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13년 2월 28일 법륜스님의 하루(분당, 용인, 수원)

오늘은 정초순회법회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34군데 정토법당을 11일동안 돌았습니다.
지난 300강보다 더 틈없이 빡빡하게 돌았습니다. 그래도 새로 생긴 작은 정토법당까지 다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님께서 자그마한 법당까지 다 방문을 하니, 다들 정말 좋아하고 기뻐했습니다.

지난 300강 동안은 강연 준비에 집중하라고 법당에서는 스님 식사를 따로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하고,
식사대접도 일절 받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각 법당을 돌면서 점심, 저녁을 법당에서 먹게 되니까,
열악한 조건에 있는 법당까지도 온 마음을 쏟아 스님께 공양을 올렸습니다.
스님 피곤하시다고 좋은 음식이나 특산물, 귀한 음식들도 많이 싸 주셔서 저희들도 잘 먹었습니다.
마음 써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분당, 용인, 수원에서 법회가 있었습니다. 모두 경기 동부지역이고 거리가 가까워
조금은 더 수월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오늘 아침도 조찬 모임이 있었습니다.
10시경 평화재단에서 분당으로 출발했습니다. 오늘 다닌 3개 법당은 모두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다보니 좁아서 미어터질 듯이 빽빽하게 앉아 법문을 들었습니다.

오늘 첫 법문이 있었던 분당에서는 간단하고 시원한 답변들이 재미있었습니다.

“미국에서 만나뵈었었습니다. 신랑하고 문제가 있어서 한국에 나와 별거중입니다.
딸이 5월에 대학원을 졸업하는데 안가면 섭섭해 해요. 어떻게 할까요?”

“안가도 돼요. 미안할 것도 없어요. 자식이 20살이 넘으면 내 말 안 들어도 괜찮고, 내가 자식을 위해
아무것도 안 해줘도 괜찮아요.”

“딸아이가 섭섭해 할 것 같아 미안해서요.”

“섭섭했겠구나 하면서 이해하면 됩니다.”

“아버지와 엄마가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서 딸 마음이 흔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좀 쓰입니다.”

“자식이 20살이 넘었으면 부모가 이혼을 하든, 같이 살든 내 좋을대로 하면 됩니다.
자식은 더 이상 고려할 대상이 아니예요. 대신 부모도 자식이 인생을 어떻게 살든 간섭을 하면 안 됩니다.”

“그러면 제 인생 제가 살면 될까요?”

“됩니다.”

“감사합니다.”

 

“스님. 저는 형편도 친구들과 비교하면 나쁜 것도 아니고 노후 준비도 조금이나마 되어 있습니다.
남편이 돈벌어 오라고 하지도 않는데, 저 혼자 자꾸 자격지심이 듭니다.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 열등감에 괴롭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행복의 조건들이 많은데
강박적인 생각 때문에 마음의 평안함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벌지 못해서 쓸모없는 인간이 되는 것 같은 강박증을 없애 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절 하루에 얼마나 할 수 있겠어요?”

“108배를 두 달 하다가 그만 뒀어요.”

“기도 시작하는 날 1,000배를 하고, 다음 날부터는 매일 200배씩 백일간 하세요.
그 다음부터는 매일 108배를 하세요. 108배가 하기 싫으면 다시 1000배를 하세요.
‘부처님. 저는 복받은 여잡니다.’하며 자꾸 절을 하면 내면의 열등의식이 없어질 것입니다.
여기 정토법당에 나오세요. 법당 관계자분은 저 분에게 빚갚도록 일을 많이 주세요.
일 하는 것을 돈으로 환산하지 마세요. 돈으로 환산하지 않는 것이 무한한 복을 짓는 거예요.
복받은 여자니까 복을 나눠 가져야 해요. 봉사하고 기도하시면 되겠네요.”

“예. 알겠습니다.”

이어서 계속 질문이 이어지고 스님의 답변이 있었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좁은 사무실 한 켠에 겨우 앉아 스님께서 점심 공양을 드셨습니다.
싱크대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자그마한 곳에서 스님공양 준비까지 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가면서 저희들이
“분당법당은 조금 더 큰 곳으로 이전해야겠는데요? 너무 작은 것 같아요.”했더니, 묘덕법사님이
“지금 이 곳도 작은 곳에서 그나마 조금 넓은 곳으로 이사한 건데, 임대료가 만만치 않아요.
얼마나 많이 알아봤는지 몰라요.”하십니다. 지역보다 수도권 정토법당이 좀더 열악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수도권은 임대료며 관리비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용인정토법당은 분당정토법당에서 차로 20분 거리에 있었습니다. 한 시간 가량 일찍 도착했는데,
용인정토법당도 공간이 좁아서 따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스님께서 차안에서 한 시간 가량
휴식을 하신 후, 법회 시간에 맞춰 법당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래도 용인법당이 분당법당보다는
 조금 더 넓었습니다.

 

“좁은 곳에서 법회하니까 좋네요. 가까이서 얼굴도 보고, 눈도 마주치고.”하시면서,
스님께서 법문을 시작하셨습니다. 신년법문을 한 시간 하신 후에 질문을 받았는데, 질문자들은 모두
정토회를 만나서 많이 행복해졌다고 했습니다.

“스님. 저는 남편을 탓하고 원망하고 살다가 정토회를 알게 되면서, 제가 남편을 탓하고 원망하며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딸이 사춘기가 되면서 술, 담배도 하고, 가출도 해서 얼러도 보고 협박도 해 보고 때려도 봤습니다.
남편과 밤새도록 딸을 찾으러 다닌 적도 많습니다. 딸의 권고 전학으로 수지에 와서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작년부터 열심히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올 해 불교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아들이 21살이 되어서 스님 말씀따라 자립을 시키려고 하는데 잘 안 됩니다.”

“우연히 스님 법문 듣고 작년에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저는 큰 아이에게 화도 많이 내고 짜증도 많이 냅니다.”

“저는 오랫동안 가톨릭 신자로 있었는데 최근 불교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정토회를 알게 되어
옳고 그른 분별이 없는 것을 알게 되고 개인적인 삶에 대해서는 많은 평안을 얻었지만 사회적 정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임해야 되는지 많이 헷갈립니다.”

용인 질문자들은 모두 불교대학생이거나 불교대를 졸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불법을 알게 되었는데, 실제 생활 속에서 적용을 하면서 잘 안 되는 문제들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그래서 내용도 더 구체적이고 진솔했습니다. 스님께서도 생활 속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한 분 한 분에게
기도문과 기도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용인법당에서 2시간 넘게 법문을 하셨습니다. 법문 후, 다음 법회가 있는 수원으로 이동했습니다. 좋은벗들 대표를 하셨던 김동균 변호사님이 저녁 식사 대접을 해 주셨습니다. 두 분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며 오랜만에 여유롭게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수원법당도 따로 휴식 공간이 없다고 해서 법회 시간에 맞춰 법당으로 갔습니다.
콩나물 시루처럼 다리도 펼 수 없이 앉아서 법회를 들었습니다. 입구 사무실 공간까지 꽉 차서
사람들이 더 들어올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무실 한 켠에서 법당쪽으로 고개를 내밀고 2시간 내내 서서
법회를 듣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수원이 정초전국법당 순회 중 마지막 법회였습니다. 법회를 시작하면서
스님께 감사함을 담아 꽃다발을 선물 드렸습니다.

 

오늘도 법문 시작 후 한 시간동안 불법을 알고 행하고 체험해서 믿음이 강한 불자, 불교적 가치를 실현하며
사는 불자의 모습에 대해서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올 해는 ‘진실한 불자가 되자, 참 불자가 되자’, 그렇게 원을 세워 봅시다. 참 불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첫 번째 불법을 올바르게 알아야 합니다. 이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바르게 실천해야 합니다.
바르게 실천하면 행복과 자유를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인연과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을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고 합니다.

올 해는 불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실천을 해서 행복과 자유를 증득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봅시다.
 불교가 열반을 목표로 하는데, 즉 괴로움이 없는 행복을 목표로 하는데,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지수를 조사하면
 180개국 중 100위 아래로 떨어집니다. 특히 청소년들의 행복지수는 OECD 가입국가 중에 제일 낮다고 합니다.
불교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에서 행복지수가 낮다는 것은 한국불교인들이 불교적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수행하면서 행복지수가 높아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예-)

결론적으로 참불자가 되기 위해서는 불법 공부를 해야 합니다. 불법 공부를 하는데 제일 좋은 방법은
정토불교대학에 다니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장 짧은 시간내에 가장 바르게 공부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45년을 불법공부한 중에서 ‘적어도 이것은 꼭 알아야 한다’는 것을 쉽게 설명해 놓았기 때문에
입학해서 공부하면서 후회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정진을 해야 합니다. 현재의 내 까르마가 어디서 어떻게 왔든, 지금은 내 것이 되어 있습니다. 내가 행복해지려면 내가 바뀌어야 합니다. 그것이 수행입니다. 2013년도 새해에는 부지런히 수행을 해서 자기 운명을 바꿔 봅시다.”

스님 법문 후, 많은 질문들이 이어졌는데, 수원법당도 마찬가지로 깊이 있고 구체적인 질문들이 많았습니다.

 

수원법당에서 법회를 마치고, 오늘도 스님은 약속이 있어 평화재단으로 가셨습니다.
차 타고 돌아오는 길에 스님께서 “오늘 수원이 마지막 법회였네?” 하셔서, 저희가 손뼉을 치며
“스님. 수고하셨습니다.” 하고 모든 정토행자님들을 대신해서 인사를 드렸습니다.

내일은 94돌을 맞는 삼일절입니다. 3.1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분이셨던 용성조사의 생가인
장수 죽림정사에서 3.1절 기념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내립니다.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 같습니다. 내일 행사 때는 비가 멎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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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운명을 바꾸고,기도는 물론 바르게 실천하면 행복과 자유를 체험하게되며 그러면 자연스레 인연과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역시,스님은 현실적 불교로 접근해 다가가시는군요..잘 읽었구요..첫단락에,오타 죄송하게 지적하게 되었네요ㅠ첫번째 스님사진 위로 보면,<오늘 첫 법문이 있었던 용인에서는>부분,용인을,분당으로 바꾸셔야 ..죄송하네요..문맥은 다 통합니다

2013-03-02 20:56:09

혜향

참불자가 되기 위한 법문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정초순회법회 여러곳 다니신다고 고생많으셨습니다. 짝짝짝.....앉아서 귀한 법문 잘 보고 들었습니다. 스님과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_()_

2013-03-01 17: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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