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청년/남부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모두가 공감하는 한 마디입니다. 청년지부 남부지회 전법활동담당 소임을 맡고 있는 김나희 님은 정토회 활동을 통해 전문상담교사로 다른 이의 마음은 잘 살피면서 정작 자신의 부정적인 마음은 돌보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꾸준히 정진하며 조금씩 달라진 마음 이야기 함께하겠습니다.

장녀로서 책임감이 컸던 어린 시절

부모님은 장녀인 제게 기대가 컸습니다. 부모님이 어렵게 자랐기 때문에 자식들은 어려움을 겪지 않게 하려고 어렸을 때부터 이것저것 많이 지원해 주었습니다. 지금도 기대가 커서 제가 조금만 힘들어하면 부모님도 같이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부모님 기대에 맞추려고 열심히 살았고, 힘들어도 마음을 숨기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중에는 제 마음을 알아차리기 어려워졌습니다.

2025년 영양 꾸러미 활동(가운데 김나희 님)
▲ 2025년 영양 꾸러미 활동(가운데 김나희 님)

어머니에게 술은 약이다

어머니가 불면증이 있어 술을 자주 마시는데, 옛날에는 그래서 화가 많이 났었습니다. 부모님이 싸우면 어머니가 술을 마셔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술을 마시고, 건강이 안 좋아져 자제하려 하지만 조절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그러다 어머니에게 술은 약이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머니에게 술은 잠을 자기 위한 약과 같았습니다. 술을 마셔야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머니가 술을 먹는 것을 분별하는 건 내 마음이라고 알아차리고, 어머니에게 술은 약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발로 찾아간 정토불교대학

2025년 청년 페스타에서
▲ 2025년 청년 페스타에서

저는 2023년에 정토불교대학1을 만났습니다. 전문상담교사로 근무를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고 지쳤습니다. 제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주면 좋겠는데, 10을 쏟아붓고 1의 결과가 나오면 다행이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따라주지 않으니 점점 지쳐갔고, 이 힘든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불교대학을 다니고 싶어 주변에 오프라인 불교대학이 있는지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찾기 쉽지 않았고, 동아줄을 잡는 심정으로 인터넷에 불교대학을 검색했습니다. 그때 정토불교대학을 발견했고, 마침 모집 기간이어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정토불교대학에서 공부하고 천일결사 정진을 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결과가 어떻든 스스로 열심히 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의 결과를 따지는 데서 벗어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세상을 위해 잘 쓰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나도 부정적인 마음이 생길 수 있어

2026년 청춘 톡톡에서
▲ 2026년 청춘 톡톡에서

지금 저의 수행 과제는 ‘힘들 때 알아차리고 받아주기’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상담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님의 힘든 마음은 잘 받아주면서도, 정작 제 힘든 마음은 잘 받아주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상담교사니까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으로서 더 강인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고, 힘들어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버텼습니다. 그러다 마음의 병이 생겼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에 병이 생긴 것조차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나는 상담교사인데 어떻게 힘들 수 있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지금은 치료도 받고 정진과 나누기를 통해 제 마음을 알아차리고 쓰다듬어주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마음을 표현하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계속 올라와 솔직하게 나누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이런 모습을 발견한 건 직장인 출가 프로그램인 '청년 붓다' 활동을 하면서입니다.

2026년 인도성지순례 중(맨 오른쪽 김나희 님)
▲ 2026년 인도성지순례 중(맨 오른쪽 김나희 님)

선물 같은 백일의 시간

백일 동안의 '청년 붓다' 활동이 끝날 때쯤 저는 나누기가 너무 하기 싫었습니다. 왜 그런지 살펴보니 그동안 제 감정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도반들과 갈등이 있었을 때도 그 상황이 너무 힘든 나머지 빨리 정리하려고만 했지, 그 순간 일어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갈등을 마무리하고 다시 잘 지내야 한다는 생각에만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남에게 부정적인 마음을 갖는 저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참고 이해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렇게 제 감정을 외면하는 시간이 반복되다가 활동 마지막쯤 제가 스스로를 속이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청년 붓다' 활동으로 보낸 백일은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진정한 기회를 준 보물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어머니를 이해하는 시간

2026년 인도성지순례(왼쪽 김나희 님)
▲ 2026년 인도성지순례(왼쪽 김나희 님)

저의 어머니는 제가 정토회 활동을 하는 걸 싫어합니다. 제 동생까지 활동하니 딸들을 스님께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정토회 활동을 하지 않으면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텐데, 자식들이 종교에 너무 빠진 게 아닌가 하는 불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청년 붓다'에 들어가겠다고 했을 때도 어머니는 울면서 말렸습니다.

나중에 어머니는 자신이 외롭게 자랐고, 나이가 들어 자식들까지 모두 출가해 버릴까 봐 두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정토회 활동이 저를 살리는 활동이고,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 정토회 활동으로 마음이 행복해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금은 어머니도 제가 정토회 활동하는 것을 예전만큼 싫어하지 않습니다.

완벽주의와 소임 사이에서 도망치지 않기

저는 청년지부 남부지회에서 전법활동담당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잘 모르는 상황에서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데, 전법활동가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데다 전법활동담당이 하는 일을 충분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소임을 맡으니 막막하고 불안했습니다. 잘하고 싶은데 잘 모르니 '다른 사람에게 민폐 끼치면 어떡하지, 내가 잘 못 해내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자꾸 떠올랐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임을 그만두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도반들을 만나면 다시 힘이 나고, 소임을 이어갈 힘을 얻곤 합니다. 지금은 정일사 삼백 배 정진을 하면서 내가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부족해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2025년 청년 붓다 활동(맨 오른쪽 김나희 님)
▲ 2025년 청년 붓다 활동(맨 오른쪽 김나희 님)

함께 성장하는 정토회 활동

저는 정토불교대학과 정토경전대학을 다니면서 진행자와 돕는이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뭐라 형용할 수는 없지만, 의무감이 아닌 진심으로 저를 챙겨주고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나중에는 학사 진행자가 되어 그때 저를 챙겨주었던 진행자처럼 청년들을 따뜻하게 챙기고, 함께 성장해가고 싶습니다.


글_희망리포터 이주연(청년특별지부 남부지회)
편집_이주현(부산울산지부 동래지회)


  1. 정토불교대학은 인생을 좀 더 행복하고 자유롭게 사는 법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 곳입니다.
    온라인반-5개월 과정 / 주 1회 / 오전10:00 / 저녁8:00
    오프라인반- 5개월 과정 / 주 1회 / 오전10:00 / 저녁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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