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상주
내면의 아이가 자라난 봄불교대학 3개월, 서면
몸은 바쁘고 마음은 여유로워진 봉사, 광주
법륜스님의 광주 방문기, 마산
애광원 봄나들이 준비와 마무리

상주법당 봄불교대생 우연주 보살님의 수행, 서면법당 김경은 보살님의 봉사, 광주법당 법륜스님께서 광주에 살짝 다녀가신 이야기, 마산법당 지적장애인시설 애광원 원우들과 나들이한 즐겁고 풍성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구미정토회 상주법당]
봄불교대학생 우연주 보살님의 수행 이야기

상주법당 2015 봄불교대학 도반들을 만나 그간 불교대학에 다닌 소감을 들어보려 하였는데, 우연주  보살님이 글로 적어준 내용이 감동스러워 그대로 기사로 실어봅니다.

내면의 아이가 자라난 봄불교대학 3개월 - 우연주
정토회를 알기 전의 나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고 무난한 환경에서 나고 자라 소소한 일상에 울고 웃으며 고락(苦樂)의 삶을 반복하는 한편, 밀려오는 영혼의 허무함과 허전함의 근원에 대한 의문으로 답답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그저 나 자신의 성정이 남보다 조금 예민해서 그러려니 하며 살았습니다. 

또한 나는 나이가 어느덧 중년에 이르렀음에도 ‘내면의 아이’가 자라지 못해 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지 못한 부끄러운 인간이었습니다. 내 부모는 자신들의 청춘과 인생을 온전히 자식에게 바쳤건만 나는 가장 이상화된 부모자식 관계를 머릿속의 기준으로 삼고 비교하며 ‘내 부모는 왜 좀 더 근사하지 못하고, 나에게 그 정도 밖에 해주지 못했던가?’ 원망한 한심하기 짝이 없고 나잇값 못하는 영혼의 절름발이였습니다.

그러나 정토회 불교대학과 인연을 맺으면서 나를 바라보고 알아차리기 시작하자 실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나의 부모도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인정하고 부모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이 생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상처 받은 마음속 아이를 관찰하고 달랠 수 있었으며, 객관적으로 부모를 관찰해서 의존관계에서 벗어날 용기가 생겼습니다. 부모님의 잔소리와 넋두리도 마음 다치지 않고 ‘그러시구나.’하며 편하게 넘길 여유도 조금 생겼습니다.

지난 세 달 동안의 변화는 거의 기적적인 수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누구나 인생은 생각하는 것보다 실은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요? 한 사람도 고통 받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고통 그 자체가 고통스러운 게 아니라 우리 인생에 고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그 이미지, 그 표상이 우리를 더 고통스럽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매일 매일의 수행으로 그걸 조금씩 깨닫게 되었고 그 전보다 많이 편해졌습니다. 고통스러운 상황이 닥쳐와도 이 모든 것이 지나가리라는 지혜도 생겼고, 고통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어리석음도 많이 없어졌습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지혜롭게 대처 할 든든한 믿음이 생겨 영혼의 허기가 달래지는 기분이 듭니다. 정토회는 이제 내 인생의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되었습니다.


▲ 윗줄, 왼쪽 세 번째 우연주 보살님~^^

마음이 불편하고 힘든 많은 분들이 부디 마음자리를 공부하는 이 불교대학의 인연을 만나서 지금보다는 가볍고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살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Posted by 정민정 희망리포터
 
[서면정토회 서면법당] 
봉사활동으로 몸은 바쁘고 마음은 여유로워진 김경은 보살님

화창한 5월 셋째 주, 25일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느라 법당 자원활동가들의 손길이 분주했습니다. 서면정토회 봉축법회 준비를 담당하고 있는 김경은 보살님은 원래 수행법회 담당자이자 서면법당의 지원팀장대행 업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7일 서면정토회 주관으로 진행된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롯데호텔 대강연에서는 총담당자이기도 했습니다. 김경은 보살님에게 정토회 봉사활동에 대한 말씀을 들어보았습니다.

 


▲ 봉축법요식 준비 중인 김경은 보살님~~

Q 정토회와 어떤 인연으로 이렇게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요?
지인의 적극적인 권유로 2011년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2014년에 경전반을 개근으로 졸업했습니다. 봉사점수 스티커를 많이 붙이려는 욕심에 2011년 부산진구 초읍동 자유회관 무대팀장을 맡은 첫 인연으로 강연봉사팀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그때 지금은 동래정토회 총무인 김경희 보살님에게 많이 배웠고,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Q 이번 롯데호텔 대강연에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평생 일에 지쳐 힘든 삶을 사신 50대 후반 여성분이 육교에 걸린 현수막의 강연 홍보를 보고 찾아오셨어요. 어느 날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법륜스님 법문을 우연찮게 들은 계기로 책을 찾아 읽고 유투브 즉문즉설을 들으며 삶에 큰 위안을 받고 생활 속에 활력을 되찾으셨다고 합니다. 또 몸은 힘들지만 스님을 실제로 뵙고 좋은 말씀 들으러 왔다며 수고한다는 말씀을 연신 해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작은 봉사활동이 이렇게 많은 분들의 마음의 위안과 삶의 의지처가 된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Q. 강연 봉사에 여러 번 참여했는데, 이번 강연의 특별한 의미가 있다면?
이번 강연은 특별히 JTS후원을 겸해서 필리핀 민다나오 원주민 딸랑? 부족의 전통 공연이 30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자연의 소리를 표현한 전통 악기 공연에서부터 나비 춤, 구애 춤, 원숭이 춤 등의 전통춤을 추었는데, 앞자리에 앉은 청중도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며 흥겨워했습니다. 전통문화를 지금까지 잘 보존하고 있는 딸랑? 부족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 필리핀 민다나오 딸랑? 부족 공연 모습

Q 이번 강연 후의 소감은?
강연이 끝나고 환한 미소로 나오는 분, 지도 법사님의 싸인을 받고 즐거워하는 분, 모금함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며 수고했다고 인사 전하는 분 등등 참 많은 분로 인해 잔잔한 여운과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원봉사로 최선을 다해준 80여 명의 도반들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우리 서면정토회가 2년도 채 되기 전에 이렇게 많은 봉사자들이 함께 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싶어 보람도 많이 느꼈습니다.


▲ 법륜스님과 서면정토회 봉사자들~^^

Q 서면법당 봉축법요식에서 총무님과 함께 총괄을 맡아 준비하고 있고, 지난해에도 진행했는데 어떤 마음이신지?
지난해는 개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처님오신날이 되어 정신이 없었지만, 정토회는 그 어떤 행사에도 디테일한 매뉴얼이 있고, 잘 이끌어주는 서정화 총무님 덕분에 무리 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작년에는 잘 마쳐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했는데, 이젠 조금 안다고 걱정이 앞서네요. 잘하고자 하는 욕심을 내는 것이라고 마음을 한번 돌이켜보며 가볍게 하고자 합니다. 

Q. 정토회 활동을 통해 삶의 변화가 있다면?
정토회 입문하기 전 온통 나의 관심사는 남편과 아이들, 가족에 대한 사랑과 보살핌에 있었습니다. 사실 그럴듯한 포장에 집착했고, 내 틀에 아이와 남편이 맞춰주지 않으면 섭섭해 하고 짜증내는 참 피곤한 삶을 살았던 거지요. 이기적이고 자만심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요즘은 바쁜 일상에도 문득 감사한 마음이 들고, 몸은 바빠졌는데 오히려 마음은 여유로워진 아이러니한 경험을 하고 있네요. 하하. 
 
Q 새로 자원봉사에 참여하는 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봉사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면?
저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이 일은 이래서 싫고, 저 일은 저래서 안 되고 등 해보지도 않고 안할 궁리만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내 생각으로만 판단해서 하기 싫은 마음에 이끌리지 말고, ‘그냥 한번 해 본다.’, ‘할 수 있는 만큼만 해 본다.’ 하고 더 많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다 보면 내가 대견해지고 당당해지고 보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어떤 봉사활동이든 저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준 것은 확실합니다. 앞으로도 잘 쓰이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토회를 이끌어가는 가장 큰 힘은 역시 자원활동자들의 봉사인 듯합니다. 4월 27일 강연장에서 한 봉사자분이 “이렇게 많은 봉사자들이 모두 서면정토회 분들인가요?” 하고 깜짝 놀라며 묻던 일이 생각납니다. 한 알의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시작한 서면정토회 불사, 그 처음부터 참여했던 김경은 보살님을 비롯한 선배 도반들의 노력이 어느덧 싹을 틔우고 잎을 무성히 피워나가는 것 같아서 인터뷰 내내 자랑스럽고 흐뭇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바쁜 시간 내어 인터뷰 해주신 김경은 보살님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임희경 희망리포터

 

[광주정토회 광주법당]
스님의 광주 방문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강연 & 해관 장두석 선생 49재 추모행사

2015년 5월 12일(화) 법륜스님이 광주를 살짝 방문하셨습니다. 오랜 지인인 해관 장두석 선생님의 49재에 참석하는 한편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강연도 해주셨습니다. 공식 일정에 없던 발걸음이시기에 우리 광주 활동가들과 도반들은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스승님 맞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특히 가을불교대학, 봄불교대학 학생들은 스님의 말씀을 듣고자 한걸음에 달려오기도 했답니다.

먼저 스님은 광주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연합회를 방문해서 강연을 하셨습니다. 100여석이 넘는 강연장은 각계각층 인사들과 시각장애인, 봉사자들로 입추의 여지없이 만석을 이루었습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이지만 스님의 강연을 마음으로 듣고자 모인 그들을 보며 가슴 뭉클한 감동이 전해졌습니다.

스님께서는 “이세상의 진실은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진짜 보는 것입니다. 진실을 볼 수 있는 눈이 있다면 다른 사람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의 눈을 어떻게 뜰 것이냐 하는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라고 말문을 여신 후 시각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즉문즉설을 해주셨습니다.

오후에는 전남 화순으로 향하셨습니다. 전남 화순군 이서면 ‘민족생활관(양현당)’에서 스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우셨던 해관 장두석 선생의 49재 추모행사가 열렸기 때문입니다. 장두석 선생은 ‘한민족생활문화연구회’ 이사장으로서 통일운동과 민족생활의학 전파에 힘쓰셨던 분으로 지난 3월 25일 별세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고인을 위한 추모사를 하시며, 남아 있는 우리들은 고인이 하시고자 했던 민족통일, 자주적인 삶을 지향하며, 이를 실천하도록 마음을 맑고 행복하게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랜 지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시는 스님의 모습에서 가슴 아리는 진한 우정과 슬픔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즉문즉설에서는 세월호 문제에서부터 통일문제, 개인적인 문제 등의 다양한 질문에 대한 스님의 명쾌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석한 모든 분들이 민요를 합창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추모행사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스님을 뒤따르며 장애인들을 위하여, 지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하기 위하여, 먼 길을 오신 스님의 인간적인 모습에 또 한 번 감동했으며, 차에 오르시기 전 광주법당 활동가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수고했다고 건네시는 한 마디에 하루의 피곤함이 스르르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고 뿌듯하였습니다. 늘 우리 범부중생들을 위해 좋은 말씀으로 마음의 등불을 밝혀 주시는 스님, 항상 건강하시길 기원 또 기원합니다. Posted by 천승현 희망리포터 


▲ 해관 장두석 선생의 49재 행사에서 추모사와 즉문즉설 법문을 해주시는 스님 

 

[마산정토회 마산법당] 
2015 애광원 봄나들이 준비와 마무리를 돌아보며

마산법당과 경남지부는 법당 내의 8대 행사 외에 한 해 두 번의 중요하고도 특별한 행사가 있습니다. 가까이 있는 거제도의 지적장애인재활시설 애광원의 정신지체장애인들과 함께 봄, 가을로 야외 나들이를 떠나는 일정이며 법륜스님도 매번 참석해 주십니다.

보통 봄에는 중증장애인, 가을은 경증장애인들과 나들이를 떠나는데 올해는 거동이 어느 정도는 가능한 경증장애인들과 함께 봄나들이를 가게 되었습니다. 행사의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변화무쌍했던 과정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애광원 봄나들이 행사가 5월 11일로 정해지자 4월부터 마산법당과 경남지부 사회활동팀은 바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매년 가는 나들이지만 행사규모가 만만치 않아 준비할 것도 하나 둘이 아닙니다. 봉사자마다 일대일로 장애인을 돌봐야 하므로 스텝 외에 꼭 채워야 할 봉사자만 하더라도 30명입니다. 봉사자 모집도 마산법당을 비롯해 인근의 내서, 함안, 거제 법당까지 참여하기로 하였습니다. 추가로 레크리에이션 진행을 위해 김해법당에서 두 분의 보살님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행사기획에서 제일 먼저 결정되어야할 문제는 어디로 갈 것인지 장소를 정하는 것입니다. 십년 넘게 진행되는 행사이다 보니 매년 새로운 장소를 찾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해진 날짜가 하필 월요일이네요. 웬만한 박물관, 전시관, 경남수목원 등이 모두 문을 닫는 날입니다. 장소선정은 후보지로 1, 2, 3안을 만들어 기획안을 짠 다음 JTS 뿐만 아니라 애광원과도 협의해서 결정하게 되는데, 여러 번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행사 일주일을 남겨두고 겨우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처음엔 고성과 김해로 후보지를 압축하고 고경녀 총무님과 경남지부, 마산법당의 사회활동팀장이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니 고성은 거제와 너무 가깝고, 김해는 대부분의 일정이 실내에서 이루어져 간만에 바람을 쏘이는 봄나들이 성격에 맞지 않아 결국 취소했습니다. 김해 부경동물원은 장소가 너무 협소하고 옹색해 탈락!, 순천의 송광사와 순천만정원박람회장은 당일 저녁에 예정된 법륜스님의 창원 희망강연 일정상 이동거리가 너무 멀어 접어야만 했습니다.

우왕좌왕 하는 사이 날짜는 다가오고 논의 끝에 진주 방면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진주성과 진양호동물원을 떠올리고 부랴부랴 답사팀이 출동해보지만 길이 가파른 곳이 많아 또 탈락입니다. 괜찮겠다 싶어도 막상 답사를 가서 장애인들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예상치 못한 악조건이 눈에 드러납니다. 결론은 일단 진주성을 주 무대로 하고, 오전에 사천의 항공우주박물관을 짧게 관람한 후 오후에 진주성을 돌아보기로 했습니다.
 

▲ 진주성 김시민 장군 동상 앞에서

장소가 정해지자 최종적으로 답사를 나갔습니다. 벌써 5번째 답사입니다. 장애인 30명, 애광원 인솔교사, 스텝과 봉사자 합해 80명의 인원이 하루 동안 움직일 동선을 짜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코스마다 이동시간을 꼼꼼히 체크하고, 정시에 점심, 저녁 식사가 이루어지도록 프로그램을 배치해야 합니다. 일정을 매끄럽게 소화하기 위해 두 군데 모두 해설사를 섭외했습니다. 

근데 이번엔 식당이 말썽입니다. 점심식사를 계약하러 간 사천의 유명 냉면집에서는 그날 손님이 많아 바쁠 것 같다면서 살짝 난색을 표하고, 저녁식사 장소로 봐두었던 진주의 한 식당은 30분 만에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비워줘야 한답니다. 식당 입장에서는 가장 바쁜 시간대이니 장사하는 분들의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은가 봅니다. 지방에서는 이 정도 인원이 편히 식사할 자리도 흔치 않습니다. 사천 식당은 계약을 했지만, 진주 식당은 다시 찾아야만 했습니다.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부랴부랴 ‘진주 맛집’ 검색하고 ‘촉’이 이끄는 데로 찾아가보니 다행스럽게도 시설도 훌륭하고 사장님도 협조적입니다. 통과, 통과!! 휴~, 다행입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모두 결정되었습니다.

가치 있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는 법이 없다 싶습니다. 나들이를 며칠 앞두고 제일 크지만 어쩔 수 없는 문제가 기어코 말썽을 부립니다. 바로 ‘날씨’입니다. 일주일 전부터 일기예보에 행사 당일 오후에 비가 올 수 있다 했지만, 장기예보이니 혹시나 하여 매일 확인을 해보아도 비가 올 거라는 예보는 요지부동이었습니다.

"우산까지 챙겨야 하나?" 속이 타는데 설상가상, 며칠 앞두고 확인한 예보는 그냥 비가 아니고 태풍, 그것도 슈퍼태풍 ‘노을’의 간접영향으로 호우와 강풍이 예상된답니다. 오후부터 온다지만 날씨 변덕으로 오전부터 올 수도 있는 것이고, 맙소사! 바야흐로 비상 국면입니다.

중요한 행사를 취소할 수도, 이제 와서 날짜를 바꿀 수도, 장소를 변경할 수도 없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할 수 없는 것은 천운에 맡기고 할 수 있는 것만 대비하기로 했습니다. 사천 항공우주박물관 관람이 실내에서 가능하여 오전에서 오후로 돌리고, 오전에 진주성에 가서 시간을 가능한 단축해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후 박물관도 실내관람만 하게 되면 장애인들이 힘들어할 게 틀림없습니다. 4일 남겨두고 긴급히 박물관 측에 협조공문을 보냈습니다. 행사의 취지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비가 올 경우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만한 실내공간 협조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음날은 총무님과 사활팀장님, 봉사자 두 분이 아침부터 득달같이 박물관으로 달려갔습니다. 정토회 보살님들은 워낙 인상이 좋아서 직접 대면하고 부탁하면 안 들어 줄 수 없다지요? 보살님들이 행사의 취지를 설명 드리니 대뜸 장애인뿐만 아니라 봉사자들까지 입장료를 면제해주시겠답니다.

그리곤 박물관 내부를 샅샅이 찾아보았는데 매점 앞의 넓은 공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매점 사장님이 장사에 지장이 있을까 불편해해서 조금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가만히 보니 사장님 팔목에 묵주가 있었습니다. 불자냐 물었더니 그렇다 하여 “법륜스님도 아시겠네요?” 하니까 강연회도 다녀왔다고 그러시네요. 빙고! “이번 행사에 법륜스님도 오십니다.”라는 말을 듣자 반색을 합니다. 극적인 반전! 그때부터 매점 앞 테이블도 치워주겠다며 팔을 걷어 부치고 행사진행에 협조해주기로 했습니다. 궁하면 통한다더니, 이렇게 박물관 협조 건도 마무리되었습니다. 이제 날씨는 하늘에 맡기고 당일 아침 기도만 열심히 하기로 했습니다. 정토회가 행사하면 오던 비도 멈춘다니 믿어보는 수밖에요.
 

▲ 항공우주박물관에서 모두 다함께~~

드디어 나들이 날, 모든 스텝과 봉사자들은 아마도 눈을 뜨자마자 창문을 열고 하늘부터 확인했겠지요? 결론적으로 행사는 너무나 매끄럽고 무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날씨도 적당하게 흐린 가운데 오전 진주성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넓은 남강을 둘러싼 신록의 진주성 관람도 좋았고, 장기자랑도 너무나 신나는 잔치마당이었습니다.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이번 나들이를 기다렸을까 싶었습니다. 어떤 장애인은 봉사자의 손이 마비될 만큼 하루 종일 꼭 잡고 다녔을 정도로 서로 의지한 채 환상의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전혀 지장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전과 오후 일정을 바꾼 것이 소위 ‘신의 한 수’가 된 셈이지요. 종이비행기 날리기 시합도 즐거웠고, 바깥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매점 앞에서 진행된 레크리에이션 시간은 그야말로 열광적인 분위기였습니다. 


▲ 매점 앞에서 다시 레크리에이션~^^

매점 사장님이 많은 장애인 단체의 행사를 봤지만 이번처럼 헌신적인 봉사는 처음 본다며 아이스크림을 박스 채로 보시해 주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진주성에서도 행사를 지켜보던 한 신사분이 행사취지나 봉사자들의 모습에 감동했다며 JTS에 꼭 후원하겠다고 하더군요.

법륜스님을 오랜만에 만난 장애인들은 너무나 반가워하며 애정표현을 서슴지 않았고, 휠체어에 의지한 채 하루 종일 함께한 애광원 김임순 원장님도 우리의 헌신적인 봉사에 무척 고마워하셨습니다. 모든 일정을 원만히 마무리하고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석별의 정을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또 바삐 창원 강연장으로 가시고, 스텝과 봉사자들은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 마음나누기를 했습니다. 공통적으로 나온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오늘 하루 봉사를 하고 베푼다는 마음으로 왔는데, 스스로 더 배워가는 하루가 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은 자신을 고집함이 없이 부담 없이 즐거워하고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처음 보는 봉사자에게 전적으로 손을 내밀고 의지하는데, 비장애인인 나는 매사에 눈치보고 주저하는 마음의 장애가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하루 봉사하면서 가르침을 받고 돌아가는 기분입니다. 지금 내 마음은 감사한 마음으로 벅차게 행복합니다.”
 
애광원 봉사 하루가 웬만한 수행보다 깨달음이 크다는 이야기가 빈말이 아님을 마음나누기를 통해서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5 봄나들이는 마무리되었지만 애광원 장애인들과의 나들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새롭고 멋진 곳으로 추억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희망도 함께 가져보며, 새삼 귀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최 영 희망리포터 


▲ 빗속의 배웅. 누군가는 그새 정이 들어 눈물짓기도 했다지요~~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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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사

봉사는 결국 나을 위함임을 배웁니다. 고맙습니다_()_

2015-05-29 21:10:47

맑고가볍게

애광원 행사가 이루어지려면 이렇게 많은 공이 들어가야 되는군요. 고맙습니다. 다른 소식들도 모두 감사합니다.

2015-05-29 18:52:40

보리안

상주법당, 불법 만나 삶의 변화가 오신 분의 마음나누기 정말 감사합니다. 서면법당... 대단하네요. 롯데호텔 강연 갔었는데 호텔 주요지점 곳곳에 봉사자들이 안내를 하시더니... 모두 80분이셨군요. 스님의 광주방문기를 읽으며 시시각각 처처에 스님의 관심이 머무르지 않는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애광원 봉사하신 마산정토회 도반님들 감사합니다. 해마다 애광원 소식! 이제 궁금해지려고 하네요....^^

2015-05-29 12: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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