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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시에식사를하였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즈음에 간밤에 집으로 가셨던 김재성거사님이오셨습니다.
라타나끼리로 7시 출발할 차가 와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짐을 챙겨 나와보니 정철상 거사님이 운영하시는 회사 직원들이 승합차 기사와 함께 와서
스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또한 정 거사님은 스님 일행의 안전을 위하여 캄보디아인 한 분을 라타나끼리까지
동행하도록 배려해주셨습니다.
7시 25분에 숙소를출발한 버스가 시가지를 벗어나자 끝없는 평원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도로 연변에는
민가들이 띄엄띄엄 이어졌습니다. 한쪽에서는 벼가 누렇게 익어가고, 한쪽에서는 어린 벼가 자라고,
한쪽에는 벼를 베어내고 그루터기만 남아있는 빈 논이 한눈에 다 보였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서너 계절에 걸쳐 볼 수 있는 정경인데 한 눈에 다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3시간쯤 달렸을 때, 길 양 옆으로 쭉쭉 줄지어 심어진 나무 숲이 지평선을 이룰 정도로 끝도 없이 펼쳐졌습니다.
스님께서는 고무나무 숲이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나무마다 밑동에서 2m 정도 높이까지 상처가 나 있었는데
그 상처 골 사이로 흐르는 진액을 받은 것이 고무원료가 된다고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맘때 고로쇠나무에 구멍을 뚫고 호스를 박아 가지 끝으로 올라가는 수액을 받는 것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0시40분쯤 휴게소에 자동차에 기름을 넣기 위해 주유소 겸 휴게소에 멈춰서자 느닷없이 차문이 밖에서 열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손에 손에 구운 옥수수며 예쁘게 썬 과일(우리나라에선 못 보던 과일)을 담은 비닐봉지를 든
크고 작은 소녀들이 몰려들어 문을 연 것입니다. 스님께서 드시겠다고 하면 한 번 사보려 했는데
배부르다고 하셔서 맛볼 기회를 놓쳤습니다. 아침공양 때도 그러셨는데 아무리 진기하고 맛있는 음식이라도
배부를 때는 드시지 않는 스님의 모습에서 식탐을 부렸던 저 자신을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12시20분 메콩강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끄라체의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메콩강은 강가강만큼이나 크고 넓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점심을 드시면서 메콩강에 대하여
설명하여 주셨습니다.
"메콩강은 세계 10대 강 중에 하나일 만큼 큰 강이다, 중국 칭하이성(靑海省) 티베트고원에서 발원하여
윈난성(雲南省) 고지대를 거쳐 남쪽으로 흘러 라오스와 타이국경, 미얀마와 라오스 국경 일부를 이루다가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흘러 든다, 후일 메콩강의 물 때문에 각국의 이해가 엇갈려
분쟁과 환경에 끼칠 악영향이 예상된다, 중국에서 댐을 막으면 그 아래에는 물 부족이 일어나고
댐 수위가 100m 가량 높아지면 물의 중력으로 인하여 지진이 일어날 수 있고, 잠기기 전에 산이었던 사면에
물이 스며들어 지반이 약해지고 수면 위는 수증기가 끼어 기후변화가 일어난다."
식사 후 스님께서는 강변에 다가가 수면을 내려다보시며 ‘지금은 건기라 물이 적어
백사장이 많이 드러나 있지만 우기 때는 풀섶이 있는 곳까지 물이 차면 장관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시10분 다시 차에 올라 북쪽으로 달리면서 스님께서는 이미 확보되어 있는 JTS공간을 보다 체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하여 1시간 가량 회의를 주재하시면서 여러 의견을 들으셨습니다.
그리고는 의자를 뒤로 제쳐 휴식을 취하셨습니다. 도로가 포장이 되어 있다고는 하나 매우 거칠고 군데군데
패어 있어서 요동이 심했습니다. 그런데도 스님은 곤히 주무시는 것 같았습니다. 잠 잘 기회가 주어져도
자리가 바뀌었다는 둥, 옆에서 코를 골아 잠들 수가 없다는 둥, 차 안에서는 자리가 불편하여 도리어
아픈 데만 많아진다는 둥 핑계를 대면서 피곤하다고 했던 것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프놈펜을 출발한지 9시간 30분 만에 라타나끼리의 주도 반룽에 있는 캄보디아 JTS본부에 도착했습니다.
스님께서는 도착하자마자 사무실 내부를 찬찬히 둘러보시고 반팔차림으로 바닥청소를 시작하셨습니다.
여기까지 올 때 보니 이 나라는 온천지가 황토 흙으로 덮인데다 건기라서 황토 먼지가 많이 날렸는데
여기 사무실이 맨질맨질한 대리석 바닥이라 깨끗한 줄 알았는데 양말 바닥이 금세 벌겋게 되는 것을 보시고
청소부터 하신 것입니다. 여기 책임자가 어제 청소를 하고 오늘 미처 못했는데 이렇다는군요.
저녁 식사는 최보살님께서 멸치다시물을 내어 국수를 말아주셨는데 반찬은 김치 한 가지였지만
스님께서는 아주 맛있게 드셨습니다. 이 지방 쌀국수보다 훨씬 맛있다고 하시면서요. 냉장고 김치통에
가지런히 들어있던 포기김치는 무채도 곱고 고춧가루와 간도 적당해서 우리는 전문가가 담근 김치인줄만
알았는데요, 이곳 실무책임자(참고로 총각)가 손수 담갔다는 말에 또 한 번 놀랐답니다.
스님께서는 이곳 사업현황 서류 검토하시랴, 서울에서 온 전화 받으시랴, 메일 서류 검토하여 다시 보내시랴,
여기서도 매우 바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저녁 9시 30분부터 한 시간가량 이 곳 실무책임자와 서울에서 함께 온
JTS대표들과 회의를 하셨습니다. 이 곳의 그간 사업진행 상황에 대하여 궁금하신 점을 꼼꼼히 챙기신 다음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진행하실 일정을 논의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회의가 끝나고도 12시 넘도록
메일로 받은 서류를 살펴보시고 다시 서울과 인도에서 온 전화를 받으시고 업무를 협의하셨습니다.
캄보디아에서 이틀째 밤은 이렇게 깊어 갑니다. 내일 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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