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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정토회 입문했을 때는 이름조차 생소했지만, 이제는 일상이 된 JTS 거리모금, 천 배 정진, 우리동네 행복강연. 오늘 정토행자의 하루는 이런 익숙함 속에 담긴 정토행자들의 깊숙한 마음을 담아 보았습니다. 도반들의 이야기를 보며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 비추어 보면 어떨까요?
2014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송도법당에서는 처음으로 동춘역에서 JTS거리모금을 하였습니다. 굶거나 아픈 아이들을 위해 부모의 마음을 낸 10명의 도반들을 인터뷰하여 각자의 속마음을 알아보았습니다.
고건자(봄불교대학)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근데 법당에서 JTS 거리모금을 한다는 공지가 떴다. 가을 불대와 기획법회 홍보 전단을 돌리며 쌩하니 외면 받을 때의 생채기가 채 아물지도 않았는데…. 가고 싶지 않다. 하지만 총괄이 봄불대 동기인 지영법우다. 머리수라도 채워야 하지 않나? 날씨도 오지게 춥다. 집을 나서는데 우리 집 강아지 두부가 꼬리를 흔들며 가지 말고 따뜻한 집에서 같이 놀자고 흔들리는 내 마음에 부채질을 한다. 순간 갈등이 인다. 마음을 다잡고 “두부 안녕. 갔다 올게.”하고 집을 나선다.
김명주(봄불대 담당) 법당 차원에서 처음 하는 거리모금이다. ‘도반이 몇 분이나 올까? 사람들이 과연 협조적이려나? 모금액은 얼마나 될까? 손이 시렵진 않을까?’ 작은 눈덩이가 데굴데굴 굴러 큰 눈덩이가 되듯 걱정이 꼬리를 물며 나를 짓눌렀다. ‘아니야! 또 미리 걱정하는 내 업식이 발동되는구나. 그냥 가볍게 해보는 거야.’ 한 생각 돌이키니 내 속을 가득 채웠던 두려움이 안개 걷히듯 걷혔다. 생각이 다른 곳으로 새지 않게 모금 준비에 집중하며 도반들을 기다렸다. 시간이 되니 도반들이 속속 도착한다. “안녕하세요? 날씨가 춥죠? 호호!” 힘차게 인사를 건넨다.
조순덕(송도법당 총무) 겨울만 되면 몸이 좋지 않다. 추우면 몸이 굳고 기력이 많이 떨어진다. 거리모금 관련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고맙게도 지영 법우가 나서서 일을 추진하여 결국 오늘이 왔다. 더 많이 도와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렇게 처음으로 송도법당에서 거리모금을 하니 너무도 감사한 마음이다.
김지영(봄불대) 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가르치는데 내가 아는 이론의 실천에는 적극적이지 못한 것 같아 이번 거리모금의 총괄을 자원했다. 열심히 기획하고 준비했지만 막상 현실과는 괴리가 있고 기대한 만큼 실망이 생기나 그 차이 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우고 느낀다. “배고픈 아이는 먹어야 합니다. 아픈 아이는 치료 받아야 합니다.” 하고 외치는데 갑자기 가슴에서 울컥 뜨거운 것이 올라왔다.
최효진(봄불대) 나는 두 번째 JTS 거리모금 참여다. 이전에 다른 단체의 거리모금에는 기부조차 한 적이 없었다. 신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막상 내가 당사자가 되어 거리모금을 해보니 이렇게 고비용 저효율적으로 사기 칠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서 도반이 큰 소리로 외친다. 마치 집에 굶고 있는 아픈 아이를 두고 나온 아버지 마냥 진심을 담아 외치니 나도 그 마음이 되어 스스럼없이 사람들에게 다가선다.
김순예(가을불대) 피상적으로 못사는 나라에 굶는 아이, 아파도 기본적인 치료조차 못 받고 죽어가는 아이가 있다고 알고는 있었지만 내 일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수업시간에 배운 연기緣起가 완전히 이해되고 체득된 건 아니지만 그 맥락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마음을 내는 것이 수행자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외면했던 진실을 알게 된 소중한 시간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내 삶이 조금씩 향기로운 쪽을 향함을 느낀다.
이상천(가을불대) 모금함을 두 손에 쥐고 교육 받은 대로 외치는데 쑥스런 마음에 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오십 살 넘은 아저씨가 억지웃음을 띠고 다가가니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하며 슬쩍 슬쩍 피하는 것 같다. 여러모로 젊은 보살님들 보다 불리한 점이 많다. 기운이 빠진다.
저쪽에서 나보다 더 험상궂게 생긴 중년의 남자가 걸어온다. 당연히 그냥 지나가겠거니 했는데 내 앞에 멈춰 만 원을 꺼내 모금함에 넣고선 “수고하시오.”하고 간다. 사람들이 상相을 지어 내가 불리하다 투덜거렸는데 나 또한 상相을 짓고 있었구나.
오미숙(봄불대) 두 명씩 짝을 지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만 짝이 없이 혼자서 하게 되었다. 조금 망설이다 용기를 내어 외쳤다.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UN NGO 단체인 JTS에서 나왔습니다. 천 원이면 인도의 굶주리는 어린이 두 명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생명 살리는 일에 지금 동참하십시오." 별 호응 없이 귀찮은 표정으로 숱한 사람들이 스쳐 지나간다. 기대를 놓고서 밖이 아니라 내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만 집중하며 멘트를 이어갔다.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부끄런 표정으로 다가오더니 처음으로 내 모금함에 천 원을 넣어 주었다. 기대하지 않겠다 했는데 순간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이 왈칵 솟아올랐다. ‘주책없이 정말….’ 눈물을 훔치며 짝 없이 혼자 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주선옥(가울불대) 불대 봉사시간이 모자라 마지못해 나갔다. 한참을 외쳤는데도 사람들에게 외면 받으니 분별심이 올라왔다. ‘자기네들은 비싼 옷에 크리스마스라고 아이들에게 몇 만 원씩 하는 선물을 들려주며 착하고 훌륭하게 자라라 하고서 정작 굶고 있는 아이가 있다고 하는 데는 눈길 한 번 주지도 않네. 저러면 애들이 도대체 뭘 배우겠어?’ 하는데 순간 내 삶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것이 깨우쳐졌다.
최금분(가을불대)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애들 3명이 장난을 치면서 다가오고 있다. 그 중 초롱한 눈의 파랑 패딩 입은 소년이 호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천 원을 꺼내 내 모금함에 넣으려 하자 옆에 있던 빨강 패딩이 파랑 패딩 팔을 탁 치며 말한다. “야! 그럼 넌 게임 안 할 거야?”, “천원이면 굶는 아이 두 명이 먹을 수 있대. 너도 넣어. 그리고 오늘 게임은 현식이 돈 천 원으로 PC방 형한테 20분씩 나눠서 하게 해달라고 부탁해 보자.”라고 하니 빨강 패딩이 머리를 긁적이며 역시 꾸깃꾸깃한 천 원을 꺼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모금함에 넣는다. “야! 니들 맘대로 이러기야?” 현식이로 추정되는 검정 패딩이 볼멘소리로 투덜거린다. “애들아! 고마워.”하니 세 명은 씩 웃으며 어느새 까불거리는 중학생으로 돌아가 장난을 치면서 PC방으로 향한다. 내 얼굴에 환한 미소가 퍼진다.
인터뷰를 하면서 봉사가 왜 수행의 정수인지 다시 한 번 깊이 새기게 되었습니다. 움켜쥔 나를 놓고 나와 다른 너를 인정하고 이해하는데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깨우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음을 알아갑니다. 수행, 보시, 봉사를 통해 부처의 길로 나가고 있는 우리가 정녕 자랑스럽습니다. Posted by 강윤옥 희망리포터
2014년 12월 31일 관악법당에서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새로 오는 한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송년 천 배를 계획하고 저녁 10부터 새벽 1시까지 진행하였습니다. 총 17명이나 참석하여 관악법당 개원 이후 처음으로 방석 3줄을 깔게 되었다며 기뻐하였습니다.
모두 두 손 모아 합장하며 한 배, 한 배 정성 들여 부처님께 참회하는 절을 올렸습니다. 천 배 정진을 함께한 도반 중 관악 불교대학 야간담당과 관악법당 모든 반의 영상자료 만들기, 천일결사 모둠장까지 크고 작은 일을 도맡고 있는 이완영 법우님의 마음 나누기 소감문입니다.
“천 배를 시작하고 염주 세 바퀴 정도를 돌릴 때까지는 '내가 옳다.'는 생각에 분별심이 올라왔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그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지난 1년 동안 내가 정토회에 와서 한 것이라고 할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봉사도 수행도 아닌 내 욕구충족을 하고 있었으면서도 ‘내가 이러이러한 것들을 했어.’라고 착각하여 남들에게 뽐내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2014년의 큰 수확은 제가 지은 이상의 나를 현실로 착각하여, 둘의 거리가 점점 벌어져 스스로 괴로움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안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깨어있어,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언제 어디서든 부지런히 수행정진 하겠습니다.
정토회와 인연을 맺게 해 준 누나와 불법의 지혜를 가르쳐 주신 스승님, 그리고 함께 정진하는 도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완영 법우님의 소감문을 보며 저도 한 해를 돌아봅니다. 흔히들 말하는 행복의 조건에는 딱히 미치지 못했지만, 전보다 덜 괴롭고 더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미흡한 나를 볼 줄 알게 되고, 틀렸으면 틀린 줄 알아 바로 모르면 배우는 부처님 가르침을 알게 된 까닭입니다. 불법의 인연으로 옛 인연을 이어서 새로운 인연을 맺는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라봅니다. Posted by 윤옥희 희망리포터
지난 2015년 1월 3일 토요일 오후 서면법당 '용맹정진' 모둠은 ‘우리동네 희망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총 11명이 모여 스님의 법문을 듣고 마음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늘 법문은 어떻게 하면 인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을지 묻는 73세의 어르신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인상 깊었다.
나도 죽을 때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딱 3개월만 아프고 가고싶다.
‘나는 잘났다.' 또는 '나는 못났다.’는 망상에 사로잡혔었는데 오늘 질문자를 보니 예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며 불법 만나 많이 자유로워진 지금 행복하다.
자기를 그냥 그대로 사랑할 길을 알려주시는 스승님 감사합니다.
스님의 법문이 뿌리가 된다면 정토회 법회의 꽃은 도반들과 함께하는 '마음 나누기'인 것 같습니다. 법당이 없는 지역이라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법회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Posted by 정현주 희망리포터
글_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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