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의하루

2026.3.5. 병원 진료, 휴식
“장애가 있는 아이의 자립, 엄마는 어디까지 곁에 있어야 할까요?”

안녕하세요. 두북수련원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스님은 새벽 수행과 명상을 마친 후 허리 통증 치료를 위해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허리가 계속 아파 거동이 불편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치료와 휴식에 시간을 쓰기로 했습니다.

오전 7시 30분에 두북수련원을 출발해 9시에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두북수련원으로 돌아와 점심을 먹은 후 오후 내내 휴식을 취했습니다. 1월 인도네시아 긴급 구호에 이어 2월 인도 성지순례까지, 두 달 연속 해외 일정을 소화하면서 쌓인 피로를 풀었습니다.

해가 저물고 저녁에는 원고 교정과 간단한 업무를 처리한 후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내일은 봄에 두북 어르신 나들이를 갈 때 방문하기로 한 오어사를 답사하고, 경주에서 스님 한 분을 만나고 오후에는 두북수련원 농장을 한 번 둘러보고 저녁에는 금요 즉문즉설 생방송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법문이 없었기 때문에 지난 5일 수행법회에서 스님과 질문자가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며 글을 마칩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의 자립, 엄마는 어디까지 곁에 있어야 할까요?

“두 살 된 딸아이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강직성 하지마비를 앓고 있습니다. 다리로 신경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강직 상태가 지속되는 병입니다. 아직 치료제는 없고, 앞으로 걸을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재활 치료가 잘되어 보행이 가능해지더라도 성인이 되면 몸이 점점 더 굳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지금도 하지의 강직 때문에 상체까지 강직 증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활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다리와 팔이 안쪽으로 점점 말려 들어가 여러 차례 수술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가 전문적으로 물리치료를 배워 아이를 더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것이 좋을지 고민됩니다. 아니면 재활 선생님이 알려주시는 범위 안에서 적절히 돕고,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데 더 중심을 두는 것이 좋을지도 궁금합니다. 평일에는 치료받고 있지만, 집에서 부모가 해주는 재활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치료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면 아이에게 열등감을 심어줄지 걱정됩니다. 반대로 사랑으로만 돌보자니, 엄마로서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의 자립을 위해 엄마로서 어디까지 돌봐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옛날에는 한 사람이 거의 모든 일을 직접 했습니다. 옷을 만드는 일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시골에서 자랄 때 어머니는 밭을 갈고 씨를 뿌려 목화를 기르셨습니다. 목화를 키운 뒤 솜을 따고, 씨를 빼고, 솜을 타서 실을 잣고, 풀을 먹여 베틀에 날실을 걸어 베를 짰습니다. 그렇게 짠 천으로 옷을 만들고 빨래까지 혼자 다 하셨습니다. 이처럼 옷 한 벌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한 사람이 맡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일이 세분화되었습니다. 어떤 사람은 목화 재배만 하고, 어떤 회사는 실만 뽑고, 또 다른 회사는 천을 짜고, 또 다른 곳에서 옷을 만듭니다. 우리는 돈을 주고 사 입기만 하면 됩니다. 직접 목화를 심거나 실을 잣거나 베를 짤 필요가 없습니다. 대신 각자 자기 일을 해서 돈을 법니다. 구두를 만들거나 농기구를 만들어 번 돈으로 필요한 것들을 삽니다. 이것이 분업 체계입니다.

요즘은 분업이 더 많이 고도화되어 마치 기계의 부속품처럼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다시 통합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원고 쓰는 사람, 편집하는 사람, 인쇄하는 사람이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원고 작성부터 편집, 인쇄까지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일을 혼자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자의 고민도 마찬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장애를 전문으로 돌보는 의사나 특수학교 교사에게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는 방법이 있습니다. 둘째, 직접 관련 교육과 훈련을 받아 자격을 취득하고, 직업을 바꿔 장애 아동을 돌보면서 자기 아이도 함께 돌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셋째, 현재 직업을 유지하면서 시간을 조금 더 내어 관련 지식을 배우고, 낮에는 전문 기관에 맡기고 밤에는 직접 돌보는 방법입니다. 직업으로 전환하지 않더라도 일정 수준의 공부를 해서 일정 기간 돌보는 것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결국 시간과 재능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현재 직업에 집중하고, 거기서 번 돈으로 아이를 특수학교나 전문 기관에 맡길 수도 있습니다. 재활 교육을 어느 정도 배워서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뒤 함께 시간을 보내며 돌볼 수도 있습니다. 아예 특수교육으로 직업을 전환해 더 많은 시간을 돌봄에 쏟는 길도 있습니다. 무엇이 더 효율적인지, 아이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지에 따라 질문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만약 제게 아이가 있었다면 어떻게 했을까요? 법문이고 뭐고 다 그만두고 아이에게만 매달렸을까요? 저라면 제 전문성을 살리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배정했을 것입니다. 다만 아이가 어릴 때는 부모와의 친밀감이 매우 중요하므로, 저녁 시간에는 다른 일을 내려놓고 아이 곁에 집중했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 아동을 돌보는 교육과 훈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노인을 돌볼 때도 교육이 필요하듯이 말입니다.

요즘은 부모를 돌보는 일을 직업으로 전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간호사가 직장을 다니며 부모의 요양비를 부담하다가, 직접 집에서 부모를 돌보면 정부 지원을 받게 됩니다. 큰 집을 구해 자기 부모와 다른 노인들을 함께 돌보면 직장 수입 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방식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큰 시설보다 주택에서 소규모로 돌보는 형태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당 몇천 달러의 정부 지원금이 나오니, 그것으로 부모도 모시고 집세도 내고 생활비도 되는 셈입니다.

과거에는 부모를 돌보는 것이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이었지만, 사회보장 제도가 발달하면서 노인이 되면 연금과 정부 지원으로 돌봄을 받게 되었습니다. 자식이 돌보더라도 그에 대한 대가가 주어지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도 점점 정부가 책임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아이 한 명을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개인에게만 맡길 수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정신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아이를 부모가 돌보면 필요한 경비를 정부가 지원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시간이 흐르면 점차 그런 방향으로 바뀌어 갈 것입니다.

제가 길게 말씀드린 이유는, 이것이 '선택의 문제'라는 점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아이의 상태가 안타깝기는 하지만, 돌봄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개인의 책임처럼 느껴지지만, 앞으로는 사회와 공동체가 함께 나눠야 할 책임입니다. 장애 아동을 둔 부모도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해야 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전문가에게 맡기고 현재의 직업에 충실할지, 아니면 필요한 교육을 받아 직접 돌보는 시간을 늘릴지는 질문자가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아이가 성인이 된 이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장애가 있다면 나이와 관계없이 돌봄이 계속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기준으로 성인이 됐다고 해서 독립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직접 돌보는 것이 아이의 자립에 도움이 되는지, 전문가의 돌봄이 더 도움이 되는지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부모의 돌봄은 따뜻하지만, 대신해 주는 일이 많아 오히려 아이의 자립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돌봄은 다소 냉정해 보이고 훈련 과정이 힘들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려면 전문적인 돌봄이 더 효과적입니다. 부모 곁에서만 평생 살아갈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성인이 되기 전까지는 부모와 전문가가 함께 돌보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전문가나 전문 기관에서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도 소중하고, 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인생도 소중합니다. 아이를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균형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알았습니다.”


2026 3월 정토불교대학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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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웅

지혜로운 말씀 감사합니다~

2026-03-08 08:01:17

차덕환

선택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2026-03-08 07:14:08

정태식

“장애가 있는 아이도 소중하고, 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인생도 소중합니다.
아이를 방치해서도 안 되지만, 지나치게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균형 있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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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강부약의 대동세상을 기대합니다.

2026-03-08 06: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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