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실천

복지
[동래] 사랑, 그 따스함으로_법륜스님과 함께 하는 어르신 큰잔치

가을걷이가 끝난 한적한 시골 마을.
여름의 긴 가뭄에도 이쁘게 물든 단풍과 탐스럽게 매달린 주황빛 감들이 있어 두북마을은 가득 찬 느낌이었습니다. 하늘마저 코발트 빛으로 물드는 가을날.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어르신 큰잔치’라는 플래카드가 마을 입구에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열리는 행사지만 작년엔 무척이나 추웠다는데 올해는 따스하고 포근한 날이었습니다.

두북정토수련원.
▲ 두북정토수련원.

어르신 맞이할 준비 끝!

동래정토회가 주관하고 부산 울산지역 각 법당들이 합심하여 몇 달전부터 사전 답사를 하고 3일 전부터 청소며 수련원 꾸미기를 마친 행사장은 어르신을 맞이할 준비 끝.

새벽부터 봉사자들이 도착했고 화광법사님을 모시고 봉사자 전체 소임과 행사에 대한 당부 말씀이 있었습니다. 꼭지별로 여는 모임이 끝나고 강당에서는 여흥을 위한 사전 리허설이 진행되었습니다. 공양간을 맡은 봉사자들은 미리 준비한 음식을 나르고 상차림을 위해 각자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차량 봉사를 할 봉사자들은 마당에 모여 자신이 가야 할 지역을 확인하고 버스와 승합차, 자가용 모두 9대의 차가 각자 자신이 맡은 마을로 어르신을 모시러 출발했습니다.

화광법사님의 당부말씀.
▲ 화광법사님의 당부말씀.

소임 하기 전 마음나누기.
▲ 소임 하기 전 마음나누기.

9시가 지나자 봉사자들의 차를 타고 곱게 차려입으신 어르신들이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봉사자들은 환한 미소로 일일이 어르신을 부축해서 입구로 모셨고, 신발 분실도 막고 인원확인을 위한 번호도 옷과 신발에 붙이는 센스. 그저 하나하나 움직여가는 모습들이 신기했고 정토회의 힘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몇몇 어르신은 친구분과 소풍 가듯 전동차를 직접 운전해서 오시고, 자전거를 타고 오시는 어르신도, 작은 유모차를 밀고 오신 어르신도 계셨습니다. 몸은 조금씩 불편하셨지만 표정들은 모두 밝으셨습니다. 지난해도 오셨다는 어르신은

“아이구, 고맙그러 해마다 잊어버리지도 않고 챙기네.”
“스님 오시나. 올해는 꼭 같이 사진 찍어야겠다.”

스님 안부를 물으시는 것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수련원에 도착한 어르신. 안전하게 내리시도록 봉사자가 부축해드립니다.
▲ 수련원에 도착한 어르신. 안전하게 내리시도록 봉사자가 부축해드립니다.

오늘 잔치를 위해 모인 봉사자들의 환한 웃음.
▲ 오늘 잔치를 위해 모인 봉사자들의 환한 웃음.

어르신 오시기 전 봉사자들끼리 한 컷.
▲ 어르신 오시기 전 봉사자들끼리 한 컷.

플래카드
▲ 플래카드

덩실덩실, 즐거운 한마당

강당이 어르신들로 가득 차고 스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구수한 고향 사투리로 안부를 물으시는 스님의 말씀에 어르신 모두 큰 소리로 대답도 하시고 농사는 잘되었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웃으시면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인생 오래 살아보니 별거 아니시지요?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도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고 좋다고 할 것도 없어요”
“노인복지도 정부에서 잘 하고 있어서 혜택도 받으시게 될 거니 남은 생도 걱정할 것 없어요.”
“그리고 몸을 너무 무리하게 써서 아프지 않도록 하세요. 자식, 손자, 나라 걱정 모두 열심히 하셨으니 이젠 자신을 사랑하세요.”

스님은 어르신들의 마음을 훤히 아시는 듯 법문을 하시고 어르신을 위해 축원도 해 주셨습니다.

스님 법문을 끝으로 1부 행사가 마무리되고 드디어 식사시간.! 봉사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이 상가득 차려지고 큰 강당과 5개 작은 교실로 어르신들을 모셨습니다. 어르신 모두 즐겁게 이야기 나누시며 맛있게 식사를 하시는 동안 봉사자들은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부족한 것은 없는지 살피고 채워드리느라 아주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모두 자신의 부모님을 모시는 듯 정성스러운 마음이 느껴지는 흐뭇한 시간이었습니다.

법문하시는 법륜스님.
▲ 법문하시는 법륜스님.

해운대법당 김수진 님의 사회로 시작한 여흥은 경주법당 박현덕 님이 장구를 들고나와 한바탕 신명 나는 노래를 불러주자 어르신들은 손뼉을 치시며 흥겨운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래방기기가 켜지고 어르신들의 노래자랑시간이 되자 흥에 겨운 어르신들은 앞으로 나와 덩실덩실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빨강, 노랑 반짝이 조끼를 입은 봉사자들도 어르신들과 함께했습니다. 한창 흥이 오르자 신승희 님 외 6명이 함께한 풍물패가 한바탕 신명 나게 놀다 들어갔습니다. 부끄러운 듯 앉아계시는 어르신의 손을 잡고 일어나서 함께 춤을 추고 신명 나게 노는 동안 1시간이 훌쩍 지나고 여흥도 마무리되었습니다.

흥겨웠던 어르신과의 시간
▲ 흥겨웠던 어르신과의 시간

어르신들이 돌아가시는 시간. 신발에 붙여둔 번호 덕분에 혼란 없이 신발도 모두 잘 찾아 신으셨습니다. 오실 때처럼 봉사자 모두 한 분한 분 손을 잡고 배웅하기 시작했습니다. 밖에 마련한 선물을 챙겨드리자,

“아이고, 미안해라. 실컷 먹고 잘 놀다 가는 데 선물까지 주노.”

어르신 모두 오실 때보다 한층 환한 얼굴로 돌아가시면서 봉사자들의 손을 잡으며 행복해하셨습니다. 차량봉사자들이 먼저 모시고 온대로 마을마다 어르신을 모셔다드렸고 큰잔치는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선물
▲ 어르신들을 위한 선물

여흥시간 동안 공양간과 설거지 담당 봉사자들은 부지런히 설거지와 마무리 정리를 이미 마쳤고 스님과 봉사자들이 함께 하는 시간, 모두 한 교실에 모였습니다.

스님은 수고한 봉사자들에게 격려 말씀도 남기셨습니다. 질문하라는 말씀에 봉사자 한 분이

“왜 해마다 두북에서만 어르신 큰잔치를 하시는지요?
“우리가 여기에서 수련원을 하고 있고 알게 모르게 이 지역의 도움을 받고 있으니 그렇게 하는 겁니다. 모든 어르신을 위한 행사를 하기엔 너무 힘든 점이 많기도 하지요.”

그 후로도 몇몇 분의 질문이 이어지고 피곤하실 텐데도 모든 질문에 늘 하시듯 자세히 말씀해주셨습니다. 기념촬영을 마치고 스님과의 질문 시간도 끝이 났습니다.

봉사자들 모두 정토행자답게 쓰레기 분리수거며 수련원 구석구석 다니면서 마무리정리를 했습니다. 꼭지별로 닫는 모임을 하고 무사히 큰잔치가 마무리되어서 기쁘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동래정토회 총무 소임을 맡은 이혜옥 님과 사회활동 팀장 소임을 맡은 안진수 님을 중심으로 모든 봉사자가 자신의 소임을 소중히 여기고 함께 해낸 큰잔치는 감동이었습니다.

모든 잔치가 끝난 후 마무리 설거지 중.
▲ 모든 잔치가 끝난 후 마무리 설거지 중.

서쪽 하늘에 붉은 노을이 서서히 짙어질 무렵 종일 종종걸음으로 수고한 많은 봉사자도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낙엽이 소복이 쌓인 수련원 마당이 썰렁하니 비워졌지만 모든 도반이 하나 되어 준비한 그 마음은 오래오래 남아있을 겁니다. 사랑, 그 따스함으로!

글_최인정 희망리포터(동래정토회 금정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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