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원하시는 검색어를 입력해 주세요
어젯밤 밤늦게까지 평화리더쉽아카데미 동문들의 모임이 이어졌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스님께서도 늦게까지 동문들과 많이 이야기들을 나누셨습니다.
오늘은 아침식사를 7시에 하고, 7시 30분 경주 남산으로 출발했습니다. 8시에 남산 용장골로 올라갔습니다.
날이 상당히 매서웠습니다. 그런데도 봄햇살은 피할 수가 없는지 양지바른 곳에는 자그맣게 새쑥이
돋아나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 “여기 봐라. 쑥이 올라오네.”하시며 반가워 하셨습니다.
용장골로 올라가 이영재를 넘어 삼화령으로 갔습니다.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천천히 올라갔습니다. 1월달에 왔을 때 온 산이 눈이었는데, 이 곳에도 봄 소식이 벌써 와 있었습니다.
눈이 쌓였던 땅은 얼음이 녹으면서 부풀려져 있어서 밝으면 사그륵- 소리를 내며 가라앉았습니다.
그런데도 체감되는 온도는 꽃샘추위 때문에 손이 떨어져 나가듯 차가웠습니다.
충담스님께서 매년 삼월 삼짇날이면 부처님께 차를 올렸다는 삼화령에서 멀리 조그맣게 바라보이는
삼층석탑을 바라보다가 단체 사진도 한 컷 찍었습니다.
삼화령을 지나 하산하는 길은 삼릉골로 내려왔습니다. 삼릉골로 내려오기전에 전망대에 서서
멀리 한 눈에 들어오는 경주시내를 바라보면 스님께 주변 지역에 대해서 설명듣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시원하게 경주 전역이 눈에 그대로 들어왔습니다.
상선암 마애불은 낙석으로 인해 공사중이라 참배를 하지 못했습니다. 상선암에서 삼릉골로 내려오는 길에
여러 부처님들을 만났습니다. 대학교 다닐 때 자주 오던 골짜기였는데, 오랜만에 오니까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상선암에서 내려와 계곡 맞은 편 넓은 바위에 선각으로 부처님이 새겨져 있습니다. 스님께서
“마음이 착한 사람에게만 보이는데 부처님을 찾아보세요.”하니까, 사람들이 우루루 모여서 고개를 들고
건너편 높은 바위에 있는 선각으로 새겨진 부처님을 눈으로 열심히 찾았습니다.
스님의 안내에 따라 한 분 한 분 부처님을 찾아 참배를 했습니다. 삼릉골 석불좌상은 전에는 코가 없고
광배는 넘어져 있었는데, 새로 광배도 세우고 얼굴 성형도 해서 코도 만들어 넣었는데,
전에 보던 정감있는 부처님이 아니라 약간 어색했습니다. 두툼한 입술과 큰 코를 가진 삼릉골 선각여래좌상을
참배하고 내려와 삼릉골 선각 육존불 앞에 섰습니다. 선각 육존불이 원래 선명하게 보이는데,
오늘은 검은 이끼가 많이 끼어 있어, 선각들이 뚜렷이 잘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내가 40년을 넘게 남산을 다니는데, 이렇게 이끼가 많이 낀 것은 처음 보네요.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눈이 많이 와서 그런가?”하며 스님도 의아해 하셨습니다. 저도 이렇게 이끼가 많이 낀 육존불은 처음 봤습니다.
마애 육존불에 참배를 하고, 마애관음보살상과 만났습니다.
“이 관음상은 해가 질 때 보면 지는 햇살이 비치면서 더 아름답습니다.” 스님의 설명을 들으면서
입술 붉은 삼릉골 마애관음보살상에도 참배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매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목없는 석불좌상에 참배를 했습니다.
“이 부처님을 보면 꼭 한국 불교를 보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없고 손이 없죠?
머리는 부처님의 지혜이고, 손은 부처님의 자비의 실천이라면 머리가 없고, 손이 없다는 것은
부처님의 지혜도 없고, 자비로운 실천이 없다는 것인데, 이는 오늘날 한국 불교를 상징하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하시는 스님 말씀을 들으며 함께 안타까워지는 마음이 일었습니다.
천천히 솔숲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차가운 바람도 좋고, 솔숲도 좋고, 함께 걷는 사람들도 좋았습니다.
삼릉 아래 칼국수집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목욕도 하고, 다시 두북정토마을로 돌아왔습니다.
20여분의 거리밖에 안되는데도 피곤했는지 눈을 감았다 뜨니까 벌써 두북정토마을 운동장에
차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스님과 일행들은 바로 다시 토론에 들어갔습니다. 통일을 위해서 무엇을 기여할 것인지 진지한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4시간 가량을 자유롭게 토론을 한 후, 통일을 위해 작은 기여라도 해 보자며
통일의병의 결의를 다졌습니다.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가족만을 위해 살다가 이웃의 그 누군가를 위하여 한 발만이라도 밖으로 내딛일 때
사회는 아름다워지는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아름답게 하기 위해서 모이고, 토론하고,
머리를 맞대는 것 자체가 참 아름다운 삶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 자 가진 일이 있는데도 뭔가 세상에
조그마한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자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 식사까지 하고, 평화리더쉽아카데미 동문회 일행은 서울로 떠났습니다.
그리고 오후 7시경부터는 스님을 모시고 평화재단 실무자 회의가 바로 이어졌습니다.
2013년 사업과 인사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편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어놓고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사람들은 10시경에 취침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는 경주남산순례 답사를 하고, 오후에 다시 회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4월에 ‘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경주남산순례’가 있는데, 현재 1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른 등산객에게 불편을 줄 수가 있어서, 5군데의 코스로 나눠서 산에 오르고 내려오는 방법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은 3개 코스를 실무자들이 3팀으로 나눠서 미리 답사를 해 볼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경주남산은 언제가도 좋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전체댓글 6
전체 댓글 보기스님의하루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