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6.4. 부탄 일정 3일 차(젬강 판칼, 낭라 게옥 현장 점검)
“자기 비하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부탄의 젬강 주의 판칼 게옥과 낭라 게옥을 방문하여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마을 주민들과 미팅을 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6시, 스님은 활동가들이 준비한 밥과 국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새벽 6시 30분 판칼 게옥의 타시비(Tashibi) 치옥으로 출발했습니다.

JTS 센터와 마을로 이어진 도로로는 길이 너무 험하고 거리가 너무 멀어서, 강을 건너서 타시비 치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타시비 치옥 다리 입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입구에서 판칼 게옥의 겁(군수)과 행정관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일행은 출렁이는 다리를 건너갔습니다. 발밑에는 물살이 센 강물이 흘러 아찔했습니다.

다리를 건너가니 촉바(이장)가 차량을 준비하여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님 일행은 차를 타고 마을로 이동하였습니다. 가는 길은 안개가 자욱했습니다.

판칼 게옥의 타시비 치옥에서는 총 17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입니다. 오늘은 그 중 11개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오전 7시 30분, 새집 짓기 프로젝트를 한 3가구를 방문하여 점검했습니다. 타시비 치옥에 가는 길이 험해서 자재를 배송하는 차량을 구하기가 힘들었습니다. 화장실용 벽돌과 지붕 재료 수급이 늦어져서 공사를 마치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완전히 공사를 마치지는 못했지만, 현재 집짓기가 진행된 만큼의 상태에서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스님은 집집마다 방문하였고, 집 안에 있는 개인 법당으로 들어가서 초를 밝히고 집주인들에게 염주를 걸어주며 축원해 주었습니다.

“집 짓는다고 수고했어요. 부처님의 가피로 잘 살기를 바랍니다.”

이어서 왕비(Wangbi) 지역의 물탱크 준공식이 이어졌습니다. 12가구가 이용하게 될 6,000리터 물탱크였습니다. 물탱크 공사는 이미 완료되었지만, 주민들은 스님과 함께 준공식을 마친 후 사용하겠다며 완성된 물탱크를 그대로 두고 있었습니다. 어떤 지역에서보다도 주민들이 스님의 방문을 고대하고 있었습니다. 스님이 도착하고 물탱크 앞에서 밸브를 열어 개시했습니다. 밸브를 여니 물이 콸콸 흘러나왔고, 물소리도 시원하게 들렸습니다. 스님도, 주민들도 기뻐했습니다.

스님은 물탱크 안의 상태를 보기 위해 직접 사다리를 타고 올라갔습니다.

스님이 촉바에게 세심하게 챙겨야 할 사항을 말했습니다.

“공사하느라 수고가 많았어요. 물탱크 안을 살펴보니 찌꺼기가 있네요. 물탱크에 물을 넘치게 받아서 찌꺼기가 넘쳐 흘러가게 하거나, 뜰채 같은 도구로 찌꺼기를 걸러내야겠어요. 그러면 찌꺼기 없이 맑은 물을 사용할 수 있을 거예요.”

다음은 보건소로 가는 보행로를 점검하러 갔습니다. 보건소로 가는 길이 가파른 흙길이라 비가 오면 질퍽거리고 이동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보행로를 만들었다고 해서 점검을 했습니다.

스님은 직접 보행로를 걸어보며 공사 상태를 살펴보았습니다. 계단 한 칸이 너무 길쭉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바닥이 경사면으로 되어 있어 미끄러질 위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한 단을 길게 하기보다는 계단 한 칸을 더 만들어 바닥을 평평하게 만들었으면 좋았겠네요.”

스님이 직접 걸어보고 나서 의견을 전했습니다.

보행로를 살펴본 후 학교와 보건소에서 이용할 물탱크의 준공식을 위해 이동했습니다. 물탱크를 점검하기 위해서는 경사가 가파른 곳을 걸어 올라가야만 했습니다. 가는 길이 가파른 데다 간밤에 비가 내려 길이 진흙으로 아주 미끄러웠습니다. 스님 일행은 넘어져 가며 물탱크가 있는 곳까지 점검하러 갔습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스님은 연신 땀을 흘렸습니다. 닦아도 닦아도 땀이 멈추지 않았고, 가사까지 입고 있어 다른 이들보다 더 땀을 많이 흘렸습니다. 거기다 산사태로 길이 무너져 차로 이동할 수도 없었습니다. 스님 일행은 걸어서 언덕을 올라가 물탱크 한 개를 더 점검했습니다.

가파른 비탈길은 너무나 급경사라 일행 중 미끄러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탱크는 총 3개인데, 한 개를 준공했으니, 나머지는 가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스님의 건강이 좋지 않으니, 밑에서 멀리 보면 되지 않느냐는 의견이었습니다. 듣고 있던 스님은 “이 가파른 길을 시멘트를 메고 올라간 사람도 있는데,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가는데, 못 갈 이유가 없다.”라고 하시며 올라갔습니다.

이렇게 물탱크 3개를 연이어 점검한 후, 다음 목적지는 지붕을 교체한 집이었습니다. 그곳에 가려면 15분 정도 언덕을 걸어 올라가야 했습니다. 활동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새로 지은 집도 아닌데 허리와 다리가 불편하신 스님이 굳이 그곳까지 올라가실 필요가 있느냐며, 가지 않으시는 편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스님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말했습니다.

“이 길의 맨 끝 집인데, 이번에 못 가보면 다시 못 가니 그냥 가봅시다.”

스님은 15분을 땀을 뻘뻘 흘리며 지붕을 교체한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길이 비포장 길이고 걷기가 불편해서 스님은 지팡이 2개를 이용해서 천천히 걸어 올라갔습니다.

“4륜 구동이네요(웃음)”

해당 가구에 도착해서 집을 점검했습니다. 낡은 집이었지만 지붕 교체가 잘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의 지붕 교체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산사태로 길이 막혀서 집주인은 스님이 땀을 흘리며 걸어온 그 길을 자재를 이고 날랐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JTS 스태프들과 공무원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여기 오지 않아도 되는데, 굳이 올라와 본 이유는 잘했나, 못했나를 확인하러 오기보다는 얼마나 주민들이 어렵게 일을 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를 알아서 다음 프로젝트에 반영하려고 이렇게 와 본 것입니다.”

스님은 집주인에게 염주를 선물하고 격려를 한 후, 차가 있는 곳으로 다시 천천히 걸어 내려왔습니다.

이어서, 신축 가구 한 곳을 더 방문하여 점검하고, 물탱크 한 곳을 더 점검했습니다. 타시비 마을 주민들과 미팅하기 위해 마을 절로 이동했습니다. 마을 절에는 주민 60여 명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겁이 미팅에 앞서 이야기했습니다.

"부탄에서 스님께 이런 지원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렇게 도움을 주시니 감사하면서도 송구스러운 마음입니다. 또 정부에서 어려운 부분을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님께서 직접 사업지를 방문해서 점검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제안 및 해결책을 제안해주시는 것에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겁의 이야기 이후에, 스님이 인사말을 하고 JTS프로젝트의 원칙에 대해서 다시 한번 설명했습니다.

“쿠주 장포 라(Kuzu zangpo la, 안녕하세요.). 일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맨몸으로 걸어 올라가기만 해도 땀이 나고 힘든 길인데, 무거운 시멘트까지 들고 나르며 일한다고 고생 정말 많이 하셨어요. 촉바의 설명을 들어보니 집 짓고, 물탱크 설치하는 일들을 합치면 열몇 개나 된다더군요. 외부에서 해주는 게 아니라 주민 여러분이 직접 다 하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지만, 많이 힘들었겠다고 짐작이 됩니다. 여러분들이 속으로는 ‘해주려면 싹 다 해주지, 왜 우리 보고 직접 하라 그래서 이렇게 고생을 시키나’ 싶기도 하셨을 것 같습니다. (웃음) 그런데 여러분에게 지원되는 이 프로젝트의 기부금은 정부나 기업의 예산이 아닙니다. 그저 개인들이 조금씩 마음을 모아서 낸 보시금입니다. JTS는 한국 정부에서도, 큰 기업에서도 돈을 받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즉 담마(Dhamma)는 괴로운 사람이 그 법을 듣고 괴로움에서 벗어나 열반에 들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먹고사는 경제적인 면은 어느 정도 여유롭지만,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합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는 비용은 제가 부처님의 법을 생활에 맞게 쉽게 설명하고, 번뇌에서 벗어난 분들이 고마운 마음을 담아 기부해 주신 겁니다. 보통 한국에서는 이런 보시금으로 절을 짓거나 탑을 세우고 불상을 만드는 데 씁니다. 아마 부탄도 비슷할 것입니다.

경전을 보면,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괴로움을 덜어주고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것이 가장 큰 공덕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파세나디(Pasenadi) 왕에게는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주어 배불리 하고, 병든 사람을 치료하며, 외로운 사람을 위로하는 것이 가장 큰 공덕이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JTS는 모금한 돈을 절 짓는 데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물이 없는 곳에 물을 공급하고, 식량이 없는 곳에 밥을 먹도록 하고, 길 없는 곳에 길을 닦는 등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야말로 절을 짓는 것보다 더 큰 공덕이 되는 ‘불사(佛事)’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지금 부탄에서 식수 시설을 만드는 것이 절 짓는 것과 다름없는 불사입니다.

그러므로 이 일은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들이 중심이 되어 해야 합니다. 내 밥을 먹고, 내 집을 짓는 일은 자기 일이잖아요. 본래는 모두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이지만 ‘재료가 없어서’, ‘지붕재가 없어서’, ‘시멘트가 없어서’ 하지 못할 때, 저희가 지원하겠다고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정부 프로젝트는 대개 처음부터 끝까지 대신 만들어주잖아요.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제가 국왕님과 의논해서 정부에서 감독을 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정부 관리자가 오긴 하지만 정부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즉 JTS 프로젝트는 정부와 협력하지만 민간 지원으로 이루어집니다. 간혹 주민분들이 ‘정부 관리자들이 와서 보면서 왜 우리 주민들에게 직접 일하라고 하느냐’라고 오해하셔서 정부 관리자들의 입장이 곤란해지기도 했습니다.

이 사업은 ‘이것 좀 해주세요.’하고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우리가 이 일을 하려고 다 준비했는데, 이것이 좀 부족합니다.’라고 할 때 함께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동안 힘들게 이 일들을 해냈는데, 만약 너무 힘들다면 ‘못 하겠습니다.’하고 안 해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저희가 이 일을 해보겠습니다. 이런 자재가 필요합니다.’하고 요청하시면, JTS가 현장을 확인하고 지원해 드립니다. 예를 들어 ‘울타리를 쳐주세요.’ 하면 지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말뚝을 박고 울타리를 만들 준비를 마쳤는데 철망 살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 철망을 지원합니다. 또 돌과 나무를 다 구해놓고 집을 지으려는데 지붕재나 시멘트, 전깃줄이 없다고 하면 그런 자재들을 지원해 드립니다. 물론 스스로 자재를 구할 수 있는 집은 제외되고, 정말 형편이 어려운 가정이 대상입니다.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느라 힘이 많이 들었지요? 그동안 너무 고생도 되었지만 잘 해냈습니다. 여기 타시비 치옥에서 이렇게 많은 프로젝트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여러분이 수고를 많이 했다는 뜻이에요. (웃음) 이 프로젝트를 해보면서 어떤 점이 힘들고 좋았는지, 또 앞으로 어떤 일을 더 해보고 싶은지 한번 이야기해 보세요.”

스님은 마을의 식수 문제가 잘 해결되었는지, 새로 집을 짓고 있는 가구들에 대해서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촉바와 겁이 내년에도 함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주거 개선 사업을 진행할 때, 우선순위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이야기했습니다.

“집을 짓더라도 우선 아예 집이 없는 사람, 그다음으로는 집은 있지만 살기 너무 어려운 사람, 그다음에는 살 수는 있지만 제대로 된 집이 아닌 사람 순으로 가장 시급한 곳부터 차례대로 진행하면 됩니다. 덜 급한 것은 조금 뒤로 미루고, 급한 것부터 먼저 순서를 잡아주세요.

누가 보아도 ‘저 집은 당장 도움이 필요하다.’하는 곳을 먼저 해야 합니다. 마침, 주정부 기획관과 JTS 팀장도 와 있으니 의논해서 추진하면 되겠습니다. 특히 무엇보다 주민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주민들이 동의해야 합니다.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사업은 진행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하기로 결정할 때는, 여러분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결정해야 합니다.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닙니다. (웃음)”

미팅을 마치며 마을 사람들은 달걀, 치즈, 버터, 과일 등을 스님께 공양 올리며 감사의 인사를 했습니다. 스님은 받은 공양 보시물에 대해서 마음으로 잘 받았고, 공양물에 축원을 담아 다시 드리니 마을 주민들이 나눠서 먹을 수 있도록 전달했습니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 사용하시라고 보시금을 전달했습니다.

마을 주민들과의 미팅 후, 마을 절 내부에 있는 어린 넌(Nun)들의 숙소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그 이후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낮 12시, 타시비 치옥을 출발해 창아잠(Changajam) 치옥으로 향했습니다. 이곳도 차로 바로 갈 수 없어 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 스님은 땀이 너무 많이 나서 수건으로 닦아도 닦아도 이내 턱 밑으로 뚝뚝 흘러내렸습니다.

창아잠 치옥은 4개의 새집 짓기와 펜스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집짓기는 화장실 내부 배관 작업과 전기 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공정이 거의 완료된 상황이었습니다.

스님은 각 가구를 방문해 집의 공사 상태를 점검하고 집 주인들에게 집을 짓느라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했습니다.

몇 개의 집은 집 입구 쪽이 좁고 바로 앞에 경사면이 위치해 있어 해당 부분 흙과 돌을 파내어 입구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미장 또는 콘크리트 작업을 진행할 때는 전체 구역을 한 번에 완료하도록 해야 해요. 미장 작업을 여러 번 나눠서 하게 되면 연결 부분이 들뜨거나 갈라져서 떨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또 목재에 묻은 시멘트의 경우, 묻은 즉시 털어내거나 씻어내야 세척이 쉽고 목재를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씻으려고 하면 이미 굳어져서 시멘트 제거가 어렵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주거 개선 사업의 지원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스님께 옥수수, 리치(과일), 달걀로 공양 올리며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비가 내렸습니다. 일행들이 우산이 없어서 다음 점검 장소로 바로 이동하지 못하고 비가 그칠 때까지 잠시 앉아 공양물을 나눠 먹으며 휴식을 취했습니다. 비가 좀 그치자, 스님은 주민들이 설치한 철조망을 점검하고 창아잠 치옥에서 다음 장소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3시 45분 낭라 게옥의 소남탕(Sonamthang) 중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소남탕 중학교는 젬강주 4개 게옥에서 온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기숙사 학교로 학생 수는 700여 명입니다.

스님은 차 한잔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하며 교장 선생님과 부주지사님, 겁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스님은 지난 방문에서 학교 식수에 석회가 많았던 것을 기억하고 문제가 해결되었는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예산이 없어서 진행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인근에 신규 수원지가 있고 60밀리미터(mm) 파이프 600미터(m)를 지원받을 수 있으면 신규 수원지를 개발하고 그곳의 식수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스님은 소남탕 치옥의 촉바와 함께 마을 주민들 생활, 학교측 식수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현황 점검을 하였습니다. 앞으로 전문 기술자가 식수원을 확인하고 지방정부, 마을 주민, JTS가 회의해서 결정하면 지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차담을 마친 후, JTS의 지원으로 보수된 화장실을 점검했습니다.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파손된 화장실 문짝을 보수하고, 샤워실의 수도 연결 부분을 미장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워낙 화장실이 많이 낡았고, 사용하는 인원이 많아서 보수를 했다고 하지만 보수한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화장실은 샤워실과 한 공간에 있었습니다. 스님은 세심하게 둘러보았습니다. 샤워할 때 옷을 걸어 놓을 공간이 없어서 이용자들의 불편함이 예상되었습니다. 스님은 옷을 걸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화장실 밖에 나가 보니 빨랫줄에 널어놓은 빨래들이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씨에는 학생들이 빨래를 제대로 말릴 수가 없어 젖은 옷을 그냥 입는다고 합니다. 이러다 보니 피부병이 생기는 학생들도 있다고 기숙사 담당 선생님이 말했습니다. 스님은 비닐하우스를 설치하여 빨래 건조장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빨래를 말릴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장기적으로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지붕재를 활용한 시설을 만들고 싶어 했습니다. 스님은 자체적으로 우선 의논하고, 건조장 설치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제안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스님은 교장 선생님에게 전반적으로 추가 보수가 필요한 내용에 대해서도 충분히 논의해서 종각(지방 정부)을 통해 JTS 프로젝트에 지원 요청을 하면 자재를 지원해 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녁 5시 20분, 학교를 나와 소남탕 치옥의 새로 지은 집 한 곳을 방문하였고,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소남탕 치옥은 판방시티 시내 근처에 있어서 오전에 방문했던 타시비 치옥에 비해 집의 공사 완성도가 좋았습니다. 스님은 목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경비도 적게 받고 집을 단정하게 잘 지어줘서 감사합니다. 적게 받은 만큼 부처님께 올린 공양의 공덕이 있을 겁니다. 돈을 받아서 돈으로 공양하는 것이나 돈을 덜 받고 기술로 집을 지어 준 것은 사실 같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집 짓는 것을 부처님께 올리는 공양, 불사라고 하고 있습니다. Kadrinchhe(카드린체, 부탄 공식 언어인 종카어로 ‘고맙습니다’).”

저녁 6시, 하루 동안 17군데나 되는 마을 현장 점검을 한 긴 여정이었습니다. 일정을 마치고 판탕 JTS 센터로 돌아왔습니다. 땀도 많이 흘리고, 비도 맞으며 여러 곳을 둘러보았던 하루였습니다. 스님은 저녁도 먹지 않고 씻은 후에 원고 교정을 보며 하루 일과를 마쳤습니다.

내일은 좁카 게옥으로 이동해 프로젝트 현장을 점검할 계획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으므로, 지난 4월 부산 ‘행복한 대화’ 강연에서 진행된 즉문즉설의 대화를 소개하고 글을 마무리합니다.

자기 비하 습관을 고치고 싶어요

“저는 요즘 스스로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순간적으로 저 자신에게 가장 불리하거나 해로운 선택을 해도 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제 권리가 침해되는 상황에서도 ‘나는 이 정도는 감수해도 되는 사람이지.’라는 생각이 들어, 화를 내거나 반발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어릴 때 아들만 귀하게 여기던 부모님 밑에서 자라며, 저는 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스스로의 가치를 낮게 느끼는 경험이 반복되었고, 그런 가정환경이 지금의 제 모습에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는 어떤 마음가짐을 해야 저 자신을 소중히 여길 수 있을까요?”

“어릴 때 부모님이 나를 아들보다 늘 뒷전으로 밀어두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잘 살아왔잖아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뒤로 미루는 것도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 아닐까요? 부모조차 나를 앞세우지 않았는데, 세상 사람들이 나를 앞세워 줄 가능성이 더 클까요, 아니면 뒤로 둘 가능성이 더 클까요?”

“아마 뒤로 둘 것 같습니다.”

“부모가 나를 뒷전으로 미루는 상황에도 적응하며 살아왔다면, 다른 사람이 나를 뒤로 미루는 것 또한 꼭 문제라고만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어찌 보면 그것 역시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스스로를 함부로 대하는 마음과 행동이 있습니다.”

“상대가 나를 함부로 대할 때는 ‘상대를 어떻게 해야 할까?’ 하며 연구의 대상이 됩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함부로 대하는 것은 멈추면 됩니다. 내가 나에게 하는 행동은 하고 싶으면 하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하고 싶지 않은데도 계속하게 된다면, 그것은 습관이자 일종의 중독입니다.

담배를 예로 들어보면, 담배를 피우는 것과 피우지 않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쉬울까요? 사실은 피우지 않는 쪽이 훨씬 쉽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되니까요. 반면 담배를 피우려면 돈을 들여 사야 하고, 불을 붙이고, 피우고, 털어내는 여러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피우는 일이 더 어렵다면, 이미 피우는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담배를 피워본 적 없는 사람에게는 안 피우는 일이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를 존중하고 싶다면 존중하면 됩니다. 그런데 잘 안된다면, 이미 자기 비하가 습관이 된 상태라고 볼 수 있어요. 그 습관을 고치고 싶은가요?”

“네, 고치고 싶습니다.”

“그럼 고치면 됩니다. 다만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 자기를 비하할 때마다 절을 천 배 든 삼천 배든 하며 참회해 보세요. 남을 나쁘게 본 것에 대해 참회하듯 나 자신을 나쁘게 본 것에 대해서도 참회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몸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자기를 비하하려다가도 ‘천 배 절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들어 자연히 멈추게 됩니다. 사람은 몸이 몹시 힘들어지면 아무리 습관화된 행동이라도 진절머리가 나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스스로를 바꾸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강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굳이 바꾸지 않겠다면, 지금의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도 있습니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것도 결국 아직은 그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정말 끊고 싶다면 아무리 힘들어도, 심지어 죽을 것 같아도 피우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끊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 선택은 본인의 몫입니다. 바꾸고 싶다면 바꾸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지금 모습 그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네, 스님. 잘 알겠습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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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덕환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2026-06-07 06:59:25

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6-07 06:54:50

최영관

고맙습니다...

2026-06-07 06:4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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