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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정토회관에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새벽 2시경에 서울에 도착했는데, 스님은 아침 일찍 조찬모임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조찬모임이 끝날 즈음에 평화재단으로 가서, 스님을 모시고 일산정토법당으로 향했습니다.
일산정토법당은 구할 때부터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오늘 처음 가봤습니다.
건물 입구에서 거사님 두 분이 안내를 하고 있었습니다. 7층 법당으로 가니까 입구에서
여러 명의 활동가들이 서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법당이 넓고 좋았습니다.
공양간도 넓고 복도도 넓어서 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왔는데, 남자분들도 많았습니다.
오늘은 남자분들의 질문이 많았습니다. 왜 스님께서는 항상 여자들만 남편에게 참회해라고 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남자분이 스님께 가정의 어려움에 대한 질문을 하자,
남자들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저는 가을 야간 불교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불법 만나지 1년된 초심자입니다.
중학교 3학년인 딸아이와 부인과 함께 살고 있는데 이혼을 하고 재혼을 했습니다.
아내가 부모님과 많이 싸워서 이혼을 했는데, 어머니께서 며느리를 굉장히 힘들게 하셨습니다.
현재의 아내도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시댁에 가지 않은지 3년이 되었습니다. 제가 깨달음의 장 다녀와서
아내에게도 잘못했다고 하고, 정토 다니면서 어머니와 아내를 다독거려 주니까
어머니도 아내와 화해를 하고자 합니다. 제가 장남입니다. 어떻게 해야 어머니와 아내가 화해할 수 있을까요?
“일단 20살이 넘으면 부모한테서는 독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도 받지 말고, 복종도 하지 마세요.
특히 결혼을 하면 남자는 어머니의 아들보다 아내의 남편임을 훨씬 더 우선시 해 줘야 합니다.
그 사이에서 어물쩍 하면 가정불화의 요인이 됩니다. 그런데 남자가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모가 키워준 은혜가 있고, 어머니와 자식간의 습관이 있기 때문에 어머니 간섭을 이겨내기 어렵습니다.
제가 고부관계로 힘들어하는 여자분들에게는 효자 아들을 좋게 봐라, 그것을 싫어하면 자식에게
똑 같은 과보를 받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것이 부인이 가져야 할 자세입니다.
그러나 남자는 어머니와 부인 사이에서 같은 비중을 가지고 방황하면 안 됩니다.
아내를 80%, 어머니를 20% 비중을 두고 입장을 정확히 가져야 합니다. 그 사이에서 어물쩍 하면
내 가정이 독립하기 어렵습니다. 부모와는 정을 끊어도 되니까 내 가정이 독립해야 합니다.
그런 정도로 삶의 방향을 먼저 잡아야 합니다. 입장이 단호해야 합니다.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해 놓고, 그 다음에 이웃 노인도 돌볼 이가 없으면 돌봐야 하듯이
내 부모도 돌볼 이가 없으면 돌봐야 합니다. 이것을 섞으면 안 됩니다.
장남이건 차남이건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그런 단호한 입장을 안 가져 주면 가정의 불화가 생기게 되고,
아내가 마음이 불편하고 안좋으면 아이들이 똑 같은 업보를 받기 때문에 힘들어집니다.
결혼하면 남자 입장에서는 아내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여자 입장에서는 남편 하나 보고 시집 갔잖아요?
전혀 낯선 사람을 어머니, 아버지, 동생이이라고 불러야 합니다.
그것을 견뎌내려면 남편이 자기편을 들어줘도 어려운데, 남편이 어정쩡한 태도를 가지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혼할 수도 없고 참으며 고통을 겪고 살면 그 과보가 나중에 자식에게 나타나는 겁니다.
좋은 손자나 좋은 아이를 바란다면 그 아이 엄마를 잘 보살펴야 하는 겁니다.
남자는 내 부모, 내 형제까지가 내 가족이 되지만, 아내는 남편과 아이까지가 내 가족이고,
남편의 가족까지는 내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갈등이 필연적으로 생기는 거예요.
남자라면 이 때 내 가족을 우선적으로 입장을 정해줘야 합니다. 비중을 이 쪽으로 옮겨줘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의 가정을 꾸린 가장의 태도가 됩니다. 태도가 분명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그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런 것을 어머니에게도 분명히 보여줘야 합니다.
이것은 불효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현상이 그렇습니다. 그 범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부모에게 잘 해야 합니다. 아내에게 내 어머니에게 잘 해라고 강요하면 안 됩니다.
내 어머니지 아내의 어머니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감당을 해야지 아내에게 강요하면 안 됩니다.”
스님의 말씀이 시원하게 들렸습니다. 아내든 남편이든 각 자 자기가 처한 입장에서 수행을 해야 하고,
상대를 탓하거나 바꿀 것이 아니라 내가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시간이 좀 여유가 있으면 질문을 하나라도 더 받으시고, 시간이 여유가 없어도
식사시간을 줄여서라도 질문을 더 받으셔서, 마칠 시간쯤이 되면 식사를 하고 가실지, 도시락을 싸야 할지
저희들이 상황을 보고 판단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다행히 다음 법문이 서대문구라 그리 멀지 않아서 늦게 법문을 마쳤는데도 식사를 하고 출발할 정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산정토법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시고, 다음 법문 장소인 서대문정토법당으로 향했습니다.
내일이면 정초순회법회가 끝나는데, 가만 보니 300강 때보다 더 일정이 빡빡합니다.
가만 보니 하루 네 번 법회를 할 때도 있고, 평균 3번 할 때도 이 도시와 저 도시를 가로질러 달려야 하니까,
만만치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별 생각없이 다녔는데 벌써 내일이면 전국순회법회가 마무리가 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서대문법당에 도착했습니다.
서대문법당에 가니, 아는 얼굴들이 많았습니다. 1988년 정토법당이 처음 자리 잡았던 홍제법당에서
길 건너 맞은 편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대문법당이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홍제동으로 오니까 괜히 정겨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가 대학생일 때 부산에서 홍제동 법당으로 와서
대학생 수련을 많이 했었습니다. 주변 환경들이 낯익고 정겨웠습니다.
자그마한 법당에 사람들이 꽉 찼습니다. 더 이상 앉을 수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꽉 끼여서 앉았습니다.
“스님께서 우리 법당에 와서 지금 법문을 하고 있다는 것이 꿈만 같아요.”하면 감격해 하던
보살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노보살님이 스님의 서대문법당 방문을 축하하며 꽃다발을 전달했습니다.
노보살님 얼굴 가득 행복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그 모습들이 참 예뻐 보였습니다.
스님께서 2013년은 참불자로, 진실된 불자로 살아보자며 불법을 배우고, 이를 행하며 사는 삶에 대한 법문을
한 시간동안 하셨습니다. 스님 법문 후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중증지체부자유 아이를 행복한 마음으로 키우고 있는 엄마의 사연,
서울대 출신 여의사인 올케 중심으로 돌아가는 집안 분위기가 마음에 안 드는 시누이의 이야기,
어릴 때 아버지로부터 많이 맞고 커서 이기고 지는 관계에 집착해서 살아오면서
주변에 많은 피해를 주며 살아왔다는 딸 이야기,
아버지에 대한 분노와 미움이 많았던 자신이 결혼하고 다시 이혼해서 아이들과 싸우며 사는 이야기 등
오늘도 많은 인생의 이야기 보따리들이 풀어 헤쳐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이야기들을 자세히 들으시고, 하나 하나 갈무리를 해 주셨습니다.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하는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를 자상하게 알려 주셨습니다.
서대문법당이 사람들로 꽉 차 더웠습니다. 법문을 마치고 나온 스님은 속옷이 다 젖었습니다.
법회를 마치고 나와서 바로 다음 강연 장소인 인천정토법당으로 향했습니다.
인천정토법당도 작아서 따로 공양하거나 휴식할 공간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서대문법당에서 스님 저녁공양으로 도시락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일회용품이 하나도 나오지 않도록
플라스틱 통에 음식을 담고, 젓가락까지 다 준비를 해 주었는데, 정말 정성이 그대로 느껴졌습니다.
인천으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맛있게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주무셔서 그런지 감기 기운이 있으신 것 같았습니다.
인천으로 가는 길에 차 안에서 곤히 주무셨습니다.
인천정토법당에도 사람들이 모여 들었습니다. 인천광역시라 법당도 제법 크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자그마한 법당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정토법당 나오는 것을 싫어하고, 경제적인 지원까지 끊는데, 정토법당에 나와야 살 것 같고,
남편과도 잘 지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여자분,
박근혜 정부가 출범했는데 과연 통일이 당겨질 수 있을지 궁금하다는 분은 어릴 때 아버지에게 많이
맞으면서 커서 마음에 화가 많고 사람들과 쉽게 교류가 잘 안 된다며 고민을 이야기했습니다.
21살 여자분은 모든 일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서 힘들고 답답하다고 하소연을 했고, 어릴 때 사고로 5분 이상 앉아 있을 수 없어서 서서 질문한다는 31살 젊은 남자분은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만족이 잘 안되고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을 보면서 열등감을 느낀다며 분수를 모르는 자기 처지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스님께 물었습니다.
세 아이가 있는 남자와 재혼을 해서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는 여자분도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겪는 사연들이 참 많았습니다.
스님께서 사연들을 다 들어주시고, 이해해 주시고, 공감해 주시면서도 불자로서, 수행자로서
어떻게 방향을 잡고 정진해야 할 지에 대해서는 한 치의 머뭇거림도 없이 명확하게 정리해 주셨습니다.
사람들 마음이 시원해졌을 것 같습니다. 스님의 말씀이 내 문제해결에 가장 중요한 핵심 키이긴 하지만,
또한 내 문제를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어놓고 질문하는 것 자체가 해결점의 시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님께서 따로 개인적으로 질문을 받지 않고 대중들 속에서 질문을 받고 바로 답변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인천에서 법회를 마치고 바로 서울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스님께서는 재단에서 약속을 마치고 정토회관에 늦은 시간에 들어오실 것 같습니다.
저희들은 정토회관에 먼저 들어와 내일을 위한 정비를 했습니다.
내일은 2013년 전국 정초순회법회 마지막 날입니다. 분당, 용인, 수원정토법당에서 법문이 있을 예정입니다.
내일은 법당들이 다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시간이 여유가 조금은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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