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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나절 템플스테이〉가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처음으로 진행될 당시 진행자 요청을 받았습니다. 일반인들 대상으로 진행을 한 후 반응이 좋아서 광명지회에서도 해보자고 함께 의견을 모았습니다.
제 본업은 유치원 원장입니다. 학부모나 선생님들을 상대로 마음공부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해 본 경험이 있어서, 내용은 다르지만 비슷한 느낌이라 진행하기 수월했습니다. 유치원이라는 장소 제공도 가능했고, 구비된 학용품도 많아서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기에 좋은 입장이었습니다.
지회 첫 체험이 있던 금요일은 유치원에 늦게까지 아이들이 있어서 봉사자가 일찍부터 머무를 수 없었습니다. 혼자서 시간 내에 첫 번째 진행을 준비하려니 마음이 바빴습니다. 최대한 필요한 것만 갖춰서 간단하게 진행하자고 했지만, ‘이것도, 저것도, 조금만 더 신경 쓰면 좋은데’라는 생각에 하나하나 챙기다 보니 일이 늘었습니다. 유치원 일이 아니라 선생님들에게 부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혼자 조급한 마음도 있었습니다.
토요일에는 유치원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졌습니다. 별일 없었으면 바로 병원에 갔을 텐데, 진행해야 한다는 생각에 벌떡 일어나 멀쩡하게 프로그램에 임하는 제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다른 봉사자들도 그렇겠지만, 소임을 맡았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책임감의 무게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원래부터 골반이 좀 안좋기도 해서 지금은 침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이만하여 참 다행입니다.
봉사자가 모이고 프로그램이 시작되면 신기하게도 합이 잘 맞았습니다. 익숙한 분도 있고 처음 만난 분도 있었지만 이내 눈빛만 교환해도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센스 있게 움직이는 모습들을 봤습니다. 마치 처음부터 한 팀이었던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늘 깨어있는 수행자들이구나, 역시 정토회 분들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참석자 중에는 서울, 인천, 화성, 수원 등 의외로 멀리서 오신 분들이 많아 놀랐습니다. 생각과 마음을 분리하는 활동을 하던 중에 어떤 분이 ‘동상이몽’에 빗대어 질문을 하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생각을 바꾸다 보면 마음도 달라지지 않을까요?'라고 답변하였는데, 진행자가 순간순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와 수용도가 많이 달라지겠다 싶었습니다. 어떤 분은 너무 환영해 주고 대접받는 느낌이라 행복했다고 합니다. 어떤 분은 명상 프로그램을 기대하고 2시간이 걸려 왔는데 늦게 도착하여 아쉬움을 비추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시간이 되었고, 일반인들이 한 시간 반 사이에 잠깐이라도 마음 변화를 체험하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계속하다 보면 더 잘해 나갈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준비하며 힘들기도 했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체험하며 참 뿌듯한 시간이었고, 잘 쓰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저는 인경지부 홍보담당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많은 지부에서 〈반나절 템플스테이〉 진행에 적극적인데, 우리 지부에서는 1개 지회만 관심을 보여, 제가 홍보를 제대로 못 하고 독려도 안 해서 관심이 없나 자책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광명지회에서 〈반나절 템플스테이〉를 할 때는 사회와 진행 역할을 맡았습니다. 준비하면서 다른 봉사와 겹쳐 행사를 지원하는데 미흡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진행하면서는 일반 대중의 반응에 놀랐고 감동하였습니다.
저에게는 너무 익숙한 내용들이었기에 대중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짧지만, 새로운 경험을 하고 그에 반응하는 분들의 모습 속에서 저를 보았습니다. 법을 만나고 ‘아 이런 말씀이구나, 이런 원리구나’하고 무릎을 쳤던 그때의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진행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일반인이 대상이고, 이 짧은 프로그램을 통해 뭔가 좋은 결과를 얻고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복잡한 생각에 따른 긴장감이 있었습니다.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이 되고 있을까?'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느리게 말하고 있을까?' '상대방이 이해하고 있을까?' '어느 타이밍에 자르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까?' '너무 한 사람만 응시하고 있을까?'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계속 생각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이 끝난 후 "불대접수 안내해 주세요"라는 한마디에, 티를 낼 수는 없었지만 너무 기뻤습니다. 깔끔하게 준비되어 있는 물품들을 보면서 도반에게 깊은 감사를 느꼈습니다. 동시에 ‘내가 지원해야 하는데, 내가 저런 거 아이디어 낼 수 있는데’ 이런 일 욕심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아! 나 아니어도 잘 돌아가는구나!'하면서요.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하지 않고 역할을 맡아서 진행한 저를 칭찬합니다. 이렇게 역할을 한 덕분에, 추가로 결정된 부천지회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도 편안하게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잘 쓰일 수 있게 해준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반나절 템플스테이〉기획안을 봤을 때도 그랬고,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체험을 해보며 프로그램에 대한 감동이 있었습니다. 정토사회문화회관에서 진행할 때부터 이정옥 님이 함께했고, 함께 체험했던 지회홍보꼭지 안명숙 님도 해보자고 마음을 모아주었습니다. 덕분에 광명지회 진행을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광명지회 실천장소인 JTS안산다문화센터에서 진행할까 했습니다. 그런데 이정옥 님이 본인 사업장을 제안해 준 덕분에, 일반인들에게 접근성이 더 좋은 유치원에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회 정토회원들 대상으로 1회를 진행했고, 유치원에서 3회를 진행했는데 모두 반응이 좋았습니다. 똑같은 상황에서도 우리의 마음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피부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이 뭐 하는 곳인지 말로 설명하고 안내하는 것에 한계가 있는데, 그 한계를 잘 보완해 준 프로그램이구나 느꼈습니다. 안산에서 참가자가 많을 줄 알았는데, 서울 수원 화성 등 멀리서 오신 분들을 보며, 많은 분이 가까운 곳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곳곳에서 진행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로그램 참석자들 대상으로 평가 설문 결과를 보면 대부분 50대 60대고, 청년들도 몇 분 있습니다. 명상이 좋았다는 의견도 있고, 정토불교대학의 수행에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관심은 있으나 지금은 별로 참여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전체 만족도는 4.5점입니다.
처음에는 템플스테이 참석 공지를 행복톡톡 밴드와 즉문즉설 밴드에만 올렸습니다. 후에 모둠에도 공지를 공유했더니, 평소 법회나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던 모둠원의 지인이 참석했습니다. 소통방과 안내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지만, 다들 보고 있고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 감동이었습니다. 내 눈에 닿지 않는 곳에서도 참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간을 내 함께 한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광명지회에서 3회가 진행되는 동안 총 19명의 일반인이 참가하고 12명의 봉사자가 맞이하며 안내에 정성을 쏟았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2분이 불교대학 입학원서를 썼습니다. 조용히 돌아간 참가자 중에 누군가는 원서를 썼을 것 같고, 또 언젠가는 쓸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에 동의하며 봉사자들의 마음은 뿌듯함으로 차올랐습니다. 불교대학 입학 인원을 팍팍 늘려 줄 것 같은 희망 찬 프로그램 〈반나절 템플스테이〉! 전국의 모든 활동가가 마음을 담아 진행하는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글_이정원 희망리포터(인천경기서부지부 광명지회), 김혜윤(광명지회)
사진_이정원 희망리포터(인천경기서부지부 광명지회), 박희준(광명지회)
편집_윤정환(인천경기서부지부 안양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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