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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새벽 2시경 울산 두북에 도착했습니다.
저희들은 모두 아침에 잠이 들었는데, 스님 방에는 새벽까지도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방에 불 켜 놓고 주무시나 싶었습니다.”
“차 타고 내려오면서 충분히 잤잖아.” 스님의 대답입니다. 잠에 대해서 스님이 생각하시는 것과 저희들이 생각하는 것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차안에서 잤지만 내려서 편하게 누워서 더 자야 한다는 생각으로
당연하게 더 잠을 청했던 저희들과는 다릅니다.
조금 늦은 아침을 먹고, 마을 뒷산 너머에 있는 저수지 주변 산책을 했습니다.
아직도 남은 단풍들이 마지막 잎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일주일 전에만 왔어도 진짜 아름다웠겠네.” 하시며 한 시간 가량 걸었습니다.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예쁜 꽃들도 만났습니다.
“어릴 때 이 곳에 많이 와 보셨어요?”
“어릴 때는 여기 안 왔지. 어른들이 물이 위험하다고 아이들은 여기에 데려 오질 않았어.”
하시면서 자연스럽게 스님 자랄 때의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 주셨습니다.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참으로 오랜만에 가진 여유있는 산책이었습니다.
산책을 끝내고 경주 법흥왕릉으로 이동했습니다. 평화, 여성, 대학생 리더십 아카데미 수강생들이
졸업 수련으로 경주에 역사기행을 왔습니다. 스님께서 신라의 역사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면서,
오늘날 우리가 어떤 것을 교훈 삼아야 할 지에 대해서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오늘 역사기행을 시작했던 법흥왕릉에서는 가야의 신라 복속과정을 설명해 주시면서,
가야와 신라가 평화롭게 통합해서 신라의 국력이 커지고, 불교 문화가 받아들여져 문화도
훨씬 더 발달하게 된 역사의 경험 속에서, 우리의 남북통일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는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무열왕릉 묘 앞에서는 신라시대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룬 사람들과 신라의 왕족과 역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설명을 마치고 고분 주변을 한 바퀴 돌면서 각 리더쉽 아카데미별로
사진도 한 컷씩 찍었습니다.
무열왕릉에서 조금 떨어진 김유신 장군묘로 이동했습니다. 김유신 장군 묘는 참 잘 가꿔져 있었습니다.
삼국통일을 이룬 인물의 한 사람인 김유신 장군은 신하로서는 가장 높은 지위가 주어졌고
나중에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신으로까지 숭배된 인물임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워낙 스님께서 생생하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해 주셔서 김춘추, 김유신, 선덕여왕 등 당시의 인물들이
살아서 이 자리에 올 것만 같았습니다.
다음으로 낭산으로 이동했습니다. 나는 죽어서 이 나라를 호위하는 용이 되겠다며 감포앞바다에 묻힌
문무왕을 화장했던 장소인 능지탑 앞에서 스님께서 당시의 역사를 설명해 주셨습니다.
특히, 불교적인 세계관에서 용이 된다는 것은 인간보다 한 단계 아래인 축생인데 어찌 용이 되시겠냐는
주변의 만류에도 내가 용이 되어 나라만 구할 수 있다면 그것이 인간계든, 축생계든 무슨 문제가 되겠냐고
했다던 문무왕의 나라를 위하는 마음이 참으로 감동적이었습니다.
능지탑을 지나 선덕여왕릉으로 가는 길에 삼국유사에 나온 선덕여왕의 지혜로움을 일러 주는
세 가지 일화를 설명해 주시면서 여왕으로 주변의 업신여김도 많았지만, 지혜로운 왕이었다는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특히, 선덕여왕 때 길러진 사람들이 이후 삼국의 위업을 이루게 되었다며
인제 양성에 대한 업적도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뿌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낭산 꼭대기에 있는 선덕여왕릉을 지나 한참 발굴작업이 진행중인 사천왕사지를 지나면서
당나라의 침입과 이를 막기 위해 온 나라가 신앙심으로 나라를 지켜낸 호국의 산물인 사천왕사지 이야기,
망덕사 이야기 등이 곧 살아뛰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사천왕사지에서 차를 타고 분황사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오후 5시가 넘어 분황사 관람시간이 지나서
분황사는 보지 못하고 바로 황룡사로 가서 황룡사에 대한 스님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왕궁을 지으려다가 절을 짓게 된 배경, 호국을 위해서 나라가 짓었던 어마어마하게 큰 절이었던 황룡사와
황룡사 9층 목탑 이야기는 듣기만 해도 우리 조상들의 뛰어남에 자긍심이 솟는 것 같습니다.
스님은 젊었을 때 힘든 일이 있으면 가끔 황룡사 빈 터에 와서 당시 역사를 떠올리며
눈을 감고 누워 있으면 다시 힘이 나곤 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도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스님으로 꼽히는 원효스님의 이야기도
황룡사에서 스님의 설명을 들으면 원효스님의 일생이 그대로 한 편의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느껴지고,
무애가를 부르며 훌훌 민중속으로 떠난 모습과 지금 이 시간에도 못 먹어서 고통스러운 북한동포들과,
잘 먹어도 정신적으로 괴로워 하는 남한의 사람들의 고통 속에서 그들의 아픔을 들어주며
사람들과 함께 하시는 법륜스님의 모습이 참 많이 닮아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황룡사에서 역사기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서 저녁 식사를 하고, 7시 30분부터 즉문즉설이 이어졌습니다.
스님께서는 모두 강연에서 국가는 안전과 평화가 담보되어야 하고,
국민은 민주주의가 더 성숙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씀하시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하나 하나 설명을 해 주셨습니다. 국가의 발저을 위해 평화를 통일을 이뤄야 하고,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일상속에서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제 강화와 삶의 안정을 담보할
공정한 사회와 복지사회를 이뤄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누가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로 이끌고 가겠는가, 누가 사회를 더 공정하게 만들고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겠는가를 보고 선택을 하면 우리가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이어 참가자들의 질문을 받는 즉문즉설을 시작했는데, 강의를 하시는 스님도,
강의를 듣는 80여명의 참가자들도 진지했습니다. 2시간 40분 가량을 참가자들 바로 앞에 서서 눈을 마주치며
열강을 하셨습니다. 현 시대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스님의 지혜로운 말씀을 듣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경주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내일은 아침 일찍 문경정토수련원에서 전국 가을정토불교대학
특강이 있어서 아침 일찍 문경으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오늘 하루는 약간 여유롭기도 했고, 스님의 역사 이야기에 풍덩 빠져 선조들에 대한, 우리 민족에 대한
자긍심으로 가슴 뿌듯해진 하루이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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