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6.10. 부탄 일정 9일 차(젬강주 트롱 게옥 점검)
“수행자는 복을 빌지 않습니다. 복을 짓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젬강주 트롱(Trong) 게옥 현장 답사와 젬강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이른 아침 식사를 했습니다.

오전 8시쯤, 스님은 현장 점검을 위해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지난밤 묵었던 숙소가 오늘 첫 방문지인 트롱 게옥(Tron Gewog)의 타마-벌티(Tama-Berti) 치옥에 위치해 있었던 덕분에, 이동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차로 5분 정도 이동해 내리니, 타마-벌티의 촉바가 스님을 반갑게 맞이했습니다. 촉바의 안내를 받으며 새로 지은 집으로 향하자, 집주인과 마을 사람들이 스님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은 한 사람 한 사람 부탄식으로 머리에 손을 얹어 따뜻하게 축원해 주었습니다.

이 집의 주인은 다리에 장애가 있어 그동안 홀로 집을 짓기가 무척 어려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웃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힘을 모아 벽돌을 보태고, JTS 프로젝트를 통해 나머지 자재들을 지원받으면서 마침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 스님과 JTS 활동가들은 집 안팎을 함께 둘러보았습니다. 꼼꼼히 살펴보니, 화장실을 비롯한 몇몇 곳은 아직 미진한 부분이 있어 조금 더 마무리 공사가 필요해 보였습니다.

“집을 지어서 좋아요?”

“아주 기쁩니다.”

“집을 잘 지었어요. 준공식은 나중에 집을 다 완성하고 합시다.”

스님은 집주인이 정성껏 대접한 차를 마시면서, 혹시 마을에 집을 새로 지어야 하는 사람은 더 없는지, 또 식수 문제는 잘 해결되었는지 촉바에게 물으며 지역 상황을 세심히 살폈습니다. 이에 촉바는 새로 집을 지어야 하는 가구가 한 채 있어 내년도 JTS 프로젝트에 이미 지원을 신청해 둔 상태라고 답했습니다. 식수와 관련해서는 현재 윗마을의 낡은 파이프를 교체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정부가 인근에 기술학교 개교를 준비하고 있어 학교에서 사용할 용수가 부족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종각 기술자의 업무 강도가 높다 보니 관련 전문 인력이 부족해 물 문제가 원활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음 방문지는 창라종-쥴펠(Tshanglajong-Zurphel) 치옥이었습니다. 창라종-쥴펠 치옥은 창라종 마을과 쥴펠 마을로 나누어져 있는데, 먼저 창라종 마을로 45분가량 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차에서 내리니 주지사님이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주지사님은 어제부터 스님 일정에 동행하려 했으나 건강이 좋지 않아 오늘 아침부터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주지사님은 스님께 죄송함을 표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가 주지사님이 이석증 증세로 머리가 어지럽다고 하자, 스님은 주지사님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약을 챙겨주었습니다.

주지사님과 함께 두 번째 집으로 향했습니다. 두 번째 집은 하늘 색으로 페인트를 예쁘게 칠해 놓았습니다. 스님은 새로 지은 집에 도착해 한번 둘러보고, 함께 염불하며 축원했습니다. 준공식 의식을 한 후 스님은 말했습니다.

“부처님 가피와 모든 천룡팔부신장님들의 가호로 아무런 장애 없이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이 집을 짓는 데 도움을 준 많은 분에게는 큰 공덕이 있을 겁니다.”

스님은 새롭게 단장한 집 안에 들어가 부탄 전통식으로 쌀을 뿌리는 축원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개인 법당에 들어가서 초를 켜고 참배를 했습니다.

집주인이 감사의 케이크를 준비해서 스님께 올렸습니다. 스님은 주지사님, 집주인과 함께 케이크 자르기를 하고 다 같이 케이크를 나눠 먹었습니다.

스님은 주지사님에게 주거 신축 디자인을 잘 만들어 주셔서 다수의 집을 수월하게 지을 수 있었고, 현지 지형에 맞게 일부 필요한 부분은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샘플 디자인을 따르되 경사면에 집을 지을 때에는 디자인과 다르게 옆으로 문을 내는 것도 필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으로 방문할 집은 쥴펠 마을에 있어 다시 차를 타고 30분 동안 이동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자, 저 밑에 반짝이는 지붕이 보였습니다. 바로 그 집을 방문해야 했습니다. 스님은 차에서 내려 걸어가야 할 거리가 멀고 경사가 있어 다리에 부담이 되었지만, 그래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니 기꺼이 걸어 내려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귀가 안 들리는 부부가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스님은 집주인들이 듣지 못하지만, 마음을 담아 축원했습니다.

“부처님의 가피와 천룡팔부신장님의 옹호로 앞으로 편안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집주인은 스님 일행에게 차와 수박을 대접했습니다. 일행은 다과를 먹으며 대화를 나눈 후 마지막 집으로 이동했습니다.

마지막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을 둘러보고 부탄 전통 방식으로 준공식을 진행하였습니다. 새로 지은 집 옆에는 예전에 살았던 집이 나란히 있었습니다. 이곳에서 집주인과 마을 사람들이 준비해 준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주지사님과 식사하며 대화를 나눴습니다.

스님은 젬강 종각에서 고용된 JTS 프로젝트 코디네이터 활동가가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 활동가에게 말했습니다.

“왜 그만두려고 하나요? 힘든 건 이해합니다. 돈을 적게 받지만 남을 위해서 활동을 하면 그만큼 은행에 저축한 것처럼 복으로 쌓여요. 그러니까 손에 당장 들어오는 그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큰 공덕이라는 것이 물 없는 사람 물을 주고,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고, 아픈 사람 치료하는 것, 헐벗은 사람에게 옷을 주는 것,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 주는 것, 길이 없는 곳에 길을 내는 것입니다. 우리 하는 일이 전부 다 이런 일입니다. 여기 한국인들도 먼 곳에서 와서 봉사하잖아요. (웃음) 복을 지어야 복을 나중에 받지요. 복을 짓지 않고 복 받는 것은 없어요. 공덕을 쌓을 기회가 많지 않으니까 1년 더 복을 짓는 셈 치고 활동을 더 해 보면 어떨까요?”

식사를 마치고 스님은 집을 떠나며 집주인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부처님 가피와 모든 신의 옹호로 사고와 병고 없이 행복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현장 점검을 마치고 스님은 헤어지는 촉바와 게옥의 행정관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오늘의 현장 점검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촉바 수고했어요. 내년에도 잘해주세요.”

오후 1시 30분, 오늘의 숙소인 젬강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했습니다. 오후 2시 30분부터 젬강 공무원들을 위한 강의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참여한 앞선 프로그램이 지연되면서, 스님의 강의는 오후 3시 20분이 돼서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젬강 주지사님은 공무원들을 위한 스님의 강의를 작년부터 요청해 왔는데, 이번 스님의 부탄 방문 일정을 통해 비로소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강의는 젬강 센트럴 고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강당에 들어서자 50여 명의 젬강 공무원들과 200여 명의 고등학생들이 스님의 강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의 강연에 앞서 기획 담당관인 놀부 님이 간략하게 스님을 소개했습니다. 청중들은 박수로 스님을 맞이했습니다. 스님은 인사말과 함께 부탄에서 JTS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를 하게 된 취지와 배경을 자세하게 소개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앞으로 어떤 영향력과 성과가 있을지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는 기후 위기 시대에는 자연의 가치가 매우 중요해집니다. 앞으로 20년에서 30년이 지나면 부탄의 자연 가치가 매우 높이 평가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시골에 있는 집을 어떤 경우에도 팔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냥 보관한다고 생각하고 미래를 위해 그대로 두었으면 합니다. 물론 땅도 그냥 가지고 있으면 좋겠지만, 농사를 짓지 않으면 정부에 땅을 돌려주어야 하는지 국가 정책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되고 인공지능화되어 가는 시대에 지금 외국으로 나갔던 사람들은 어쩌면 직장을 잃고 모두 되돌아올지도 모릅니다. 꼭 그렇게 된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불확실한 시대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지금 제가 뭐라고 하든 젊은이들이 도시와 외국으로 나가는 흐름을 막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바람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고향을 지키고 나라를 지켜야 하는데, 그 누군가가 여러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내 고향인 마을을 지키고, 내 나라를 지키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불교에 대해서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시간적 연기법(緣起法)을 인연법(因緣法)이라고 말합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어떤 현상이 있으면 이것이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니라 반드시 원인이 있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월급을 3만 루피를 받는 이가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가 매달 5만 루피를 쓴다면 매달 2만 루피씩 적자가 쌓이게 됩니다. 쓸 때는 좋을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그 빚을 갚아야 하죠. 반대로 월급으로 5만 루피를 받는 사람이 3만 루피만 쓴다고 해봅시다. 그러면 매달 2만 루피가 저축됩니다. 그 저축은 미래의 자산이 되어 복이 됩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저절로 되거나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원인이 있어야 결과가 있어요. 이것이 인연법입니다. 그러므로 복을 받으려고만 하지 말고 복을 지어야 합니다. 복을 짓지 않고 자꾸 받으려고만 하면 결국 재앙을 자초하게 됩니다. 복을 받기보다 꾸준히 내가 복을 지으면 그 복이 어디로 가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한 젊은이가 저를 찾아와서 어떤 일을 해도 잘되지 않는다며 자신은 복이 없는 사람이라고 하소연했어요. 그래서 저는 ‘스스로 복을 지으세요. 3년간 봉사를 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젊은이가 ‘계속 실패만 해서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봉사를 하라는 말인가요?’ 하고 항의하듯 말했습니다. 저는 그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점을 말해 주었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3년간 좋은 일에 봉사하면 나중에 자신이 잘될 기회가 올 것입니다.’

복을 짓는 것은 마치 씨앗을 뿌리는 일과 같습니다. 언젠가 수확할 기회가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적으로 그 일이 이번 생에 일어나든 다음 생에 일어나든 상관없이 그런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복을 짓지 않고 자꾸 복을 받으려고만 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위해 기도합니까? 대부분 복을 받기 위해 기도하잖아요. 이것은 은행에서 빚을 내는 것과 비슷합니다. 복을 짓지 않고 복만 받으려 하면 그것은 다 빚이 됩니다. 진정한 수행자는 복을 빌지 않습니다. 복을 짓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복이 저절로 돌아옵니다. 우리가 복을 따라다녀서는 안 됩니다. 복이 나를 따라와야 합니다.

여러분은 지금 월급은 적고 일이 많아 굉장히 고생이 되겠지만, 이 또한 모두 복을 짓는 과정입니다. 한국도 발전 과정에 있을 때는 공무원의 월급이 일반 회사원 월급의 절반도 되지 않아서 공무원들의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공무원들의 상황이 제일 안정적입니다. 연금도 많습니다. 경제는 계속 성장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둔화되기 마련입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많은 자영업자가 도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경제가 성장하면서 공무원의 월급도 꾸준히 올라 지금은 한국에서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가운데 하나가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불교의 연기법과 인연법에 비추어 볼 때 여러분이 복을 짓는 마음으로 이 나라의 중심을 잡는 역할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그런 자세로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해 주시기 바랍니다.

지금 JTS가 하고 있는 일의 목표는 일곱 가지입니다. 첫째, 젬강에 집 없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게 합시다. 둘째, 식수 문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없도록 합시다. 셋째, 동네에 길을 내어 사람들이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게 합시다. 넷째, 농사를 짓는 데 동물이 와서 피해를 입는 어려움이 없도록 합시다. 다섯째, 논농사를 짓는 데 물 부족으로 받는 고통이 없도록 합시다. 여섯째, 비포장도로라도 차가 다니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만듭시다. 일곱째, 집이 있는 주민들도 앞으로를 생각해서 부엌과 화장실을 깨끗하게 만들고, 가능하면 집 안에 만들도록 합시다. 이렇게 일곱 가지가 우리가 일차적으로 하려는 일입니다. 이 일은 여러분과 주민들의 협력으로 가능합니다.

이 일이 끝난 다음에는 마을의 소득을 높일 방법을 생각하고, 특히 아이들이 학교에서 불편함 없이 수업받을 수 있도록 학교 시설을 개선해야 합니다. 이에 덧붙여 시골의 노인 문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눈이 잘 안 보이는 분들, 귀가 잘 안 들리는 분들, 이가 부실해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런 문제를 개선해 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조금 더 마음을 내어 함께해 주신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어떤 분이 저에게 물었습니다. ‘스님은 부탄 사람도 아니고 피를 나눈 형제도 아닌데 왜 이런 일을 하십니까?’

그것은 우리가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중요한 담마(Dhamma), 즉 법을 나눈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불자들은 많은 보시를 합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그것을, 절을 짓거나 탑을 세우거나 불상을 만드는 일에 씁니다. 그런데 경전을 보면 다음과 같이 쓰여 있습니다.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의 공덕만큼 큰 공덕이 무엇이냐.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는 것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는 것이다. 아픈 사람에게 약을 주는 것이다. 옷 없는 사람에게 옷을 입히는 것이다.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지어 주는 것이다. 길 없는 곳에 길을 내는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공덕이다. 부처님께 직접 공양을 올리는 공덕만큼 크다.’

우리가 공덕을 크게 지으려면 탑을 세우고 불상을 만들고 절을 지을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합니다. 그러면 고통받는 중생은 그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고, 보시한 사람은 큰 공덕을 지을 수 있으니, 서로에게 좋은 일입니다. 어떤 사람이 그 공덕을 얻기만 하면 그것은 빚이 됩니다. 그러나 꼭 필요한 곳에 쓰이면 빚이 아니라 공덕이 됩니다.

저희가 부탄에서 하고 있는 일은 세속의 관점에서 보면 사회사업이지만, 저는 불자이자 승려로서 ‘불사를 하고 있다’, ‘공덕을 짓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은 ‘왜 스님이 그런 일을 하느냐’고 하는데, 저는 이것이야말로 승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강연을 마치고 스님은 참석자들에게 선물을 주었습니다. 공무원들에게는 칫솔을 선물하고 학생들에게는 JTS 열쇠고리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스님은 강의를 마친 저녁 6시 30분, 식사 장소인 젬강 타운의 식당으로 이동했습니다.

스님과 JTS가 젬강 지역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내용을 듣고 감동한 어떤 식당 주인이 스님께 공양을 올리고 싶다고 해서 식사 자리가 마련되었습니다. 식당에 도착하자, 식당 주인은 부탄 전통식으로 물을 뿌리는 축원과 쌀을 뿌리는 축원을 스님에게 부탁하였습니다. 스님은 입구에 물을 뿌리고, 식당 내부에 쌀을 뿌리는 의식을 하며 축원했습니다.

식사하기 전, 주지사님과 젬강 지역의 주요 공무원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지난 7박 8일 간의 진행된 젬강 지역의 현장 점검에 대해 회의했습니다. 스님은 전반적으로 80퍼센트는 잘 진행되고 있으며,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집을 지을 때 경사면을 너무 가깝게 절단하면 습기와 배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능하면 축대를 쌓아 수평을 맞추고, 절단면에는 수로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주방 싱크대 높이는 기본 80센티미터로 통일하되, 주인의 키에 따라 조금 조정하기로 했습니다.

보행로는 폭을 70센티미터에서 90센티미터로 넓히고, 길이도 일률적인 100미터 기준 대신 마을별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물탱크 청소용 배수관을 충분히 길게 빼지 않으면 근처에 물이 흘러내려 산사태 위험이 있으므로 파이프를 충분히 길게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수원지가 13킬로미터 이상 되는 곳은 윗마을의 경우 현 수원지를 그대로 쓰고, 아랫마을은 마을 아래 샘에서 펌프로 물을 끌어 올리는 방식을 도입해 시범으로 운영해 보는 방안을 고려했습니다. 이때 교체하고 남은 기존 파이프는 지원 대상 외의 소규모 가구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도 더했습니다.

농수로의 경우, 작은 균열과 파손을 즉시 수리해야 대형 붕괴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정부 예산 절차상 소규모 긴급 수리가 어렵기 때문에, 긴급한 상황에는 JTS가 시멘트 5~10포대를 즉시 지원하여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며, 향후 수로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학교를 보수할 때 주민 자원봉사 방식으로 진행하면 공사 마무리와 품질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니, 이를 보완하기 위해 JTS가 자재를 지원하고 주에서 전문 기술자를 파견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특히 소남탕 학교는 3층 화장실 누수 수리와 빨래 건조장 마련이 시급함을 보고하며, 비닐하우스를 활용해 건조장을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현재 극빈층 위주로 되어 있는 주택 지원 기준을 완화하여, 집이 없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지원하되 지원 수준은 차등화하는 방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즉, 극빈층에게는 전액을 지원하고 형편이 다소 나은 가구에는 지붕재나 시멘트 같은 일부 자재만 지원하는 방식도 제안했습니다. 또한, 주민들이 함께 사용하는 공용 도로를 개선하기 위해 게옥(군청)이 예산을 세우고 JTS가 자재를 지원하는 등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도 제시했습니다. 아울러 도로 보수와 집터 조성 등에 상시 활용할 수 있도록, 소형 굴착기와 덤프트럭을 한 세트로 구성해 시범 배치하는 아이디어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제가 걱정이 하나 되는 것은 제가 100퍼센트 완성된 집을 안 보고 대부분 한 80퍼센트 완성된 집을 봤습니다. 제가 가서 보고 준공식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면 그 집주인은 집이 100퍼센트 완성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살아도 옛날 집보다 나으니 현재 상태에서도 좋게 느껴집니다. 보완을 더 하려고 하면 목수를 구해서 돈을 줘야 하지 그러니 그 상태로 살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래서 6개월마다 가서 체크해서 집이 완성되도록 계속 체크해야 합니다. 마을 주민들은 그게 미완성이라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 이 상태만 해도 좋으니까요.”

무엇보다도 스님은 미완성 상태에서 준공식을 마친 주택의 경우, 6개월마다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끝까지 완성될 수 있도록 지속해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스님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보완책에 대해서 귀 기울여 듣고 있던 주지사님은 다가오는 7월에 새롭게 편성되는 예산 중 필요한 부분을 따로 배정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JTS 프로젝트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서 점검하고 공유하며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완성되어 갈 수 있도록 의견과 아이디어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1시간 30분 동안 이어진 회의를 마친 후 참석자들은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주지사님은 스님과 통역을 맡아준 린첸 님, 그리고 JTS 활동가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스님 또한 주지사님에게 향과 스님의 영어책을 선물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스님은 주지사님과 내년 2월 부탄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인사를 나눈 뒤,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차에 올랐습니다. 숙소에 도착한 스님은 지난 7박 8일 동안 함께하며 고생한 종각의 공무원들과 운전기사, 그리고 한국인 활동가들에게 용돈을 주며 격려했습니다.

“며칠 동안 수고 많았어요. 내일 저희는 새벽 5시 30분에 출발하여 트롱사(Trongsa)로 이동하겠습니다.”

다 같이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오늘의 일정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정비를 하고 원고 교정을 한 후 하루 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내일은 트롱사 랑텔(Langthel) 게옥으로 이동하여 현장 점검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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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태일

저도 베푸는 마음 꾸준히
내겠습니다 스님 감사합니다

2026-06-13 06:59:43

정태식

“시간적 연기법(緣起法)을 인연법(因緣法)이라고 말합니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도 저절로 되거나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
과거를 알고자 하는가? 현재 내가 받고 있는 것이다.
미래를 알고자 하는가? 현재 내가 짓고 있는 것이다.

2026-06-13 06:57:37

최상훈

고맙습니다.

2026-06-13 06: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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