이치와 행과 과보까지도 다 법입니다. 승은 깨달은 이가 승이라는 것입니다. 원래 승은 깨달은 이의 가르침을 듣고 깨달은 이가 승인데, 깨닫지 못하면 아직 승의 반열에 오른 게 아닙니다.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이 있는데,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바로 깨달으면 성문승, 가르침 이치를 깨치면 연각승, 가르침을 몸으로 행하고 이치를 깨쳐가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을 보살승이라 합니다. 이 수준에 올라가야 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주지삼보가 있는데, 불상과 탱화가 불이며, 경율론 삼장으로 이루어진 팔만대장경이 법입니다. 그리고 출가오중이 승입니다. 정식으로 계를 받고 승려 된 사람이 승이라는 것입니다. 금강경을 위에 올려놓고 존중한다 하면 이건 주지삼보에 속한다. 주지삼보에서는 중생의 세계에서 불법을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불상 탱화가 불보, 경율론 삼장이 법보, 출가오중이 삼보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법의 이치, 교리로 따지면 법신․보신․화신이 불보이고, 교리행과가 법보이며, 성문연각보살이 승보입니다. 그 다음에 더 수행적 관점으로 돌아가면 내마음 깨치면 부처요, 내마음 고요하면 법보요, 내마음 청정하면 스님이 되는 것입니다.  

서암 큰스님께서 저에게 그렇게 말할 때는 수행적 관점에서 깨우쳐 주신 것입니다. 일체의 상을 떠나서 하는 얘기였습니다 .

 

우리 정토회는 가능하면 수행적 관점에서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수행적 관점을 중요시 하지만 종교적 성격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세종류의 삼보가 다 필요합니다. 이치를 따져 철학적으로 불교가 어떻다 할 때는 별상삼보, 수행적 관점에서는 동체삼보, 신앙적 관점에서는 주지삼보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신앙도 필요하고 철학도 필요하고 수행도 필요한데 정토회는 그중 가장 큰 비중을 50%는 수행에, 30%는 철학적 관점에, 그리고 20%는 신앙적 관점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즉문즉설도 항상 법의 원칙하에서 하는 것이지 그냥 인생상담이 아닙니다. 다만 언어를 불교용어를 안 쓴다는 것입니다. 일상용어로 쓰고 소재를 일상적 삶의 소재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표현을 하든, 어디에 있든 그것이 늘 법의 울타리 안에 있어야지 밖에 나가면 안됩니다. 그러니까 아무리 계율을 못지키더라도 사람을 때리거나 죽이진 말아야 하고, 남의 물건을 훔치거나 뺏으면 안되며, 거짓말하면 해서도 안되고, 사음해서도 안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불교신자로서 최소한도의 원칙을 지켜 나가야 합니다. 오계만 지키면 세상이 저절로 잘 되어 갑니다.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고 계율을 지키는 원칙을 가지고 법당을 운영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법당 잘 꾸몄는데 그게 다가 아니고 기도하고 참회하고 법문 듣고 나누기하고 봉사활동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는 것도 좋지만, 그러나 질을 담보하고 많이 와야지 많기만 하면 별 도움 안됩니다. 다섯명 모여서 우리만 잘 하자 이것도 안됩니다. 질을 담보하되 그 위에서 양이 늘여야 합니다. 그렇게 해 나가시기 바라며 이전개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스님께서는 법당을 운영하면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함께 해 나가며 질을 담보하되 양도 늘려야 된다며 오늘 참여하신 분들과 법당을 운영해 나가는 주체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전개원식에서의 법문이 끝난 후 스님께서는 중고등학교 불교학생회때부터 함께 활동을 해오던 옛 지인 약 10여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나누는 시간을 가지며 하루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내일은 강릉, 춘천 강연이 있습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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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저는 참석은 못했지만 스님의 법문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br />다녀오신 분들의 후기도 들을 수 있었구요~~<br />모든 분들이 입을 모아 하시는 말씀~~<br />너무도 행복한 시간이였다 하였습니다.<br />참 깨달음을 배워왔고 스님의 흐트러짐없는 자세에 너무도 놀랐다고~~<br />또한 이리 글을 올려주신 분께도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림니다.<br />내년 봄에는 꼭 특강에 참석하겠습니다.<br />다녀오신 분들이 너무도 부럽습니다.

2013-11-19 11:45:05

감사합니다

오늘도 가슴 울리는 귀한 법문 주신 스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그 법문 잘 올려주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2013-11-19 11: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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