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대구지회
수행에 늦은 나이는 없습니다

저는 가끔 , 어떤 이가 마음에 작은 등불을 켜고 조용히 몸을 낮추는 모습을 상상하곤 합니다. 그럴때면, 고요하지만 어떤 힘 있는 희망이 손에 감겨옵니다. 동대구지회 정태식 님의 수행담을 읽으면서도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잘 노는데 정토회만 한 곳이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시는 정태식 님의 수행담 함께 나누겠습니다.

2023년 5월 동대구역 환승센터에서 JTS 거리모금
▲ 2023년 5월 동대구역 환승센터에서 JTS 거리모금

때 늦은 출발

저는 1952년생입니다. 60대 후반에 접어들며 ‘경제활동은 69세까지만 하고, 죽을 때까지 치매는 걸리지 말자’라는 생각에 치매 예방 관련 전문 서적과 수기들을 많이 읽고 요양보호사 공부까지 했습니다.

2018년 가을, 아들이 정토회에서 개설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토종이면 정토종이지 정토회는 또 뭐냐?”라고 말했을 만큼 법륜스님은 이름만 들어봤을 뿐, 정토회라는 단체는 금시초문이었습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유튜브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듣기 시작했고, 그 말씀이 제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69세가 되는 2020년 6월 말이 되면 아파트 관리소장 일을 내려놓고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겠다’는 결심이 섰습니다.

2020년 가을, 온라인으론 처음 개설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수업을 듣다 보니 수행 중에 절을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는 왼쪽 고관절이 인공관절이라 절을 하다가 문제가 생길지 몰라 수술 담당 의사였던 교수님에게 108배를 해도 되는지 물었습니다. 절을 하면 안 된다는 답변이었습니다.

2025년 6월 2-1-9차 천일결사 입재식 후(앞줄 가운데 정태식 님)
▲ 2025년 6월 2-1-9차 천일결사 입재식 후(앞줄 가운데 정태식 님)

그래서 천일결사 입재는 포기하고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마치고, 재입학이 허용되었던 '정토불교대학 1만전법'의 기회를 얻어 불교대학과 경전대학을 다시 이수하며 2년을 보냈습니다. 정토회에서 활동은 계속하고 싶은데 천일결사에 동참하기는 어렵다 보니 할 수 있는 봉사가 제한적이었습니다. 그러다 2022년에 사료편찬 관련 봉사에 지원했습니다. 2023년 4월, 디딤돌 봉사자 입재식에서 자광법사님으로부터 봉사자로 활동하려면 천일결사 입재가 우선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매일 아침 6시에 기도하면서 54배를 해보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이튿날부터 엎드렸다 일어설 때 손으로 바닥을 짚고 천천히 절을 해보았습니다. 54배는 큰 무리가 아닌 듯했습니다. 차츰 절하는 횟수를 늘려갔고, 마침내 20분 동안은 천천히 절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2024년 어느 땐가부터는 5시에 동대구지회 공동정진방에서 기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책임봉사자 수련 기간에는 108배까지 해보는데, 그때는 약 30분이 걸립니다.

요즘은 아침 공동정진 참여를 ‘꼭 해야 하는 일’이라기 보다는 ‘늘 하는 일’로 여기고 그냥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업식의 변화는 짧은 기간에 되는 일이 아니기에 조바심 내지 않습니다. 또 공동정진은 도반들과 수행의 동력을 주고받는 자리이고 자리이타의 현장이라고 생각하니 멈출 수 없습니다.

2024년 12월 마지막 법회에서 지회 선정 열정상 수상
▲ 2024년 12월 마지막 법회에서 지회 선정 열정상 수상

나는 길가에 자라는 한 포기 풀과 같습니다

저는 고집이 있어서 스스로 옳다고 여기는 일에는 잘 타협하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사회생활에서 종종 별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집에서도 내 뜻과 다른 일에 버럭 화를 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명심문을 ‘나는 길가에 자라는 한 포기 풀과 같습니다’로 정하고 수행을 이어 오면서, ‘옳고 그름이 본래 없다’라는 말씀과 ‘모든 괴로움과 얽매임은 누가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가르침으로 마음을 돌이켰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먼저 주장하거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일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아내와 저는 가치관이나 식성 등에서 다른 점이 참 많습니다. 아내는 소비활동과 명품을 좋아하지만, 저는 과소비를 매우 싫어해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소한으로 소비합니다. 아내는 음식의 맛에 민감하지만 저는 ‘시장이 반찬’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아내는 저를 보며 “당신 같은 사람만 살면 대한민국 경제가 안 돌아간다”라고 핀잔을 주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아내의 어떤 행동에도 간섭하지 않습니다. 제가 간섭받기 싫어하는 만큼 아내도 그럴 것이고, 남을 바꾸려는 태도가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알기 때문입니다. 모두 수행 덕분입니다.

2025년 10월 용성조사 오도 139주년 기념법회(왼쪽 첫 번째 정태식 님)
▲ 2025년 10월 용성조사 오도 139주년 기념법회(왼쪽 첫 번째 정태식 님)

평소 치매 예방에 대해서 제가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신체 활동, 인지 활동, 사회 활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돌아보니 수행, 보시, 봉사하는 정토회 활동이 바로 이런 치매 예방 활동과 일치합니다. 그래서 건강이 허락하는 한 디딤돌 봉사활동을 계속해 나갈 생각입니다.

세상을 살면서 ‘남에게 혜택은 주지 못하더라도 피해는 주지 말자’는 생각을 늘 했는데 계율을 잘 지키면 남에게 손해 끼칠 일은 없습니다. 또 약소한 금액이지만 JTS와 평화재단에 매월 만 원씩 보시하는 것으로 정토회의 설립 취지에 공감한다는 의사표시도 하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2023년 아도모레원에서 아들과(오른쪽 정태식 님)
▲ 2023년 아도모레원에서 아들과(오른쪽 정태식 님)

죽는 날까지 고마운 마음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사경을 헤매는 질병으로 2년 동안이나 학교에 다니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시절에도 다리를 절며 학교에 다닐 정도로 병약했는데 군 복무 3년을 무사히 마쳤고, 75년째 삶을 이어오고 있으니 그저 고맙습니다. 많은 부분에서 서로 성향이 다른 아내와 45년을 무사히 살아온 것 또한 감사합니다. 인공 고관절 수술 당시 평균 사용 기간이 20년 정도라고 했는데, 그 기간이 이미 지났음에도 지금까지 이상이 없으니 이 또한 고맙습니다. 2-2차 천일결사 회향일까지 지금처럼 절하며 기도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감사는 없을 것입니다.

나이가 많다는 것은 자랑도 아니고 잘못도 아닙니다. 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말과 행동을 줄여야 한다는 것은 수행자가 아니더라도 흔히 권하는 말입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누구나 다 각자의 길을 갑니다. 남의 인생에 쓸데없이 기웃거리지 않고, 부처님과 법륜스님의 가르침을 조용히 따라가고 있는 지금의 이 길이 저는 마음에 들고 좋습니다.

앞으로도 매일 아침 기도와 매주 수행법회 만큼은 빠지지 않으며, 죽는 날까지 고마운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글_정태식(대구경북지부 동대구지회)
편집_이주현(부산울산지부 동래지회)

전체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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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오행

정태식님 고맙습니다. 불법의 인연을 가꾸어가시는 모습이 저녁노을에 빛나는 연꽃을 바라보는 느낌입니다. 세월을 초월한 그 공덕은 천년만년 빛나리라 믿습니다.
늘 함께 합니다.고맙습니다.()()()

2026-01-14 08:43:41

안창준

꾸준하시고 모범 되심에 존경하고 함께함에 감사합니다

2026-01-14 08:37:51

안선영

항상 온화한 모습의 정태식도반님~성실히 꾸준히 수행하시는 모습~존경합니다~멋지십니다!!!

2026-01-14 08:2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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