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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피기 전에 경전반에 입학했습니다. 불교대학 입학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경전반이라니, 세월이 참 빠르네요. 내 나이도 벌써 49살, 낼모레면 50이 됩니다. 정말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신없이 미친 듯이 앞만 보고 왔습니다. 법륜스님은 세월이 빠르다는 건 힘들지 않았다는 방증이라고 하셨는데 요즘 같으면 그래도 좀 살만하다 싶습니다. 지난 30대 때에는 너무 힘이 들어 빨리 나이를 먹어 늙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삶의 무게가 얼마나 힘겨웠으면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합니다.
나는 늘 “할까? 말까? 하고 싶은데 제대로 못 하면 어쩌지?” 수많은 세월을 이렇게 흘려 보냈습니다. 하거나 하지 않거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갈등하고, 일어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고 또 과거로 얼마나 수많은 세월을 괴로워하면서 나를 괴롭혀왔는지…. 어릴 때부터 책을 보는 걸 좋아해서 틈틈이 책을 읽었습니다.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과 다양한 사람들의 공통점을 알면 세상을 살아가는 게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하고. 그런데 여전히 힘들었습니다. 책을 덮으면 덮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지식, 지식들.
지난 1년은 내가 책 속에서 또 자기계발 프로그램에서 경험했던 감동의 순간들, 그 프로그램의 원천이 불법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경험하고 또 되새김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음의장, 명상수련, 그리고 알아차림 등등. 이것은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험하는 나를 찾는 여행이었습니다. 행복했던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경전반 입학. 뭐 특별한 게 있을까? 이미 중요한 것은 모두 다 나왔는데. ‘좀 더 깊이 들어가는 공부겠지. 시작했으니 끝까지 해보자, 빠지지 말고.’ 하며 별 기대는 안 했습니다. 큰 줄기에서 “나는 이미 다 안다.”라는 태도였습니다.
짜잔~! 경전반 입학~ 첫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몇 주 쉬었다고 뜨뜻한 방에 앉으니 졸리기도 하고. 그리고 첫 번째 수업, 두 번째 수업. 경이로웠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아니~! 불법은 위대했다.” “이런 법을 내가 모르고 살았다니~! 내가 귀동냥으로 들은 게 불법이 아니고 뭐였단 말인가? 이렇게 훌륭한 게 불법이라니 말로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법륜스님께서 이렇게 프로그램을 짜놓으셨구나 싶었습니다. 한 가지 더 놀라운 건, 3월 13일 정회원교육에서 유수스님께서 “이번 생에는 안 태어났다 셈 치고, 나랑 세상을 바꾸는데 같이 가보자.”라고 법륜스님께서 말씀하셨다는데 그 말씀을 듣고는 너무 감동이 컸습니다. 불교대학에서 처음부터 이렇게 수업을 했다면 내가 과연 알아들을 수 있었을까 싶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지난 1년간 나의 귀를 열어주시고 들을 준비를 해주시고 큰 틀에서 큰 줄기만 말씀하셨구나 싶었습니다.
지금부터가 부처님 말씀이라니 두 번의 수업으로, 앞으로 1년이 어떻게 지나갈지 짐작이 되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내가 지금 이런 불법을 알았으니 지난 수많은 세월 내가 얼마나 귀를 닫고 나만 생각하면서 내 생각에 사로잡혀서 살아왔는지를…….
내 주위에 있는 아들, 가족들, 직원들은 내가 얼마나 한심하게 보였을지요? 아니! 그들이 이런 법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내 인생의 희망이 되어 행복하게 잘 살겠습니다.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정말 간절하게 오늘도, 아니 지금도 저는 수행합니다. 알아차림으로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정진 또 정진하겠습니다.
글_김유순(송파법당 봄경전 저녁반)
정리_김희정 희망리포터(송파정토회 송파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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