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
문경수련원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김포
감동과 재미가 함께한 김포법당 개원식

문경수련원에서 수련이 한창인 제 24기 백일출가생 중 오재율 행자님과의 인터뷰, 김포법당의 흥겨운 개원식 풍경 전해드립니다~^^

[문경수련원]

아버지, 어머니, 사랑합니다. - 24기 백일출가 오재율 행자님 이야기

문경수련원의 장독간에는 행자님들이 채취한 산나물로 담근 산야초 효소가 익어가고, 지난 2월 23일 입재한 제 24기 백일출가 행자님들의 마음공부도 점점 깊어가는 5월입니다. 오월의 햇살만큼이나 밝은 미소로 연등 달기에 여념이 없는 오재율 행자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손을 번쩍 들어 일수행 조장을 자원하고, 2주 정도 지났는데 할 만한가요?적극적으로 부딪쳐 보고자 손을 들긴 했지만 사실 기대 반, 우려 반이었어요. 조장을 하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던 반면, 그동안 어떤 그룹의 장도 맡아본 적이 없는데다 남들에게 일을 지시하거나 부탁하는 걸 잘 못해서 우려도 컸어요. 하지만 일이 좀 더 재미있어졌고, 백일출가 프로그램에도 더욱 집중하게 되었어요.

아직도 사람들에게 '영차영차, 같이 해나가자!’ 하는 식의 리더십은 많이 부족한 것 같아요. 한동안은 ‘왜 이렇게 나는 잘 못할까?’ 하면서 자신을 탓했는데 최근에 ‘이런 모습조차도 내 모습이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나니 편해졌어요. 내 실력을 보여주려고 온 게 아니라 키우기 위해 온 것이니, 여기 이 순간에 깨어 있어서 한 발짝씩 나아간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닌가? 그걸로 좋은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지금 이 순간에 조금 더 배워야겠다고 생각해요.

최근 본인이 집중하고 있는 과제가 있다면?도반들 중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 한 마디라도 더하고 곁에 가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과는 말을 하지 않고 피하고 있는 자신을 새삼 발견하게 됐어요. 밖에 있을 때는 싫은 사람은 안 만나면 그만이니까 별 어려움이 없었는데 여기서는 마음에 안 드는 사람과도 같이 생활하고 같이 일해야 하니까 마음에 걸림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엔 그런 도반과 좀 더 부딪치면서 내 마음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살펴보는 중이에요.

가은 벚꽃 길 걷기~왼쪽에서 두 번째가 오재율 행자님~^^
▲ 가은 벚꽃 길 걷기~왼쪽에서 두 번째가 오재율 행자님~^^

백일출가 오기 전에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전 이제 서른이고, 취직할 나이인데 취직하는 것, 사회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했어요.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 사이에 연결된 탯줄을 자르는 게 중요한데 그걸 자르지 못해서 ‘부모님은 왜 내게 좀 더 잘 가르쳐주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을 놓지 못했어요. 부모님이 먹여주고 입혀주고 재워주고 했지만 ‘왜 정신적으로 모범을 보여주지 못할까?’ 하며 원망하는 마음이 컸던 거죠. 계속해서 의지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거예요. 서른이 될 때까지 용돈을 받으면서 살아왔으니까요.

정토회에 다니면서 부모님에 대한 참회가 많이 됐고, 백일출가 오면서 참회가 좀 더 깊어졌어요. 가장 가까운 뿌리인 아버지, 어머니를 긍정하다보니 나 자신에 대한 긍정성도 좀 더 쌓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부모님의 어떤 모습이 모범이 되지 못한다고 여겼는지?아버지는 집에 오면 항상 TV만 보고 말씀도 잘 안 하시고. 어쩌다 말씀하시면 주로 어머니를 탓하는 말들이고. 그러면 거기에 티격태격하는 어머니. 책을 읽거나 해서 자식인 나에게 삶의 방향이나 가치관, 이렇게 살아야한다든지 하는 것을 좀 알려줬으면 좋겠는데,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원망으로 이어졌고, 그러다 보니까 나 자신이 괴로웠어요.

부모님에 대한 마음도 변했을 것 같은데?가장 변화를 크게 체험했던 건 만 배할 때예요. 만 배 후에 몸이 힘들고 다리가 퉁퉁 부어서 무척 아팠지만, 마음을 내어서 절을 더 했지요. 너무나 힘들게 절을 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버지께서도 이렇게 힘들었겠구나. 어머니께서도 이렇게 힘들었겠구나.내가 절하며 힘든 이 순간보다 두 분이 살아온 세월이 백 배, 천 배는 더 힘들었겠구나.’ 눈물이 많이 났어요. 마음으로 느껴졌어요.

3·7일 기도로 부모님에 대한 기도문을 받고 절을 하면서도 많이 울었어요. 아버지, 어머니가 나에게 잘해준 것들이 많이 떠올랐어요.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했구나. 어머니께서 나를 정말 사랑했구나.’

생활해보니 백일출가라는 게 참 만만하지 않더라고요. 여기 오기 전까지는 세상을 만만하게 보고 내가 뭐든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산다는 것이 어려운 걸 알겠고 살아내는 사람들이 참 대단하다고 새삼 느끼게 되었어요. 부모님뿐 아니라 여기 있는 사람들, 혹은 내가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어요. ‘참 열심히 사시는구나.’ 많이 반성하고 참회하게 되었죠.

지금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태어났을 때, 어머니, 아버지의 마음은 어땠을까? 좋아하고 기뻐하셨겠지? 이제는 행복할 거라는 기대를 갖지 않았을까. 아버지도 회사생활 힘들어서 술 드신 상태로 집에 오셨을 테니 가족들에게 내가 원했던 만큼 모범적으로 대할 순 없었겠다. 어머니도 아버지를 받아낼 힘이 없었으니까 그렇게 사셨구나.

부모님의 마음, 나와 내 동생을 생각하는 그 마음이 정말 따뜻한 것이었구나. 두 분은 최선을 다하셨구나. 아버지,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적어봤는데 그때도 참 마음이 찡하더라고요. “이제는 아버지, 어머니를 조금은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하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더 사랑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단속하면서 잘해드리고 싶어요.

고라니밭 모종심기 일수행 후~오른쪽 끝에서 뒤로 세 번째가 오재율 행자님~^^
▲ 고라니밭 모종심기 일수행 후~오른쪽 끝에서 뒤로 세 번째가 오재율 행자님~^^

마음을 단속하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좀 더 마음을 살피면서 지내야겠어요. 내 마음을 너무 오래 서랍 속에 가둬두고 먼지가 끼도록 방치하고 살았거든요. 이제는 서랍을 열어서 툭툭 먼지를 털어내고 좀 더 소중하게 다루려고요. 그렇게 내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서, 내가 행복해져서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 합니다. 유수스님께서 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여행은 마음여행이라고 하셨는데, 마음으로의 여행을 하는 중이에요.

나에게 백일출가란?내 인생 최고의 선택. 지금까지 겪었던 그 어떤 경험보다도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어요. 부모님의 은혜도 알게 되었고요. 그리고 앞으로도 내가 누군지, 내가 살아가면서 거치게 될 그 많은 변화들 속에서 내 행동과 마음이 어떻게 일어날지 기대돼요.

백일출가는 궁금한 마음들이 생기게 하는, 인생이 참 재미있어지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줬어요. 전에는 인생이 괴롭고 힘들고 누군가와 경쟁해야 하고 싸워서 이겨야 되는, 악착같이 살아야 되는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누군가 백일출가를 올까말까 망설이고 있다면 꼭 와라! 오면 분명히 많은 걸 느끼게 될 거다 전해주고 싶어요.

대화를 마치고 나서 오재율 행자님의 환한 얼굴을 다시 한번 눈여겨 보았습니다. 오래도록 잃어버리고 있었던 천진하고 맑은 미소를 되찾은 것 같아서입니다. 이제 오재율 행자님은 영원히 그 미소를 잃지 않는 방법을 터득한 것 같습니다. 햇살이 참 좋은 계절 5월에 참 좋은 만남이었습니다. Posted by 김미진 희망리포터

[일산정토회 김포법당]

감동과 즐거움이 함께했던 김포법당 개원식 이야기

5월 1일(금) 이른 아침부터 김포법당에선 봉사자들이 개원식 준비로 분주합니다. 공양간에선 공양 준비가 한창이고 묘수법사님과 선광법사님, 서초, 일산, 파주, 안양, 인천 등지에서 손님들이 속속 도착합니다. 10시, 50여 명이 법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개원식이 시작됩니다. 참가자 소개와 조은경 보살님의 물기어린 목소리로 지난 일 년여 동안의 김포 불사에 대한 보고가 진행되고 영상이 지나갑니다. 곳곳에서 눈시울을 적시고 진한 감동의 시간이 흐릅니다.

작년, 법륜스님의 김포 희망세상 강연 이후 중봉도서관에서의 기획법회를 시작으로 김포경실련사무실에서 가을불교대학 첫 수업과 수행법회, 풍무동 자연드림 사무실로의 이전 등의 과정을 거치며 불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수차례의 제안서가 올라가고 퇴짜를 맞고, 그러는 가운데 입춘이 지나갔는데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어느 날, 드디어 김포법당 자리가 결정됩니다. 이복희 보살님의 진두지휘 아래 2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봄불교대학생들이 법당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일념으로 공사에 박차를 가해 드디어 법당이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뜨거운 박수소리와 함께 경과보고가 끝나고 함재철 거사님의 색소폰 공연이 이어집니다. 목로주점과 뱃놀이가 구성지게 울려 퍼지자 앞서 눈시울을 붉히던 참가자들은 이제 흥겹게 박수치며 즐거워합니다.

함재철 거사님의 색소폰 축하공연♬
▲ 함재철 거사님의 색소폰 축하공연♬

이어서 묘수법사님이 법문을 해주십니다. “하나의 법당이 개원되기까지는 수많은 분들의 경험과 노고가 그 속에 녹아있습니다. 우리끼리의 수행을 위해서라면 장소는 전혀 문제되지 않겠지만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행복을 찾을 수 있게 하려고 각 지역별로 법당을 만드는 것입니다. 법당이란 수행자들의 모임터이니 그 목적에 걸맞게 쓰여야 합니다. 적어도 이 공간 안에서는 수행자들은 세속의 가치와 모습으로 살면 안 됩니다.

상가의 특징은 청정과 화합이기 때문에 욕심을 내지 말고 투명해야 하며, 도반들과의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각자 경험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만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내가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음으로써 수행의 관점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24시간 수행자임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그럼으로써 내가 행복하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그 행복을 주는 기적을 만들어 나갑시다. 내가 가진 것이 하나도 없어도,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복을 지어나가야 합니다.”

법문이 끝나고 즉문즉설이 이어집니다. ‘불사를 하면서 업식이 많이 보인다.’, ‘지금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 중인데 그 업식이 아이에게 이어질까봐 걱정된다.’는 질문과 ‘사업을 하면서 동업자와 생긴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법사님이 명쾌한 답변을 해주셨고, 질문자들은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자리에 앉습니다.

드디어 즐거운 공양시간~ 비빔밥과 과일, 떡을 나누어 먹으며 모두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웁니다. 곧이어 법사님과 봉사자들의 간담회가 시작됩니다. 싱크대 배수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부터 불사 이후에 집안문제로 힘들어져 수행이 뒷걸음질 치는 것 같아 괴롭다는 등, 봉사자들의 크고 작은 질문에 법사님의 구체적이고 자상한 답변이 이어집니다. 두 시간여 진솔한 간담회를 끝으로 개원식의 모든 일정이 끝났습니다.

모두 다 함께, 파이팅!!!~^^
▲ 모두 다 함께, 파이팅!!!~^^

그간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많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도량이 만들어졌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이제부터 새로운 시작이며 더욱더 청정과 화합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말씀이 가슴 깊게 다가온 시간이었습니다. Posted by 윤선희 희망리포터

글_김지은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9

0/200

한정남

내실력을 보여주려 온게 아니라 키우기 위해 온것이라 하신말씀 과 이세상에 가장 재미있는 여행은 마음여행이란 말씀이 너무와 닿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1-01-05 08:42:27

행자원

24기 행자님의 이야기가 영상으로 나왔어요-<br />아들이 아버지에게, 백일출가 24기 행자님 이야기. http://www.youtube.com/embed/Gcb66X7bVfE

2015-05-19 20:20:16

이기사

가슴으로 잘 읽었습니다. _()_

2015-05-19 20:08:06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정토행자의 하루’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