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5.8. 조찬 미팅, ‘행복한 대화’ 세종 강연
“주말 부부의 삶, 어딘가 가짜처럼 느껴집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행복한 대화’ 즉문즉설이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있었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7시 30분에 조찬 미팅이 있어서 정토사회문화회관 지하 1층으로 왔습니다. 윤건영 국회의원과 식사 후 접견실로 이동하여 한반도 평화 정착과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방안에 관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평화재단에서 업무를 보다가 오후 3시 50분 세종특별자치시로 출발했습니다. 저녁 7시 30분에 ‘행복한 대화’가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강연장으로 가기 전, 스님은 세종시에 있는 은하수공원에 들러서 곽영술 거사님과 함께 향류 법사님의 1주기를 맞아 법사님을 추모했습니다. 정토회 결사행자였던 향류 법사님은 암 투병으로 2025년 4월 13일 별세하셨습니다.

스님은 유골함 앞에서 참배하고 조용히 해탈주를 독송했습니다.

“향류 법사님은 정토회 일을 정성을 다해 아주 꼼꼼하게 챙기셨지요”

오늘은 어버이날이라서 유난히 카네이션 바구니가 많았습니다. 봉안당에 참배하러 온 세종 시민이 스님께 다가와서 인사를 유튜브로 스님의 즉문즉설을 잘 보고 있으며 고인의 어머니도 스님의 광팬이어서 오늘 어머니께서도 기뻐하실 거라며 인사했습니다.


금요일 저녁이라서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강연 시작 시간을 앞두고, 스님은 곽영술 거사님과 간단하게 국수로 저녁 식사를 하고 천룡사 복원 불사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정토회 모든 불사에 내 일 같이해주시는 거사님께 감사드렸습니다. 강연 전 차담 시간이 잡혀 있어서 길게 이야기는 하지 못하고 스님은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강연장 내 접견실에서 공무원불자회 관계자들이 스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인사를 나누고 스님은 사인을 한 신간 『탁! 깨달음의 대화』를 선물로 주었습니다. 강연 시간이 되어서 길지 않게 인사를 나누고, 기념 촬영을 하고 접견실을 나왔습니다.

스님이 인사를 나누는 사이, 무대에서는 사전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대전충청지부 청주지회의 이선호 님이 2곡을 불렀습니다. 오늘 강연의 사회는 길벗 소속 배우인 추성민 님이 맡아주었습니다.

스님 소개 영상이 끝나자, 스님이 무대 단상 앞으로 왔습니다. 스님은 마이크를 잡고 인사말을 했습니다.

“저녁 식사는 하고 오셨습니까? 요즘 산야가 푸르고 좋죠? 정말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세종시에서 여러분을 만나 대화할 수 있어 참 기쁩니다. 조금 전에 세종시 공무원 불자회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잠깐 대화했습니다. 행정수도가 세종으로 이전했다고는 하지만 청와대와 국회가 여전히 서울에 있어 오가는 데 부담이 크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제가 ‘건물만 짓는 게 아니라, 실제로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이 이곳으로 내려와 업무를 보아야 행정수도 이전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말보다 실행이 중요한데, 우리는 늘 말에 그치곤 합니다.

오늘도 어떤 분이 ‘제 아내가 스님을 너무 좋아해서 꼭 오고 싶어 했습니다.’라고 하시길래, ‘그래서 오늘 같이 오셨어요?’ 하고 물었더니 안 오셨대요. 그래서 제가 ‘말로만 하는 사람은 믿을 게 못 됩니다.’라고 했습니다. (웃음) 그래도 말이라도 하는 것이 말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뒷담화는 안 하는 게 좋지만, 사실 ‘앞담화’ 보다는 낫죠? 보는 앞에서 비판하는 것보다는 없는 데서 하는 게 낫습니다. 그러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 정도는 되는데, 우리는 늘 최선을 추구하기 때문에 차선마저도 괴로워한다는 것입니다.

요즘 많은 사람이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니까, 주식 안 하는 사람들은 좀 배가 아픈가요? (웃음) 지금 주식이 막 올라가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조금 있으면 또 ‘죽네, 사네’ 할까요? 안 할까요? 한 달 후에 그럴지, 두 달 후에 그럴지 6개월 후에 그럴지는 알 수 없지만, 필연적으로 그런 일이 곧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게 인생입니다.

‘인생은 반드시 이렇게 살아야 한다.’ 하고 정해진 것은 없습니다. 인생은 각자 자기 좋을 대로 살면 됩니다. 다만 문제는 자기 좋을 대로 살았는데 이런저런 괴로움이 생기는 데 있습니다. 왜 자기 좋을 대로 살았는데 괴로울까요? 이 부분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러면 되겠네!’, ‘별일 아니네!’ 이렇게 깨달아 각자 자기 인생의 길을 찾아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전 질문자 5명과 대화를 나누고, 시간이 남으면 현장에서 즉석 질문도 받겠습니다. ”

여러 주제로 대화가 오갔습니다.

세종특별자치도는 대부분의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 국책 연구 기관들이 이전하여 행정 중추 역할을 하는 행정수도로 국토 균형 발전과 수도권 과밀 해소를 목표로 지방에 건설된 계획도시이기도 합니다. 39만 명대의 인구가 분포하고 있으며 평균 연령 39.1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나타납니다. 이런 도시의 특징으로 인해 겪게 되는 시민들의 고충도 있었습니다.

세종 시민들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는 질문자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주말 부부의 삶, 어딘가 가짜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50대입니다. 제 아내가 세종시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어서 약 5년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세종으로 내려가 함께 살 생각이었는데 현실적으로 서울의 직장을 그만둘 수가 없어, 지금까지 이 생활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바쁘게 일할 때는 괜찮은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면, 대화할 사람 없이 혼자 지내다 보니 술을 과하게 마시거나 휴대폰 영상만 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러고 나면 자괴감이 들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세종시로 내려가 밀린 집안일도 돕고, 아이들도 챙기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몸은 좀 힘들어도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고, 아버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보람도 느낍니다. 하지만 그렇게 주말을 보내고 다시 서울로 올라오면, 서울에서의 삶도 가족과 함께하는 삶도 모두 어딘가 가짜처럼 느껴집니다. 지난 5년 동안 아내와 대화도 많이 해왔지만, 여전히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활동도 시작하면서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이 생활이 장기적으로 계속된다고 생각하니 고민입니다.”

“해결로 향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부부 중 한 사람은 사표를 낼 각오를 하는 것입니다. 아내는 남편이 서울에 있으니, 서울로 부서를 옮겨 달라고 요청해 보고, 안되면 사표를 낼 결심을 하는 거예요. 질문자 역시 회사에 사정을 설명해서 세종 인근으로 근무지를 옮겨 달라고 요청해 보고, 안되면 사표를 내고 세종시 인근에 있는 회사로 이직하는 겁니다.

둘째,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이 간절하다면 주말 외에도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최소 3일에서 4일은 함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는 거죠. 하루나 이틀은 출근을 하는 것이지요. 셋째, 질문자가 세종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방법입니다. 회사를 그만두면 월급이 적어지니 이 방법을 선택하면 교통비는 늘어나더라도 가족과 함께 사는 길을 찾을 수 있어요. 서울에서 혼자 외롭게 지내며 술을 마시면 비용도 들고, 혼자 마시다 보면 알코올 중독의 위험도 커집니다. 차라리 그 비용을 줄여 일정 부분을 교통비로 쓰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만약 지방으로 이직하면 서울에서 받던 월급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까 망설여진다면, 거꾸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월급의 절반을 교통비로 쓰더라도 지금의 직장을 다니면서 가족과 함께 사는 편이 오히려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이처럼 이것저것 빠르게 계산해서 상황을 정리해야 합니다. 교통비가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이 정도 비용은 괜찮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취미로 골프를 친다면 그 비용도 줄이고 술값도 아껴야죠. 지금처럼 살다가 나중에 우울증이라도 생기면 병원비가 더 들 수도 있어요. 서울 집과 세종 집을 따로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텐데, 서울 집은 전세를 주든지 해서 가족이 합쳐서 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질문자가 지금처럼 계속 혼자 지내다 보면 삶이 더 어려워질 수 있어요. 과감하게 판단해서 분명한 결정 내리시기를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자와 대화가 끝나고 스님은 정리 말씀을 해 주었습니다.

“대화 내용이 좀 재미있고 유익하셨어요? (네) 우리가 말하는 ‘진리의 길’이라는 것은 결코 어려운 게 아니고 재미도 있고 유익한 것입니다. 재미가 있다는 것은 ‘지금 좋다’는 뜻이고, 유익하다는 것은 ‘나중에 좋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대개 윤리나 도덕은 나중엔 유익할지 몰라도, 지금 당장은 재미가 없어 지루합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 이 순간을 낭비하게 되죠. 반대로 쾌락은 지금은 좋지만, 나중에는 좋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후회하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항상 지금도 좋고 나중에도 좋아야 합니다. 또한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합니다. 나만 좋고 상대가 안 좋은 것은 오래 못 가고, 상대만 좋고 내가 안 좋은 것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무조건 참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에요.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해지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아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갖출 때 우리는 비로소 ‘진리에 가깝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그것이 유익하다는 뜻입니다. ‘해야 한다’라는 말은 결국 나에게 이익이 된다는 말이잖아요. 그럴 때는 억지로라도 재미를 붙여 보세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도 좋고, 미래에도 유익해야 합니다. 그런 관점으로 여러분이 세상을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돈이나 지위는 있다가도 사라집니다. 모든 것은 있다가도 없어지는 제행무상(諸行無常)한 것이지만, 그래도 인생을 살며 돌아보았을 때 가장 비중 있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가족 관계, 즉 부부 관계, 부모 자식 관계입니다.

가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것은, 윤리적 차원의 문제만이 아니라 이해관계 측면에서도 가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가장 후회가 적기 때문입니다. 지위나 돈을 좇다가 가정을 잃으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하게 됩니다. 가정을 지키려다 돈이나 지위를 잃고 후회할 수도 있지만, 제가 볼 때 가정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인생 전체에서 손실이 가장 적습니다. 그러니 가정의 가치에 비중을 조금 더 높여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돈이나 지위, 인기의 가치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깁니다. 가정뿐만 아니라 친구나 대인관계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비교적 손실이 적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그 가치를 조금 더 높게 생각해야 합니다.

인생살이의 가치 중에서 외국인들은 가장 중요한 것을 ‘인간관계’라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인간관계가 4, 5위쯤으로 밀려나 있고, 돈이 1순위예요. 예전에 우리가 못 먹고 살던 시절이라면 이해가 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먹고 살 만하잖아요. 돈에 너무 집착하지 말기 바랍니다. 조금 전 질문자도 아직 서울에서 사표를 안 내고 주말부부를 한다는 건, 월급을 꽤 준다는 뜻 아니겠어요? (웃음) 그 월급의 절반을 딱 잘라 교통비로 쓰면 됩니다. 그리고 회사에 ‘제 생활이 이러하니 지방으로 근무지를 옮겨달라.’라고 적극적으로 제안을 해 보거나 공무원인 아내가 서울로 부서 이동을 요청해 볼 수 있죠. 제안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또 제안하다 보면 의외로 되기도 하는 게 인생입니다. 미리 포기하지 말라는 거예요. 이렇게 삶의 방향을 가정의 가치를 지키는 쪽으로 바꿔보면 좋겠습니다. 오늘 강연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즉문즉설 강연이 끝나자, 저녁 9시가 넘었습니다.

스님은 대강당 로비에서 사인회를 하고 행복시민들과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행복시민들은 스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르고 꽃다발을 드렸습니다. 밤 9시 45분이 되어서야 스님은 차량에 탑승을 하고 서울로 향했습니다. 스님은 달리는 차 안에서 잠시 눈을 붙였습니다. 밤 11시 20분이 되어서야 서초동 정토회관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아침 기획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오전 10시에는 경전대 온라인 즉문즉설, 정오에는 식사 모임이 하고 오후에는 업무를 보며 미국 출국 준비를 할 예정입니다.

전체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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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식

“지금 우리 한국 사회는 돈이나 지위, 인기의 가치를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깁니다.
가정뿐만 아니라 친구나 대인관계 등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비교적 손실이 적습니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그 가치를 조금 더 높게 생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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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지 않고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2026-05-11 06:52:49

구자정

고맙습니다.

2026-05-11 06:52:15

가온

지혜의 말씀 고맙습니다^^

2026-05-11 06: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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