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11.14 평화재단 창립 9주년 심포지엄 그리고 캄보디아 왕자의 방문



아침 7시 30분에 평화교육원 원장님과 조찬을 겸한 미팅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8시 30분에는 캄보디아 왕자로서 전 외무장관을 지내신 분이 평화재단을 방문하셨습니다. 외무부초청으로 한국을 방문중이신데, 평화재단을 방문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왕자님께 환영의 꽃다발을 드렸습니다. 스님께서는 캄보디아 왕자님께 평화재단과 JTS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북한의 상황과 현 남북관계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었습니다. 캄보디아 왕자님은 현 남북관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여 주셨습니다.

11시에는 필리핀 JTS 이원주 대표님과 점심을 겸해 지금 필리핀의 태풍피해에 대해 어떻게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가 있었습니다. 현재 필리핀 피해현장에는 민다나오 JTS의 송지홍법우님이 파견되어 있으며, 현장 소식을 종합해서 지원규모와 지원지역을 선정하기로 했습니다.
  
오후 2시부터는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평화재단 창립 9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하셨습니다. 심포지엄은 “한국 경제의 돌파구, 남북관계 정상화에서 찾는다” 라는 주제로 열렸습니다. 행사에 앞서 축사를 해주시기 위해서 오신 홍사덕 민화협 상임의장님과 차담을 하며 대북인도적 지원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방법 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본 행사에 앞서 참석해주신 내외빈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바로 평화재단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을 시청하였고, 이어서 스님께서는 참석한 분들 한분 한분을 직접 호명하시며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셨습니다. 또 최근 남북관계를 둘러싼 국제 정세에 대해 어떻게 인식을 하고 계신지 이야기 하시며 오늘 심포지엄의 운을 띄워 주셨습니다.

“오늘 평화재단 창립 9주년 기념 심포지엄에 참석해주신 여러 내외 귀빈들게 진심으로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한반도를 둘러 싼 동아시아의 질서와 세력판도가 지금 큰 변화의 시기에 들어섰습니다. 옛날 역사로 말하면 원나라와 명나라가 세력이 교체되는 시기, 명나라와 청나라가 세력이 교체되는 시기, 청나라와 일본이 세력이 교체되는 시기와 같은, 주변의 대륙판이 크게 바뀌어가는, 즉 미중의 세력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이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이런 역사적 시기는 옛날로 치면 200년 마다 한 번 오는 시기이고, 최근으로 봐도 세기마다 한 번 올 수 있는 그런 큰 변화의 시기입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는, 늘 과거 역사 속에서 보면 우리가 제대로 대응을 못해서, 즉 물러나는 세력과 새로운 세력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내 못해서 구세력의 압박을 받던지 신세력의 침략을 받든지 그래서 늘 민족이 고난 속에 빠졌습니다. 청나라가 부상할 때는 삼전도의 굴욕을 겪으며 청의 속국이 되었고, 일본이 부상할 때는 일제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기가 우리에게 또 다시 점점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나 국민들은 국내 문제에 너무 빠져서 주변정세를 정확하게 살피고 국가적인 대응과 민족적인 대응에 소홀하지 않느냐 이런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지난 50년을 돌아보면, 분단 상태에서도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했다 할 만한 성과를 얻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것은 앞으로도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면 발전이 계속되지 않겠느냐 하는 막연한 낙관론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지금 변화하는 정세는 결코 낙관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분단 상태로는 이제 성장 동력이 거의 소진 되었습니다. 이것을 뚫고 나가려면 결국은 통일을 통한 길밖에 없습니다. 통일만이 우리에게 희망입니다. 그러나 통일이 이렇게 중요함에도 우리에게는 중요하다는 인식이 부족합니다. 과거에는 우리가 통일을 외쳤지만 통일이 될 수 없는 조건이었다면, 지금은 충분히 통일에 가까운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자체에 통일에 대한 의지나 준비가 너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통일의 기회가 상실되고 또 다른 위기로 다가오는 위험에 처해있다. 이것을 저는 무척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런 시기에 미국은 아시아에 있어서의 역할을 일본에 일부 분담을 시키려고 하고 있고, 이것이 일본의 급속한 재무장으로 나타나고, 결국 우리는 미일 군사 체계에 참여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체제에 배치되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만일 이렇게 간다면 통일은 더욱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갈등이 결국 우리의 먹고사는 경제 문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주는 어려움에 처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안보와 경제가 모순되는 위기에 처해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이것을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인가. 그럴려면 남북관계를 통일은 아니더라도 긴장을 완화시키고 협력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만들어가야 이 모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지금 놓여진 상황은 그런 길로 가고 있지 않다는 우려가 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여기 참여하신 많은 분들께서 정파적인 이익을 넘어서서 국가의 미래와 민족의 미래라고 하는 조금 더 먼 미래를 보고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관점에서 어렵지만 서로 다른 견해를 모아나가는 그런 자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인사말에 이어서 이번에 새롭게 민화협 상임 의장을 맡으신 홍사덕 전 의원님이 축사를 해주셨고,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님은 기조발제를 해주셨습니다. 이어서 통일 문제의 원로 학자이신 백학순 박사님이 사회를 보고,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조성렬 박사님과 한반도개발협력연구소 추원서 소장님의 중심 발표가 진행되었습니다. 이어서 통일교육원 권영경 교수님, 여의도연구소 정낙근 박사님,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박사님, 한동대학교 김준형 교수님, 네 분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고, 청중석에서도 서면으로 질의응답이 이뤄지며 토론은 깊이를 더해 갔습니다. 특히 조성렬 박사님과 추원서 소장님은 어려운 시기에 좋은 논문을 쓰신다고 정말 애를 많이 써주셨습니다.

 
모든 발표와 토론이 끝나고, 오늘 심포지엄을 마무리하면서 스님께서는 이렇게 정리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미국, 일본, 중국 탓을 많이 하게 되는데요. 남 탓 할 것은 없는 것 같아요. 미국은 지금까지 세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최근 힘이 조금씩 부족해지고 있지만 그래도 옛날 영향력을 유지하고 싶을 것입니다. 중국은 힘이 좀 커졌으니까 커진 데에 따른 자신들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국은 자기 영향력을 좀 오래 유지하고 싶은데 힘이 딸리니까 일본을 재무장화 시켜서 보완을 좀 해나가겠다 하고 있는 것이고요. 중국도 자기 힘에 걸 맞는 영향력을 갖고 싶다 이게 목표이고, 일본은 미국이 주는 이런 기회를 통해 패전 국가로서의 굴레에서 벗어나 정상국가화 하겠다 이게 목표일 겁니다. 북한은 어쨌든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체제유지를 해보겠다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 국가들은 나름대로 국가목표가 분명한 것 같아요.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이런 상황에서 이루고자 하는 국가 목표가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이런 기회에 우리는 무엇을 목표로 해서 국민적 힘을 모아야 되겠느냐. 이런 면에서 우리는 국가목표가 불분명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런 기회에 통일을 이루는 것에 국가목표를 두면 좋을 것 같아요. 통일을 위한 국방, 통일을 위한 외교, 이렇게 모든 초점을 통일에 맞춰서 국력을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는 우리 현실이 염려가 됩니다.

물론 통일을 하려면 상대인 북한이 문제이지 않느냐 하시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북한이 문제가 없었다면 통일이 벌써 이루어졌겠죠. 문제가 있으니까 통일이 안 된 것이지요. 하지만, 저는 북한이 문제가 많지만 통일하는 게 민족 전체의 이익은 물론 남쪽에도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이 소진된 상태에서 우리의 발전 전략을 위해서도, 또 동아시아의 이런 정세변화 속에서 우리의 자주권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통일만이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저 문제있는 북한을 어떻게 다루어서 통일을 할 것이냐, 이런 관점에서 봐라봐야 하지요.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36년간 식민지배를 겪었는데도 해방 후 20년 만에 국교정상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6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도 일본 하는 거 보면 문제가 많잖아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한일 간의 국교정상화를 잘했느냐 못했느냐 물어본다면 저는 국민들이 다들 잘했다고 말할 것 같아요. 그래도 이웃 나라 간에 협력을 한 것이 우리 국가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이죠. 또 6․25전쟁 때 100만 군대를 보내서 우리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 중국하고도 20년 전에 국교 정상화를 해서 한중 교역액이 한미 교역액의 두 배가 훨씬 넘는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렀잖아요. 그럼 중국과는 지금 문제가 없느냐? 우리에게 아직도 동북공정이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력하는 게 우리에게 이익이라면 협력을 해야겠죠.

 
그러니 북한은 어떻겠느냐 싶습니다. 북한이랑도 문제가 많습니다. 앞으로 협력을 하더라도 계속 문제가 있을 것입니다. 통일 한 뒤에도 엄청나게 문제가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하고 20년 뒤를 내다보면 어떨까요? 저는 아마 일본, 중국과 협력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익이 클 것이라고 봅니다. 독일 통일이 문제 많다고 하는데 그럼 다시 되돌릴 거냐고 독일 사람한테 물어보세요. 물리자는 사람이 없어요. 크게 보면 이익인데 가는 과정에 문제가 좀 있다는 이야기겠죠.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국가목표가 아주 분명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꾸 북한을 두고 책임전가 하지 마세요. 북한은 아무런 해결 역량이 없다는 겁니다. 문제아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우리의 문제입니다. 문제아를 잘 다루는 사람이 주인이 될 것 아니겠어요? 우리가 문제이고 북한이 아주 건강하다면 우리가 북한한테 흡수될 가능성이 높지 어떻게 우리가 북한을 포용해 내겠어요?

이런 문제아를 힘으로 강제해서 어떻게 해보겠다 하면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니까 그건 안 됩니다. 즉 평화적으로 통일해야 된다는 것이죠. 평화적으로 하는데 어쨌든 우리 중심으로 해보려면 북한을 포용 하는 방법 말고 뭐가 있겠느냐?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좀 현실적으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둘이 연애를 해서 결혼을 하려는데 ‘상대가 싫다고 해도 나는 내 필요에 의해서 상대와 꼭 결혼을 해야 되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선물도 갖다 주고 꽃다발도 갖다 줬는데 상대가 그걸 집어 던지고 발로 밟는다고 할 때, 기분 나빠서 상대의 빰을 때리면 그 관계는 깨지게 되겠죠. 목표가 결혼이라면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꽃을 주워서 주고, 또 구입해서 주고 어떻게 해서라도 결혼을 성취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뺨을 때리더라도 결혼한 뒤에 때려야지요. (청중 웃음)

그러니까 통일에 대한 우리의 목표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늘 책임을 북한에게 전가하지 않느냐는 겁니다. 국가 지도자나 국민들이 이 변화된 동북아 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이냐 하는 문제의식이 분명하다면, 결국 이 문제는 우리의 문제이지 미국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를 중심에 두고, 거기에 장애가 되는 미국을, 장애가 되는 중국을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은 우리의 외교이고 우리의 안보인 문제입니다. 이 목표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늘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여기까지 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같은 민족이니까 통일하자는 당위가 아니라, 통일을 안 하고 분단 상태로 도대체 대한민국의 미래를 어떻게 그릴 수 있을까요? 그래도 지난 천년 역사 중에는 대한민국이 지금 제일 유리한 국면에 이르렀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는 분단 상태에서도 산업화에 성공하고 민주화에 성공했잖아요. 저는 지금의 대한민국이야말로 동북아의 자주 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우리민족에게 천년 만에 찾아 온 기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언제 그런 역량이 있었는가 싶어요. 이걸 잘 살려서 한 번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힘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스님의 마무리 말씀은 참석한 청중들과 전문가들 모두에게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우리가 통일이라는 목표가 좀 불분명한 것 아니냐, 남에게 책임 전가할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문제임을 일깨워 주신 점에 대해 모두가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천년 만에 찾아온 이 기회를 함께 힘을 모아 만들어나가자는 말씀도 참석한 이들 모두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심어 주었습니다. 청중들도 우레와 같은 박수로 스님의 호소에 답했습니다.
   
끝으로 스님과 참석한 전문가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평화재단 심포지엄도 모두 원만히 마무리되었습니다.

행사를 마친후에는 발제자와 토론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면서 토론회장에서 못다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기도 했습니다.

내일은 진주와 부산에서 희망세상만들기 즉문즉설 대강연이 있습니다. 내일 찾아뵙겠습니다.

* 평화재단 창립 9주년 심포지엄은 희망플래너님이 정리해주셨습니다.


2025 9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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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주

건강하십시오 스승님

2013-11-20 14:11:27

sm guehery

독일이 통일후 유럽의리더로서 활약해 나가는것처럼 우리도 아시아에서의 위상이 틀려지겠지요!?...bisous!~~

2013-11-16 19:56:09

지장행

새로운 100년 책을 순식간에 읽어지며 밑줄쳤어요!!! 근데요 제가 태어나서 이렇게 책을 깊이 읽으며 단번에 읽은 책은 새로운 100년입니다~~~~우리의 소원은 통일.....꿈에도 소원은 통일 노래처럼...

2013-11-16 18: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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